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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pin의 서재

시, 끄적임, 경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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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pin
작품등록일 :
2014.11.04 15:16
최근연재일 :
2017.05.30 20:57
연재수 :
113 회
조회수 :
35,472
추천수 :
596
글자수 :
24,091

작성
15.01.04 12:49
조회
429
추천
4
글자
2쪽

설인(雪人)

DUMMY

절망에게로 가자.

죽을 힘을 다해 절망으로 가자.

물팍시린 겨울 퀴퀴한 화장실에서 수음을 즐기며 

냄비 팔아 가족생계 유지하는 게 도덕적인 것은 아니라고 말하던 그 낯뜨거운 얼굴을 염산에 15분쯤 담그고 

오그라든 만큼 세상은 더 넓어보이는 절망에게 가자.


돌팍을 절망에 더 힘껏 들이밀자.

어지러움 속에는 늘 건져내고 싶어하는 안타까운 하늘이 골목길에서 구역질하며 자빠지는데 

우리는 왜 쓰러지고 또 일어나야 하는가.

그냥 주저앉아도 좋을 밤이다. 

그냥 자빠져서 코를 골아도 좋을 밤이다. 


雪이 배꼽을 덮어야 

아! 

비로소 절망의 종점에 다다라 

안도와 회한의 한숨을 내쉴 수 있는 것일까. 


이 알 수 없는 눈물이 

목구멍을 치밀고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

이 알 수 없는 사람이 

가슴을 헤치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


막걸리처럼 희미하게 웃는 그 얼굴이 이젠 기억나질 않는다. 

들풀처럼 바람에 일렁이며 절망으로 가자. 

겨울이 가듯 그렇게 흔적 없이 절망에게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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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취중문답(醉中問答) +6 15.01.09 404 9 1쪽
51 상실(4) +2 15.01.08 344 5 1쪽
50 상실(3) +2 15.01.08 288 5 1쪽
49 상실(2) +2 15.01.08 306 5 1쪽
48 상실 +4 15.01.08 285 5 1쪽
47 겨울 나그네 +7 15.01.07 340 7 1쪽
46 나그네 +8 15.01.06 414 8 1쪽
45 시간(女) +6 15.01.06 334 8 1쪽
44 이젠(男) +11 15.01.05 349 9 1쪽
43 새벽 3시에 끄적이는 까닭은 +6 15.01.05 411 11 1쪽
» 설인(雪人) +4 15.01.04 430 4 2쪽
41 소주 +4 15.01.03 366 5 1쪽
40 형사 보호실에서 +2 15.01.02 326 4 1쪽
39 +2 15.01.01 341 6 1쪽
38 바람 +2 14.12.31 345 6 1쪽
37 바벨탑 +2 14.12.31 367 4 1쪽
36 담배 +4 14.12.30 366 5 1쪽
35 사르트르 +6 14.12.30 389 7 1쪽
34 +8 14.12.29 310 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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