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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는 것 그대로

힘숨찐에 빙의한 고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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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력운동
작품등록일 :
2023.05.10 20:36
최근연재일 :
2023.06.03 19:04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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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3
추천수 :
91
글자수 :
145,679

작성
23.06.0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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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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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024. 두 번째 파편(3)

DUMMY

키드라곤의 생김새는 마치 거대한 황소 인간처럼 생겼다. 붉은 피부에 푸른 눈.

머리는 진짜로 황소 머리를 하고 있으며 근육질의 거대한 거인.

그래. 그 모습은 마치 미노타우르스와 같은 모습이었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꼬리가 길게 이어져 있으며 그 끝에 철퇴와 같은 것이 달려 있고 팔이 두 쌍이란 점.


‘가슴에는 반달무늬에 양 손에 철도끼를 쥐고 있는 몬스터라······.’


더라헌을 몇 번이고 해왔지만, 저런 몬스터는 생전 처음 보는 몬스터였다.


‘이거 난감한데.’


내 유일한 장점은 더라헌에 속한 모든 몬스터를 거의 다 알고 있다는 점이다.

각 몬스터 별 취약점을 통해 쉽게 공략하는 것이 빙의 후 내가 세운 공략 프로세스였는데.


“크어어어어어!”


콰앙!


잠깐 생각에 빠져 있는 사이 성질 급한 키드라곤이 도끼를 내가 있는 곳으로 내려 찍었다.

황급히 피하지 않았다면 지금 쯤 반으로 나눠저 죽었겠지.


“크롸아와!”

“시끄럽다. 황소 대가리야.”


파앙!


계속해서 자리를 피했다. 한 번이라도 멈춘다면 곧장 날아드는 저 도끼에 머리가 쪼개질 것 같았거든.


그야말로 패도적인 공격의 연속이었다. 내가 불과 몇 초 전에 있던 자리가 순식간에 놈의 도끼질에 쪼개지고 있었다.


‘여기서 죽을 순 없지.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버텼는데.’


빙의 후 죽음의 위기는 몇 번이나 있었고 그때마다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모면했으니.

이번에도 반드시 살아 남고 말리라.


‘약점을 찾아야 한다.’


설정상, 더라헌의 모든 개체는 각각 약점을 보유하고 있다. 정신적 약점과 육체적 약점.

그건 몬스터라 해도 다르지 않다.


그러니 저 몬스터 ‘키드라곤’도 반드시 그런 약점이 있을 터.


‘찾아보자.’


그래. 내가 처음부터 더라헌의 고인물이었느냐?

그건 아니지. 반복되는 도전 끝에 마침내 그 몬스터의 공략법을 취득하지 않았는가.


오랜만에 도전욕을 불러 일으키는 상대에 희열을 느끼며 미소를 지었다.


‘와라. 황소 대가리.’


더는 피할 생각이 없었다. 계속 달리던 발걸음을 멈추고 똑바로 서서 키드라곤을 노려봤다.

내 도발에 넘어간 키드라곤이 뜨거운 콧김을 내뿜으며 돌진해오자······.


‘블링크!’


[어빌리티 블링크를 발동합니다.]


콰앙!


“크롸?”


갑자기 내가 사라지니 당황한 황소 대가리가 고개를 갸웃한 순간. 그 머리 위로 나타난 내가 다음 공격을 퍼부었다.


철인검술 – 제3장 중급 검술

강철 파쇄


“으랏챠!”


콰콰콰쾅!


태산을 내려쳐 파괴하듯 강한 일격이 황소 대가리의 머리에 떨어졌고 그 순간, 강력한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크롸라라라!”

“오호라. 이게 안 먹혀?”


생각보다 단단한 놈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 어디 끝까지 한 번 해보자.”


어느새 황소 대가리 목 덜미를 붙잡고 메달린 내가 미소를 지으며 어빌리티를 발동했다.


[어빌리티 전격의 화살을 발동합니다.]

[어빌리티 전격의 화살을 발동합니다.]

[어빌리티 전격의 화살을 발동합니다.]

[어빌리티 전격의 화살을 발동합니다.]


그것도 연속으로.


***


대한민국 명문 헌터 아카데미.

세종시에 위치하였으며 이름도 세종 헌터 아카데미라 지어진 그곳. 오로지 총장만 출입할 수 있는 비밀공간 내에 총장 한운수가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은 채 앉아 있었다.


우웅.


곧 그의 주변으로 검붉은 기운이 몰아쳤다.

이내 일렁거리던 검은 기운이 한 곳으로 모이더니 이목구비가 흐릿한 사람 형체를 일궜다.


-나의 종이여. 주군의 선택을 받았구나.


“그렇게 되었습니다. 주인이시여.”


-어떠냐. 지금 기분이.


“참으로 영광스럽습니다. 위대한 영의 진정한 권속이 되었다는 것이 기쁘며 영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이 느낌이 너무나 찬란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흐흐흐. 그렇겠지.


“주인이시여. 불경하오나 한 가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물어라. 너는 그분의 영을 일깨우는데 큰 공로를 세운 나의 종이니.


“위대한 영께서 본격적으로 깨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조만간 두 번째 파편을 깨우치고 기억의 일부를 되찾을 것으로 보이는데. 주인께선 위대한 영 앞에 어느 때에 나타나실 생각인지 감히 물어도 되겠습니까.”


-허허. 원래라면 불경한 호기심이라 다그쳤겠으나. 지금은 내가 기쁘구나. 그러니 알려주도록 하마. 그분께서 직접 나를 찾아올 때 까지 나는 계속 이렇게 존재해야 한다. 그분의 영광스러운 하수인으로서 아쉬울 따름이지.


“그것이 우주의 섭리입니까.”


-아무리 나라 하더라도 감히 거스를 수 없는 강력한 힘이지. 그 힘이 있으니 다른 군단장도 아직까지 이 지구를 넘보지 못하는 것이니라.


“다른 군단장이 슬슬 그분의 존재를 알아차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그분이 어서 성장하도록 기회를 만들어줘야겠지. 위대하신 영이 깨어나기만 한다면, 그깟 놈들은 아무것도 아니리라.


“과연, 그분과 주인의 선택을 받은 미천한 종은 기쁠 따름입니다.”


-그래. 앞으로도 계속 그분을 잘 보좌하라. 그분이 필요한 모든 것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그분께서 자격을 얻으실 때마다 깨달음을 주는 것도 잊지 말고.


“최근에 다시 알현하였는데, 카오스 아레나의 접근 권한을 얻으신 것으로 확인됩니다.”


-그렇다면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구나. 정말로 멀지 않았다. 그분이 다시 왕좌에 오를 날이.


“모든 건 위대한 영의 뜻대로.”


-모든 건 위대한 영의 뜻대로.


곧 붉은 인영이 모래성처럼 무너져 사라지고 나서야 눈을 뜬 한운수는 이마에 흐르는 진땀을 닦으며 일어섰다.


‘후우. 힘들군.’


한운수가 현기증을 간신히 이겨내며 비밀 공간을 빠져나왔다.


***


카오스 아레나. 그곳에 들어온지 몇 시간이 흘렀을까. 이곳에서 흐르는 시간이 바깥과 동일하게 흐르는지 모르겠으나, 그렇다고 한다면 조금 조급해질 수 밖에 없었다.


“후우. 물도 밥도 못 먹었는데 멀쩡한 걸 보면 무슨 특수한 효과라도 있는 모양이지.”


체감상, 3일은 지난 것 같은데.

3일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자지도 않았는데도 체력이 딸리는 것 빼면 아무 문제가 없었다.


“너도 참 징글징글 하구나.”

“크롸라라라!”


체감 시간 3일 동안 나와 투닥거리를 이어온 저 황소 대가리. 키드라곤 역시 몸에 생채기가 좀 많이 생긴 것을 제외하면 멀쩡해 보였다.


“그래도 이제 끝이야. 이 황소 대가리야.”

“크라라?”


네놈의 약점을 드디어 파악했거든.

오랜 시간 동안 놈과 싸우면서 다양한 신체 부위를 공격해가며 데이터를 쌓은 끝에 놈의 약점을 알아냈다.


이건 꽤나 클리세적인 설정인데. 저렇게 뿔이 달린 몬스터는 의외로 뿔이 약점인 경우가 많다.

그래. 지금 저 놈도 그 뿔이 약점이다.

다만 그 뿔이 꽤나 단단해서 검으로는 쉽게 깰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명검으로도 깰 수 없다니. 대체 뭐하는 자식이야?’


어쩌면 내가 아직 이 검의 진정한 성능을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것일 수 있다.

하긴, 불후의 명장 황동주 마저 감정을 실패한 검이니 당연한 일 아닌가.


‘좋아. 다시 한번 달려들어 봐. 아주 소고기로 구어 먹어 줄 테니까.’


사실 지금까지 내가 활용한 이능은 몇 개 없다.

어빌리티 블링크와 전격의 화살.

그리고 개인기술인 철인검술 정도.

그게 전부였으나.


‘이번 공격을 위한 연막 작전이었지.’


오랜 시간 나와 싸우며 나에 대해 적응했을 저 황소 대가리에게 비장의 한수를 숨겨뒀다.

약점을 알아낼 때 까지.

그리고 이제 그 약점을 알아냈으니······.


“끝을 보자. 키드라곤. 와라.”

“크라라라!”


황소 대가리, 키드라곤이 포효하며 내게 달려든다. 두 쌍의 팔로 내려 치는 연쇄 공격은 잠깐만 방심해도 직격타로 얻어맞을 정도.


그러니 난 단 한 번이라도 방심할 수 없었다.

전력을 다해 상대해야 한다.


[어빌리티 블링크를 발동합니다.]

[어빌리티 블링크를 발동합니다.]


연속으로 두 번 사용한 어빌리티 블링크.

내가 빠르게 사라지니 귀찮았는지 키드라곤이 두 쌍의 팔을 허공에 휘저으며 날 잡으려 했지만······.


‘한 번 더 남았다. 새끼야.’


[어빌리티 블링크를 발동합니다.]


무명 마력 호흡을 얻은 뒤로 꾸준하게 마력량을 늘려온 덕에 블링크의 사용량은 넘치도록 많았다.

지금은 그 어빌리티가 클래스 스킬로 귀속되어 혼마심법이란 이름으로 변경되긴 했지만.


‘여전히 내 마력 량을 책임져주는 효자 스킬인 점은 변함이 없지!’


다시 한번 사용한 블링크로 내가 다시 나타난 곳은 놈의 바로 가랑이 밑이었다.

지금까지 머리 위에서만 나타나길 반복했던 덕에 갑작스러운 등장에 놈도 썩 당황한 눈치였으나······.


‘이거나 먹어라.’


생물학적 급소는 약점 시스템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급소가 급소가 아니란 소리는 더더욱 아니지.


[어빌리티 전격의 화살을 발동합니다.]


파지지지지직!


“크롸라라라!”


급소에 정타로 얻어맞은 전격의 화살에 충격을 쌔게 받은 키드라곤이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는 순간······.


[어빌리티 블링크를 발동합니다.]

[클래스 스킬 카오스 오러를 발동합니다.]


‘이걸로 끝이다.’


철인검술 – 제3장 중급 검술

강철 일섬


스걱!


깔끔한 일격이 섬광처럼 번쩍거린 순간.


“크라라아아아!”


키드라곤의 두 뿔이 깔끔한 단면만 남긴 채 베어져 버렸다.

직후.


쿠웅.


바닥에 쓰러진 황소 대가리. 키드라곤이 검붉은 연기로 변해 사라져버렸다.


“허무하네. 사체도 안 남기고 사라지다니.”


생전 처음 보는 몬스터다 보니 사체를 도축해 바깥에 가져갈 수 있다면 꽤 값비싸게 팔아넘길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쓸때없는 생각을 하며 자리에 털썩 주저앉으니 처음 이곳에 들어왔을 때 반겨준 늙은 노인이 다시 나타났다.


-감축드립니다. 군단장님,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셨군요.


“하. 이게 첫 번째 관문이면 두 번째, 세 번째도 있다는 소리입니까?”


-송구하오나 처음처럼 하대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어, 그래.”


처음엔 다소 당황해 어르신을 상대로 반말이 튀어나오긴 했는데 생각해 보니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아 보여 존재를 했거늘.


-아까 전 질문에 대해 답변드리자면, 네 그렇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도 있습니다.


“설마 지금 당장 그 두 번째 세 번째 관문에 도전하란 건 아니겠지.”


-그것은 군단장님이 결정하실 문제입니다. 돌아가 체력을 비축하고 다시 오셔도 됩니다.


“후우.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 그렇다면 지금 바로 돌아가겠다. 아, 그런데 바깥과 이곳의 시간은 똑같이 흐르나?”


-걱정 하지 마십시오. 이곳에서 하루는 바깥의 시간으로 한 시간입니다. 참고로 오늘까지 총 3일하고도 반나절 넘게 더 있었습니다.


“그래? 그럼 대충 3시간 이상 지났다는 소리인가?”


-맞습니다.


이거 잘만 이용하면, 아주 훈련용으로 딱이겠는데? 참고로 키드라곤과 상대하며 나는 또 한 번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아, 근데 관문을 통과했는데 보상 같은 건 없나?”


-그것은 돌아가면 준비되어 있을 겁니다.


“그러면 빨리 돌아가야지.”


이렇게 개 같이 고생했는데 어디 그 보상이란 거 시원찮아 봐. 다시 돌아와서 깽판이란 깽판은 다 칠 테니까.


“그런데 돌아가는 건 어떻게 하지?”


-그저 돌아가겠다는 의지만 있으시면 알아서 문이 열릴 것입니다.


“그것 참 편하군.”


카이아론의 말대로 돌아가겠다는 마음을 가진 순간.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문이 생겼다.


그렇게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히든클래스 ‘■■■ ■■■’의 파편이 깨어납니다.]

[두 번째 파편을 획득했습니다.]


마침내 두 번째 파편이 깨어났다. 그리고······.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잃어버린 힘 일부가 복구됩니다.]

[잃어버린 기억 일부가 복구됩니다.]

[전생의 격과 일부 동기화를 진행합니다.]

[동기화 진행률 ··· 15%]

[잃어버린 기억을 재생합니다.]


저번에 나타났던 동기화 진행률이 한번에 15%까지 오름과 동시에 방대한 기억이 쏟아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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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025. 시스템 업그레이드(1) 23.06.03 37 1 12쪽
» #024. 두 번째 파편(3) 23.06.02 33 1 12쪽
24 #023. 두 번째 파편(2) 23.06.01 35 1 13쪽
23 #022. 두 번째 파편(1) 23.05.31 41 1 13쪽
22 #021. 창천검가 막내아들(3) 23.05.30 41 1 12쪽
21 #020. 창천검가 막내아들(2) 23.05.29 45 1 12쪽
20 #019. 창천검가 막내아들(1) 23.05.28 52 2 12쪽
19 #018. 예견된 만남(3) 23.05.27 57 2 12쪽
18 #017. 예견된 만남(2) 23.05.26 46 2 11쪽
17 #016. 예견된 만남(1) 23.05.25 48 2 11쪽
16 #015. 예견된 변화(3) 23.05.24 50 2 12쪽
15 #014. 예견된 변화(2) 23.05.23 58 3 13쪽
14 #013. 예견된 변화(1) 23.05.22 59 3 12쪽
13 #012. 예견된 습격(3) 23.05.21 77 3 12쪽
12 #011. 예견된 습격(2) 23.05.20 74 3 12쪽
11 #010. 예견된 습격(1) 23.05.19 102 3 13쪽
10 #009. 고인물의 법칙(3) +1 23.05.18 84 3 13쪽
9 #008. 고인물의 법칙(2) 23.05.17 82 3 12쪽
8 #007. 고인물의 법칙(1) +1 23.05.16 95 5 13쪽
7 #006. 힘숨찐의 법칙(3) +1 23.05.15 113 7 14쪽
6 #005. 힘숨찐의 법칙(2) 23.05.14 113 7 15쪽
5 #004. 힘숨찐의 법칙(1) 23.05.13 137 5 12쪽
4 #003. 빙의물의 법칙(3) 23.05.12 151 7 12쪽
3 #002. 빙의물의 법칙(2) 23.05.11 176 6 13쪽
2 #001. 빙의물의 법칙(1) 23.05.10 221 9 14쪽
1 #000. Prologue. +1 23.05.10 267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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