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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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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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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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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그동안 너무 떠돌아 다니기만 하던 나는 나만의 평화로운 안식처가 필요 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신계를 창조할 때 그러한 안식처를 마음속으로 그려 보았는데, 자연이 그곳을 아주 멋지게 신계 내부에 반영시켜 주었고, 나는 그 장소를 디비너스라고 이름 붙였다.


-야쿱의 회상록 중에서 –



*****



인류의 종말은 2018년 9월말의 따뜻한 날씨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던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 되었다.


일요일 자정이 훌쩍 넘은 새벽이었기에, 다음날 아침에 출근을 걱정하며 집으로 일찍 귀가한 사람들 때문에 거리는 비교적 한가했지만, 따뜻한 날씨와 개선문에 설치된 화려한 조명이 만들어 내는 멋진 밤 풍경을 안주 삼아 새벽 늦게까지 근처의 벤치에서 술잔을 기울리는 이들도 꽤 있었다.


게다가 파리의 개선문은 워낙 다채로운 이벤트가 펼쳐지는 관광 명소이다 보니, 사람들은 처음에 개선문의 중앙에서 파란색의 반원이 생기는 것을 보고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었다.


그속에서 여우 얼굴을 한 이상한 것들이 튀어 나왔을 때도, 술에 취한 주위의 사람들은 그냥 철 이른 할로윈 이벤트인가 하고는 웃으며 넘겼다.


하지만 그 여우 변장을 하고 있는 줄만 알았던 정체 불명의 존재들이 순식간에 주변 사람들의 목을 베고, 피가 사방에서 튀어 나오며, 곳곳에서 비명이 들리기 시작하자 그제서야 사람들은 전화기를 들어 경찰에게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파리 시내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들 대부분은 동이 트고 잠자리에서 일어나서야 자신들이 거주하고 있는 파리가 인간이 아닌 정체 불명의 존재들에게 완전히 점령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렇게 프랑스의 중심지는 힘없이 함락 당했으며, 항복 선언을 거부하는 프랑스 대통령 앞에서 삼천여 명에 달하는 프랑스 국민들의 목이 날아가는 참혹한 장면을 전 인류가 TV를 통해서 보게 되는데 까지는 딱 하루가 걸렸다.


'무스트.' 요계에 서식하는 꽃 종류의 식물로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한 대상에게 무스트 꽃잎을 먹이게 한 후, 그 대상의 머리에 무스트 줄기를 동여 매고 그 줄기 반대편에 다른 한 대상의 머리에 연결하면, 꽃잎을 먹은 대상의 모든 기억이 반대편 대상에게 전해지는 기능이었다.


요계의 거북이족 요괴들이 바로 이 무스트를 이용해서 용기의 모든 기억을 캐내어 요괴들이 알지 못했던 인간계의 숨겨진 과학의 힘들을 알아내게 되었고, 그를 바탕으로 요계는 인간계 공략의 대대적인 전략 수정을 해낼 수 있었다.


용기의 기억 속에서 찾아낸 인간들의 과학 무기들은 요계가 생각하기에 위협적인 것들이 꽤나 되었다. 그래서 요괴들은 인간들이 명칭하는 ‘미사일 기지’ 와 ‘공군 기지’들을 가장 먼저 공략 하기로 결정했다.


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무스트를 이용해서 가장 먼저 보이는 인간 하나에게 프랑스와 관련된 지식을 얻어, 가까운 곳에 프랑스 대통령이 거처하는 엘리제 궁전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어 바로 그곳으로 이동, 프랑스 대통령를 생포한 후, 그를 통해 프랑스 국가에 존재하는 모든 군사적 주요 거점과 기지들의 위치에 대한 정보나 그러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루트를 확보한 후, 바로 요계의 비행부대 독수리족 요괴들을 그쪽으로 투입 시켰다.


그 지정된 장소에 도착한 독수리족 요괴들은 기지 파괴뿐만 아니라 곳곳에 이동진을 설치해 요계 군대의 보병 부대들을 손쉽게 이동시켰다.


그렇게 손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파괴당한 프랑스의 핵무기, 미사일, 공군 기지들을 바탕으로 요계 군단들은 너무나도 손쉽게 프랑스 군대를 격파 시켜 나갔다.


인류의 가장 큰 약점은 소형 화기들의 무력함이었다.


군대에 가장 많이 보급되어 있는 권총, 소총, 경기관총, 이동 가능한 M60 기관총 같은 중형기관총들은 요괴들에게 전혀 먹혀 들지 않았다.


여우족과 늑대족 그리고 독수리족은 반탄강기나 호신강기로 그 총알들을 가볍게 막아 냈으며, 거미족들의 등 껍질과 부엉이족의 날개는 너무 두꺼워 소총의 총알이 뚫지 못했다.


요괴들이 사용하는 반탄강기나 호신강기도 사실 내공 수위에 따라 요괴들마다 그 강도의 차이가 있기에 M60 같은 기관총은 약한 강도의 호신강기를 뚫을 수 있을 법도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요괴가 부동의 자세로 서서 그 총알들을 다 전부 다 맞아주고 있을 때나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이야기였고, 인간들은 기를 이용해 신형을 빠르게 움직이는 요괴들을 그들의 평범한 동체 시력으로 잡아 내는 것 조차도 아예 큰 무리가 있었다.


그렇기에 여우족과 늑대족 겨우 몇 십이 프랑스 보병 부대 수천이 뭉쳐 있는 곳으로 일단 뛰어 들기만 하면 요괴의 검에 죽어가는 병사들의 숫자보다, 겁에 질린 병사들이 아무 곳에나 총을 쏘는 바람에, 팀킬에 의해 죽어가는 병사들이 오히려 많을 정도였다.


그렇게 프랑스 보병 부대들은 추풍낙엽처럼 요계 군대에 쓸려 나갔다.


그렇다고 반격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모든 공군 기지를 파괴 시켰다고는 하나, 전투기들이 모두 공군 기지에만 배치되어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프랑스도 살아 남은 전투기들과 전투 헬기들을 총 동원해 반격을 가했다.


게다가 이들이 탑재하고 있는 미사일들은 요괴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랑스도 잠시나마 희망을 가져보기도 했다.


하지만 전투기와 헬기에 탑재된 미사일 숫자는 요계 군대의 숫자보다 터무니 없이 적었고, 전투기는 독수리족이나 부엉이족 요괴들보다 훨씬 빠르기는 하지만 공중에서 방향을 쉽게 바꿀 수 없다는 단점으로 미사일 한 두발 발사 이후로는 격파되기 일쑤였다.


전투 헬기들의 대부분은 독수리족 요괴들이 따라 잡을 수 있는 속도였고, 헬기보다 독수리족들이 공중에서 훨씬 더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었기에 역시 마찬가지로 한 두번의 미사일을 날린 후 공중 분해 되어갔다.


전차 부대와 포병 부대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포탄은 확실히 요괴들이 호신강기로 막아낼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는 화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빠르게 움직이는 요계 군대에 큰 피해를 입히기에는 이들의 연사 속도가 너무 느려, 발포 각도와 타격 위치를 조정하는 속도가 요계 군대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다. 그래서 전차 부대와 포병 부대도 처음에 한 두발을 기습적으로 성공 시킬 수 있었을 뿐, 그 후로는 파괴당한 고철 덩어리로 변신하기 바빴다.


그나마 가장 많은 요괴들을 처치한 것은 대공형 기관포들로 주로 20mm 이상의 포탄 수백 수천 개를 순식간에 쏟아내는 무기들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무기들은 한 번 고정 설치되면 더이상 움직일 수 없다는 단점이 있기에 역시 마찬가지로 요괴들이 어렵지 않게 파괴 시켜 나갔다.


프랑스 해군은 망설이다가 그냥 격파 당한 꼴이었다. 항구에 정박 되어 있지 않고 영해에 나가있던 해군 병력들은 분명 요계의 공격을 받기 전에 요괴들에게 함포나 미사일 공격을 할 기회가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망설였다. 요괴들이 프랑스 국민들과 뒤섞여 있었기 때문에 그런 대형 무기를 사용하면 수많은 자국의 국민들도 같이 죽게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프랑스 대통령이 개전 초기부터 요계의 포로가 되자 엉망이 되버린 지휘 계통에서 그 누구 하나 손쉽게 자국의 영토 내부로 미사일을 날리거나 함포를 쏘라는 명령을 내리지 못했다.


그렇게 망설이고 있는 프랑스 해군을 요계는 독수리족 특공대를 몰래 투입하여 배에 이동진을 설치하고 보병 전사 수십을 이동진을 통해 보내 배 내부에서 소형 화기로 저항하는 해군들을 손쉽게 제압해 버렸다.


그렇게 하루만에 무너져 버린 프랑스 군대를 전세계가 텔레비젼을 통해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사이, 요계는 같은 방식으로 옆 국가들을 또다시 손쉽게 점령해 나갔다.


한 가지 요괴들도 몰랐던 사실은 프랑스 대통령 정도의 위치에 있는 인간이면 주변 국가들의 주요 군사 정보들을 이미 꿰차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무티스를 사용해 프랑스 대통령을 통해 알아낸 주변의 영국,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의 주요 군사 기점, 시설, 그리고 주요 인물들은 요계 군대가 진격을 하는 데에 날개를 달아 주었다.


그리고 요계의 침공 이틀째날, 프랑스의 함락 충격적인 뉴스가 전세계에 퍼져 나가는 사이, 요계의 두번째 차원문이 열린 곳은 캐나다의 동부에 있는 퀘백의 한 울창한 숲이었다.


그곳에서 쏟아져 나온 요계 군대는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한 요계 군대와 같은 방식으로 캐나다를 점령해 나갔다.


하지만 캐나다의 커다란 영토는 요계가 하루만에 점령하기에는 무리였다. 그래서 요괴들은 캐나다의 퀘백 시티와 몬트리올을 점령한 후, 캐나다의 서쪽 영토 정복과 미국으로의 남하를 동시에 진행했다.


미국은 프랑스가 요계의 공격을 받고 있는 개전 첫날 유럽에 배치 중인 미군의 보호를 위해 지중해 함대인 제6함대와 대서양 함대인 제 4함대 전체를 프랑스 쪽으로 급파했다.


하지만, 바로 그 다음날 본토가 공격 당하기 시작하자, 제 4함대에게 다시 급하게 귀항 명령을 내렸지만 자신들의 주요 군사 거점과 기지들이 속수무책으로 파괴 당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미국은 계속 남하하는 요계 군대를 막고자 핵무기를 쓰는 것도 고려했으나 자국의 본토에 수많은 자국민을 같이 희생 하면서 핵미사일을 날릴 용기는 없었다.


요계 군대의 최전방 선봉 부대들은 인류의 보병, 전차, 포병 부대는 철저하게 무시하며 각국의 군사 거점과 미사일 기지들만 파괴하며 빠르게 진격해 나가고, 그 뒤 요계 군대의 나머지 후방 부대들이 천천히 진격하며 뒷정리를 하는 방식으로 인간계를 정복해 나갔다.


그리고 그들의 거침없는 정복 작전 삼일째에 인류는 세가지 부류로 나뉘어져 갔다.


첫번째 부류는 요계에 항복하는 부류였다.


요계 병사 한 명이 검을 한 번 휘둘러서 전차의 포신을 반토막 내버리는 힘을 발휘 하는데, 누군들 그들의 압도적인 무력에 공포감이 들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한 힘을 가진 요괴 수백만을 도저히 막을 수 없다는 판단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군사력이 약한 소수의 국가들이 자진해서 항복하며 요계에 하얀 깃발을 들어 올렸다.


물론 요괴들을 ‘신’ 으로 받들어 올리며 추종하는 부류와, 난세에 기회를 노려 요계에 붙어 충성하는, 같은 종족인 인류를 팔아 자신의 이익을 꾀하는 매국노 부류의 ‘매인노’들도 상당 숫자였다.


두번째 부류는 자신의 목숨이 끊길 때까지 최후의 저항을 하겠다는 부류들이었다.


연전연패를 거듭하는 인류의 주력 부대인 보병 그리고 전차 부대를 일단 뒤로 물린 각국의 연합 군대는 물을 꺼려하는 요괴들을 습성을 간파하고는 인류의 최후 전선으로 호주를 선택해 남은 인류 전체의 전력을 호주와 뉴질랜드쪽으로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세번째 부류는 요계의 군대를 피해 숨어드는 부류들이었다.


물론 제때 대피하지 못하고 집의 문을 걸어 잠구고 숨어드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집을 버리고 피난 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요계의 군대는 희한하게도 한 방향으로의 진격을 아직까지는 하지 않고 있었는데 그 장소는 바로 지구의 북방부에 눈으로 덮여 있는 아이스랜드와 그린랜드가 위치하고 있는 곳이었다.


물론 워낙 기후가 척박한 장소라 원래 그곳에 살고 있는 인구의 숫자도 턱없이 적은 땅. 하지만 살기 위한 인간의 생존 본능은 사람들을 아이스랜드와 그린랜드 쪽으로 내몰았다.


또한 별도의 해군 병력이 없는 요계 군대의 약점을 이용해 개인용 배와 잠수함에 생필품을 잔뜩 실고 일단 바다로 나가 표류하는 부류들도 상당수였고, 인류의 종말을 한탄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 부류들도 부지기수였다.


용기와 연화가 인간계에 다시 돌아온 시점은 용기가 요계로 의도치 않게 넘어간지 7일째, 그리고 연화가 6일째 되던 날이었다.


그리고 그 시점은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한 요계의 군대가 유럽의 군대들을 이미 제압한 후,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의 중요 군사 거점과 기지들을 반이상 파괴한 상황이었고, 연합군을 형성하지 않았던 아프리카 대륙은 보츠와나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비록한 아프리카 대륙의 하반부에 위치한 몇 개의 국가가 남아 버티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아메리카 대륙은 미국, 멕시코,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의 연합군이 호주로 후퇴하기 이전에 최후의 결전 장소로 선택한 라틴 아메리카 대륙으로 들어가는 길목, 파나마에서 대패한 후 거침없이 쓸려 나가며, 라틴 아메리카 대륙의 하반부에 위치한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몇 개 국가가 남아 버티고 있는 상황이었다.



*****



“너무 많이 마시면 안 돼.”


시호코는 유나에게 물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마시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


지하실로 숨어들어 생활한지 삼일째. 대략 이주일을 버틸 식량과 생필품이 있긴 하지만, 최대한 아껴서 오래 버터야 했기 때문이었다.


요괴들이 미국 동부 지역으로 남하하기 시작할 때부터 미국 전역에는 난리가 일어났다. 비록 요계의 선봉 부대들이 일반 시민은 전혀 건드리지 않고 미국의 주요 군사 거점과 기지들만 파괴하면서 지났쳐 갔을 뿐인데도, 사람들은 세상의 종말이 이미 온 듯 마냥 미쳐 갔다.


학교들은 일찌감치 문을 닫았고,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식료품 가게로 몰려든 사람들은 서로 치고 받으며 심지어는 총까지 쏴 가며 서로 쟁탈 전쟁을 벌였고, 가전 제품과 보석 상점들은 약탈과 방화로 황폐화 되어갔고, 강간과 살인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빈번하게 일어났다.


처음에 경찰은 치안 유지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너무나 많은 범죄들에 대처할 인력이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군의 도움을 기대했지만 남아있던 군병력은 요계 군대의 후방 부대가 뒷처리를 위해 가까이 다가오자 전혀 상대가 되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시민 보호보다는 오히려 전력 유지를 위해 그냥 후퇴해 버렸다.


그런 상황이 되자 경찰은 치안 유지를 아예 포기하고 자기들도 전력 유지를 하면서 개인 범죄는 그냥 무시하고 총으로 무장한 폭도 무리들과 대치하며 맞서 싸워갔다.


시호코도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생각에 생필품을 사 모아 차에 싣고 군을 따라 멕시코쪽으로 남하하며 피난을 떠나려고 했으나, 사방에서 일어나는 폭동과 총성으로 난리가 나자 피난길이 오히려 더 위험하다는 판단에 일단 집안에 있는 모든 생필품을 지하실로 옮기고 그곳에 딸인 유나와 애완견인 모모와 함께 숨기로 했다.


물론 행방이 묘연한 남편이 곧 집으로 돌아오리라는 희망 사항도 그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시호코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살짝 살펴 봤다.


아침 쯤에는 요괴들의 후방 부대가 맨하탄 지역에 도착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에 지금쯤이면 자신의 집을 지나갈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빨간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예비용으로 휴대용 충전기를 가져오긴 했지만 최대한 아껴 써야 했다. 전기가 어제부터 끊겨 나오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요괴들은 일부러 인간들의 전기 공급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전기가 끊겼다는 건, 아마도 폭도들과 경찰들이 총싸움을 벌이는 난리통에 동네 근처의 전봇대 한 두 개가 데미지를 입었거나 아예 쓰러져 버렸다는 뜻이리라.


일단 전봇대 한 개가 고장나면 연쇄 작용으로 수백 가구의 전기가 끊기는 취약한 구조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빠는 언제 와?”

“금방 오실거야.”

“엄마는 어제도 그말 하고 그제도 그말 하고 그그저께도 그말 했잖아. 그런데 아빠는 안 왔다고!”


시호코는 울먹이는 유나를 꼭 끌어 안아 주었다.


“아빠는 꼭 오실 거야. 엄마가 약속할께.”


시호코가 유나의 등을 토닥여 주자 유나도 울음을 그치기 시작했다.


그때 옆에 조용히 있던 모모가 벌떡 일어나 지하실 천장을 노려보고는 으르렁 거렸다.


‘설마?’


시호코는 얼른 모모를 안아 입을 막고 조용히 시키고 유나에게도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누군가가 집 안으로 들어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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