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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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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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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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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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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더 높은 경지를 향하여 (2)

DUMMY

용기와 연화는 내부에 들어서기 위해 조심스럽게 발을 옮겼지만, 의외로 바깥과 전혀 다를바 없다는 사실에 짧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건 타티올린이라는 가상 훈련 장치이다. 너희들이 앞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곳이지.”

“가상 훈련이요?”

“너희들은 신계 군대가 지난 천 년 동안 전쟁도 한 번 없이 어떻게 전투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군단끼리 모의 전투를 한다고...”

“그건 단지 일부에 불과하다.”


요안나가 용기의 말을 끊고 엘시드에게 손짓을 했다. 그러자 그가 기둥 옆에 있는 작은 돌들 몇 개를 건드렸다. 신계 본관 지하에서 판디르가 프로피 스페큘로를 작동 시키면서 보여준 장치와 비슷해 보였다.


그러자 한쪽 구석의 기둥에서 어떤 형체가 튀어 나왔다.


“헉!!” “이럴수가!!”


용기와 연화가 놀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 형체가 다름 아닌 요괴 그것도 늑대족의 전사였기 때문이었다.


주위를 몇 번 두리번 거리던 그 늑대족 요괴는 공터 중앙에 서있는 요안나 일행을 발견하고는 갑자기 껑충껑충 뛰어 오기 시작했다. 그의 손에는 얇지만 기가 맺혀 있어 날카로운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요안나의 검이 어느새 근처까지 온 그 요괴의 목을 날려 버렸다. 그러자 그 요괴는 붉은색의 피 대신 하얀색의 기를 주위에 뿌리에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이게...도대체?...”


“신계는 요계와의 전쟁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증언한 요괴들의 전투력을 바탕으로 이 타티올린 장치를 개발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요괴들을 복제시켜서 신계 군대의 전투 훈련에 사용하기 위해서지. 아까 본 요괴는 기로 재성생 된 하나의 복제품에 지나지 않다.

이성은 없고, 기로 재성생 되다보니 오장육부나 피도 없지. 타티올린 외부에 형성되어 있는 기의 막 바깥으로 나가려고 하면 자동으로 기의 재분배가 이루어져 형체가 사라진다.

물론 나갈려 하지도 않는다. 여기 내부에 있는 적들을 공격하라는 명령어만 입력되어 있기 때문이지.”


“그러니까 저 복제 요괴들과 가상 전투 훈련을 해야 하는 것이군요?”


용기의 질문에 요안나는 그렇다고 대답한 후, 저 복제 요괴들에게 일일이 무기를 제공할 수는 없는 부분이라 그들의 전투력을 일부러 좀 높여서 모든 요괴들이 적어도 가벼운 수강(手罡) 이상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는 내용을 포함해 추가적인 주의 사항 몇 개를 알려 주었다.


“그럼 바로 시작하지. 준비해.”


그리고 요안나는 엘시드를 보며 말했다.


“그럼 시작은 가볍게 한 오백 정도로 가보자.”


요안나가 타티올린 밖으로 나가자 8개의 기둥에서 여우족, 늑대족, 그리고 거미족의 요괴들이 뒤섞여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던 요괴들의 앞열은 공터 중앙에 있는 용기와 연화를 발견하고는 뛰어오기 시작했고, 뒷열들은 그냥 앞열을 따라 뛰기 시작했다.


“이게...어...어...”


용기는 당황스러웠다. 자신이 이곳 시간의 숲에 와서 무수한 수련을 거쳤다고는 하나, 자신은 요괴들만 보면 항상 도망가는 쪽이였지 그들을 때려 눞혀야 하는 상황은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연화를 바라봤다. 그런데 이럴수가?! 그녀는 아직 검을 허리춤에서 빼지도 못하고 멍하니 몸을 벌벌 떨고만 있는 게 아닌가?


“연화야 위험해!”


용기는 연화의 관자놀이에 수강을 꽂아 넣으려는 여우족 요괴를 피해 연화를 끌어 안으며 옆으로 몸을 날렸다.


“크음...제기랄...”


요안나가 기로 재성생된 복제 요괴들이라고는 하나 그들의 공격에 실제 죽을 수도 있다 라고 알려준 말이 절실히 실감날 정도로 그의 왼쪽 어깨는 제법 깊게 베어져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황룡뇌호벽(黃龍雷護壁)!”


그는 무릎을 꿇은 채로 검을 크게 휘둘러 공간을 살짝 만든 후, 황룡뇌천검의 제 4초인 황룡뇌호벽을 펼쳤다.


토(土)의 기운을 잔뜩 품은 수많은 자갈들이 땅속에서 솟아 올라와 자신과 연화 주위에 동그란 방어막을 쳤다. 자갈들 사이의 틈새에는 타티올린과 비슷한 기의 막이 쳐져 있었고, 그 방어막을 내려치는 요괴들을 짜릿한 뇌전의 충격과 함께 튕겨 버렸다.


“연화야! 연화야!”


용기가 다급하게 연화를 불렀지만 그녀는 대답이 없었다. 단지 머리를 땅에 박고 몸을 벌벌 떨고 있을 뿐이었다.


“뭐하는 짓들이냐? 정신 안 차려?! 그동안 우리가 너희들을 이 정도 밖에 훈련시키지 못했단 말이냐?!”


요안나의 성난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쿵!쿵!쿵!


“제길...”


용기도 그렇게 방어막을 치고 계속 숨어 있을 생각은 없었다. 요괴들의 계속적인 공격에 방어막이 흔들려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생각해 보면 자신의 스승들과 조교들이 자신과 연화를 죽게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되기도 했지만, 저렇게 꼼짝않고 벌벌 떨고만 있는 연화를 버려두고 공세로 나서기에는 너무 위험했다.


용기는 벌벌 떨고 있는 연화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 그녀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럴 때는 도대체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하는가?


“일단 중지 시키는 것이 어떨지요 태상문주 님.”


혜능이 달마에게 조용히 물었다.


“냅둬.”


달마는 담뱃대에 담뱃잎들을 꾹꾹 눌러 담으며 무표정하게 말했다.


“저녀석들이 어차피 한 번은 거쳐야 할 과정이니 이 기회에 스스로 해결해 보는 것도 괜찮겠지.”


연화는 정신을 차리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었다. 자신이 요계의 한 폭포에서 용기를 만나게 되었을 때부터 자신은 요괴들에 의해 항상 피로 얼룩져야 했고, 그들만 보면 도망가야 했었다.


자신의 눈앞에서 황룡들을 무참히 살해한 그들은 공포의 대상이라고, 조심해야 한다고, 몸이 무의식 중에 벌벌 떨며 자신에게 경고하고 있었다.


에이르마가 자신에게 리아카르의 알을 맡기고 요괴들에게 살해 당하던 장면이 자꾸 반복해서 떠올랐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그러나 두려움이나 공포심에 이는 눈물은 아니었다. 속상해서였다.


그녀의 머리는 ‘멍청이 같이 그러고 있지 말고 일어나!’, ‘도대체 여태 무엇을 위해 수련을 해온 거야?’, ‘다른 사람을 지켜주고 싶다며? 그래서 수련해온 거잖아? 근데 봐봐 용기 아저씨는 또 너의 멍청함 때문에 상처를 입고 말았다고 바보야!’ 이렇게 자신을 쏘아댔지만, 꼼짝하지 않고 벌벌 떨기만 하는 자신의 육체가 너무 야속해서 눈물이 나왔다.


용기의 손길이 느껴졌다. 그의 따뜻한 손이 자신의 손을 꼭 잡아주자, 왠지 몸의 떨림이 약간은 줄어드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우리 저놈들을 진짜 요괴라고 생각하자.”


용기가 연화에게 조용히 말했다.


안 그래도 저 복제 요괴들 때문에 자신의 육체가 공포심에 벌벌 떨고 있는데, 저들을 진짜 요괴로 생각하자니, 연화는 용기가 도대체 뭔 소리를 하는가 싶어, 충혈된 눈을 들어 올려 그를 바라봤다.


용기는 눈물에 젖어 있는 그녀의 얼굴을 보자 가슴이 아파왔다. 하지만 다시 조용히 말을 이어갔다.


“그래야 에이르마 님의 복수를 진짜로 할 수 있게 되는 거잖아.”


연화는 그의 말을 듣고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요안나의 쩌렁쩌렁 울리는 성화와 재촉은 무시한지 오래였지만, 용기는 점점 무너져 내리고 있는 황룡뇌호벽의 방어막을 둘러봤다.


황룡뇌호벽의 반탄 뇌전이 처치한 요괴도 몇 되는 것 같았지만 여기서 죽은 요괴는 시체를 남기지 않으니 전혀 알 길이 없었다. 단지 눈에 보이는건 미친 듯이 방어막을 수강으로 내려치고 있는 수십의 요괴들뿐. 아마도 그 뒤에는 수백이 더 있으리라.


‘응?’


“그만해라. 이제 시작 하려나 보다.”


단군이 요안나에게 말했다.


“그렇군.”


요안나가 용기와 연화에게 소리 지르는 것을 멈추며 대답했다.


“와...기대돼!”


니니기가 옆에서 두 손으로 손벽을 짝 치며 흥분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용기는 자신이 잡고 있는 연화의 왼손에서 갑자기 압박이 느껴지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자신이 연화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자신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떨림도 어느새 멈춰 있었다.


연화가 오른손으로 에이르마에게서 받은 귀걸이 케네티스를 떼어내 잡은 채 주먹을 꼭 쥐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어 용기를 올려다 보았다. 이젠 눈물 따위는 그녀의 얼굴에 없었다. 굳은 결심으로 가득찬 타오르는 눈빛만이 있을 뿐.


“준비됐어?”


용기의 물음에 연화가 고개를 끄덕었다.


용기는 전신에 기를 잔뜩 끌어 올렸다. 그리고 황룡뇌호벽의 방어막을 제거함과 동시에 연화를 허공 높이 힘껏 던지며 목청껏 고함을 질렀다.


“가라! 천연화! 가서 보여줘! 너의 강함을!”


용기의 도움으로 허공으로 높게 쏘아져 올라간 연화는 도중에 비행검 칠지도를 꺼내 올라타고 방향을 바꿔 자세를 잡은 뒤, 허리에 차고 있던 데우스디오 검을 꺼내 들었다.


그녀 주위의 기운이 점점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천류신화검(天流神火劍)!”


화산파의 최절정 검법 중의 하나인 천류신화검이 시작부터 그녀에게서 쏟아져 나왔다.


사방으로 흘러가는 물줄기 위에 둥둥 떠 있는 매화꽃처럼, 그녀로부터 흘러 나온 수십 개에 달하는 붉은 기의 줄기 위에 붉은색의 매화꽃 형상을 한 기운들이 섞여 있었다. 그리고 그 기운들이 요괴들에게 닿자 펑!펑!펑! 하는 엄청난 폭음을 내며 요괴들을 쓰러트려 갔다.


“으아아아아아!!!”


연화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아니 이제 시작이었다. 그녀의 분노의 표출, 그리고 에이르마의 복수는.


그녀는 괴성과 함께 단전의 모든 기운들을 끌어 모았다. 전신에 기를 한꺼번에 다 써버릴 작정을 했는지 그녀가 급격히 끌어올리는 엄청난 기의 파동으로 인해 주위의 지면들이 흔들릴 지경이었다.


보고 있기만 해도 섬뜩할 지경인 연화 주위를 맴도는 살기 가득한 기운들. 그녀는 화산파의 절정 무공들을 연속으로 시전하며 그 기운들을 사정없이 쏟아붓기 시작했다.


“무극태을검(無極太乙劍)!”

“단천열화검(斷天熱火劍)!”

“유성추월검(流星追月劍)!”

“매화삼릉검(梅花三凌劍)!”


쾅!


“어딜 보고 있냐 이놈들아? 나도 있거든!”


연화의 신기에 가까운 무공에 연화쪽으로 몰려 들고 있는 요괴들 등짝에 파천수라장(破天修羅掌)을 큼지막하게 꽂아 넣은 용기도 이제 연화의 잔치(?)에 난입했다.


그도 기를 최대한 끌어모아 마교의 무공과 황룡뇌천검의 무공을 섞어 구사해, 눈앞에 보이는 요괴들을 사정없이 쓰러트리며 돌진해 갔다.


“와! 잘한다!”


니니기가 소리쳤다.


“잘하긴. 저런 식으로 기를 쏟아 부으면 저놈들 실력으로는 한식경이면 탈진한다.”


단군이 표정없이 팔짱을 낀 채 대답했다.


“그건 그렇지만, 처음에는 다 저렇잖아? 일단 자신감을 회복 했다는게 중요한 점이니까.”


요안나가 씩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는 엘시드를 향해 복제 요괴 오백을 추가로 생성하라고 부탁했다.


타티올린 내부에 처음에 생성 되었던 요괴들 오백은 이제 거의 사라져가고 있었다.


연화는 이제 허공에서 지면으로 내려와 이십사수매화검법(二十四手梅花劍法)를 독랄하게 펼치며 요괴들을 베어가고 있었다.


요괴들은 그들 나름대로 연화의 움직임을 봉쇄하고 공격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화산파가 자랑하는 구궁보(九宮步) 보법을 펼치며 물 흐르듯 움직이는 연화를 잡기에는 무리였다.


연화가 갑자기 허공으로 솟구쳐 올라가며 왼손으로 화산파의 파괴적인 장법인 낙영장법(落英掌法)을 머리 위에서 크게 펼쳐 내리 찍었다. 그녀의 등 뒤로 몰려오는 요괴들을 한꺼번에 쓸어버릴 요량으로 펼친 것인데, 문제는 그 요괴들 바로 뒷열에서 용기가 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어?....으악!”


용기는 갑자기 자신의 등 뒤로 쏟아지는 낙영장법의 커다란 기폭풍에 휩쓸리고 말았다. 급하게 호신강기를 끌어올려 막기는 했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데다가 너무 순식간이라 용기는 한 구석으로 쳐박히며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


“그만!”


달마의 외침이 공터 전체에 크게 울렸다. 엘시드는 그 소리에 타티올린 장치를 급하게 정지 시켰고, 그러자 내부에 생성된 모든 요괴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닌...장...할...그냥 장치를 꺼버리면 되는 거였어?...쿨럭...진작에 좀 하시지...”


용기가 입가에 선혈을 닦으며 중얼거렸다. 통증이 심한 것으로 봐서 내상이 심한 듯 했다.


“내 니놈들이 전투중 대형 유지에 대해 아는 것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쯧쯧쯧.”


달마가 어느새 내려와 연화와 용기를 바라봤다.


연화는 아직 꺼지지 않은 요괴들에 대한 분노와 자신의 실수로 용기에게 내상을 입혔다는 자책감으로 말로 설명하기 힘든 일그러진 얼굴 표정을 지어 보이며 고개를 숙였다.


“너희들 나가고, 조교 시범조 앞으로!”


그러자 요안나, 엘시드, 단군, 니니기가 타티올린 내부로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이거 다같이 하는 건 오랜만이군.”


엘시드가 그의 중절모를 고쳐쓰며 말했다.


“그럼 지휘는 늘 하던 데로 요안나가?”


니니기도 옷 매무새를 만지며 말했다.


요안나와 단군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씩 웃었다. 그리고선 동시에 각자의 선글라스를 품에 집어 넣고 자세를 취했다.


“명심해! 오늘은 시범이기 때문에 더욱이 실수가 없어야 돼!”


요안나의 외침에 나머지 세 명의 조교 선인들은 피식 웃음을 지어 보였다.


요안나가 엘시드를 대신에 타티올린 작동 자판을 잡은 청허 선인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복제 요괴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간다!”


바깥으로 옮겨진 용기는 소림대환단을 복용하고 내상 치료를 받느라 말을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지만, 자신의 눈앞에 펼쳐지고 있고 조교 선인들의 전투 모습에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마치 톱니바퀴가 잘 맞아 돌아가는 기계같아.”


그는 연화의 말에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그만큼 환상의 전투 대형을 유지하며 움직였다.


요안나가 북쪽 방위를 맡고 지휘를 하고 있었으며, 단군은 동쪽 방위, 엘시드는 서쪽 방위, 니니기는 후방인 남쪽 방위를 맡고 있었다.


그들은 내력이 많이 들어가는 큰 기술을 쓰지 않고 자신의 앞에 그리고 이동할 방향에 있는 적만 짧은 검의 궤적을 통해 효과적으로 처치했으며, 요안나가 움직이면 나머지 세 명도 동시에 움직여 계속 진형을 유지했다.


단군과 엘시드는 요안나의 바로 옆을 지키므로 그게 어찌어찌 가능하다고 할지라도, 니니기가 마치 눈이 뒤통수에 달린 마냥 움직임에 꺼리낌이 없이 따라가며 진형을 유지하자 용기와 연화는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잘 봐 두어라. 저들의 움직임은 우리 화산파에서 펼치는 매화검진과 비슷한 원리이니.”


화을이 연화 옆으로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저들이 왜 큰 기술을 쓰지 않고 눈앞의 적만 간단히 처리하고 움직이는 것 같으냐?”


연화는 잠깐 생각하다 자신의 실수를 떠올리며 아군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아군의 전투를 방해하지 않기 위한 것이 아니냐고 대답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내력의 안배 때문이다."


연화와 용기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자 화을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신이나 선인이나 기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신체 내부에서 기를 발산시켜야 하는 법이지. 그 내부의 기가 모자르면 외부에서 다시 끌어 오는 것이고.

하지만 외부에서 기를 끌어와 내부에 축적시키는 양과 속도는 언제나 무공을 통해 기를 몸 밖으로 쏟아내는 양과 속도에 비해 훨씬 적은 법이다.

물론 흡혈공 같은 특수 기술로 신체에 기를 끌어 모으는 속도를 대폭 증가 시킬 수는 있어도, 내력 소모가 큰 기술을 연달아 그것도 장시간에 걸쳐 펼칠 수 있게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즉 기의 소비를 줄이고, 몸 안에 기가 다시 축적되는 충분한 시간을 벌어, 더 오래 전투에 임할 수 있게 되는 것이군요?”


연화의 말에 화을은 그녀가 기특 하다는듯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미 보고 느꼈겠지만, 저들의 검의 궤적도 눈에 새겨둬. 검의 궤적을 짧게 가져가야 체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


그들 옆으로 온 소천의 말이었다.


“저들이 저렇게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 중에 하나는 서로의 호흡을 읽고 있기 때문이니라. 전투 대형을 유지할 때 아주 중요한 요소이니 배워두도록 하거라.”


백음도 어느새 나타나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주었다.


연화가 케네티스를 통해 조교 선인들의 호흡에 집중을 하며 귀를 기울리자 그녀에게도 확실히 들렸다. 서로 사용하는 무공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단군, 엘시드, 그리고 니니기는 신기하게도 지휘관인 요안나의 호흡에 맞춰 호흡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조교들의 환상적인 시범이 마침내 마무리 되었다.


그리고 내상 치료를 마친 용기가 일어나 열렬한 박수를 치다가 달마에게 뒤통수를 후려 맞는 것으로 그날 가상 훈련은 종료 되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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