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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는 것 그대로

힘숨찐에 빙의한 고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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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력운동
작품등록일 :
2023.05.10 20:36
최근연재일 :
2023.06.03 19:04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2,297
추천수 :
91
글자수 :
145,679

작성
23.05.22 13:05
조회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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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013. 예견된 변화(1)

DUMMY

“꺄아아아악!”


황예인의 날카로운 비명이 던전 내부를 울렸고 모두 경악한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너 어떻게······.”

“왜. 당황했냐?”

“쿨럭, 개자식······.”


누가 누구보고 개자식이래? 사람 죽이고 다니는 악질적인 살인마 새끼들이.

김현규가 복부에 흐르는 피를 손으로 막으며 날 노려봤다.


“누, 누구냐!”


당황한 임태우가 소리쳤고 박치우 역시 어느새 활시위를 장전해 김현규를 노리고 있었다.


“예인 씨!”

“전 괜찮아요. 대장.”


파티원들이 서로의 안위를 살피는 사이 난 김현규를 노려보며 대치 상태를 유지했다.


“어떻게 알았지?”

“그렇게 팔랑팔랑 거리는데 어떻게 못 알아보겠냐?”

“너, 평범한 놈이 아니구나.”

“아니면 뭐 어쩔 건데.”


과연 김현규인가. 그림자 삼형제 중 실력이 가장 출중한 인물답게 급습에 실패하고 반격까지 허용했는데 기세가 줄어들지 않았다.


‘치명상은 피했군. 좀 느렸나? 그 순간에 강자 멸시를 쓰지 않았으면 위험할 뻔했어.’


내 클래스 스킬 강자 멸시로 놈에게 디버프를 걸어 겨우 막아낼 수 있었지만, 조금 아쉬웠다.

일격으로 놈에게 치명상을 가했어야 하는데. 급소를 살짝 피한 모양이다.

뭐 상관없다. 어차피 이놈들 도망 못 친다.

지금쯤이면 강해성이 그림자 삼형제의 막내 김혁규를 족쳤을 테니까.


‘그거 하나 못 잡으면 주인공도 아니지.’


시대가 발전해 던전 안의 상황을 밖으로 중계할 수 있다지만, 그것도 거리와 기술적 한계가 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던전으로부터 비교적 멀리 떨어진 곳에 있을 강해성과 연락을 주고받을 방법은 없으니.

그저 그를 믿는 수밖에 없다.


‘한 명은 아직 안 나왔군.’


상황이 꼬인 것 같으니 계속 숨어있을 생각인가. 아마 제 형이 상황을 타개해 도주할 기회를 잡으면 나와 같이 사라질 모양.


‘그건 용납할 수 없지.’


품속에서 섬광탄을 꺼냈다. 이곳에 오기 전 헌터 상가에서 구매한 소모품 중 하나였다.

본 게임에서 그림자 삼형제의 이 악행을 플레이어가 끝까지 모르쇠 하면 두 가지 스토리로 이들의 악행이 드러난다.

하나는 재수없게 실력자를 만나 은닉이 걸리는 경우고 마지막 하나는 바로 어이없게 한 초보 헌터가 잘못 던진 섬광탄에 정체가 드러난 경우다.


휘리릭.


김현규가 대응하기도 전에 던진 섬광탄은 정확히 마강식의 발치로 떨어졌고.


“눈 감아욧!”

“어?”

퍼엉!

삐이이이이익-!


고막을 삑 쏘는 소리와 함께 터진 섬광탄은 던전 내부를 하얗게 비췄다.


“끄아아악!”


이어 마강식의 그림자 속에서 무언가 튀어나와 바닥을 굴렀으니, 그가 바로 둘째 김형규였다.


“형규야!”

“어딜 가려고.”


제 동생이 발각되자 당황한 김현규가 달려들었으나 그 앞을 막아내고 검을 겨눴다.


“넌 날 상대해야지?”

“죽여버린다.”


곧 김현규의 살기가 내 온몸을 감쌌다. 끈쩍한 살기를 온몸으로 받아내니 조금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죽엇!”


[어빌리티 블링크를 발동합니다.]


블링크로 그 공격을 피함과 동시에 등 뒤로 나타난 뒤 검술을 펼쳤다.


철인검술 – 제2장 기본 검술

강철 종 베기


촤악!


“커헉!”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진 김현규 등 뒤로 올라타 그를 제압하니 파들거리는 손으로 김형규 쪽으로 뻗었다.


“여기 이놈은 저희가 잡았어요!”


섬광탄에 순간적으로 시력을 잃고 무력화된 그림자 주술사 김형규는 어느새 마강식과 임태우에 의해 붙잡혔다.


“이놈들 대체 뭐죠?”

“파티원 중 한 명이 봉변당했다면서요. 이놈들의 소행입니다.”

“뭐라고요?”

“최근에 이 일대에서 원인불명 파티 실종이 잦았잖아요. 그게 다 이놈들이 한 짓이라고요.”

“헙.”


충격에 빠진 황예인이 제 손으로 입을 막았고 분노한 박치우는 제 화살을 뽑아 들어 성큼성큼 김형규 쪽으로 다가갔다.


푸욱!


“아악!”


성난 박치우가 그 김형규의 다리에 화살을 몇 대 박아버리자 비명을 질렀다.


푸욱!


“끄아아아악!”

“치우야! 그만해!”

“놔! 그 애, 얼마나 착했는데. 집안 형편 때문에 돈 벌어야 한다고 악착같이 이 파티 저 파티 돌면서 고생했던 아이인거 다들 알잖아!”


박치우의 절규 같은 외침에 모두 침묵했다.

도저히 그를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겠지.

그래. 이런 놈들은 고통스럽게 죽어도 싸다.


“뭘 망설입니까. 이놈들에게 죽은 이들이 한 명도 아닌데.”


다행히도 이 세계관에는 ‘즉결처형’이란 것이 있다. 그림자 삼형제 같이 던전 내에서 사람을 죽이거나 그 시도를 한 현행범을 즉결처형해도 정당방위에 속한다.


‘물론 정당성 인정 받는 것이 더럽게 힘들지만.’

“비, 비켜!”


김현규가 어디서 난 괴력인지 날 밀치고 던전 입구 쪽으로 뛰어가며 소리쳤다.


“혁규야!”


김현규가 손에 착용한 반지에 마력을 주입했다.

저건 공명의 반지라 불리는 아이템으로 상대방이 어디에 있든 상대방의 똑같은 반지에 신호를 줄 수 있다.


‘저걸로 지금까지 던전 안과 밖에서 손발을 맞췄겠지.’


그러나 이걸 어쩐다. 보아하니 강해성이 제대로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끝낸 모양인데.


“이, 이거 왜 이래!”

“미안한데. 너희 막내 말하는 거면 지금쯤 잡혔을 거다.”

“너 대체 뭐야! 정체가 뭐냐고!”

“너희들 잡으러 온 사람?”

“······설마 헌터 치안국에서 나왔나?”

“헐!”

“서, 설마!”


김현규가 던진 말에 놀란 파티원들이 날 바라봤다.


“입 놀리는 건 죽어서나 해라.”


푸욱.


이놈들은 절대 살려둘 수 없다.

살려뒀을 때 나중에 가서 무조건 플레이어를 방해하는 세력으로 나오니까.


“못 죽이겠으면 제가 죽이겠습니다.”


사람을 죽여 놓고 아무 거리낌 없는 내 모습에 당황한 파티원들이 주춤거렸다.


“그 사람, 안 죽이면 이런 일은 또 벌어질 겁니다. 우릴 죽이려 했던 사람이고. 이미 많이 죽여 왔고. 더 말이 필요합니까?”

“혀, 형님······.”

“그래! 맞아! 민우의 복수를 해줘야죠!”


이 파티의 일원이자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그 인물의 이름이 민우였나.

딱히 기억나지 않은 이름이었다.


“내가 죽일 거야. 비켜봐.”


누구도 박치우를 말릴 수 없었다.

나는 스토리로만 접했지만, 이들은 직접 그 죽은 민우라는 사람과 동고동락했으니까.

아마 평소에 박치우가 민우라는 사람과 더 많이 어울렸던 것 같다.


“걱정 마세요. 증거는 차고 넘치니까. 무엇보다 우리만 입 다물고 있으면 그만이고.”

“밖에 한 명이 더 있는 것 아닙니까?”

“김혁규라는 놈인데. 이들의 도주를 담당하고 있어요. 제 동료가 먼저 가서 그놈부터 잡아서 이놈들이 도망치지 못한 거죠.”


간 크게도 이놈들은 그간 지들 손에 죽은 이들의 전리품을 모아놓고 있었다. 아, 당연히 돈이 되는 것들은 다 처분했는데 모아놓은 전리품 중엔 범죄 사실을 증명할 것들이 많았다.


“사, 살려줘······.”

“너. 민우 기억해?”

“미, 민우?”

“네놈들 손에 죽었다며. 네놈들이 죽였다며! 걔도 너처럼 살려 달라 했을 텐데. 들어줬어? 살려줬어?”

“하, 한 번만······.”

“개소리 하지 마라. 너희도 똑같이 죽어.”


박치우가 닭똥 같은 눈물을 펑펑 흘리며 제 화살을 들어 올려 내려찍었다.


푸욱!


그렇게 그림자 주술사 김형규는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처리해야죠.”

“저, 정말 괜찮을까요?”

“괜찮습니다. 걱정 마세요.”


원작 게임에서 강해성으로 플레이할 때도 이들을 몇 번이나 죽였는데 그때마다 법적 문제 없이 넘어갔다.


물론 평판이 조금 깎이는 페널티는 감소해야 한다. 범죄자든 아니든 결국 같은 인간을 죽였다는 점에서 평판이 깎이는 건 피할 수 없으니까.


‘그거야 뭐 차차 복구하면 되는 문제고.’


***


그림자 삼형제의 죽음.

그리고 그들이 범한 그간 악행이 만천하에 공개되었다.


사람들은 당연히 충격에 빠졌다.


[세상에 그럼 그동안 그 일대에서 실종된 사람들이 다 그놈들에게 죽었던 거야?]

[정부는 뭐하냐! 이런 거 하나 단속 안 하고!]

[그런데 그 소문 사실임? 이번 일 해결한 거 국제 헌터 협회 치안국이라는 거?]

[모르겠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그런 말 없던데.]

[그건 확실함. 이번 일 해결한 거 저번에 그 동인천 사태 해결한 세종아카 졸업생들이라는 거.]

[이야. 대단하네. 역시 출신이 달라!]


나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흘러나왔지만, 뜬소문에 불과했다.

또 그 일대 지역에서 활동하던 파티와 길드 등은 그들에게 죽은 고인의 넋을 기리기 위해 합동 장례식을 펼쳤다.


이제야 밝혀진 이 일대의 이상한 소문은 결국 빌런 ‘머더러’의 소행으로 밝혀진 채 종결되었다.


그 후 우리는 사람을 죽였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칭송을 받았다.

특히 이로 인해 내가 가장 많은 혜택을 누렸다.


[칭송을 받아 능력치 감각이 소폭 상승합니다.]

[찬양을 받아 능력치 체력이 소폭 상승합니다.]

[다수의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관심을 받아 능력치 체력이 소폭 상승합니다.]

[일부 사람들이 당신을 숭배하기 시작해 능력치 감각이 대폭 상승합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시스템 메시지.

시스템 메시지가 시야에 쌓일수록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실시간으로 강해지고 있는 내 힘을.


‘만족스럽군.’


하지만 진짜 만족스러운 건 따로 있었다.


[특별 임무 수행 보상 조건을 획득하였습니다.]

[보상을 선택하세요.]


[근력 + 10 : 현 상태 기준, 획득시 C등급 헌터를 상회하는 근력으로 성장한다.]

[체력 + 10 : 현 상태 기준, 획득시 C등급 헌터를 상회는 근력으로 성장한다.]

[어빌리티 – 전격의 화살(D) : 유효 사거리 20m 내 대상에게 전격의 화살을 발사한다.]


바로 4번째로 발동한 특별임무수행보상.

그것으로 난 확실하게 깨달았다.

내가 어떤 상황을 해결할수록 이 보상 선택이 나타난다는 걸.


‘어디보자. 지금 내 근력과 체력은 확실히 C등급 헌터 수준에 도달했군.’


정말 눈부신 성장이 아닐 수 없다.

강해성으로 플레이할 땐 이런 성장을 위해 지루한 체력단련을 얼마나 많이 시도했는데.


‘이번엔 능력치 성장을 고를까? 아니야. 그래도 능력치는 찐따의 망상 덕분에 이렇게 계속 오르고 있는데 굳이?’


오히려 지금처럼 능력치 성장이 보상으로 나올 때 현 내 상태를 직접적으로 알게 되는 쪽이 더 합리적이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어빌리티를······.’


[보상 어빌리티 – 전격의 화살(D)을 선택하셨습니다.]


‘흐흐. 정말 맛있구만.’


***


“이제 좀 설명을 해보지.”

“뭘 설명해.”


서울 인근 프라이빗 카페.

그곳에 강해성과 오랜만에 단둘이 재회했다.


강해성은 뚱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간 조금 시달렸는지 피곤한 안색이었다.


“그때 네놈이 갑자기 잡으라는 놈 잡았다가 봉변당할 뻔했다!”

“뭔 봉변?”

“어떻게 그놈들 아지트를 알아냈느냐부터 시작해서 너에 대한 정체까지······.”

“그래서 뭐라 말했는데?”

“뭐라 말하긴!”


쾅!


강해성이 분노했는지 테이블을 거칠게 내려 치자다가 프라비잇 룸 문 쪽을 힐긋 바라본 뒤 말을 이었다.


“그, 그냥 동기라고만 했지.”

“잘했네. 아니 애초에 그것 밖에 말할 것이 더 있냐? 우리 사이에 대해?”

“후, 어쨌든 이제 설명을 좀 하란 말이다. 넌 대체 뭘 생각하고 있는 거냐. 도대체 어떻게 그놈들의 아지트를 알고 있었던 거고.”

“굳이 설명할 필요 있나. 알아서 생각해라. 그보다 너 이제 나랑 같이 던전 다닐 거야.”

“뭐? 누구 마음대로?”

“내 마음대로.”

“난 절대 너랑······.”

“온 세상에 네가 강아지 무서워하는 거 까발리는 수가 있다. 조용히 따라. 험한 꼴 당하기 싫으면.”

“젠장.”


강해성의 불만을 일축한 뒤 본론을 꺼냈다.


“길드 설립 건은 잘 돼 가냐?”

“도와준다고 해놓고 오히려 방해만 해서 더 골치 아파졌다.”

“나랑 같이 다녀. 일단 던전 헌팅 경험부터 쌓아야지. 그리고 너, 개 공포증부터 극복해야 할 것 아냐.”

“뭐, 뭔 소리야.”

“나랑 같이 던전 다니자고 했잖아. 개과 몬스터가 자주 나오는 던전들을 내가 잘 알고 있거든.”

“이 미친놈······.”


강해성의 표정엔 불만이 가득했지만, 그의 의사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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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025. 시스템 업그레이드(1) 23.06.03 37 1 12쪽
25 #024. 두 번째 파편(3) 23.06.02 33 1 12쪽
24 #023. 두 번째 파편(2) 23.06.01 35 1 13쪽
23 #022. 두 번째 파편(1) 23.05.31 41 1 13쪽
22 #021. 창천검가 막내아들(3) 23.05.30 41 1 12쪽
21 #020. 창천검가 막내아들(2) 23.05.29 46 1 12쪽
20 #019. 창천검가 막내아들(1) 23.05.28 52 2 12쪽
19 #018. 예견된 만남(3) 23.05.27 58 2 12쪽
18 #017. 예견된 만남(2) 23.05.26 46 2 11쪽
17 #016. 예견된 만남(1) 23.05.25 48 2 11쪽
16 #015. 예견된 변화(3) 23.05.24 51 2 12쪽
15 #014. 예견된 변화(2) 23.05.23 58 3 13쪽
» #013. 예견된 변화(1) 23.05.22 60 3 12쪽
13 #012. 예견된 습격(3) 23.05.21 77 3 12쪽
12 #011. 예견된 습격(2) 23.05.20 74 3 12쪽
11 #010. 예견된 습격(1) 23.05.19 102 3 13쪽
10 #009. 고인물의 법칙(3) +1 23.05.18 84 3 13쪽
9 #008. 고인물의 법칙(2) 23.05.17 82 3 12쪽
8 #007. 고인물의 법칙(1) +1 23.05.16 95 5 13쪽
7 #006. 힘숨찐의 법칙(3) +1 23.05.15 113 7 14쪽
6 #005. 힘숨찐의 법칙(2) 23.05.14 113 7 15쪽
5 #004. 힘숨찐의 법칙(1) 23.05.13 137 5 12쪽
4 #003. 빙의물의 법칙(3) 23.05.12 151 7 12쪽
3 #002. 빙의물의 법칙(2) 23.05.11 176 6 13쪽
2 #001. 빙의물의 법칙(1) 23.05.10 221 9 14쪽
1 #000. Prologue. +1 23.05.10 267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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