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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은 하얗게 되고 싶은 까만늑대의 책방

비검(非劍)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Blackwolf
작품등록일 :
2013.02.18 22:47
최근연재일 :
2018.06.19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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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15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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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쪽

8

DUMMY

다시 눈을 떴을 땐 함정을 빠져나왔을 때와 같은 밤이었다. 고개를 들었다가 전신이 찌릿거려서 신음을 흘렸다. 아프다. 얼마나 몸을 혹사시켰던걸까. 렘피룬트의 훈련 이후 중노동을 해도 이렇게까지 힘들지 않았다. 기침 몇 번과 한숨 두어 번 후에, 로이트가 몸을 일으켰다. 힘들다. 뻐근하지 않은 데가 없고 아프지 않은 데가 없다.




"하아……"




어떻게 살아남았는진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되는 대로 고블린이 했던 말을 내뱉었고, 당황하는 녀석을 향해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던졌을 뿐이다. 그게 모래가 되었건 돌이 되었건 주의를 분산시킬 목적으로 말이다. 만일 실패했다면 그대로 고블린에게 산 채로 가죽이 벗겨져 죽었을 도박이었다. 다신 하고 싶지 않은 모험이기도 했다.


​어지럽다. 더 쉬고 싶지만 그때 본 고블린의 모습이 계속 떠올라 질질 다리를 끌며 걸었다. 한 번 더 마주한다면 이길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걷고, 또 걷고, 그렇게 걷다가 마침내……




















"​탈출하였다."




갈로스의 마무리를 짓는 말에 케플리쉬는 그의 검끝이 향해있는 곳을 보았다. 발자국과 그 옆에 길게 그어진 선 그리고 선을 따라 일정 간격으로 떨어져 있는 핏방울. 오른쪽 다리를 다쳤단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갈로스의 추측이 주가 된 전투 상황 이후에, 곧바로 걸음을 옮겼다는 걸 상상했을 땐 소름이 끼쳤다. 대체 얼마나 의지가 강하면…… 아니, 삶에 집착이 강하면 이렇게까지 해서 살아남고자 할까. 만일 자신의 기사단원 중 하나가 이런 일에 처했다면 그처럼 대처할 수 있었을까? 함정에 깔린 가시들을 뽑아 탈출하고, 꽃가루로 체취를 지우고, 검을 버리면서까지 고블린을 죽이고, 추격을 따돌리다가 따라잡힌 뒤에 모종의 방법으로 그들을 꺾고…… 이 숲을 나간다.




"말도 안됩니다."


"그래, 하지만 그 말도 안되는 걸 이놈은 해냈지. 가설이 사실이 되었다."




갈로스의 말에 케플리쉬는 대꾸하지 못했다. 계급 고하를 넘어 그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대체 어떤 특수한 훈련을 거친 것일까? 자신의 도련님처럼 일 대 일로 몬스터와 맞붙기라도 한 것일까.


케플리쉬는 방금 했던 고민을 다시 떠올렸다. 만일 그 대상이 자신이었다면 그처럼 살아남으리라고 자신할 수 없었다. 고블린은 특정 상황만 되면 오크 이상으로 위험한 족속이었다. 함정, 독, 간계, 협공 등 온갖 술수를 쓰는 통에 차라리 오크처럼 정공으로 들어오는 쪽이 예측하기 쉬웠다. 만일 고블린이 오크와 같은 힘을 갖게 되었다면 이곳 엘더 포레스트는 물론 파이칸 사막이나 리스톨스 평원까지 지배하리라. 이건 케플리쉬의 망상이 아니었다. 실제로 그의 기사단이 속한 가문에서 내린 결론이었다.




"실수했군."​


​"예?"




​상념에 빠져있던 케플리쉬가 갈로스의 혼잣말에 깨어났다. 그는 다시 한 번 중얼거렸다.




"아니, 실수는 아닌가. ​그 덕에 살았다고 봐도 좋겠군."


"……무슨?"


​"나머지 다섯을 불러들여라. 아무래도 그는 다시 아카데미로 돌아갔을 것이다. 도련님께 그는 무사히 돌아갔다고 말씀드려라. 아니, 내가 직접 하지. 이 기이한 일을 설명할 수 있는 건 나밖에 없다. 돌아가자."




케플리쉬는 뭔가 비밀을 감추는 그를 보며 그게 무엇이냐 묻고 싶었지만 꾹 참고 명령을 수행하였다. 그렇게 의문의 기사들은 숲을 떠나갔다. 그 시간은 정확히 로이트가 엘더 포레스트를 탈출한 지 하루 째 되는 날이었다.
























​돌아온 아카데미는 너무도 시끄러웠다. 이제 막 해가 뜨고 있었는데도 사람들은 바삐 움직였다. 식기를 나르고, 음식을 만들고, 장식물을 달고, 청소를 하고, 사람들을 살피며 이른 아침부터 자신의 일을 찾아하고 있었다. 혼잡함 속에서 꾀죄죄한 로이트의 몰골은 사람들의 관심 밖의 사항이었다. 애당초 그를 신경쓰는 이는 없었다. 그저 그에게서 오물이 묻을까, 저 멀리 피해갈 뿐이었다. 새삼 대우가 달라질 거란 생각은 안했기에 로이트는 피곤한 발걸음으로 자신의 숙소로 돌아갔다. 그 누구도 찾지 않았나보다. 둘이서 사용하는 이 방에 들어오니 처음 나갔을 때 그대로였다. 정리는 커녕 건드리지조차 않았다. 로이트는 마른 볏짚이 채워져있는 침대를 보다 그대로 그 위로 쓰러졌다.




"어?"




보에르의 부탁으로 책을 가지러 온 네보는 엎어져있는 로이트를 보며 눈을 꿈뻑였다. 얘가 나랑 같은 방이었나……? 가만 생각해보니 언제나 그는 방에 없었다. 눈을 뜨는 아침엔 자기보다 먼저 일어나있었고, 눈을 감는 밤에도 들어온 걸 보지 못했다. 로이트가 누구인지는 아카데미의 입소문을 통해 알았지만 이렇게 계속 보이질 않으니 호기심이 동하여, 하루는 촛불을 켜고 '엘리버의 전쟁론'이란 책을 보며 그를 기다려보기도 했다. 하지만 졸음을 참지 못하고 책에 코를 박고 곯아떨어지는 것으로 네보의 시도는 끝이 났다. 괜히 신기하여 까치발로 다가가 그를 내려다보았다. 대체 어디서 굴러놀다 온 건지 풀이며, 꽃가루며, 흙먼지며 온갖 것들이 옷에 묻어있었다. 심지어 뜯겨진 의복의 군데군데엔 붉은 피가 눌러붙어있었다. 네보는 그를 측은하게 바라보더니 뒤늦게 자기가 가져오려던 책을 떠올리고 황급히 들고 나왔다.


어차피 그는 자신과 상관없는 아이였으니까.




















"네보!"




​파란 머리칼의 소년이 손을 들자 네보가 두꺼운 책과 함께 그에게로 종종걸음으로 다가갔다. 그 옆엔 갈색 머리 소년과 적색 머리의 소년이 네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 네 질문에 답해주기 위해 내가 친히 책을 가져왔단 말씀!"




네보가 그렇게 말하며 보여준 건 어마어마한 두께의 책이었는데, 표지엔 '마법'이란 단어만 적혀있을 뿐 별다른 꾸밈이 없는 수수한 책이었다. 하지만 책이란 것이 원체 귀한 데다 그 중에서도 8단계에 도달한 유일무이한 대마법사 드로버 후작이 직접 쓴 것이니 그 값은 책의 겉모습으로 매길 수 있는게 아니었다. 그걸 알아본 적색 머리의 소년, 피블론이 휘파람을 불며 감탄사를 냈다.




"굉장한데. 그런 책까지 갖고 있다니…… 이전부터 생각한건데 넌 아카데미보단 정치 쪽이 맞는 거 같아."


"아하하. 하지만 아버지는 싫어하셔서…… 기사가 되라고 하시는 데 그럴 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여기에 오게 된 거구."




​네보는 그 말을 하고서 갈색 머리의 소년, 라인과 청색 머리의 소년, 보에르를 번갈아보더니 호주머니에 넣어둔 돋보기 안경을 꺼내 쓰더니 책을 펼쳐보였다.




​"흠흠, 마법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궁금하다 했지?"


"응."




지금의 상황이 이뤄진 원인은 순전히 보에르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 시골에서 올라온 보에르는 마법사는 커녕 마법도구조차 알지 못했고, 당연히 헤스타와 함께 언급된 현상수배범 알카드마에 대한 대화에 끼지 못했다. 피블론은 손가락을 튕기며 마법에 대해 설명하려고 했지만 아무리 그라고 해도 만능은 아니었기에 뜨문뜨문, 이가 빠진 듯한 설명밖에 하지 못했다. 그러던 찰나 만물박사 네보가 나다크의 뒤를 따라 지나가고 있었고, 피블론의 부탁으로 나다크가 선뜻 네보를 빌려주었다(?). 처음엔 별로 달가워하지 않던 네보도 일자무식인 보에르를 대하고 나자 특유의 교육열이 치솟아 이렇게 책을 가져온 것이다.




​"자, 1단계 기초학 마법사를 보면…… 우선 기초학 마법인만큼 눈으로 보이는 성과는 없어. 그저 이론을 배우는 단계야. 2단계는 이 이론을 실전으로 이끌어올릴 지식을 쌓지. 두 단계의 차이가 뭐냐고 물으면 우리가 기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시점이 1단계, 그리고 교관님께 수련을 받는 그 시점이 2단계라고 보면 돼."


"음……"




보에르의 앓는 소리에 네보는 숨죽여 웃었다.




"어려워할 거 없어. 그저 마음가짐의 차이일 뿐이니까. 자, 그다음은 3단계. 이때부턴 마나란 무형의 기운에 간섭할 수 있는 단계야. 이 단계의 마법사부터 수정구를 통한 마법 통신, 특정 배열을 통해 특수한 힘을 발휘하는 룬 마법을 쓸 수 있지."


"룬 마법?"




정말 마법에 대해선 순백인 보에르에게 기본적인 지식조차 없었다. 그래도 네보는 가르치기로 마음먹은 이상 불평하지 않고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음…… 바닥에 쓰는 마법 글이라고 보면 돼. 이렇게 새겨진 글자는 특별한 힘을 발휘해서…… 물질 구조를 더욱 단단하게 하거나 열기나 냉기의 침투를 막아주는…… 그냥 단단해지거나 춥고 더운 걸 막아준다고 보면 돼."




장황하게 설명하려던 네보는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하였고, 보에르는 그때서야 감탄사를 내며 고갤 끄덕였다. 라인 역시 내색하지 않았을뿐, 이해를 못했었는지 그를 따라 고갤 흔들고 있었다. 피블론은 둘의 반응을 보다 네보를 향해 손을 까딱이며 계속 설명해달란 몸짓을 보였다.


헛기침 한 번.




"​아무튼 3단계야말로 마법사라고 부를 수 있는 수준이지. 대부분이 '수련 마법사'라고 칭해. 그 다음 단계인 마나의 유형화 단계로 나아갈…… 그러니까 기초 공사를 마치고 집이 되기 직전의 건물인 셈이지. 자, 이제 대망의 4단계 마법사!"




네보가 검지를 치켜 들며 소리치자 보에르가 전래동화를 듣는 아이처럼 순수한 감탄사를 내며 주먹을 꼭 쥐었고 라인은 헛기침을 하며 그를 팔꿈치로 툭툭 건드렸다. 네보는 책을 몇 장 넘기더니 설명을 이어나갔다.




"4단계부턴 마나란 것이 실체로 나타난다 해. 나도 실제로 본 적은 없는데 푸른 연기같다고 하네. 하하……"




가르치는 입장에서 멋쩍은 말이었는지 네보가 머릴 긁으며 웃어댔다.




"아무튼 이때부터 마법사의 진가가 발휘돼. 우선 이렇게 형성된 마나를 자유자재로 다루게 되면 물리적인 힘을 넘어선 능력을 발휘하거든. 4단계의 기초 공격 마법인 '매직 볼트'가 대표적이지."


"매직 볼트?"




보에르의 의문스러운 답에 네보는 책의 어느 부분을 펼쳐보이며 설명해주었다. 그림에선 마법사로 보이는 고깔모자의 노인이 손바닥을 내밀고 있었는데, 그의 손 앞에선 둥그런 공 같은게 날아가는 것처럼 그려져있었다. 보에르는 입술을 오므리며 그 그림을 유심히 보았고, 라인 역시 그의 옆에서 입가를 비틀며 고민에 빠졌다.




"보면 잘 모르겠지? 그냥 손바닥에서 이런게 나간다고 알면 돼. 어떻게 그렇게 되냐고 물어도…… 나도 4단계 마법부턴 본 적이 없어서…… 아무튼, 이렇게 응축된 유형화 마나는 수십 걸음 바깥에 있는 사람도 뒤로 날아갈 정도로 세다네."


"진짜?!"




이번엔 의외로 라인이 반응하였다. 라인은 뒤늦게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딴 곳으로 돌렸다.




"드로버 후작 님이 쓴 것이니 과장은 좀 있어도 거짓은 아닐 거야. 아무튼 이런 식으로 공처럼 날리기도 하고, 뾰족하게 만들어서 쏘기도 한다는데 그건 개인 차이래. 음 그러니까…… 모든 기사의 검술이 다 다른 것처럼 말이지."




적절한 비유를 하고 흐뭇해하는 네보는 계속 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5단계 마법사는 몸에서 마나가 절로 흘러나와 몸을 보호한대. 그러니까 이 유형화 된 마나가…… 물리적인 힘을 발휘하는 걸 응용하여 마법사에게 가해지는 위협적인 물리력을 전부 차단하는…… 아, 이건 나도 어렵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갑옷 같은 거란 소리지?"


"아, 그래. 갑옷!"




피블론의 보조에 네보가 손가락을 튕기며 소리쳤다.




"​5단계 마법사는 이제 막 검술을 뗀 기사와도 대등하게 싸울 정도가 된대. 마나의 갑옷과 화살로 무장한데다가 힘도 단련한 기사 못지 않게 강하다네. 우와, 비겁하다 이거…… 누구는 매일매일 달리고 검을 휘두르는데……"




자기가 읽으면서도 놀랐는지 네보가 혼잣말을 내뱉었다. ​사실 이 단계의 마법사도 흔치 않았으니 이런 사실은 포스티어 제국에 널리 퍼져있지 않았다. 끽해야 마법사의 마법은 강하단 정도가 기본적인 지식이었으니……. 그래서 한 5단계 마법사를 노린 강도들이 혼쭐이 난 사건이 있었다. 호리호리해 보이는 몸에 따로 훈련을 받지 않은 몸임을 보고 그가 마법사, 혹은 문관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30에 달하는 강도가 그 마법사를 포위하였다. 예상대로 그는 마법을 날렸고, 강도들은 한두 명을 희생하며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결과를 조우하였으니…… 마법사에게 칼이 듣지 않는 것이다. 심지어 그가 내지른 주먹은 갑옷이 우그러질 정도로 강했다. 그렇게 마법사는 서른의 강도를 홀로, 그것도 1시간도 안되어 전부 쓰러뜨리고 유유히 사라졌다. 이것이 지금은 죽어버린 블루 크리스털의 교장인 에이블 제플록의 경험담이었다. 물론 그때의 에이블은 6단계였고 상대한 강도도 스물이 채 안되었다. 소문이 와전된 것이다. 하지만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굉장하단 것은 확실했다. 그러니 네보는 물론, 피블론조차 입을 못 다물고 있겠지.




​"그리고 6단계 마법사는 이 마나를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있대."


"다른 것이라니?"


"그러니까…… 여기엔 불이나 바람 등으로 바꾼다는데……​ 솔직히 나도 안 믿겨. 어떻게 부싯돌이나 기름 없이 불을 만들어내겠어. 부채질을 하지 않아도 바람이 나온다니. 하지만 드로버 후작님이 허언을 할 리가 없지! 아무튼 유형화된 마나가 다른 것으로 바뀌는게 6단계 마법사의 핵심이야."




네보는 책을 읽다보니 남은 페이지가 한 마디도 안되는 걸 깨닫고 뒷장을 미리 넘겨보았다. 8단계라고 자부한 드로버 후작은 8단계 마법은 후세를 위해 비밀리에 기록한다며 쓰지 않았고, 7단계도 대충 얼버무렸다. 당연히 마법적 지식이 부족한 네보를 비롯한 아이들은 이 해괴한 문자 배치를 보며 골머리를 앓았다. 책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피블론이 한 마디 하였다.




"듣자하니 드로버 후작은 하늘을 날아다니며 불화살을 쏜다는데?"


"뭐어?"




라인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바람빠지는 소릴 냈다. 그는 새가 되어 날개를 퍼덕이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냐며 타박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비상할 수 있는 것이 새, 아니면 비행 몬스터밖에 없으니…… 혹시라도 날 수 있다 해도 홀로 기사단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와이번이나 날벼락을 부르는 그리폰같은게 버티고 있는 허공에서 살아남기란 희박했다. 여기까지가 네보의 말. 보에르는 상상을 한껏 키우며 기사가 아닌 마법사의 길을 걷는 자신을 상상했다. 그리고 문득 한 가지 든 생각.




"그럼 마법사의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기사도 있지 않을까?"




그 말에 피블론과 네보의 표정이 미묘해졌다. 약간의 조소까지 더해지면서 네보가 손가락을 흔들었다.




"그럼 좀 좋아? 그럼 인간이 홀로 오우거나 와이번과 대적할 수 있겠지. 엘리버의 전쟁론이나 칼릭소 공작님의 저서만 봐도 그건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어. 애당초 한 가지만 해도 성과를 얻어내기가 힘들거든. 당장 4단계 마법사만 봐도 수십 살의 노인들이 대부분이야. 마법이라는 한 가지 길만 걷고, 평생을 바쳐도 마법은 높은 성취를 이루기가 어려워. 그런데 기사도와 검술, 체력단련까지 병행한다면…… 이도저도 아니게 되겠지. 적당히 룬 마법을 쓸 수 있는 조금 강한 병사 정도?"




​네보의 말에 보에르가 눈에 띄게 시무룩해졌다.




​"너무 기죽지마. 이건 평민이 귀족이 된다는 거랑 비슷한 이치니까. 아, 혹시 모르지. 헤스타라면 가능할지도?"


"헤스타?"




순간 밀레트의 곁에서 눈웃음을 치던 적발의 소녀를 떠올렸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녀에 대해선 별로 긍정적인 감정이 들지 않았다. 눈높이가 자기보다 높아서…… 그런 것을 떠나 귀족과 평민 사이에 존재하는 벽 때문인 것 같았다.




"음……"


"블루 크리스털에서 순식간에 2단계에 돌입하고서 3단계를 바라보는 상태로 아카데미에 와서…… 라이가스와 거의 대등하게 검술 실력을 펼쳤잖아. 그 정도면 보에르가 말한 마법기사가 탄생하는 건 꿈도 아니지!"




네보의 자신만만한 발언에 셋은 할 말을 잃었다. 방금 자기 입으로 말도 안된다고 해놓고서……




​"그런데 궁금한게 있는데…… 하위 단계의 마법사는 상위 단계의 마법사를 이길 수 없는게 맞지?"


"음? 어디보자…… 응. 우선 저마다 할 수 있는게 다르고​ 조금 더 높은 경지의 마법사가 마나에 대한 지배력이 높기 때문에 절대로 이길 수 없다네. 그러니까…… 음 이건 설명하기가 어려운 걸…… 아무튼 윗 단계의 마법사는 이길 수 없다가 정론이야."




피블론은 질문을 이어나갔다.




"그럼 알카드마가 어떻게 에이블 교장님을 죽인거지? 그는 4단계고, 에이블 교장님은 7단계라며."




이 의문점은 포스티어 제국의 공동과제였다. 어떻게 한참 하수인 알카드마가 에이블을 죽일 수 있었을까? 끽 해봐야 마나를 뭉쳐서 쏘아내는게 전부인 그가 초인인 에이블을? 듣자하니 에이블은 오우거와 맞붙어서 죽인 적이 있고, 고위 연금술사가 만들어낸 골렘까지 박살난 경력이 있었다. 오우거의 위험 레벨은 4. 그리고 연금술사가 만든 골렘은 아무리 낮게 잡아도 4에서 5 사이임을 감안한다면 몇 개의 기사단과 뛰어난 지휘관과 궁병, 마지막으로 대포 2대가 있어야 비로소 꺾을 수 있는 것을 홀몸으로 해낸 것이다. 오우거가 고블린에게 죽었다고 하는게 더 신빙성이 있을 정도의 주제였고, 어느 누구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암습이다, 계략이다, 속임수다, 말은 많았지만 근거가 부족하여 마법사들의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 머리를 전문적으로 쓰는 마법사들도 밝혀내지 못한 것이니 한참 어린 기사 지망생 네보가 어찌 알까. 어색하게 웃으며 말을 더듬거릴 뿐이었다.




"​말이 엉뚱한 곳으로 샜네. 보에르도 이제 어느 정도 마법에 대해선 안 거 같은데."


"어, 엉…… 아무튼 굉장하단거지?"​




큭큭 웃어대는 피블론을 보던 보에르가 네보를 보았다. 그는 어색하게 웃으며 뺨을 긁었다.




"​아, 아무튼 난 이만 가볼게. 나다크랑 같이 얘기할게 있었거든."


"아, 미안. 고마웠어!"




보에르의 인사에 네보가 활짝 웃으며 나다크가 갔던 길을 따라 쪼르르 달려갔다. 그가 가고나서 셋은 다시 재잘거리며 마법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다가 기사와 귀족에 대한 얘기를 하고, 또 고향 얘기를 하는 등 잡스런 주제로 떠들어댔다. 그리고 그들을 죽은 눈빛으로 지나치는 담갈색 머리칼의 소년이 있었으니…… 어느 새 정신을 차린 로이트였다.


















​잠에서 깨어난 로이트는 잠깐 다음 날 오전이 된 줄 알고 착각하였다. 푹 잔 것 같은데 시간은 별로 지나지 않았음을 깨달은 건 책을 두고 나가려던 네보가 "어, 깼네?"라고 말했을 때였다. 하루 종일 잤었다면 질린 표정으로 말했을텐데 그다지 놀란 구석은 없어보였다. 아주 자연스럽게 그 말을 하고 나간 것이다. 애당초 하루 웬종일 방에 쳐박혀 있었다면 렐프가 달려와 멱살을 잡아끌고 일을 시켰을 것이다. 엉망이 된 몸을 대충 젖은 헝겊으로 닦아내고 지급받은 학생복으로 갈아입고서 밖으로 나왔다.


몸이 아직 쑤신다. 상처는 얼추 아물었는지 바지에선 피가 새어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통증은 여전해서 절뚝거리며 걸어갔다. 자기가 없는 동안 찾는 사람은 없었을까. 괜한 기대감을 갖고 돌아다녀보지만 대충 들려오는 소릴 들어보니 버티지 못하고 달아난줄 알고 있었나보다. 검을 닦고 있던 렐프가 놀라서 도망간게 아니냐고 물었을 정도면……. 아무튼 허드렛일을 떠넘길 수 있게 되어 그 동안 힘들었던 것도 잊어버린 렐프는 로이트에게 십 여 자루의 검을 건네주고 번쩍번쩍하게 닦으라고 말했다. 로이트는 당연하단듯이 그걸 받아들고 웃었다. 검을 닦고, 대걸레로 바닥을 밀고, 짐을 옮기고…… '일상'으로 돌아온 로이트는 평소처럼 바보같이 웃으며 일을 했다. 마음 속으론 그 누구보다 역겨운 독이 발린 검을 품고서……


​콰장창!


​검을 한가득 안고가던 로이트가 누군가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웰피쉬. 그가 한동안 안보였던 로이트가 눈에 띄자 곧바로 못된 버릇이 되살아났다. 헤스타에게서 도망쳤던 그때가 갑자기 떠오른 것이다. 아무리 그녀가 어마어마한 배경에 뛰어난 실력을 갖췄어도 '여자'였다. 오매불망 남편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내조해야할 계집에게서 달아난 사실이 그의 분노를 되살렸다.




"아이쿠, 미안. 잘 보고 다녀야지."​




웰피쉬의 능글거리는 사과에 로이트는 허둥지둥 검들을 주워담았다. 엎어지면서 날에 베인 곳이 많아서 피를 뚝뚝 흘려대는 통에 검이 다시 '더러워졌다'. 창고에 가져다놓기 전에 닦지 않으면 렐프가 얼마나 난동을 부릴지…… 그 걱정을 하며 검 하나를 주워들 때, 웰피쉬가 그 검을 짓밟았다. 그 덕에 손잡이에 손가락이 찍혀 말도 못할 고통이 터져나왔다.




​"사과를 하면 받아줘야지."




그의 말에 로이트는 몸을 떨며 올려다보았다. 순간 웰피쉬가 소름이 끼쳐 뒤로 물러났다. 눈빛이…… 이상하다. 간혹 독기를 품고 노려다보는 놈들이 있었지만…… 로이트의 눈은 뭔가 차원이 달랐다. 마주보는 두 눈이 뽑힐 것 같은 착각이 드는……




"…… 괜찮아."


​​


​로이트가 황급히 검들을 안고 달아났다. 웰피쉬는 멍하니 자기 눈을 매만졌다. ……다행히 두 눈 다 멀쩡하게 붙어있었다.






















​순간적인 살의. 아카데미에서 4년 째 버티면서 한 번도 보이지도, 품지도 않았던 감정이다. 그저 욕하고 나쁜 소릴 속으로 중얼거렸을뿐, 방금 했던 상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욱……"




​​순간 헛구역질이 나와 입을 틀어막고 복도 벽에 몸을 기댔다. 어지럽다. 잠깐이지만 눈 앞의 녀석을 죽이고 싶었다. 주먹으로 뼈를 부수고 이로 살을 뜯어버리고 싶었다. 눈알을 뽑아 씹어서 보란듯이 나의 힘을 과시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를 건드린 그놈…… 아니, 놈들에게 복수를……




"하아……"




​​왜 그랬는진 몰라도 방금 그 상상은 잊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머리가 깨져버릴 거 같았다. 숨을 몰아쉬며 발걸음을 옮기던 로이트는 머릿 속에서 두 사람을 떠올렸다.


어머니와 아버지. 잘못을 하면 호되게 혼을 내주고 착한 일을 하면 따뜻한 칭찬을 해주던 그 두 분…….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편이 되어주던 부모님…… 왈칵 울음이 터질 뻔했다. 참아야 한다. 여기서 더 약한 모습을 보였다간 얼마나 더 심한 꼴을 당할지 모른다. 그리고 이 불안한 마음이 무슨 생각을 일깨울지 모른다. 참아야 한다. 참아야 한다. ……참아야 한다. 참아야……


……


…… …… ……


왜?


검들이 쏟아져내렸다. 요란스러운 쇳소리가 멍하니 서있던 로이트의 상념을 깨부쉈다. 뒤늦게 정신차린 로이트가 헐레벌떡 검들을 주워담았다. 그러다 언제 왔는지 모를 누군가가 검을 하나 주워 건네는 걸 보았다. 그 손을 보다가 팔을 따라 올라가, 얼굴을 보았다. 익숙한 얼굴이다. 밤처럼 새까만 머리칼…… 표정 변화 없는 얼굴…… 하크다. '유일한 친구'인 하크가 눈앞에 서있었다. 순간 눈물이 터져서 고갤 숙여 울었다. 눈물을 떨구며, 고개를 흔들며 우는 걸 감추려고 했지만 이제껏 막아놓은게 너무 많아서 억누를 수 없었다. 한 맺힌 소리, 억울함으로 가득한 눈물, 분노로 떨리는 몸뚱이, 그 모든 것은 여태껏 짓밟혀온 한 인간이 힘겹게 일어나는…… 태동이었다. 하크는 그저 한쪽 무릎을 꿇어 로이트의 푸석푸석한 머리카락을 쓸어주었다. 마냥 울고있는 이 아이에게 뭔가 말해주고 싶어도 태생적으로 말을 잃은 혀는 입 안에서 잠자코 있을 뿐이었다.


이곳에서 처음 느껴본 다정함. 머리에 닿는 건 주먹이나 몽둥이 밖에 없었던 로이트에게 하크의 손길은 구멍 난 벽을 박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렇게 울었다. 울고…… 또 울고…… 서러운 울음을……




















​-괜찮아?-


​"……괜찮아."




하크의 손가락 글씨에 로이트가 고갤 끄덕이며 말했다. 하크는 뚱한 표정으로 그를 직시하며 손가락을 놀렸다.




-그 동안 어디에 있었어? 그 아이도 너가 없어서 불안했는지 밥도 잘 안먹고 있어-




그의 물음에 엘더 포레스트에 홀로 버려졌단 말을 하려다 '아이'란 대목에서 뒤늦게 창고에 외로이 박혀있을 강아지를 떠올렸다. 자기가 없었으니 그 동안 렐프가 들락날락 했을텐데 들키지 않았을까! 어쩌면 그 전에 라호드 할아버지가 쥐를 잡으러 들어가다가 발견했을 수도 있었다. 불안에 떠는 로이트를 보며 하크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걱정마. 들키진 않았어. 근데 넌 내 안부는 묻지 않고-




뭔가 더 이어 쓰려던 하크는 손가락을 접었다가 다시 새로운 말을 써내려갔다.




-아무튼 졸업식 준비 기간이기도 하고, 많이 바빠서 제때 돌봐주질 못했어. 지금이라도 가봐. 어차피 이것만 들고 가면 잠깐 쉴 시간은 있잖아?-




로이트는 고갤 끄덕이더니 하크와 함께 창고로 갔다. 엎어지면서 흘린 피를 닦을 새도 없이 다급하게 걸음을 옮기니 여전히 라호드는 낡은 나무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그 모습이 반갑기도 하여 인사를 하려다가 창고에서 나왔을 때 해도 안늦겠다싶어서 조심히 창고 안으로 들어섰다.




"멍멍아……?"




​로이트의 부름에도 녀석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혹시 자고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서 잠자리를 마련해둔 곳으로 가니…… 기운 없이 늘어져있는 녀석이 보였다. 로이트가 깜짝 놀라 안아들자, 정신이 들었는지 코를 벌름거리며 눈을 떴다.


​낑낑……


녀석은 앓는 소리를 내며 로이트의 손을 핥았다. 그러다 확 안아대는 로이트를 향해 답답한 울음 소릴 내며 투정을 부렸다. 간만에 느껴보는 따뜻한 털가죽. 마음이 누그러진다. 이 아이와 하크만 곁에 있어준다면 더 힘든 일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방금 했던 잔혹한 상상들은 한낮 꿈이 되버린 것처럼 로이트는 해맑게 웃었다. 그 와중에 강아지는 혀가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로이트의 피부를 핥아댔고 녀석의 간지러운 장난에 로이트가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하크조차 놓치고 있는게 있었다. 바로 녀석의 눈에 깃든 광망…… 조금씩 드러나는 송곳니와 야성…… 그 어느 것도 둘의 눈엔 보이지 않았다. 그저 애교 많은 강아지 한 마리 외엔……






















"소드윙 나이츠 제 2 단장, 갈로스 엔소닉. 보고 올리겠습니다."




그의 말을 받은 건 푸른 로브를 입고있는 한 노인이었다. 현자의 풍모를 한 그는 수정구에 손을 대고 무슨 말을 중얼거렸다. 그러자 그 안으로 문자가 하나둘 새겨지면서 하나의 문장이 완성되더니 그대로 사라졌다. 그리고 잠시 후…… 연분홍빛 수정구에서 빛이 깜빡거리더니 짤막한 문장 하나가 날아왔다. 노인은 수정구를 쓰다듬었고, 글자가 수정구 안에서 위로 떠오르더니 표면에 닿자 흐릿해지나 싶더니 사라졌다. 그리고 앳된 소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벌써?"




수정구 속에서 퍼져나온 그 한 마디의 말은 갈로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뒷북이냐, 놀라운 성과냐. 비꼬는 걸 잘하는 도련님이기에 말 한 마디, 한 문장, 한 단어에도 신경을 써서 들어야했다. 갈로스의 고민이 무색하게 그 뜻은 연이어 날아온 연락으로 밝혀졌다.




"​로이트는 돌아왔어. 방금도 열심히 검을 나르고 있던 걸."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저희​가 출동하기 직전에 고블린 서식지를 벗어났고, 저희가 나타나면서 간신히 목숨을 건져 달아났습니다."




한번에 알아들을 수 없게끔, 긴 설명이 필요한 말을 내뱉은 갈로스는 그의 답변을 기다렸다.




"​말해봐."


​"저희가 도착했을 땐 이미 그는 함정에서 벗어난 뒤였습니다. 물론 도련님의 명령을 받자마자 마법사를 버려두면서까지 말을 달려 갔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저희보다 한 발 앞서 탈출한 것입니다."




마법사를 버려두었단 대목에 문자를 전송하던 노인이 옆눈으로 흘겨보았고, 갈로스는 눈을 감고 헛기침을 했다.




"혹시 몰라서 놈들의 부락으로 진입해보았지만 로이트의 흔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제서야 안 것이지만 펠곤의 보고 중에 사냥을 간 고블린 몇이 뿔피리 소리를 듣고 돌아왔단 걸 알았습니다. 엘거스는 거기서 그들을 이끄는 말총 머리 고블린의 오른쪽 어깨에 뭔가에 물린 상처가 있었더라고 했습니다."




갈로스는 노인이 문자를 전송하는 것이 힘겨워보였기에 잠깐 말을 멈추었다.




"​검을 던지고 목을 졸라 고블린을 죽인 아이입니다. 어떤 수를 썼는진 몰라도 놈을 물어뜯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때마침 저희가 쳐들어와 족장이 뿔피리를 불었고…… 로이트를 추격하던 놈들이 돌아온 것입니다."




수정구에선 한참 동안 문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




"수고했어."




그 짤막한 한 마디. 갈로스는 있지도 않은 도련님을 향해 한쪽 무릎을 꿇고 깊이 고개를 숙였다. 퉁명스럽고 길지 않은 말이었지만 그 말이야말로 갈로스를 포함한 소드윙 나이츠의 2번째 단이 충성을 맹세한 이유였다.




​"헌데…… 도련님께선 어찌 그 아이를 찾아내라 한 것인지…… 심지어 그가 낙오된 것도 미리 알고 계셨던 것 같던데, 갈로스 경은 아시는게 있소이까?"




노인의 물음에 갈로스는 고갤 저었다.




"그저 도련님께서 찾아내라 하시니 그랬소이다."


"허허……"




그래서 자길 버려두고 갔냐는 말을 하려던 노인은 그의 충직함을 생각하여 더 말하지 않았다. 다만 그가 어찌하여 아카데미 최고의 문제아에게 관심을 두고 있는지 궁금할 뿐이었다. 어떻게 하면 평민이 고위 귀족에게 ​찍힐까. 그것도 온전히 목숨을 보전한 상태로 말이다. 하지만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선 그에게 직접 물어야했고, 자신에겐 그럴 배짱이 없었기에 조용히 그 아이에 대한 생각을 지웠다.




작가의말

갈수록 조잡해지고 연재 속도도 느려지지만.. ... 만... .... 에라이 모르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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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Personacon (새벽)
    작성일
    14.10.15 21:50
    No. 1

    연재 텀이 너무길어요,,ㅠ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Blackwol..
    작성일
    14.10.17 19:01
    No. 2

    죄송합니다.. 나름 속도를 내고 있는데... 즉석으로 구상을 하면서 쓰는 것인데다 군대이다보니 컴퓨터 이용도 조금 제한이 되어서... 속도가 어마어마합니다... 양해바랍니다..ㅜㅜ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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