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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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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2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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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163
추천수 :
2,755
글자수 :
1,456,688

작성
21.11.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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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추천
13
글자
11쪽

전설의 소환 (1)

DUMMY

나는 신들에게 요계와 인간계로 향하는 차원문을 기꺼이 열어주었다. 신들이 그 세계들로 가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내기를 기원하며.


-야쿱의 회상록 중에서 –



*****



“여기서 의도적으로 우리를 먼저 불러 내었다는 것은 자신들이 숨어 사는 지역 근처를 정리하려는 의미일터. 주변 일대를 샅샅히 뒤져라! 한가닥 하는 놈들이니 사단 병력을 전부 움직이고, 시체로 만들어 목만 들고 와도 좋다!”


인드리크는 26 사단장인 사드코에게 격한 목소리로 지시를 내렸다. 사드코는 인드리크가 휘하 부대를 제대로 통솔하지 못한 전임 사단장에게 책임을 물어 좌천 시킨 후 새 사단장으로 방금 임명한 호랑이족 요괴였다.


인드리크는 이천오백에 달하는 요괴들의 시체 밭을 보면서 온갖 인상을 찌푸렸다.


“그 찢어 죽일 년놈들 중에 계집년 이름이 연화라고? 천연화?”


인드리크는 자신의 옆에서 무릎 꿇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양팔이 없는 크르자에게 고개를 돌렸다.


“네. 그렇습니다.”


크르자는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대답했다.


“우리 군단 본부의 위치를 그들에게 알려 주었다고?”


“네. 하지만 도시 이름만 말했을 뿐 댈라스의 어디에 있는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흥! 어차피 그 도시에 살아서 걸어 다니는 건 우리들 뿐이니 우리가 모여 있는 곳을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뭐 어쨌든 상관없다. 그놈들이 알아서 우리한테 찾아와 죽어주면 더 고맙긴 하지. 그나저나 중요한 정보를 가져 왔으니 상을 주어야 할텐데...”


크르자는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 인드리크를 올려다 보았다.


“아~주 중요한 특별 임무를 맡기마. 혼자서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임무다. 바로 여기있는 동족들의 시체를 하나도 남김없이 전부 파묻는 임무이지. 크크크.”


인드리크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전달된 명에 크르자는 절망에 찬 눈으로 고개를 떨구었다. 이 많은 숫자의 요괴 시체들을 혼자서 파묻을려면 도대체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일이었다.


“부하들에게 입단속을 철저히 시키도록. 절대로 이번 일이 마브카 총사령관에게 알려져서는 안 돼. 알려지는 순간 너랑 나는 끝장이야. 알겠어?”


인드리크가 눈알을 부라리며 작지만 위협적인 목소리로 말하자, 사드코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



다음날 아침 일찍 연화는 용기가 점심 준비에 필요 하다고 말한 양파와 몇 가지 채소를 구하러 갔고, 그사이 용기는 룬다보켓 내부를 살펴 보고 있었다.


로레나에게 가르켜 줄 무공을 찾아보고 있었는데, 동시에 유나에게 줄 뭔가를 찾고 있기도 했다.


사실 그와 유나의 사이는 현재 굉장히 어색한 상태였다.


대화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는데, 그들의 대화는 오래 이어가지 못하고 금방 어색해져 버렸다. 아무래도 시호코의 공백이 큰 탓이리라.


그래서 용기는 뭔가를 선물함으로써 유나를 기쁘게, 아니 적어도 자신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게 만들고 싶었다. 그는 유나가 로레나와 연화에게 웃음 짓는 모습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우와...이걸 언제 다...’


내부를 자세히 살펴 보던 용기는 뭔가를 발견하고 놀라움의 감탄사를 내지었다. 그건 바로 각 병장기마다 달려 있는 사용 설명서였다.


처음에 자신이 정리할 때만 해도 이런 것들이 분명 없었다. 그 사용 설명서들은 두꺼운 실을 이용해서 병장기들의 손잡이 부분에 마치 수실처럼 달려 있었는데, 반틈은 혜능 선인의 글씨체이고 반틈은 청허 스승의 글씨체였다.


‘우리들이 선물들을 받을 때 옆에서 뭔가를 열심히 적으시더니 이걸 받아 적고 있으셨구나.’


그는 그들의 세심한 배려에 감동할 수 밖에 없었다.


‘분명 마지막 날에 니니기 선인님의 분신들로 나머지 선물들을 한꺼번에 안쪽으로 옮길 때 설명서를 이렇게 배치 정리 하셨던 게 틀림없어.’


그는 의연하게 정리되어 있는 병장기들과 사용 설명서들을 보고 있자니 왠지 스승님들 곁으로 다시 돌아온 것 같은 포근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한참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로레나에게 적합한 무공과 유나에게 줄 선물을 찾던 용기는 가장 안쪽 구석에 차곡히 쌓여 있는 상자들에게 눈이 갔다.


그 상자들은 사용 설명서가 붙어 있지 않았지만 그는 그것들이 대충 무엇인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것들은 조하너스 신이 룬다보켓을 그에게 처음으로 주었을 때부터 있었던 신계의 병장기들이 들어 있다는 상자들이었다.


그는 왼쪽열 맨 위의 상자부터 열어 보았다.


맨 위 부터 세 개의 상자 안에는 신계의 모든 병사들에게 지급되는 데우스디오 검이 백 개씩 들어 있었다. 맨 아래 큰 상자에는 신계 통신용 단검 디스푸라가가 삼백 개 들어 있었다.


중간열의 상자들에는 가슴 갑옷, 투구, 손목 보호대, 무릎 보호대, 어깨 보호대 등등 각종 경갑옷들이 빼곡히 들어 있었다.


오른쪽열의 상자들에는 신계의 망토들이 가지런히 접혀 들어 있었다. 그렇게 순차적으로 오른쪽열의 맨 아래의 마지막 상자를 열자 용기는 놀라움에 숨을 참지 못하고 내뱉었다.


“이...이건!”


상자를 열자 엄청난 압력의 공기들이 빠져 나와 그의 머리카락들을 뒤쪽으로 날려 보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그가 뒤쪽으로 몸을 휘청거릴 정도의 압력이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커다란 알이 놓여 있었는데 그의 눈에 매우 익숙한 것이었다.


“리아카르! 컥...컥...”


공기가 없는 그곳에서 입을 벌려 말을 꺼낸 용기는 갑자기 숨이 막혀오자 얼른 그 알과 그 옆에 있는 쪽지를 들고 밖으로 뛰쳐 나왔다.


밖으로 나온 그는 알을 바닥에 조심히 내려놓고 숨을 고르면서 손에 든 쪽지를 읽었다.


- 난 분명 이 아이와 자네들이 특별한 운명의 끈으로 이어져 있다고 믿네. 그러니 자네들이 잘 보살펴 주게나 -조하너스-


용기는 어이가 없었다.


특별 관리 되고 있다던, 그래서 자신이 마지막 인사를 건넬 수 없었던, 리아카르가 그동안 저 어둠침침한 룬다보켓 구석진 곳에 쳐박혀 있었다니.


그리고 우리에게 맡긴다고? 우리보고 인간계에서 용을 키우라는 말인가? 리아카르를 오랜만에 봤다는 반가움도 잠시, 그는 왠지 지금 상황이 매우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디스푸라가를 통해 연화를 불렀다.


“이제 어쩌지? 아저씨 말대로 어떻게 키울지 막막하네.”


황급히 거처로 돌아온 연화는 처음에는 리아카르 알을 끌어안고 반가워 했지만, 용기의 걱정을 듣고 나서는 턱을 괴고 같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기억나? 리아카르가 언제쯤 부화한다고 했는지?”


연화가 용기에 물었다.


“백 년이 거의 다 되었다고 들었어. 몇 년 안으로 부화하게 될 거야.”


“그때까지 잘 보관 해야겠네. 잘못되기라도 하면...무슨 생각해?”


연화는 용기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자 그에게 물었다.


“아무래도 이거 담보 같애.”


“무슨 소리야? 담보라니? 리아카르가?”


용기는 한 쪽으로 가서 아무렇게나 털썩 주저 앉았다. 그리고 리아카르의 알을 뚫어지게 노려봤다.


“내 생각이 맞다면 이건 조하너스 신의 계획적인 작품이야. 조하너스 신은 직접적으로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인간계 파병을 원하는 최고위원회 신들 중에 한 명이었어. 그런데, 최고위원회의 다른 멤버가 또는 멤버들이 인간계 파병을 반대하고 있었지.

그런데 용기와 연화라는 인간 두 명이 황룡족의 대를 이을 그리고 남은 용족들의 왕이 될 유일한 리아카르의 알을 훔쳐갔다 라는 사건이 발생했다면, 판디르 님을 비롯한 백룡족이 어떻게 나올까?”


“아!...하지만 신은 거짓말을 못하는 존재잖아?”


“거짓을 말하지 않아도 돼. 다른 버젼의 사실만 말해도 되니까. 예를들어, 용기와 연화가 인간계로 간 후에 리아카르 알도 사라졌다 이 정도로만 말해도 자신이 한 짓을 숨기면서 원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지.”


“그러면 백룡족들이 전부 들고 일어나 당장 인간계로 가서 리아카르의 알을 회수해야 된다고 난리가 날테고, 코너에 몰리게 된 최고위원회는 어쩔 수 없이 인간계 파병을 허락하게 된다?”


“바로 그거야.”


연화도 한 숨을 내쉬며 용기 옆에 와서 같이 주저 앉아 리아카르를 바라 보았다.


“근데 잘 될까? 예전에 요계 정벌에 실패한 후에 다른 용족들이 들고 일어나 황룡족을 구하러 다시 가야 한다고 했을 때는 잘 안통했다고 들었잖아?”


“그렇긴 하지.”


용기는 연화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 그 당시에는 피폐해진 신계의 상황상 피해 복구가 먼저라는 여론이 압도적이었어. 지금은 스사노오 신 뿐만 아니라 인간계 파병을 원하는 여론이 강해. 리아카르가 인간계로 가서 현재 위험에 쳐해있다 라는 협상 카드는 분명 큰 한방이 될거야.”


“하...우리만 완전 나쁜 놈 된 셈이네?”


“내가 세운 가정들이 전부 맞다면. 그런 상황에서 만약 우리가 리아카르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기라도 하면, 그땐 우린 진짜 나쁜 놈이 되서 신계의, 특히 백룡족의 불천지원수가 되겠지.”


용기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리아카르의 알을 들어 안았다.


“어디 가져 가게?”



유나는 자신의 앞에 놓여 있는 것이 용의 알이라는 소리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여기서 용이 나와?”


“응. 그렇다니까. 일단 크기부터가 다르잖아. 공룡 알처럼 완전 크지? 그리고 여기 와서 만져 봐 꿈틀대는 게 느껴져.”


유나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리아카르의 알의 껍데기에 그녀의 조그마한 손을 얹었다. 하지만 잠시 후 화들짝 놀라며 손을 다시 떼었다.


“진짜 움직여!”


“이름은 리아카르야. 유나가 잘 돌봐 줄 수 있어?”


“응! 내가 항상 보호해 줄거야!”


유나는 자신의 허리까지 오는 크기에다 혼자서는 들지도, 움직이지도 못하는 커다란 알을 자신이 돌봐줄 수 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래. 이거는 유나가 리아카르를 움직이기 쉬우라고 아빠가 주는 선물이야. 웨제그 라고 하는 장갑인데, 이걸 끼면 조그만 힘으로도 무거운 것을 쉽게 움직일 수 있어.”


웨제그는 ‘시페토텍’ 이라는 신이 준 선물이었다. 시페토텍 신은 예전에 신들이 인간계에 자유롭게 드나들 때 남미 지역에서 활동했던 신이었다.


웨제그는 그 지역의 척박한 황토를 개발하는 인간들을 돕기 위해 고안된 장갑이었는데, 손에 잡은 물체를 마치 무중력 상태로 만들어 아무리 무거운 물체도 손쉽게 들어 올리게 해주었다.


다만, 사용자가 지닌 기의 수준에 들어 올릴 수 있는 무게의 수준도 달랐는데, 유나의 경우에는 아직 단전의 기를 사용할 줄을 몰랐지만, 모든 인간은 미세 하지만 어찌 되었든 어느 정도의 ‘기’ 를 자신도 모르게 지니고 있는 법. 그 정도만으로도 리아카르 알 정도를 움직이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


“와! 아빠 고마워!”


유나가 용기의 품에 달려와 안겼다. 용기는 자신에 품에 안겨 환하게 웃는 그 조그마한 소녀를 꼭 안아 주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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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전설의 소환 (3) 21.11.22 319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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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4) +2 21.11.15 320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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