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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231 회
조회수 :
72,161
추천수 :
2,755
글자수 :
1,456,688

작성
21.11.08 20:00
조회
342
추천
13
글자
21쪽

각자의 선택 (7)

DUMMY

“휴우~~”


심장 근처에 박힌 총알을 흡공으로 단숨에 잡아 당겼을 경우 상처 주위에 오히려 더 큰 상처를 내게 되는 상황이 생기므로, 최대한 조심히 빼내기 위해 흡공으로 총알을 이리저리 아주 조금씩 미세하게 움직이며 정성 들여 빼내던 용기는 드디어 총알을 빼내자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그는 상처 주위에 금창약을 서둘러 바르고는, 은침들을 제거한 후, 의무병이 건네준 붕대로 상처 주위를 덮었다. 그리고 다른 부상자들을 치료 하라고 금창약 한 통을 의무병에게 건넸다.


“요괴들이 온다! 숫자는 대략 삼백!”


트럭 맨 뒷 좌석에서 망원 조준경으로 뒷쪽 상황을 살피던 로레나가 소리쳤다. 그 소리에 얼굴에 땀을 닦던 용기는 급하게 요괴들이 몰려오고 있는 방향을 살폈다.


“죄송하지만 물을 좀 얻어 마실 수 있을까요?”


갑자기 목이 심하게 마른 용기는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그러자 근처에 있던 여군 한 명이 자신의 수통을 꺼내 용기에게 쥐어 주며 용기의 손을 그녀의 두 손으로 꼭 잡았다.


그녀의 손은 피와 흙먼지로 더러웠고, 여기저기 긁히며 찢어진 상처들이 보였다. 심지어 검지 손가락에는 깨진 손톱이 덜렁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손에서 전해지는 온기만큼은 그 무엇보다 따뜻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진심 어린 감정은 입밖으로 내어 표현 하지 않아도 상대에게 전해지는 것이기에, 용기는 살짝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목을 축인 용기는 트럭 밖으로 몸을 던진 후 유피테르에 올라타고 왼손으로 달리는 트럭의 뒤를 잡아 트럭과 속도를 맞췄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신계의 검 데우스디오를 쥐고 달리고 있는 도로의 아스팔트 위에다가 검끝을 살짝 내렸다. 검끝과 아스팔트의 마찰에 의해 검끝에서 불꽃이 살짝 살짝 일어났다.


용기는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는 다시 요괴들을 만나게 되면 가장 처음에 쓰는 무공은 반드시 황룡뇌천검(黃龍雷天劍)이어야 한다고 다짐 했었다.


그것이 자신이 투카루스에게서 그리고 붉은 산의 황룡족들에게서 얻은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길이라고 굳게 믿었기에, 그것은 개인적으로 매우 상징적이고 중요한 일이었다.


황룡뇌공파(黃龍雷空破)를 쓰면 더욱 좋았겠지만, 그 무공은 공중에 있는 적에게는 그다지 효과가 없기에 그는 황룡뇌천검의 제2초식 황룡뇌탄격(黃龍雷彈擊)을 쓰기로 했다.


하지만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는 한 번도 시전해 본 적이 없기에 그는 눈을 감고 기를 운용하며 지면 아래의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탕탕!


총소리에 용기가 눈을 떴다.


가까이 온 독수리족 요괴 한 명을 향해 로레나가 자신의 스나이퍼 라이플의 방아쇠를 당겨 보았지만 그 총알은 요괴의 호신강기에 허무하게 튕겨 나갔다.


용기가 트럭을 잡고 있던 손을 놓고 유피테르를 탄 채 데우스디오 검을 바닥에 긁으며 크게 원을 그리더니 다가오는 적들에게 검을 베어 올렸다.


“황룡뇌탄격(黃龍雷彈擊)!!”


그러자 갑자기 수많은 돌맹이들이 아스팔트를 뚫고 지면 위로 솓구쳐 나왔다.


숫자는 대략 30개. 크기는 황룡뇌호벽의 돌맹이들처럼 아기 주먹만한 크기였고, 강력한 토(土)의 기운을 머금고 황금색을 발하고 있었으며, 주위에 뇌전의 기운을 퍼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가까이 다가온 독수리족 요괴들을 향해 무섭게 덮쳐 들어갔다.


펑펑펑!


"크아아악!"

"커흑...."


순식간에 20명 정도 되는 독수리족 요괴들이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대부분 황룡뇌탄격의 너무 빠른 속도에 반응하지 못했고, 2열에 있던 몇 몇은 호신강기를 급하게 끌어 올렸으나, 그들의 호신강기는 용기의 황룡뇌탄격을 막아낼 정도의 수준이 되지 못했다.


갑자기 대형의 앞쪽이 기습을 당하자 독수리족 요괴들은 분노에 괴성을 지르며 용기를 향해 더욱 거세게 돌진해 들어갔다.


“와라!!!”


어느새 달리고 있는 트럭 지붕 위로 올라선 용기는 비스듬히 기마 자세를 잡고 허리 옆에 위치한 오른손 주먹에 기를 끌어 모았다.


“백보연환신권(百步連環神拳)!”


소림사를 대표하는 무공인 백보신권(百步神拳). 그리고 그 무공을 다수의 적을 상대하기 위해 선계에서 향상시킨 혜능의 작품이 용기의 손에서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새하얀 백색의 금(金)의 기운을 잔뜩 머금은 용기의 주먹 형상이 앞으로 날아가는가 싶더니 어느새 주위에 네 개의 똑같은 주먹이 형성 되었고, 또다시 그 네 개의 주먹은 주위에 또다른 네 개의 주먹을 만들어 내며, 그렇게 순식간에 수십 개의 백보신권 주먹들이 다가오는 독수리족 요괴들의 요혈들에 적중했다.


"크허헉!"

"으악!"


그렇게 또다시 용기의 무공에 20명 정도가 쓰러져 나가자 요괴들은 섣불리 덤벼들지 못하고 용기의 전방위를 차단하며 진형을 짜고 틈을 노렸다.


“모두 물러서라!”


갑자기 포위망을 뒤로 물리면서 용기가 타고 있는 트럭 지붕 위에 홀로 내려서는 이는 다름 아닌 시마르글 이었다.


“나는 요계 제6군단 소속 17사단의 5대대장 시마르글이다. 너는 내가 직접 상대해 주마.”


사실 시마르글은 나름 딴 속셈이 있었다.


그는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가 그다지 중요시 되지 않는 요계에서 자신이 원하지도 않게 아버지의 후광으로 대대장의 자리에 올랐다.


물론 자기 자신도 그만한 실력이 있다고 믿었지만, 문제는 주위에서 자신에게 주어지는 계속되는 특급 승진의 행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참에 신계에서 왔다는 저 인간을 자기 손으로 직접 해치우는 실력을 보여주어 자신의 뛰어남을 증명하고, 더 나아가 후방에서 저항도 하지 않는 민간인들 뒷처리나 하는 부대의 대대장인 아닌, 모든 독수리족들이 명예스럽게 여기는 아버지가 이끄는 창공비격대에 한 자리를 꿰차고 싶었다.


'흠...꼴을 보아하니 그런 타입이로군.'


용기는 시마르글의 뒷배경은 알 수 없었지만 시마르글이 어떤 종류의 요괴인지는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타고 있던 부엉이족 요괴에서 트럭 지붕으로 내릴 때부터 잔뜩 들어가 있는 어깨의 힘. 전투라고는 단 한 번도 치뤄 본 적이 없는 듯한 깨끗한 복장. 그리고 도대체 어떻게 광을 냈는지 번쩍이는 가슴 중앙에 있는 대대장 계급을 상징하는 빨간색 겉섶.


자기 자신의 위신을 뽐내고 싶어하는 부류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시마르글에게서 찾은 용기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낮은 자세를 취했다.


“이것은 무사들간의 일대일 대결이다!”


시마르글은 고개를 돌려 뒤에 포진해 있는 부하들을 향해 큰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니 너희들은 일체 간섭하지 말고—”


서걱!!


"..........!!!"


그러나 그는 자신의 말을 마치기도 전에 목이 몸통에서 분리되어 나갔다.


“대대장님!”


쓰러진 시마르글의 몸통은 덜컹 거리는 트럭의 반동에 트럭 아래로 떨어져 도로 위를 데굴데굴 굴러갔다.


“아. 미안. 내가 좀 치사했지? 어떤 치사 빤스한 전기 면도칼 신이 이렇게 하라고 가르쳐 주더라고.”


용기의 치사한 습격에 눈깜짝할 사이에 수장을 잃은 독수리족 요괴들은 이성을 잃고 용기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에 용기도 양손에 유피테르 검과 데우스디오 검을 쥐어 들고 기를 한껏 불어 넣으며 독수리족들을 베어 나가기 시작했다.


캉캉!

퍼펑!


"한 놈 뿐이다! 죽여라!"

"크헉!"


용기와 독수리족 요괴들의 전투는 점점 심화되어 갔다.


기의 운영으로 찰나에 검의 무게를 커다란 바위 덩어리처럼 무겁게 만드는 마교의 구중천마검(九重天魔劍)을 용기가 펼치며 독수리족 요괴 두 명의 검을 '따당' 하고 때리자 전혀 예상치 못한 용기의 검 무게에 요괴들은 균형을 잃으며 검을 떨궜다.


용기는 그들의 요혈을 놓치지 않고 찌르며 쓰러뜨린 후, 자신의 뒤를 공격해 오는 창을 피해 앞으로 구르며 자신의 양 옆을 찔러 오는 검을 피해 황룡지풍비(黃龍地風飛)의 기운을 배와 가슴 쪽으로 쏘아내며 공중으로 순식간에 뛰어 올라 검을 쥔 주먹의 상태에서 양 옆의 적들의 면상에 마교의 혈영신장(血靈神掌)을 날려 트럭 밖으로 떨어 뜨렸다.


퍼펑!


"컥!"


순간 자신을 향해 위에서 날라오는 세 개의 창을 피해 몸을 공중에서 비틀었는데, 다시 눈앞에 적의 검 두 개가 쏘아져 올라오자 그는 천근추의 수법으로 하강 속도를 급격히 올려 피한 후 그 검 두 개의 주인들의 배를 베었다.


‘이런!’


그가 트럭의 지붕을 덮는 천막에 펼쳐 놓은 금강방벽술은 요괴들이 내리친 검기가 서린 검들을 방어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안 그래도 조금씩 찢겨져 나가며 여기저기 구멍이 뚫린 상태였는데, 이번에 용기가 피한 세 개의 창에 갈기갈기 찢겨져 나가며 커다란 구멍이 뚫려 버렸다.


그리고 독수리족 요괴 한 녀석이 그 구멍 아래로 쑥 내려가 버리는 것이었다.


안에 있는 그리스 여군들이 위험하다는 판단에 그는 황급히 자신의 발 아래의 트럭 지붕 천을 둥그렇게 베어 구멍을 만들고 트럭 뒷칸으로 따라 들어가 막 한 여군에게 검을 내려치고 있는 그 요괴의 검에 파천혈옥지(破天血玉指) 날려 검을 튕겨내고, 가슴 그리고 미간에 두 방을 연속해서 더 날렸다.


퓽퓽!


손가락을 튕겨 응축된 기공을 원거리에서 날려 보내는 파천혈옥지는 정파 무림을 대표하는 탄지공인 ‘일양지(一陽指)’의 명성과 맞먹는 마교의 탄지공으로써, 그 파괴력과 잔인함에 관해서는 일양지도 한 수 접어 준다는 무공이었는데, 손톱보다 작은 한 점이 요괴의 앞 가슴과 미간에 생겼을 뿐인데, 그 요괴의 등과 뒤통수에는 어른 주먹보다 커다란 구멍이 생겨 있는 것으로 그 잔혹한 명성이 확인 되는 순간이었다.


“모두 괜찮아요?!”


큰 무공을 쓰면 옆에 있던 여군들이 다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마교의 탄지공을 펼쳤는데, 생각보다 순간적으로 좋은 판단을 했다는 생각이 용기는 들었다.


하지만 그는 여군들의 대답을 듣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커다랗게 뚫려버린 구멍 아래로 요괴들이 계속 내려 오려는 중이었다.


“관음십팔퇴(觀音十八腿)!”


용기는 혜능에게서 배운 아라한신권(阿羅漢神拳)의 절초 중의 하나인 관음십팔퇴를 펼치며 마치 용이 되기 위해 승천하는 한 마리의 이무기처럼, 아래로 내려 오려고 하는 요괴들의 턱과 머리들을 가격 하면서 다시 트럭 지붕 위로 솟구쳐 올라갔다.


아주 잠깐 지붕 아래로 내려 갔다가 돌아왔을 뿐인데, 지붕 위쪽 주위에는 어느새 수많은 독수리족 요괴들과 주인을 잃은 부엉이족 요괴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야야얍!"


용기는 지체하지 않고 바로 유피테르 검을 곧장 허공에 뻗으며 뇌망천화(雷網天華)을 펼쳤다. 그러자 유피테르에서 수백 개의 뇌전이 기운이 용기 주위에 그물처럼 펼쳐지며 요괴들을 덮쳐 들어갔다.


뇌망천화는 유피테르 검에 담겨진 강력한 뇌전의 기운을 빌려 쓰는 수법으로 시간의 숲에서 며칠간 그 검을 지켜보던 혜능의 조언으로 창안된 무공이었다.


혜능과 용기는 머리를 맞대고 유피테르에 실려 있는 뇌전의 기운을 적절히 사용할 방법을 찾았고, 결국 황룡뇌공파를 펼치는 기의 운용과 비슷한 방법으로 뇌망천화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수많은 번개들이 주위를 환하게 밝히며 그물처럼 펼쳐 나가는 시전 모습을 본 달마는 ‘뇌망천화’ 라는 명칭을 붙여 주었다.


그러나 이 무공은 유피테르 검이 아니면 다른 검으로는 시전이 불가능 했기에 사실 무공으로 불리우기에는 무리가 있는 수법이었다. 그리고 약간의 부작용도 있었다.


콰쾅!


용기는 뇌망천화 범위 밖에 있던 독수리족 요괴들이 날린 검강에 급히 반탄강기를 끌어 올리기는 했지만 완벽하게 막지 못하고 뒤로 미끄러져 나갔다.


뇌망천화는 유피테르의 강력한 뇌전의 기운을 한번에 방출해 내는 기술이어서 그런지, 시전 직후 용기의 신체의 모든 신경들이 멈춰 버리는 경직감이 따라왔다. 비록 아주 짧은 찰나의 부작용이었지만, 독수리족 요괴들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공격해 온 것이었다.


"끙...."


미끄러져 트럭 지붕에서 떨어져 나갈 뻔한 것을 운전석 바로 뒤의 지붕 끝자락을 잡고 매달린 용기는 심호흡을 한 번 크게 하며 얼굴의 땀을 닦았다.


아직 싸울 여력은 충분히 남아 있었지만, 흘러 내리는 땀은 이미 그의 몸을 흠뻑 적시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미리 충분히 예상치 못했던 부분에 입술을 깨물며 콧바람을 내쉬었다.


일단 그는 요계에서 독수리족 요괴들과 실제로 붙어 본 적이 없었다.


그들과의 전투 경험은 신계의 ‘시간의 숲’에서 ‘타티올린’으로 재생성된 복제들이었고 그 복제 요괴들은 실제 무기가 없이 수강(手罡)으로만 용기와 연화를 공격해 왔다. 그래서 무기를 들고 있는 실제 독수리족 요괴들과 전투가 시작 되었을 때, 그는 거리 조절에 꽤나 신경을 써야만 했었다.


하지만 손에 무기를 들고 안 들고가 적의 전투력에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지, 아니면 자신이 그 거리에 익숙해 지는 데에 시간이 더 필요한지, 생각보다 자신의 공격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독수리족 요괴들은 검 이외에도 창을 사용해 좀 더 먼 거리에서 공격하거나 투창 형식으로 원거리에서 공격해 왔기에 예상보다 훨씬 상대하기 번거로웠다.


두번째는 그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었다.


그건 바로 독수리족 요괴들이 타고 있는 부엉이족 요괴들이었는데, 용기는 주인을 잃은 부엉이족 요괴들이 별도로 자신을 공격해 올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었다.


부엉이족 요괴들은 거미족 요괴들과 같이 기를 사용할 줄 모르는 종족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발톱과 부리는 검기가 맺히지 않는 검 정도는 쉽게 부러트릴 수 있는 날카로움을 가지고 있었다.


요계에서 도망칠 때 그 날카로움에 이미 한 번 당해봤던 용기로써는 삼백이나 되는 독수리족 요괴들을 상대하기도 바쁜데 부엉이족 요괴들까지 합세하니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었다.


그리고 자신이 우려하던 세번째 상황이 지금 막 펼쳐지려고 하고 있었다.


그가 무인의 명예 따위는 아랑곳 없이 '비겁한 놈' 이라는 욕을 들을 작정을 하면서까지, 시마르글을 급습해 죽인 건 두 가지 목적에서였다.


한 가지는 요괴들의 진형 파괴였다.


그가 신계의 기록을 통해 배운 바에 의하면 요괴들의 군대는 인간의 군대와 다르게, 부대장이 사망했다고 해서 부대 전체의 사기가 저하되며 후퇴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대장을 노려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장을 잃어 버린 요괴들은 더이상 진형을 이루지 않고 막무가내로 덤벼들기 때문이었다.


진형을 이루지 않는 적들을 상대하는 것은 당연히 섬세하게 진형을 갖추고 공격해 오는 적들보다 수월한 법이고 용기는 그 목적 달성의 효과를 여지껏 보고 있었다.


다른 한 가지는 자신의 비겁한 습격에 분노한 요괴들이 자신만 노리고 공격해 오기를 바랬기 때문이었다.


타티올린을 통해서 민간인을 보호하며 빠져 나가는 연습을 하기 했었지만, 그건 그다지 넓지 않은 공간에서 고작 한 두명을 보호하는 수준이었고,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랐다.


수송 트럭 두 대에 타고 있는 그리스 여군들과 카리야 마을의 주민들은 다 합쳐서 대략 35명.


그 숫자도 문제였지만, 1호 트럭과 2호 트럭의 거리도 대략 10미터, 각 트럭들의 원래 길이까지 포함하면 대략 40미터 가까이 되는 거리의 범위를 혼자 도맡아 완벽하게 방어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용기는 요괴들이 계속 자기만 노리기를 원했으나, 아무래도 분노에 휩싸였던 요괴들의 정신이 어느 정도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그들은 용기가 아까 굳이 트럭 아래로 내려가 다른 인간들을 보호하는 모습을 지켜 보고는, 용기의 힘을 좀 더 빼놓기 위해 이제는 1호 트럭에 타고 있는 민간인들도 공격해 들어가고 있었다.


용기의 눈에 1호 트럭 뒤에 타고 자신의 턱 앞에 두 손을 꼭 모은 채 눈을 감고 기도하고 있는 한 여인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녀의 머리 위의 트럭 지붕이 찢겨져 나가고 있는데도 그리고 그녀의 죽음이 코앞에 임박해 왔음에도 그녀는 흔들림 없이 신에게 간절히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용기는 씁쓸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그의 눈에 두 손을 크게 펼쳐 얼굴을 감싸며 벌벌 떨고 있는 한 여자 아이의 모습도 들어왔다. 자신의 딸인 유나보다 고작해야 한 두살 더 많아 보이는 아직 청소년이라 불리우기에는 일러 보이는 여자 아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용기가 가장 먼저 한 생각은 ‘엘레시키 이 미친 놈들은 도대체 저 여자 아이를 데리고 가서 무엇을 할려고 했던 것일까?’ 였다.


그리고 그는 더이상 지체 없이 몸을 날려 앞에 달려가고 있는 1호 트럭을 향했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여자 아이에게서 유나의 모습을 겹쳐 본 용기는 그 아이를 살리고 싶었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빨리 정리하고 자신의 가족들 곁으로 돌아가야 했다.


쇄애액!


용기가 날아가고 있는데 옆에서 갑자기 독수리족 요괴가 검을 빠르게 찔러 들어왔다.


쩌저정!


그는 몸을 한바퀴 틀어 그 요괴의 어깨를 한 손으로 잡고 빙백신장으로 그 독수리족 요괴와 그가 타고 있던 부엉이족 요괴를 동시에 얼려 버렸다.


그리고 그 덩치 큰 얼음 덩이리들이 중력에 의해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하자 그는 그 얼음을 밟고 반동을 이용해 1호 트럭의 지붕을 찢어내고 있는 요괴들의 머리 위로 올라 갔다가 마교의 유성탈혼검법(流星奪魂劍法)을 펼쳤다.


"이 씨발것들아 이거나 쳐먹고 꺼져!"


퍼퍼퍼펑!


"크악!"


유성탈혼검법이 만들어 내는 비명 소리가 그치기도 전에 그는 공중에서 내려옴과 동시에 트럭 뒷칸에 철제 프레임에 유피테르 검을 깊숙히 찔러 넣으며 검의 손잡이를 축으로 삼아 마치 철봉 선수처럼 빙그르 돌며 항마연환신퇴(降魔連環神腿)로 근처 요괴들의 얼굴과 가슴을 가격해 트럭에서 떨어 뜨렸다.


그는 멈추치 않고 그 관성을 이용해 다시 2호 트럭으로 날아가며 무공을 펼쳤다.


“금룡출두(金龍出頭)!”


용기가 아라한신권의 최종기인 금룡출두를 펼치자 그 모습은 마치 한 마리의 거대한 용이 조그마한 숲길에서 자신의 앞길을 막는 나무들을 모조리 부서뜨리며 일직선으로 맹렬히 돌진하는 모습과도 같았다.


"크아악!"

"으윽!"


또다시 수많은 비명 소리가 들리면서, 2호 트럭 근처에 있던 모든 요괴들이 금룡출두에 튕겨져 나갔다.


웅웅~


용기의 몸 주위로 갑자기 흑색의 기운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생겨나기 시작했다. 마교 교주를 상징하는 마교 최상승의 무공 ‘천마삼검(天魔三劍)’ 그리고 그 천마삼검을 사용할 때 쓰는 천마현공(天魔玄功)의 흑색 기운이었다.


더이상 시간 끌지 않고 단숨에 끝낼 작정을 한 용기는 이제 삼백에서 절반 정도로 줄어든 독수리족 요괴들을 향해 무섭게 노려 보았다.


퍼엉!


그런데 갑자기 2호 트럭 뒷쪽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근처에 있던 요괴들은 급히 호신강기를 끌어 올려 몸을 보호해 별 피해는 입지 않았지만, 그 폭발에 의해 뒤로 물러나야만 했다.


“나도 돕겠어.”


로레나가 트럭 지붕 위로 올라오며 말했다. 그 폭발은 그녀가 음식들이 모여 있던 트럭 한 켠에서 발견한 소형 프로판 가스통을 던져 총으로 쏘자 발생한 것이었다.


“저들의 쉴드만 없어지면 내 총알도 충분히 통해.”


용기가 위험하니 내려가 있으라고 말 할려고 했으나 그녀가 먼저 용기에게 말했다.


“흠...쉴드라...그래 호신강기나 반탄강기만 없어지면 된다 이거지?”


용기는 그녀의 말에 요괴들을 다시 노려보며 중얼 거렸다.


뒷쪽에서 무슨 고함 소리가 들려 용기가 고개를 돌려 보니 셀린 중위도 트럭 위로 올라와 있었다.


그녀는 용기의 마음을 어떻게 읽었는지 트럭 운전을 하고 있는 여군들에게 서로간의 최대한 간격을 좁히며 달리라고 큰 소리로 지시하고 있었다.


지시를 마친 그녀는 어디서 구했는지 소총을 들고 요괴들을 겨눈 채 용기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음....."


찰나 고민을 하던 용기는 자신을 만들 수 있는 최대 숫자인 분신 둘을 소환해 로레나와 셀린 옆으로 보냈다.


그리고 그 분신들은 지정한 위치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들의 어깨에 손을 걸치더니 일반적인 방어막 형태가 아닌 들고 있는 총을 제외한 모든 신체의 선을 따라 몸을 덮는 호신강기를 펼쳐 그녀들과 자신들을 보호했다.


그리고 천근추의 기운을 범위적으로 펼쳐 그녀들의 발을 트럭 지붕에 고정시켜 그녀들이 흔들리는 트럭에서 떨어지는 것을 방지했다.


용기의 분신들은 니니기 선인의 분신들처럼 자아를 가지지 못했다.


그래서 용기가 수동적으로 명령을 일일이 입력해야 하기에 자신이 발에 땀나도록 급박하게 돌아가는 전투 상황에서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했는데, 단지 부동의 자세에서 바로 옆에 있는 사람과 함께 호신강기를 펼치는 것 정도는 용기에게 별 부담이 되지 않았다.


“좋아! 그럼 같이 해보자고!”


이제 한 트럭의 절반 정도를 흑색으로 덮어 버린 천마현공의 기운 . 그 거대한 흑색 기운이 남아있는 요괴들을 향해 쏘아져 올라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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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2) +2 21.11.13 320 12 13쪽
72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1) +2 21.11.12 323 13 14쪽
71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2) 21.11.11 320 12 14쪽
70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1) 21.11.10 326 11 17쪽
69 각자의 선택 (8) 21.11.09 337 13 14쪽
» 각자의 선택 (7) 21.11.08 343 13 21쪽
67 각자의 선택 (6) 21.11.07 336 12 16쪽
66 각자의 선택 (5) 21.11.06 335 15 16쪽
65 각자의 선택 (4) 21.11.05 337 13 17쪽
64 각자의 선택 (3) 21.11.04 336 13 16쪽
63 각자의 선택 (2) 21.11.03 332 14 15쪽
62 각자의 선택 (1) 21.11.02 344 13 17쪽
61 작은 보답 (3) 21.11.01 337 12 16쪽
60 작은 보답 (2) 21.10.31 340 14 13쪽
59 작은 보답 (1) 21.10.30 340 14 12쪽
58 더 높은 경지를 향하여 (5) 21.10.29 341 14 14쪽
57 더 높은 경지를 향하여 (4) 21.10.28 343 13 17쪽
56 더 높은 경지를 향하여 (3) 21.10.27 338 15 13쪽
55 더 높은 경지를 향하여 (2) 21.10.26 359 1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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