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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2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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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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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688

작성
21.11.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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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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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전설의 소환 (3)

DUMMY

“하....어쩌지?....”


용기는 자신 앞에 놓여진 두 권의 책을 바라 보다가 팔짱을 끼고 깊은 한 숨을 내쉬었다.


천시연현술 내부에서 시간을 보낸지 사흘째.


로레나는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 하고 있었다. 그녀는 한마디로 문일지십(聞一知十)의 천재 무인이었다. 하나를 가르쳐 주면 열을 스스로 깨닫는 그녀의 모습을 본 용기와 연화는 혀를 내둘렀다. 용기는 연화를 보며 천재라고 느꼈었는데, 그 천재 위에 또 다른 천재가 있다는 것을 로레나를 보며 깨달았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자신의 딸 유나였다.


일단 유나는 로레나가 환골탈태를 하며 모든 머리카락과 몸의 털이 없어지는 모습을 보고 기겁을 한 후 자신은 절대 환골탈태를 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버텼다.


특히 머리카락은 엄마가 매일 아침에 빗겨주던 소중한 것이라며 절대 잃을 수 없다고 우겼는데, 용기가 온갖 이유를 대며 설득 시킬려고 노력 했지만 그의 노력과 완성도 높은 논리 주장은 유나의 ‘무조건 안 돼!’ 라는 외침 앞에 처참히 무너졌다.


그나마 로레나와 연화가 도움을 주어서 유나의 하단전만 열어 주기는 했다.


그녀들은 유나에게 ‘언니가 멀리 나가 있을 때 우리 유나 목소리가 갑자기 듣고 싶은데 유나가 디스푸라가 단검을 사용할 줄 몰라서 대화가 안되면 어쩌지?’ 라며 신체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특히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는 선에서 기를 다룰 수 있는 수준의 내공을 가지고 있는 게 좋지 않겠냐고 설득했고, 유나는 거기에 동의했다.


하단전을 연 김에 용기는 유나에게 기초적인 검술 몇 가지를 가르쳐 보았다.


일단 그녀의 기운 자체는 굳이 꼽자면 자신과 마찬가지인 토(土)의 기운이었다. 여기서 ‘굳이 꼽자면’ 이라는 표현이 필요했던 이유는 이상하게도 그녀는 특성화된 어떤 한가지 기운을 가지고 있지 않고 오행의 모든 기운을 골고루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러 가지 기운을 몸에 지니고 있는 사람들도 없지 않게 있긴 하지만, 보통은 오행 중에 한 가지 기운이 특별히 발달하기 마련인데, 유나는 딱히 어떤 한 가지 기운을 꼽기가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유나는 검술에 별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검의 크기도 문제가 되어 그녀의 검술 흐름을 꾸준히 방해했다. 하단전의 기운을 쓸 수 있고 웨제그 장갑을 사용하니 검의 무게는 전혀 부담이 되지 않았지만, 용기가 가지고 있는 검들은 모두 하나같이 성인의 팔 다리 길이를 고려해서 만든 것들이라, 고작 아홉살 된 유나가 검을 유연하게 휘두르며 검술을 펼치기에는 검의 길이가 너무 길었다.


결국 유나는 하루만에 검술 훈련에 흥미를 잃고 때려 쳤다.


“나중에 백음 스승님이나 장삼봉 스승님이 유나가 본인들의 무공을 익히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시면 아마 날 잡아 먹을려고 하실 꺼야. 아이고야...”


그는 자신 앞에 놓여진 백음 스승인 독문 무공인 월영신검(月靈神劍)과 무당파의 장문인만 익힐 수 있다는 최상승 무공인 태극혜검(太極慧劍) 무공 서적들을 다시 한 번 우울하게 바라보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유나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유나는 푹신한 잔디밭에 앉아서 리아카르의 알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심지어 그녀는 리아카르 알 껍질에 가지고 온 매직펜으로 그림까지 그려주고 ‘모모’ 라고 큰 글씨로 적어 놓았다.


“모모?”


용기가 황당하다는 목소리로 물었다.


“응. 모모라고 부를 꺼야.”


용기는 이미 이름이 있는 남의 집(?) 자식에게 그것도 자신의 생명의 은인들 자식에게 자신의 집 개 이름을 가져다 붙이는 것이 가당치 않다고 느껴졌지만 굳이 그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근데 무슨 책 읽고 있어? 모모에게 읽어 주고 있었던 거야?”


용기가 유나 손에 든 책을 가르키며 물었다.


“이거 로빈 후드야. 내 생각엔 모모도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애. 재밌는 장면에서 막 꿈틀대.”


“아...로빈 후드.”


용기의 눈에서 갑자기 광채가 발했다.


“로빈 후드?! 활?! 그래! 활!”


그는 갑자기 뒤로 돌아 거처 근처에 이미 열어 놓은 룬다보켓으로 순식간에 뛰어 갔다. 그리고 그는 잠시 후에 안에서 한 개의 빛나는 하늘색 활을 가지고 다시 나와 유나에게 돌아왔다.


“어...이거 뭐야?”


“이거 활이야. 근데 되게 신기한 마법 활이야. 자 잡아 봐.”


용기가 유나에게 쥐어 준 활은 스카디 신에게서 받은 ‘네이야’ 였다.


유나가 아빠의 말대로 활을 잡고 시위를 잡아 당기며 기를 불어 넣자 자신의 어깨 높이와 비슷했던 그 커다란 활이 자신의 신체 사이즈에 딱 적당한 어린이용 활로 변했다.


“우와! 이거 크기가 줄었어 아빠!”


“자 이제 활에 기운을 계속 불어 넣으면서, 눈을 감고 머리 속으로 한 가지 간단한 형태의 그림을 생생하게 떠올리면서 활 시위를 당겨 봐.”


유나가 잠시 눈을 감고 뭔가를 생각하자 투명한 형태의 화살대가 생기며 끝에 활촉이 생겨났다.


“너....혹시....떠올린 그림이 김밥이냐?”


용기가 활촉의 모양을 보며 어이 없다는 듯이 말했다.


“응. 나 김밥 먹고 싶어.”


눈을 뜬 유나가 당연 하다는 듯이 답했다.


그리고 유나는 아빠가 가르쳐 준 대로 활을 겨냥하고 시위를 놓자 김밥 화살이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 겨냥한 나무에 부딪히며 펑하고 터져 없어졌다.


뒤에서 갑자기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유나 대단한데?!”


로레나와 연화였다. 그리고 그녀들은 유나에게 내친 김에 다른 형태의 화살도 쏘아 보라고 재촉했다. 신나하는 언니들에 덩달아 같이 신이 난 유나는 여러 가지 형태의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들을 화살 촉으로 만들어 날려 보내기 시작했다.


“김밥 화살이라....하....”


용기는 한 숨을 살짝 내쉬었지만 일단 유나가 활 이라는 무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자. 나가자.”


천시연현술 내부에서 있은지 어언 한 달.


며칠전부터 어제까지 분명히 늠름히 서있던 나무가 갑자기 사라지고, 푹신한 잔디밭이 다음날 황무지로 변하는 등등, 진을 유지하고 있는 여의주의 기력이 거의 소진 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자, 용기와 일행들은 진을 나갈 채비를 하였다.


한 달 동안 로레나는 머리속에 있는 해남파의 기초 무공과 백사비검을 꾸준히 단련하여 일취월장 하였고, 무공 수련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유나도 이제는 적어도 김밥 화살을 쏠 때, 머리속으로 김밥 이미지를 떠올려야 하는 시간 공백없이 바로 날려 보낼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쿠우우우웅.


용기와 일행들이 밖으로 나오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천시연현술의 진은 사라지고 진을 설치할 때 사용 되었던 네 개의 커다란 나무 기둥들만이 덩그러니 서있었다.


용기는 진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작동 시켰던 타이머 시계를 집어 정지 시켰다. 시간은 5시간 52분 17초를 가리키고 있었다.


“확실히 신계의 시간의 숲 보다는 성능이 떨어지는군.”


용기가 아쉽다는 듯이 말했다.


시간의 숲에서 한 달 정도의 시간을 보내면 계산상 바깥 세상에서는 대략 두 시간이 흐른다. 하지만 타이머의 시간 계산대로라면 천시연현술은 시간의 숲보다 대략 세 배 정도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는 이야기였고, 바꾸어 말하면 세 배 정도 성능이 뒤쳐진다는 뜻이었다.


“괜찮아. 그게 어디야? 고작 여섯 시간 투자해서 한 달 분량의 무공 수련을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거니까.”


연화가 말했다.


“그건 그렇지.”


“아빠. 배고파.”


“흠. 그럼 이른 아침을 먹어볼까?”


아직 세상은 어두웠고 아침 해가 뜰려면 몇 시간이 더 있어야 했지만 그들은 그냥 이른 아침을 먹기로 했다.



*****



용기는 이른 아침 이후에 현재 거처로 삼고 있는 곳의 뒤쪽인 바다를 향해 날아간 후, 꽤나 높은 하늘 위까지 올라가 자신의 발 아래로 보이는 지형들을 잠깐 바라 보다가 자신 위의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이제 막 아침해가 떠올라 세상의 어둠을 부지런히 걷어내고 있는 중이었다.


처음에 나온 목적은 음식을 구하기 위함이었다.


천시연현술 내부에서 용기와 일행들은 그동안 모아둔 음식들을 전부 먹어 치웠다. 음식들이 모자라 나중에는 선계에서 받아온 천충단도 같이 복용해야만 했었다.


하지만 그는 갑자기 하늘 위로 계속 올라가 구름이 있는 곳까지 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시간의 숲에서 비행 훈련을 할 때는 숲의 천장이 있어서 아주 높이 올라갈 수도 없었고, 하늘 높이 올라갈 수록 생기는 공기의 압력과 온도의 차이도 느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스승들에게 검을 타고 도대체 얼마나 높이 올라갈 수 있는지에 대한 그들을 경험담 이야기들을 들으며 인간계로 가면 꼭 한 번 자신이 올라갈 수 있는 최대 높이까지 하늘 위로 올라가 보고 싶었었다.


하지만 그렇게 혼자 여유 부리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자신이 스승들에게 들은 바로는 구름이 있는 곳까지의 비행은 보기와는 다르게 꽤 오래 걸린다고 했다.


게다가 아무리 기로 몸을 감싸 보호 한다고 해도 하늘 위로 올라 갈수록 강해지는 공기의 압력, 바람, 추위, 그리고 점점 약해지는 산소 때문에 장시간 높은 곳에 있기가 힘들다고 들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기초적인 과학 지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구름은 상층운, 중층운, 하층운으로 나뉘는데, 높은 산 꼭대기에 걸리는 구름들은 대부분 지상에서 이천미터 정도에 형성되는 그나마 지상에서 가까운 하층운들이다.


하지만 현재 자신이 바라보고 있는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도대체 하층운인지 중층운인지 아니면 아예 자신의 현재 무공 실력으로는 도달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높이 떠 있는 상층운인지 그냥 눈으로만 봐서는 도저히 알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구름까지 날아 가고 싶은 마음을 접고 앞으로 비행하며 나아가 코네티컷 주의 육지쪽에 도착해 조심스럽게 이동했다.


요괴들을 만나도 도망갈 생각은 없었지만, 발각되어 귀찮게 싸움판을 크게 벌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펑!


폭발음이 아주 먼 곳에서 희미하게 들려왔다. 급하게 한 건물 옥상 위로 올라와 살펴보니 저기 먼 곳에서 검은 연기가 크게 피어 올라오고 있었다. 그쪽에서 다시 들려오는 또 다른 폭발음.


용기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 연기쪽으로 향해 몸을 날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폭발음의 근원지에 도착하자 그의 눈에 들어온 건 전쟁터였다. 하지만 이미 승부는 갈려 있었다.


콰쾅!

퍼어엉!

투투투투!


장소는 희한하게도 평범해 보이는 한 공장 부지였다.


하지만 군인들 수십 명이 요괴들을 상대로 격렬한 전투를 벌여 공장 건물의 일부분이 무너지고 불이 나고 있었고, 이미 사망한 군인들의 숫자만 대략 삼십 명 정도 되어 보였으며, 죽거나 상처를 입고 쓰러진 요괴들의 숫자도 꽤 되어 보였다.


"크아악!"

"으아아아 안 돼!"


살아남아 마지막까지 저항하는 군인은 총 다섯 명이었는데 방금 넷으로 줄었다.


포신이 검강에 잘려 나가고 바퀴가 부셔져 더이상 움직일 수 없는 장갑차 위에서 중형 기관총을 사방으로 쏘아대던 사수는 용기가 도착하자마자 뒤에서 몰래 접근한 한 여우족 요괴의 검에 죽어 버렸다.


남은 이들 중 두 명은 장갑차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는데, 모래 주머니로 쌓아 놓은 방호벽 뒤에서 대전차 유탄 발사기를 접근하는 요괴들을 향해 쏘아 대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뒤에 부사수로 보이는 한 명이 쉴새없이 손을 움직이며 새로운 유탄 발사기를 장전하면서 사수들이 발사를 마칠 때마다 장전된 유탄 발사기로 바꿔 주고 있었다.


그들 셋의 후방을 지키고 있는 이는 조금, 아니 많이, 정상적인 군인들의 복장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는 군복을 입고 있지도 않았고, 평범한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에, 다리와 팔, 어깨, 그리고 등에 뭔가 기계 장치들을 잔뜩 달고 있었다.


“저건....로봇 수트?”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 주신 모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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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설의 소환 (3) 21.11.22 318 13 12쪽
81 전설의 소환 (2) 21.11.21 314 13 14쪽
80 전설의 소환 (1) 21.11.20 316 13 11쪽
79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8) +4 21.11.19 322 13 18쪽
78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7) +3 21.11.18 330 14 11쪽
77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6) +4 21.11.17 323 14 16쪽
76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5) +2 21.11.16 330 13 13쪽
75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4) +2 21.11.15 319 13 11쪽
74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3) +2 21.11.14 320 13 17쪽
73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2) +2 21.11.13 318 12 13쪽
72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1) +2 21.11.12 323 13 14쪽
71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2) 21.11.11 320 12 14쪽
70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1) 21.11.10 326 1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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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각자의 선택 (7) 21.11.08 342 13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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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각자의 선택 (5) 21.11.06 334 15 16쪽
65 각자의 선택 (4) 21.11.05 336 13 17쪽
64 각자의 선택 (3) 21.11.04 335 13 16쪽
63 각자의 선택 (2) 21.11.03 331 1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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