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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는 것 그대로

힘숨찐에 빙의한 고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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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력운동
작품등록일 :
2023.05.10 20:36
최근연재일 :
2023.06.03 19:04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2,299
추천수 :
91
글자수 :
145,679

작성
23.05.3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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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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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021. 창천검가 막내아들(3)

DUMMY

‘뭐지? 이 불안한 느낌은?’


창천검가 막내아들 김창훈은 아까부터 알 수 없는 불안한 마음이 이해되지 않았다.

뭔가 일이 틀어지고 있다는 본능적인 감각이 그의 신경을 곤두세웠다.


‘다왔다.’


드디어 보스룸에 도착했다. 이 안에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줄 유일한 열쇠가 있······.


‘저건 또 뭐야?’


막상 보스룸에 들어가니 기대했던 것과 다른 풍경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검붉은 빛의 거대한 둠이 보스룸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었다.

보스룸 그 어디에도 보스로 추정되는 몬스터가 보이질 않았다.


‘보스는 없는 건가?’


그 수상한 남자가 자세히 말해주지 않았으나 던전 보스룸에 무언가 지키고 있는 것이 있을 거라 했다.


‘그래서 나는 보스가 지키고 있는 무언가가 있는 건 줄 알았는데.’


그런데 막상 던전의 끝까지 와 보니 보스는 없고 이상한 검붉은 장막만이 남아있었다.

그 모습이 꼭 안에 있는 무언가를 지키고 있는 듯한 형상이었다.


과연 그런 건가.

저 검붉은 장막을 깨트리면 되는 건가?

던전은 워낙 기상천외한 일들이 자주 벌어지는 또 하나의 세상.

얼마든지 저 검붉은 장막이 보스로 취급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리라.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하나군.’


검을 들어 올린 채 천천히 검붉은 장막에 다가갔다. 앞으로 뭘 해야 하는지는 간단했다.

저 검붉은 장막을 깨트리는 것.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몰라도 자신의 마력 단절을 해결해줄 열쇠가 저 안에 있다는 건 확실했다.


‘부서져라!’


투웅!


있는 힘껏 내려친 검격에 검붉은 장막이 잠시 출렁거렸다. 이내 반발감이 생겨나 그의 검을 허무하게 밀어내버렸다.


‘생각보다 단단하진 않아. 그렇다고 쉽게 부서질 것 같지도 않고.’


단단하기 보단 충격을 흡수해 다시 밀어내는 탄성에 가까운 감각에 조금 당황했지만······.


‘무조건 파괴해야 한다.’


김창훈, 그에겐 시간이 없었다. 앞서 던전에 입장한 정체불명의 헌터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뒤로는 매화 길드가 바싹 따라붙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 헌터는 어디에 있는 거지?’


자신이 걸어온 길에서 계속 발견되던 렌스테일 타이거의 사체. 깔끔한 솜씨로 보아 분명 베테랑 헌터가 틀림없는데.


‘설마 벌써 보스를 잡고 나간 건 아니겠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던전핵은 보이지 않았고 던전은 여전히 온전하게 유지되고 있으니까.

모르긴 몰라도 아마 보스 또는 그 보스가 지키고 있는 무언가가 던전핵을 대체하고 있으리라.


‘이 안에 그게 있다는 소리겠지.’


다시 한번 심호흡을 하고 검을 들어 올렸다.

이내 있는 힘껏 내려쳤으나······.


투웅!


‘이거 쉽지 않겠는데.’


김창훈은 자신의 입술을 깨물었다.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걸 직감적으로 깨달은 것.

마력도 쓸 수 없는 몸이니 그저 맨땅에 해딩하는 느낌으로 검만 휘둘러야 하는데.


‘이러다가 뒤를 밟히겠어.’


매화 길드는 국내 빅5 길드 중 한 곳.

그런 길드가 자신의 뒤에서 바짝 따랍붙고 있는 상황에 그들이 도착해 자신을 발견하기라도 하면······.


“제발 부서져라!”


투웅! 투웅!


마음이 다급해진 김창훈이 있는 힘껏 검을 내려치고 또 내려쳤다. 몇 번이고 반복했지만, 그 검붉은 장막은 여전히 온건했다.


마치 안에 있는 것을 절대 사수하겠다는 것처럼.


***


“보스룸과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사체는 계속 나타나는 것을 보아 팀장님이 말씀하신 그 헌터는 이미 보스룸에 진입한 것 같은데요.”

“자칫 던전이 해체될 수 있겠습니다. 그 헌터가 보스를 처치하고 핵을 파괴한다면요.”

“그럴 리가 없어요. 그 사람 실력으로 이 던전을 공략하는 건 무리라고요.”

“하지만, 팀장. 지금 상황을 보면······.”

“빨리 가죠. 여기까지는 운 좋게 살았을 수 있어도 보스는 말이 다릅니다.”

“일단 알겠습니다. 그럼 속도를 더 올려보죠.”


매화 길드는 분주했다. 정찰과 조사를 통해 천천히 진입했지만, 막상 그들과 마주한 몬스터는 대부분 이미 죽어버린 사체들 뿐이었다.


그나마 벌때가 조금 남아 있었고 운좋게(?) 살아남은 렌스테일 타이거 몇몇이 그들에게 달려들었을 뿐.


매화 길드 3팀장 한설아는 한 손엔 냉기를 한 손엔 전기를 머금은 채 렌스테일 타이거를 처치했다.


“이쪽은 정리 끝났어요.”

“보스룸과 5m 남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 팀장 이것 좀 보세요.”


헌팅 드론을 조정하던 팀원 한 명이 디스플레이 화면을 한설아 쪽으로 공유했다.

한설아가 황급히 그 화면을 바라본 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그 사람이 아니잖아······.’


동시에 안도감이 생겼다. 일단 자신이 알던 그 사람이 아니라면, 위험한 상황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으니.

물론 저 남자도 위험한 상황일 수 있으나 사실상, 이로운만 아니라면 지금까지 본 사체들로 봤을 때 충분히 실력 있는 헌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모든 건 이로운의 약자 위장 스킬 때문에 발생한 이상한 오해였으나······.

그걸 알 리가 없는 한설아는 안도하며 다음 지시를 내렸다.


“제가 짐작한 사람은 일단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그래도 보스룸에 헌터 혼자 있는 건 매우 위험한 상황입니다. 모두 속도를 더 내어 이동합시다.”

“보스룸까지 더 이상의 위험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니 빠르게 이동해도 될 것 같습니다.”


드론을 통해 앞서 위험이 없다는 걸 확인한 팀원의 보고에 한설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저 사람 어디서 봤더라?”

“아! 그 사람 아니야? 창천검가의 막내아들.”

“에엥?”

“맞네. 맞아! 그런데 뭐하고 있는 거람?”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저 거대한 장막을 파괴하려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던전 공략의 핵심이 저 장막 안에 있겠죠.”


한설아의 차분한 설명에 팀원들이 일리가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팀장, 저게 뭔지는 몰라도 창천검가의 혈족이 던전에 몰래 들어와 저렇게 사력을 다하는 거라면 틀림없이 뭔가 대단한 것이 있을 겁니다. 그게 뭔지는 몰라도 뺏기게 나둘 순 없습니다.”

“지금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지만, 속도를 올리는 건 동참입니다. 어서 이동하죠.”


그렇게 한설아의 팀도 보스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


무명 마력 호흡에 빠져든 지 얼마나 되었을까.

나는 무아지경으로 내안의 마력흐름을 관조하며 사색에 잠겨 있었다.


마치 몸과 정신이 두 개로 분리된 것 같은 묘한 이질감 속에서 내 마력은 끊임없이 내 몸 구석구석을 돌며 불순물을 빼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걸 내가 가져버리면 김창훈은 어떻게 되는 거지?’


그는 훗날, 인류 구원에 보탬이 될 중요 전력이었다. 예정된 멸망을 막기 위해선 강해성 하나로 부족하다는 것이 5년 동안 이 게임을 해온 고인물로서의 소견이다.


그러니 김창훈의 약점을 해결하는 것은 나에게 있어 최우선의 과제 중 하나.

원래는 그 유물을 내가 먼저 가진 뒤 거래를 통해 김창훈에게 넘기고 그를 내 우군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하지만 일이 꼬여도 단단히 꼬인 것 같다.

정신을 차렸을 땐, 그 푸른 심장에 이미 손을 댄 직후였고 그 후론 마력이 들끓으며 지금과 같은 꼴이 되었으니.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거야.’


푸른 심장이 내 안으로 흡수된 이후로 넘쳐흐르는 마력은 통제하기도 버거웠다.

그러나 한 톨이라도 잃을 수 없어 사력을 다해 그 마력을 몸 안에 묶어내고 있었다.

덕분에 내 몸은 터질것처럼 부풀었다 꺼졌다를 반복하는 중이었고 그 통증은 고스란히 내 몫이었지만······.


‘조, 조금만 더······. 크윽!’


어느새 희망이 보이고 있었다.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흥분한 황소마냥 미친 듯이 날 뛰던 마력이 어느새 진정되고 있었다. 폭발하듯 사방으로 넘쳐 흐르던 마력이 혈관을 타고 온 몸을 돌며 내것이 되고 있었다.


‘다, 다 됐다!’


마침내 마지막 마력까지 내 것으로 만들었을 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어빌리티 무명 마력 호흡이 혼마심법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잃어버린 힘 일부를 되찾았습니다.]

[특별 임무 수행 보상 조건을 획득하였습니다.]

[보상을 선택하세요.]


[클래스 스킬 – 카오스 아레나(EX) : ■■■ 군단장의 고유 영역. 격을 올리는 수련장으로 활용된다.]

[어빌리티 – 초재생(S) : 상처, 치명상, 신체 결손 등을 완전히 회복시킨다..]

[유틸리티 – 어빌리티 강화 : 보유 어빌리티 하나를 상위 등급으로 강화한다.]


‘이게 이렇게 또 발동하다니.’


특수 임무 보상제. 내가 빙의한 이후로 각성한 내 고유 어빌리티.

그런데 이번엔 뭔가 심상치 않았다. 처음으로 보기란에서 필터링되어 있는 항목이 나타난 것.


‘필터링된 것이라면 내 히든클래스와 관계가 있는 것이 틀림없는데. 분류도 클래스 스킬로 되어 있고.’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어빌리티 초재생은 말할 것도 없으며 유틸리티라는 새로운 분류의 보상 또한 내 보유 어빌리티를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


‘그래. 어차피 이 보상은 다음 단계에서도 다시 나타날 테니까.’


그간의 경험상 선택받지 못한 보기가 다음 차례에서 사라진 적은 없었으니 일단 지금은······.


‘이걸 선택해볼까.’


보상 선택을 마친 순간, 거침없이 검붉은 장막이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마주치고야 말았다. 있는 힘껏 전력을 다해 내 쪽으로 검을 내려치려는 김창훈의 모습을······.


“뭐야?”

“으헉? 으아악!”


나도 놀라고 당황했지만, 그건 김창훈도 마찬가지인지 기겁하며 뒤로 물러서다 제 발에 걸려 꼴사납게 넘어지고 말았다.


“다, 당신은······.”

“김창훈 씨? 여기서 뭘 하고 계신 겁니까?”


그가 이곳에 온 이유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나 그걸 내색할 순 없어 직접 물었다.


“그, 그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아니 그보다 대체 왜 그 안에서 나오는 겁니까? 여기서 뭘 하고 계셨던 거죠?”

“김창훈 씨가 말씀드릴 수 없는 개인사정이 있듯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뭐 이건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던전 곧 해체됩니다.”

“아!”


내 말에 퍼뜩 뭔가 떠오른 김창훈이 주변을 샅샅이 뒤졌으나 이내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아아, 이번엔 확실했는데······.”


묘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던 김창훈이 뭐라 말하려던 순간.


“어? 한 명이 아니었네?”

“다들 괜찮으십니까?”


뒤늦게 도착한 매화 길드 팀과 한설아가 우리 쪽으로 달려왔다.


“······설마 했는데 정말로 혼자 들어가신 거예요? 위험하게 대체······.”

“으음, 보시다시피 던전은 제가 멋대로 공략해버렸습니다. 관할 지역이었을 텐데 죄송하네요.”

“다들 안 다쳤으면 그걸로 됐습니다.”

“저기 팀장,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닙니다. 손해배상은 청구해야죠.”


한 팀원의 말에 한설아는 고개를 저었다.


“이 상황에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네요.”


스르륵.


어느새 던전이 공략되었다는 걸 확인사살이라도 하듯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리는 던전 풍경.


“던전 사라집니다!”

“일단 우리는 나가서 이야기 하죠.”

“네.”


한설아가 할 말이 많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여자가 왜 이런담?


***


‘도대체 왜 그 사람이 거기에 있던 거지?’


매화 길드가 도착한 이후 곧바로 던전은 사라졌고 김창훈과 이로운은 매화 길드의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났다.


남의 길드 관할 내 발생한 던전에 무단 침입한 것이었으나 긴급 헌팅에 해당하여 크게 문제 삼지 않아 별탈없이 풀려날 수 있었다.

문제는 자신의 생각과 달리 별 소득 없이 던전이 공략되었다는 거다.


‘이번엔 틀림 없었는데.’


본능적인 직감, 분명 그 수상한 남자가 그랬다. 던전에 들어간 순간부터 거기가 확실하다는 느낌을 받을 거라고.


‘분명 그 이로운이란 헌터와 관련이 있는 게 틀림없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줄 열쇠, 어쩌면 그 남자가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만나봐야겠어.’


진짜로 어쩌면. 그 수상한 남자가 말한 열쇠라는 것이 그 헌터를 가리키는 것일지도 모르니까.


이상한 착각 쪽으로 생각이 기운 김창훈은 즉시 움직였다.


‘그때 번호를 받아둬서 다행이야.’


휴대폰을 꺼낸 김창훈은 곧바로 이로운에게 연락을 취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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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024. 두 번째 파편(3) 23.06.02 33 1 12쪽
24 #023. 두 번째 파편(2) 23.06.01 35 1 13쪽
23 #022. 두 번째 파편(1) 23.05.31 41 1 13쪽
» #021. 창천검가 막내아들(3) 23.05.30 42 1 12쪽
21 #020. 창천검가 막내아들(2) 23.05.29 46 1 12쪽
20 #019. 창천검가 막내아들(1) 23.05.28 52 2 12쪽
19 #018. 예견된 만남(3) 23.05.27 58 2 12쪽
18 #017. 예견된 만남(2) 23.05.26 46 2 11쪽
17 #016. 예견된 만남(1) 23.05.25 48 2 11쪽
16 #015. 예견된 변화(3) 23.05.24 51 2 12쪽
15 #014. 예견된 변화(2) 23.05.23 58 3 13쪽
14 #013. 예견된 변화(1) 23.05.22 60 3 12쪽
13 #012. 예견된 습격(3) 23.05.21 77 3 12쪽
12 #011. 예견된 습격(2) 23.05.20 74 3 12쪽
11 #010. 예견된 습격(1) 23.05.19 102 3 13쪽
10 #009. 고인물의 법칙(3) +1 23.05.18 84 3 13쪽
9 #008. 고인물의 법칙(2) 23.05.17 82 3 12쪽
8 #007. 고인물의 법칙(1) +1 23.05.16 95 5 13쪽
7 #006. 힘숨찐의 법칙(3) +1 23.05.15 113 7 14쪽
6 #005. 힘숨찐의 법칙(2) 23.05.14 114 7 15쪽
5 #004. 힘숨찐의 법칙(1) 23.05.13 137 5 12쪽
4 #003. 빙의물의 법칙(3) 23.05.12 151 7 12쪽
3 #002. 빙의물의 법칙(2) 23.05.11 176 6 13쪽
2 #001. 빙의물의 법칙(1) 23.05.10 221 9 14쪽
1 #000. Prologue. +1 23.05.10 267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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