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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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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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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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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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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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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7)

DUMMY

“뭐라고?! 벌써 이천이나 잃었다고?! 도대체 빌어먹을 사단장 새끼는 그동안 어디서 뭘 하고 있었단 말이더냐?!”


요계 제14군단의 군단장인 인드리크는 불같이 성을 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휘하 부대들이 공훈을 세울려는 목적으로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서로 앞다투어 전투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합니다. 게다가 대상이 고작 인간 두 명이라는 사실에 대부분 상대를 얕잡아 본 것 같습니다. 현재는 26 그리고 22사단장님들이 부대 통제를 해서 집결 중이라고 합니다.”


인드리크는 화가 났지만 어이도 없었다.


아무리 한꺼번에 몰아치지 않고 소대 또는 중대 병력들이 뜸성뜸성 공격해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단 두 명의 인간들이 이천이나 되는 병력을 베어 버리다니.


이건 뭐가 잘못되도 굉장히 잘못됐다. 파리의 총본부에서 온 연락에 신계에서 왔다는 인간 두 명이 그 정도 실력자라는 이야기는 없었거늘.


어쩌면 애초부터 총본부에서도 제대로 된 사실을 알고 있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 둘은 사실 인간이 아니라 신이 아닐까? 아니면 용족? 어찌 되었든 병력 이천을 하루 아침에 잃어 버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자신도 문책을 당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고, 심지어는 군단장의 직급을 잃어 버릴 수도 있는 중대한 문제였다.


일단 쥐도 새도 모르게 사건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 인드리크는 문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했다.


“26사단 본부로 간다. 사단장에게 연락해 놓도록.”



*****



전투가 장시간 지속되자 용기와 연화는 자신들이 눈 앞에 있는 요괴들을 전부 처치하기 전에 새로운 요괴들이 공격해 오는 상황까지 몰려가고 있었다.


"크억!"

"죽어라 인간들!"


콰아앙!

퍼퍼펑!


베고 베고 또 베었지만 요괴들은 죽은 자의 자리를 금방 메꾸며 몰려 들어왔다. 워낙 생긴 것도 비슷하게 생겨서 마치 죽은 요괴들이 다시 살아나 덤벼드는 착각이 들 정도.


“넌 내가 아까 죽이지 않았냐?”


연화는 자신의 옆구리로 검을 찔러 오는 여우족 요괴를 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녀는 여유롭게 몸을 비틀며 이십사수매화검법(二十四手梅花劍法)의 매향침골(梅香浸骨)을 시전해 그 여우족 요괴의 얼굴 중앙에 검을 쑤셔 박았다.


땀방울이 눈을 가리자 연화는 손을 들어 땀을 훔치지 않고 오히려 신형을 고속으로 회전시키며 몰려오는 요괴들을 베어냄과 동시에 얼굴의 땀방울들을 흩어 날려 보냈다.


몸이 점점 피곤해져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팔도 뻐근하고, 여기저기 긁힌 상처들도 꽤 되었다. 하지만 내력이나 체력은 아직 괜찮았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연화는 내력과 체력이 떨어져 도망을 쳐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요괴를 베고 싶었다. 이 썩을 요괴들을 한 놈이라도 더 베어야 그동안 자신이 저지른 실수들을 만회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였다.


“응?”


연화는 큰 기운이 뭉치고 있다는 기분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독수리족 요괴들이 공중에 떠 있었는데, 가운데에 한 명이 연화를 향해 검을 두 손으로 쥐어 뻗고 있었고 그의 양쪽 어깨에 다른 독수리족 요괴 한 명씩이 손을 언고 기를 전달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다시 그 뒤로 두 명이 똑같은 모양을 취하며 열지어 서 있었다.


마치 V 형태로 진형을 이루며 끝열부터 중앙으로 기를 몰아주고 있는 것 같은 모습.


콰아앙!


그리고 마침내 그 중앙에 서있는 독수리족 요괴의 검 끝에서 기공파가 연화를 향해 방쏘아졌다. 그리고 그것은 연화를 집어 삼킬 듯 거세게 날아왔다.


“어딜! 이야압!”


연화는 피하지 않고 오히려 뛰쳐 나아가며 무극태을검(無極太乙劍)을 시전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커다란 기공파를 일도양단 시켜 버렸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절반으로 쪼개진 기공파의 절반이 그냥 공중 폭발하며 사라지지 않고 계속 살아남아 의도치 않게 용기 쪽으로 방향을 바꿔 날아가기 시작했다.


“아저씨!”


펑! 콰콰쾅!


그 절반의 기공파는 용기의 등 뒤로 날아가 충돌을 일으키며 커다란 폭발을 일으켰다. 마침 건물 벽 근처였던 그곳은 충격으로 인해 건물 벽이 절반쯤 무너져 내리며 커다란 먼지를 만들어 내었다.


갑작스레 생긴 커다란 먼지 구름에 의해 모두들 잠시 몸을 뒤로 빼자 끊임없이 전장에 울려 퍼지던 소음들도 따라 멈추었다.


연화는 용기를 찾아보기 위해 먼지 구름으로 뛰어 들어갈려다가 문뜩 몸을 멈춰 세우더니 다시 요괴들 쪽을 바라보고 씩 웃었다.


“너희들은 이제 엿 된거야.”


그리고 그녀는 오른쪽으로 몸을 쭉 미끄러지듯이 빼며 큰 소리로 외쳤다.


“아수라멸천장(阿修羅滅天掌)!”


그러자 갑자기 커다란 아수라의 얼굴 형상을 띄고 있는 검은색의 기운이 먼지 구름을 뚫고 나왔다.


세 개의 얼굴을 가진 아수라는 윗쪽으로 길게 찢어진 무서운 눈과 마치 짐승과도 같은 날카로운 송곳니 살벌하게 들어내고 자신의 앞을 막는 그 어떤 것들도 부셔버릴 기세였다.


그리고 그 아수라는 용기와 연화를 둘러싸고 있는 요괴들의 한 부분을 곧장 덥쳐 들어갔는데, 그중에는 연화에게 커다란 기공파를 날린 독수리족 요괴들도 있었다.


콰앙!


"으아악!"


커다란 폭발이 일어나고 아수라멸천장을 맞은 수십의 요괴들은 산산조각이 나며 쓰러져 갔다.


“콜록. 콜록. 시멘트 먼지는 잘 가라 앉지도 않네. 야! 너 자꾸 남의 무공 초식명 댈레?”


용기가 어느새 연화 옆에 서며 말했다. 그는 시멘트 먼지를 잔뜩 뒤집어써서 머리가 온통 회색으로 변해 버린 상태였다.


“재밌잖아? 천마 스승님의 무공 중에 이게 제일 멋지단 말야. 무공명도 그의 걸맞게 멋지고.”


연화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아수라멸천장은 마교 무공에서 최상승에 위치한 장법 중에 하나로 그 기운이 아수라의 얼굴을 아주 또렷이 재현하는 특징이 있었다. 그 모습이 워낙 장대하고 위엄이 서려있어 연화가 장난삼아 시전하는 용기 대신에 무공명을 소리 내어 말한 적이 몇 번 있었다.


“그건 그렇지. 흠...그런데 너 아까 왜 나 불렀냐?”

“아...아니...아! 저녁 메뉴는 뭘로 할까 해서.”

“안 그래도 내가 생각을 좀 해보고 있었는데, 오늘 저녁은 아마도 로레나가 알아서 준비 할 테고.”


용기는 서쪽으로 지고 있는 해를 슬쩍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집에 가기 전에 양파랑 파프리카만 좀 구해서 가자. 그러면 내일 점심에는 내가 꽤 괜찮은 요리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거야.”

“헐...요괴들을 베는 속도가 좀 느려졌다 했더니, 메뉴 생각을 하고 계셨구만?”


요괴들은 용기와 연화가 바로 앞에 있는 자신들을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딴 이야기를 하자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어 다시 괴성을 지르며 돌진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사방은 다시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와 요괴들의 비명으로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연화야 잠깐만 내 뒤 좀 봐줘.”


용기가 뭔가를 발견하고 무너진 건물 벽 쪽 안으로 들어갔다.


그가 찾은 건 무더진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의 손이었다. 그는 혹시 살아있던 사람이 아까 독수리족 요괴들이 날린 기공파의 충격으로 무너진 건물에 깔린 것이 아닌가 하고 황급히 잔해들을 들어내어 그 사람을 살폈다.


그리고 그는 ‘아’ 하는 짧막한 탄식의 한 숨을 내쉬었다.


그곳에는 히스패닉으로 보이는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갓난 아이가 숨져 있었다. 시체들은 부패가 진행된지 꽤 된 것으로 보였는데, 몸의 상처들을 보아 여우족 요괴의 검에 찔려 죽은 듯 했다.


특히 용기를 탄식하게 만든 것은 할머니와 갓난 아이의 시체였다. 갓난 아이는 태어난지 채 일 년이 되지 않은 것처럼 보자기에 단단히 싸여져 할머니의 가슴에 있었는데, 요괴의 검이 할머니 등을 뚫고 나오면서 아이의 얼굴까지 크게 찔러 버린 모양이었다.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던 갓난 아이가 자신의 가슴팍에서 얼굴이 갈라지며 즉사하자 할머니는 정신적인 충격으로 놀란 토끼눈을 지으며 눈을 뜬 채로 숨을 거둔 듯 했다.


용기의 꽉 쥐어 말아진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하지만 그는 이내 주먹을 풀고 할머니의 감지 못한 두 눈꺼풀을 최대한 정성스럽게 내려 그녀의 두 눈을 감겨 주었다.


“좀 더 일찍 오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는 잠시 말없이 그 자리를 지켰다. 한쪽 무릎을 꿇고 자신의 두 눈도 감은 채.


벽 바깥쪽에서는 연화가 밀려오는 요괴들을 처치하느라 만들어 내는 소음들로 가득했지만, 그는 두 눈을 감은 채 자신의 정신 세계를 세상의 모든 것들로부터 차단시키며 생각에 빠져 들어갔다.


“연화야 요괴 한 놈을 산 채로 잡아와야겠다. 뭐 좀 물어봐야 하니까 되도록이면 장교놈으로 잡아와.”


잠시 후 눈을 뜬 용기가 말했다.


여태 뒷쪽에서 용기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충분히 짐작하고 있던 연화는 ‘알았어’ 라는 짧은 말과 함께 공중으로 뛰어 올랐다.


그리고 그녀의 검에서 이십사수매화검법의 최종 기예 매화만리향(梅花萬里香)이 펼쳐지자 수많은 매화꽃의 형상을 지닌 기운들이 사방에 흩날리며 요괴들에게 날아가 폭발을 일으켰다.


퍼퍼펑!

콰콰쾅!


그사이 용기는 두 명의 분신을 소환해 건물 기둥들에 부적을 붙이는 일을 시키고 자신은 건물의 무너진 벽 틈새 앞쪽으로 나와 황룡뇌호벽(黃龍雷護壁)을 시전하여 요괴들이 건물 안 쪽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얼마 후 연화가 여우족 요괴 한 명의 멱살을 쥐고 용기 쪽으로 돌아오자 용기는 황룡뇌호벽을 살짝 풀고 그 둘을 안쪽으로 보내 주었다.


“지수천탄술(地藪天呑術)!”


용기가 수인을 맺고 도술을 시전하자 용기의 분신들이 부적을 붙여놓은 건물들의 기둥들이 갑자기 땅속으로 순식간에 꺼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쿠르르릉.


단단한 콘크리트 지면이었던 그곳은 마치 모래 늪으로 변한 것처럼 건물 기둥들을 순식간에 땅 속으로 빨아 들였고, 단단하게 받쳐 주던 지면이 사라진 기둥들은 거침없이 땅속으로 꺼져 들어가며 건물 전체의 붕괴를 가져왔다.


삼층짜리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며 만든 먼지 구름이 자욱하게 사방의 시야를 가렸다.


"놈들을 찾아라!"


요괴들은 그 먼지 구름을 뚫고 들어가 건물 잔해에서 용기와 연화를 찾았지만 어디에서도 그들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감상해 주신 독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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