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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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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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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3)

DUMMY

저택 전체가 냉장고가 된 듯, 벽은 냉기를 뿜어 내며 차가웠지만 드러누운 침대에서는 모르는 사람의 체향이 아직 남아 있었다.


용기는 자신이 찾아 들어간 침대에 잠깐 누었다가 다시 일어났다.


굳이 그 처음 맡아보는 다른 사람의 체향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것보다는 이제 침대라는 곳이 어색해서였다.


요계의 지하 감옥에서는 차가운 바닥에서 잠을 잤고, 신계 시간의 숲에서는 딱딱한 나무 침대에서 잠을 자다보니 이젠 푹신한 침대가 왠지 어색했다.


그는 침대 아래에 앉아 잠시 방을 둘러 보다 활짝 열려 있는 옷장으로 다가갔다.


급히 옷가지를 챙겨 피난 가느라 옷가지들이 주변에 흐트러져 있었고 옷장 안도 엉망이 되어 있었다. 하긴 피난 가는데 모든 것을 가지런이 정리해 놓고 가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으리라.


가만히 옷가지들을 살펴보니 남자 옷들이었다. 그리고 사이즈도 자신과 비슷해 보였다. 하지만 옷들의 취향은 왠지 어린티가 났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쯤 되는 남자애의 방인가?'


용기는 그중에 근처에 츄리닝 복으로 보이는 옷가지들을 대충 집어서 샤워실로 갔다.


이 저택에는 어찌 된 것인지 각 방마다 커다랗고 화려한 화장실과 샤워 시설이 달려 있어서 밤 늦게 샤워를 해도 곤히 자고 있는 다른 일행의 수면을 방해할 일은 없어 보였다.


그는 야명주를 밝혀 두고 뜨거운 물로 아주 긴 샤워를 정성 들여 했다.


"후....우...."


간만에 뜨거운 물로 몸을 씻으니 왠지 탁해진 영혼까지 같이 씻겨 나가는 듯한 이 기분.


샤워 후 용기는 세면대에서 면도도 했다. 방의 예전 주인은 수염이 막 나기 시작한 성숙한 고등학생이었는지 면도 제품들도 다양하게 구비 되어 있었다.


아주 오랜 시간을 샤워실에서 보내고 나온 용기는 다시 침대에 누었다. 하지만 그래도 잠은 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는 가부좌를 틀고 운기조식과 운기행공을 했다. 천천히 정성을 들여 단전의 기를 채워 나갔다.


인간계는 확실히 신계나 비해 대기에 존재하는 자연의 기운이 적어서 그런지 단전에 기가 차오르는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렸지만 상관은 없었다. 지금은 소림대환단까지 복용해 가며 단전에 기를 급하게 채워야 하는 상황은 아니었으므로.


단전에 더이상 기를 집어 넣을 수 없을 정도가 되자 용기는 눈을 뜨고 긴 숨을 내쉬었다.


창 밖의 빗줄기는 그칠 줄을 모르고 더 세차게 퍼붓고 있었다.


그는 창가로 가서 달빛을 맞으며 지상으로 낙하하는 수많은 빗방울들을 잠시 바라보다 창문을 살짝 열어 올렸다. 빗소리가 더 크게 들려왔다.


그는 빗소리를 좋아했다. 결혼 전 혼자 자취를 할 때는 침대를 항상 창문 바로 옆에 두고, 밤에 비가 오면 창문을 살짝 열고 빗소리를 들으며 잠에 빠져 들곤 했었다.


빗소리만 잘 들을 수 있다면 흘러 들어온 빗방울에 침대 시트가 젖는 것 따위는 그에게 크게 문제 되지 않았었다. 물론 결혼 이후로는 더이상 누릴 수 없는 즐거움이 되어 버렸지만.


그는 오른팔을 창 밖으로 쑥 내밀어 손과 팔둑에 비를 맞아 보았다. 뜨거운 샤워로 따뜻해진 손의 온도가 차가운 빗방울에 순식간에 내려 갔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그는 불쑥 기를 운용해 손바닥에서 수(水)의 기운을 뽑아 냈다.


검은색의 수의 기운이 손바닥에서 둥글게 공의 모양을 만들다 싶더니 어느새 주위로 살짝 흩어지며 작은 항아리 모양으로 변했다. 그리고 그렇게 변한 검은색의 작은 항아리는 용기의 손바닥 위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들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백음 스승은 오행 중의 단 한가지 요소로만 펼쳐지는 무공처럼 허접한 무공은 없다고 딱 잘라 말하곤 했었다.


그래서 용기와 연화는 백음의 가르침에 어떤 무공을 펼치던 오행의 기운을 바꿀 수 있는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가능할 수 있도록 수련을 해야했다.


그런 수련을 거쳐 온 용기는 심지어 소림의 백보신권도 삼각형의 모양을 한 불주먹으로 형태를 바꿔 날려 보낼 수 있었다. 물론 실제 전투 상황에서 굳이 그렇게 쏘아 보내야 할 이유는 아직 찾지 못했지만.


용기는 백음 스승과 생각과 떨어지는 비를 보니 한가지 여담이 갑자기 떠올랐다. 신계 제 2군단의 우사(雨師) 대대장의 무공에 대해 백음 스승이 설명하고 있을 때였다.


- 용기: 그럼 우사 님은 진짜 비를 불러 올 수도 있는 건가요?

- 백음: 그렇다. 그게 그의 신력이니.

- 용기: 와~~! 가뭄진 곳에 비를 떡하니 불러오면 정말 멋지겠네요.

- 백음: 그러니 네놈이 무식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우사가 비를 불러 오는 데에 내력이 얼마나 소모 되는 줄 알고 하는 소리냐? 아무리 신력이라고 해도 자연의 법칙을 거슬리는 데에는 댓가가 필요한 법이다. 그가 마른 하늘에 비를 불러 올 수는 있지만 그 범위는 그다지 넓지 않다. 물론 안 본 사이에 실력을 더 갈고 닦았을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용기의 생각은 연화가 해준 이야기로 넘어갔다.


그와 연화가 같이 구천환기오행진을 설치하고 있을 때 그녀는 용기의 신체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 났었는지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내 몸이 20미터나 커졌다고?’


그는 그런 몸 늘리기 무공을 배운 기억이 없었다. 게다가 기를 불어 넣지도 않은 유피테르가 혼자 날아와 자신의 가슴 앞에 서있었다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누군가가 내 몸에 뭔가를 심어 놓았다? 그리고 달마 스승님의 세수경이 그것을 막아 주었다?’


용기는 아주 중요한 수업 몇 개를 빼먹고 기말고사를 치러 갔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시험 문제에 곤혹스러워 하는 대학생 같은 기분이 들었다.


뭔가 자신이 모르는 중요한 사실이 숨겨져 있었다. 그것도 자신의 몸 안에. 그리고 그 비밀이 그에게 왠지 '이용 당하고 있는 건가?' 라는 느낌을 가져다 주어 입안을 씁쓸하게 만들었다.


“흠...확실히 나를 포함한 우리 인류는 신들과 그들의 세상인 신계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던 게 한 두 개가 아닌 것 같아...."



*****



마브카는 인간들이 먹는 디저트에 관심이 많았다.


자연의 기운으로만 생활이 가능한 요괴들이었지만, 그중에서는 식탐을 내는 요괴들이 있긴 했다.


자신은 그 축에 들지는 않는다고 생각 했지만, 인간들이 먹는 디저트류의 달콤한 음식들은 요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었기에 그가 그 새로운 맛에 어느 정도 빠져 있다는 것은 스스로도 인정 할 수 밖에 없었다.


고급스러운 음식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파리에서 만들어내는 수백 가지 종류의 디저트 중 그의 입맛을 가장 황홀하게 만드는 것은 의외로 ‘애플파이 아이스크림’ 이었다. 아직 속이 뜨거운 애플파이와 그 위에 자연스럽게 녹아 흘러내리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조합은 몇 번이나 먹어도 그의 미각을 흥분시켰다.


야심한 시각에 커다란 식당의 커다란 식탁에 홀로 앉아 애플파이 아이스크림으로 그날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어내고 있는 그의 귀에 문 밖에서 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잠시 후, 문이 열리더니 그의 부관인 리니치가 허스르름한 거지 행색을 하고 있는 한 남자 인간을 자신 쪽으로 데리고 왔다.


“총사령관님 데리고 왔습니다.”


마브카는 냅킨으로 입을 닦으며 리니치가 데리고 온 인간을 잠시 바라 보았다. 그 인간도 무표정으로 마브카의 눈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바라 보았다.


“일단 좀 앉지.”


마브카는 그 인간에게 자신의 맞은편 식탁에 앉으라고 말하고는 뒤쪽 한 구석에 머리를 숙이고 서있는 인간 요리사를 향해서 자신의 손님에게 음식을 가져다 주라고 명했다.


“그대 이름이 다미안인가?”

“그렇다.”


다미안이라는 이름의 남자가 무표정에 퉁명스럽게 답하자 그의 불경한 태도에 화가난 부관이 순식간에 검을 그의 목에 가져다 대며 으르렁 댔다. 하지만 마브카는 부관에게 검을 내리라고 손짓을 했다.


“듣던 대로군.”


마브카는 중동에서 일어나고 있던 인간 자살 특공대들을 원천 봉쇄할 수 있는 작전을 제안한 인간을 만났다.


그의 이름은 ‘파하드’ 였는데 파키스탄의 전직 군인이었지만 자신이 받아 챙겨 먹은 뇌물과 관련된 인물이 살인을 당하면서 자신의 부정부패도 꼬리가 잡히는 바람에 군에서 쫓겨나 중동 지역의 블랙 마켓으로 흘러 들어온 인물이었다.


마브카는 단도 직입적으로 파하드에게 인간들의 군대들을, 특히 러시아 군대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빠르게 제압할 수 있을지를 물었다.


월등한 종족인 요괴가 그것도 총사령관이라는 직책에 있는 자가 미천한 종족으로 여겨지는 인간, 그것도 뇌물이나 받아 먹는 자에게 조언을 구한다는 것은 엄청난 수치라고 볼 수 있었지만, 마브카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그만큼 상황 타개의 해결책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하지만 파하드는 그건 자신도 알 수 없다고 답했다. 대신 그는 ‘다미안’ 이라는 별종 과학자의 이름을 마브카에게 알려 주었다.


다미안은 루마니아 출신으로 어린 나이에 물리학 박사 학위를 수료한 촉망 받는 천재 과학자였다.


그 재능을 알아본 루마니아 당국은 그를 무기 개발 국방연구소에 특채했고, 다미안은 수년간의 연구 끝에 인류의 그 어떤 EMP(전자기 펄스) 프로텍터로도 방어해 낼 수 없는 ‘AP-EMP 미사일’ 이라는 새로운 EMP 미사일 체계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욕심많은 그의 상관은 그 개발로 인한 모든 부와 명예를 자신의 독자적인 것으로 탈바꿈 시켜 버렸다.


자신이 쏟아 부었던 수년간의 열정과 노력이 한 순간에 남의 것이 되버리자 분노한 다이안은 AP-EMP의 관련 모든 서류와 자료들을 남 모르게 없애 버리고 러시아로 망명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불운은 계속 되었다. 러시아의 차세대 핵무기 개발의 엄청난 진척을 그가 만들어내자 그를 시기한 한 동료들이 음모를 짜고 자신을 미국의 스파이로 몰아 세웠다.


다미안은 살아남기 위해 가족들과 도망쳤지만 그 와중에 자신의 처와 하나밖에 없는 어린 아들은 총에 맞아 죽고 말았다.


겨우 살아남아 러시아를 도망쳐 나온 다미안은 더이상 아무도 믿지 않았다. 루마니아와 러시아를 혐오했고, 인간들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그 악랄한 욕심과 배신을 증오했고, 동시에 그것들을 두려워 했다.


어찌보면 그의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천재성이 불러온 비극적이지만 당연한 결과였을 수도 있다고 뒤에서 말하는 자도 있었다. 하지만 다미안은 그런 말들을 부정했다.


‘나의 뛰어난 천재성을 일부러 낮추어 평범한 사람들과 비슷하게 살아갈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나는 남에게 절대로 피해를 입히는 일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 인간에 대한 공포와 증오를 동시에 가지게 된 그는 아프가니스탄과 타지키스탄의 국경 근처의 깊은 산 속으로 숨어 들어가 인간 세상을 등졌다.


하지만 그도 먹고 살 생필품이 필요하였기에 어쩔 수 없이 근근히 근처에 있는 반정부 무장 세력들의 무기를 고쳐 주거나 드론 공격에 대한 대공포 설치 등을 도와주거나 하며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했다. 그렇게 그의 이름은 중동의 무기 블랙 마켓에 서서히 퍼져 나갔다.


“먹어도 괜찮다. 독 같은 것을 타지는 않았다.”


마브카는 다미안 앞에 멋들어지게 차려진 양고기 스테이크를 보며 말했다.


하지만 다미안은 그 향기로운 냄새를 사방에 퍼트리며 자신을 유혹하고 있는 음식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있었다.


“나도 너희들이 독 같은 것을 여기에 넣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그럼 왜 먹지 않는가?”

“배가 갑자기 부르면 머리 회전이 둔해져.”


다미안은 마브카를 살짝 째려봤다.


“나를 굳이 여기에 불러 이런 비싼 음식까지 먹이는 것을 보면 너희들이 나한테 원하는 것이 있을테고, 그렇다면 나도 최대한 나한테 유리한 협상을 해야 되니까.”


“하하하하.”


마브카는 목젖이 보일 정도로 고개를 뒤로 젖히며 크게 웃었다.


“배짱 하나는 아주 맘에 드는군. 나한테 고개를 뻣뻣이 치켜 세우고 협.상. 을 하겠다는 인간 놈이 있을 줄이야. 좋다!”


그리고 마브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단도직입적으로 다미안에게 말했다.


“나의 도움이 굳이 왜 필요하지? 어차피 인간들은 그런 방식으로 시간만 연장 시킬 수 있을 뿐 결국에는 너희들이 승리하게 될 텐데?”


마브카의 이야기를 들은 다미안이 물었다.


“하지만 우린 아주 빠른 인간계 정복을 원한다.”

“특별한 이유라도?”

“그것까지 네가 알 필요는 없다.”


다미안은 잠시 말없이 자신의 양고기 스테이크를 내려다 보았다. 자신의 양고기가 얼마쯤 식어 있는지를 가늠하는게 아니었다. 그는 단지 잠시 자신이 생각을 가다듬을 동안 시선을 놔둘 장소가 필요했을 뿐이었다.


“좋아. 해결할 방법은 있다. 단지 조건이 세 개 있다.”

“세 가지 조건이라. 너도 거주지, 음식, 여자 이런 것을 원하는 것이냐? 그런 거라면 얼마든지 제공해 줄 수 있다.”


요계의 군대가 고용한 대부분의 매인노들은 안전한 거처와 풍족한 음식 그리고 자신들의 성적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여자를 원했다. 그래서 마브카는 그들의 거주지를 파리 시내에서 제일 후진 구석진 곳에 몰아서 마련해 주고 필요한 것들을 충분히 공급해 주었다.


그렇기에 매인노들은 요계의 이동진을 통해서 세계의 각지로 출근 했다가, 다시 이동진을 통해서 프랑스 파리에 있는 자신의 거주지로 퇴근하는 방식으로 요계 군대를 돕고 있었다.


“아니.”


다미안은 단호하게 말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했다.


첫번째로 그는 자신이 원하는 팀을 꾸려기 위해서는 각 분야에 재능이 있는 인간들 몇 십 명이 필요한데 그들을 선발할 수 있는 인사권을 자신에게 달라고 요구했다.


두번째로 그는 아직 자신을 믿지 못해 감시를 붙이는 것은 당연 하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해달라고 했다. 즉, 자신과 자신의 팀 주위에 요괴들이 최대한 거리를 두고 감시하기를 원했다.


“그럴 경우 뭔가 필요한 부분이 생기면 우리와 소통이 수월하지 않을텐데? 적어도 통역관 역할의 요괴 한 명 정도는 곁에 두는게 어떤가?”

“아니. 그런 것은 내가 직접 해도 돼. 나를 당신네들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주면 되잖아? 당신이 지금 인간의 언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처럼.”


마브카는 잠시 고민했지만, 큰 문제가 생길 여지는 없어 보였다. 인간들 몇 십 명 쯤 멀리서 눈에 안 띄게 감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고, 다미안에게 미르마 열매를 하나 주어도 아직 남아 있는 수효는 꽤 되었다.


“알았다. 그렇게 하지. 그럼 세번째는 무엇이냐?”


그러자 다미안이 갑자기 일어나서 말없이 식당의 벽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벽의 한 구석에 걸려 있는 세계 지도 앞에 가서 섰다.


“너희들의 인간계 정복이 끝나면 이 땅을 나에게 줘.”


그가 손가락으로 가르킨 곳은 세계 지도 상으로 아주 작은 섬 하나였다. 그 왼쪽에는 ‘하와이’ 라고 적혀져 있었다.


“흠...그 조그마한 섬에서 너만의 왕국이라도 차릴 셈이냐?”


어느새 가까온 다가온 마브카가 턱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아니. 아무도, 그 어떤 인간도, 너희 동족도 여기 오면 안돼. 나 혼자 여기서 죽을 때까지 살 예정이야. 여기 마우이 섬은 하와이에서도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거든. 난 이제 추운 날씨가 지긋지긋해.”


마브카는 다미안이 같은 인간들에게서 배신당한 상처가 깊다는 사실을 이미 들어 알고 있었기에 그의 말에 수긍이 갔다.


“좋다! 일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면 그 근처 일대에 모든 섬들을 너에게 주마.”


마브카는 미국이 지정한 하와이 주 전체를 마치 자신의 거대한 토지의 작은 한 부분을 소작인에게 경작을 맡기는 것처럼 아주 간단하게 다미안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다.


“자 그럼 너의 계획을 들어 볼까?”


다시 자리에 돌아와 앉은 마브카가 물었다.


다미안은 그제서야 양고기 스테이크의 한 부분을 큼직하게 잘라 입에 집어 넣고 씹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간단해. 물론 준비 시간은 며칠 걸리겠지만. 인간들의 위성을 전부 우리 것으로 만들기만 하면 되는 거야.”


작가의말

소중한 시간을 할애해 읽어 주신 독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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