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231 회
조회수 :
72,027
추천수 :
2,755
글자수 :
1,456,688

작성
21.11.13 20:00
조회
318
추천
12
글자
13쪽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2)

DUMMY

용기와 연화는 신계에서 인간계로 이동하는 차원 여행 동안에 그들이 구천환기오행진(九天幻氣五行陳)을 설치하고 거주할 장소 선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산 속 깊은 곳으로 숨어 들어가자는 이야기 등등 몇 가지 의견이 나오기는 했지만, 결국에는 요괴들이 싫어하는 물을 끼고 있는 장소, 즉 강이나 바다 근처의 장소를 선택 하기로 했다.


그리고 용기는 꽤 괜찮은 장소를 이미 알고 있었다.


바다는 용기의 집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었다. 그리고 그 근처에 ‘바이온 아일랜드’ 라는 곳이 있었는데, 섬이긴 했으나 육지와의 거리가 채 30미터가 되지 않는 거리여서 평범한 도로가 다리 위에 놓여져 섬과 육지를 연결하고 있었고, 그 섬 내부에는 커다란 저택 두 개가 사이 좋게 그 섬의 절반씩을 나누어 차지하고 있었다.


용기는 일행을 데리고 요괴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히 이동하여 그 섬에 도착 한 후, 먼저 그 섬에 있는 두 집에 사람들이 있는지 확인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모두 피난을 갔던지 아니면 이미 요괴들에게 잡혀 갔는지, 두 집에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았다.


장소 확인 후, 용기와 연화는 육지가 끝나는 지점과, 섬으로 연결 되는 다리가 시작하는 부분부터 구천환기오행진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육지가 끝나는 진 밖에서 바라보면 그냥 바다가 보이고 저 멀리 배가 없이는 이동할 수 없는 거리에 있는 섬들만이 보일 뿐이었다.


진의 설치가 마무리 되었을 때 쯤에는 석양의 주황색 빛과 함께 스산한 바람이 몰아쳐 오더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용기와 일행들은 육지 쪽에서 바라볼 때 오른쪽에 있는,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다리에서 좀 더 가까운 쪽의 저택으로 들어가 식탁에 둘러 앉았다.


급하게 피난을 떠났던 흔적이 남아 여기저기 흐트러진 곳이 있었지만 내부는 꽤 잘 꾸며져 있었다.


커다란 저택 내부에 장식된 고급스러운 문양들과, 평범한 샐러리맨이 일 년 연봉을 쏟아 부어야 겨우 살 수 있을 것 같은 비싸 보이는 커다란 그림들이 벽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었고, 불을 켜면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 같아 보일 것 같은 천장의 커다란 샹들리에가 눈에 띄였다.


또한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그런지 녹아버린 냉동실에서는 물이 흘러 나와 냉장고 주위에 물난리를 일으키고 있었지만, 집이 하도 커서 그다지 눈에 띄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것들을 관심을 가지고 둘러 보는 이는 없었다.


집 내부는 꽤나 싸늘했다. 그 커다란 내부는 그곳에 머물던 집 주인들의 온기를 잊어 버린지 오랜 듯 하였다.


아직 먼지들이 쌓이지는 않았지만 집의 벽들에서 전해지는 냉기는 마치 자신도 인류의 종말이 다가와 자신의 역할을 더이상 수행할 필요가 없으니 용기와 일행들을 환영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듯이 차갑게 느껴졌다.


용기와 연화는 주방을 뒤져서 먹을 만한 통조림 음식들을 몇 개 찾을 수 있었다.


다행이 집에 아직 가스와 수돗물은 아직 공급되고 있어서, 용기는 조개 크림 수프 통조림 두 개를 열어 냄비에 덮혔고, 연화는 옥수수 통조림과 콩 통조림을 열어 접시에 담았다.


그렇게 용기, 연화, 로레나 그리고 유나는 따뜻한 조개 크림 수프에 옥수수, 콩을 곁들어 먹으며 그날의 한끼를 떼웠다. 통조림 음식들이라 조금 짜기는 했지만 불평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이야기를 시작했다.


물론 용기와 유나는 아직 시호코의 죽음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 아니여서 그런지 조용 했지만 그래도 계속 자리를 지키며 연화와 로레나의 대화를 들었다.


이야기는 로레나가 요계의 침략이 어떻게 시작 되었는지부터 설명 하면서 시작했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개선문에서 갑자기 튀어 나오기 시작한 요괴들, 날이 새기 전에 점령 당한 파리, 그리고 텔레비젼에 생중계 된 삼천 명에 달하는 파리 시민들의 목이 날라가는 끔직한 장면. 그렇게 하루 만에 항복하게 된 프랑스.


로레나는 기억을 떠올리며 천천히 설명해 나갔다.


"이 개자식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연화는 탁자 위에 올려져 있던 주먹을 불끈 쥐며 분을 삭였다.


로레나는 계속해서 프랑스 항복이라는 사건이 전세계에 알려지기도 전에 캐나다에서 시작된 2차 침공 그리고 그 요괴들이 미국쪽으로 거침없는 남하했던 것에 대해 설명하고 동시에 유럽쪽을 집어 삼키기 시작한 요계 병력의 이동 경로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였다.


"........"


용기는 듣고 있기가 괴로워 고개를 숙이고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요괴들이 두 번째 차원문을 열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자신의 목검에 들어있던 라오스 수정이라는 사실과 그리고 그 차원문에 나온 2차 병력이 결국에는 미국으로 남하하여 시호코를 죽였다는 사실이 그를 씻을 수 없는 죄책감으로 빠져들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로레나는 자신 알고 있는 현재 인류와 요괴들의 대치 상황을 마지막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요괴들의 선봉 부대들이 워낙 빠르게 진격 하기에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가 최신 정보는 아닐 수도 있다는 추가 설명도 곁들였다.


“도대체 이놈들은 얼마나 넘어 온 거야?”


연화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정확히는 나도 몰라. 하지만 위성에서 관측한 정보를 바탕으로 계산한 정보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어. 대략 육백에서 칠백만 정도라고.”


“육....육백에서 칠백만?!”


연화가 놀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 숫자는 세계 군사력 3위인 중국군의 현역과 상비군을 합한 숫자의 세 배가 되는 숫자이고, 인구 숫자가 그다지 많지 않은 덴마크 같은 국가의 총 인구 수와 맞먹는 숫자였다.


물론 연화가 그런 수치들을 정확히 알고 놀라 건 아니었지만, 그 숫자에서 주는 심적인 압박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놀라기는 용기도 마찬가지였다.


요계 한 개 사단이 대략 십만이라고 가정하면 대략 육십에서 칠십에 달하는 요계의 사단 병력이 인간계로 넘어 왔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얼마나 더 많은 추가 병력이 요계에 준비 되어 있을 것인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이건 용기와 연화 단 둘로는 계란으로 바위치는 격의 승산 없는 싸움이었다.


“어두워.”


유나의 말에 다들 정신을 차려 보니 해가 완전히 져서 그들은 어둠에서 불 하나 밝히지 않고 커다란 창문을 통해 들어 오는 달빛만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음을 깨달았다.


용기는 룬다보켓을 열어 야명주 몇 개를 꺼내 주위를 밝혔다. 그리고 유나와 로레나가 추울까봐 신계 군대의 상아색 바탕에 북극성이 새겨진 망토 두 개도 가져와 유나와 로레나에게 덮혀 주었다. 어떤 날씨에서도 최적의 온도를 제공하는 그 망토의 특성상 유나와 로레나를 따뜻하게 보온해 줄 터였다.


연화는 선반에서 아까 찾아 놓은 인스턴트 커피와 초코렛칩 쿠키를 가져 왔다. 물을 끓여 커피를 타서 용기, 연화, 로레나는 블랙 커피를 마시고 유나는 그냥 뜨거운 물에 초코렛칩 쿠키 하나를 집어 먹었다.


연화는 따뜻한 커피 한 모금이 목을 타고 넘어오자 그 희열에 눈을 살짝 감았다.


그녀는 인간계에 있을 때 커피 중독에 가까웠다. 돈이 없어 비싼 커피를 마시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물보다 커피를 마시는 양이 몇 배는 많을 정도로 커피를 좋아했다.


일 년 넘게 마시지 못했던 그 커피가 그녀의 몸을 축이자 그녀의 몸은 마치 오르가즘을 일으키는 것처럼 파르르 떨려 왔다. 환골탈태를 거치고 금강불괴 그리고 만독불침의 신체가 된 그녀의 몸이 아직도 커피의 맛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도 놀랍긴 했다.


어찌 되었든 그녀는 이런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으아~ 바로 이거야!’ 라며 자신의 기쁨을 드러낼 수는 없었기에 잠시 눈을 감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


“이제 그쪽 이야기를 들었으면 하는데?”


로레나가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탁자 위에 올려진 야명주에 손끝을 살짝 가져다 대었다.


“요괴들이 똑같은 것을 사용하는 장면을 조준경으로 멀리서 봤어. 당신들이 쓰는 그 말도 안되는 무공이라는 능력들도 요괴들의 능력과 비슷해. 방금 본 그 아공간 창고라는 것도 말이 안되고. 그러니 음지에서 오랫동안 무공 수련을 해 온 집단의 후예라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져. 진실을 들었으면 하는데?”


연화는 용기를 돌아봤다. 그러자 용기가 일어서며 품에서 조그마한 약병을 꺼냈다.


“이렇게 하자.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모두 진실이지만 믿기는 매우 어려운 이야기일 거야. 그러나 그 이야기를 유나도 들었으면 해. 그러니 둘 다 이걸 조금씩 마셔. 언어 문제를 해결해야 의사 소통이 쉬우니까.”


그랬다. 영어가 신통치 않은 로레나는 지금까지 그리스어로 용기 그리고 연화와 대화하고 있었기에, 사실 로레나가 설명했던 내용들을 유나는 하나도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소녀는 그냥 아무말 없이 그 자리에 같이 앉아 있었던 것이었다.


용기는 판디르가 몰래 구해준 링과스를 컵에다 조금씩 덜어 로레나와 유나에게 주어 마시게 하고, 그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내친 김에 호칭에 대한 교통 정리도 했는데, 로레나는 연화처럼 용기에게 반말을 하되 호칭은 아저씨로 하기로 했고, 연화는 로레나를 언니로 부르기로, 유나는 연화와 로레나를 언니로 부르기로 했다.


"그럼 연화야 부탁해."


용기가 연화에게 이야기를 부탁하자 그녀는 조금 생각 하더니 아주 처음부터 이야기 하는게 아무래도 낫겠다며 자신이 들은 용기의 감옥 생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용기가 요계의 감옥에서 투카르스를 만나 무공을 배워 탈출한 이야기부터, 도주 도중에 연화를 만난 이야기, 죽을 고비를 넘기며 간신히 도착한 붉은 산과 황룡족의 이야기, 붉은 산에서 요괴들과의 전투 그리고 신계로 넘어간 이야기, 신계의 시간의 숲에서 선인들에게 무공을 배웠던 이야기 그리고 다시 인간계로 넘어온 이야기까지.


연화는 최대한 이야기들의 연계성이 맞아 떨어지도록 노력하면서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하지만 굳이 아주 세세한 사건 사고까지 알려 주지는 않았다.


예를들어, 신계의 제1군단장 가브리엘이 사실은 여자였다라던지, 용기가 신들에게 ‘당신들은 직무 유기야’ 라고 입을 함부로 놀렸다가 쥐어 터졌다라던지, 시간의 숲에서 스사노오와 미카엘과 비무를 벌였다라던지 등등은 이야기 하지 않았고, 그리고 그런 것들을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그녀의 이야기는 매끄럽게 잘 흘러갔다.


용기는 연화의 이야기 도중 가끔 유나와 로레나의 표정을 살폈다.


말도 안되는 꿈같은 이야기들을 사실이라며 진지하게 말하고 있는 연화를 보며 보통 사람이라면 입을 벌리고 놀라하는 표정을 짓거나, ‘무슨 말도 안되는 헛소리냐’며 상대를 미친 사람 취급하는 표정을 지어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둘 다 거의 무표정에 가까웠다.


사실 유나는 아까부터 계속 졸려했다. 통조림 음식이라고는 해도 간만에 배불리 따뜻한 음식을 먹어서 그런지 그녀의 눈꺼풀은 계속 아래로 처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래도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싶어했다. 결국에 유나는 로레나 품에 기댄 채로 반쯤 눈을 감고 연화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기에 놀란 표정을 지어 내기가 어려운 게 당연했다.


그리고 로레나는 사실 진실이 어떤 것인지 그다지 큰 관심이 없었다.


단지 진실된 이야기를 듣는 동안 그안에 자신이 용기나 연화처럼 강해질 수 있는 단서를 찾기를 원했었다. 그녀는 강해지는 것이 현재 유일한 목적이었으므로.


물론 연화가 하는 이야기를 전부 믿기는 힘들었지만 그걸 믿지 않으면 자신이 강해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그녀는 입술을 일자로 굳게 다물고 아무런 표정없이 연화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다.


"이야기는 거기까지야."


연화의 이야기가 마무리 되었을 때는 밖의 빗줄기가 더욱 굵어져 있었다.


깜깜한 어둠 속에 야명주가 주위를 밝혀 주고 있었지만 주위에 시계가 보이지 않아 도대체 몇 시가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야명주를 하나씩 들고 잠자리를 찾아 나섰다. 저택 내부에는 방들이 많이 있어서 각자 한 방을 잡고 잠을 청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로레나의 품에 안겨 있던 유나는 ‘언니랑 같이 자도 돼?’ 라고 물었고, 로레나는 웃으면서 ‘당연하지’ 라고 답해 그들은 같은 방으로 들어갔다.


용기와 연화는 로레나가 웃는 모습을 그때 처음 보았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4 전설의 소환 (5) 21.11.24 312 12 16쪽
83 전설의 소환 (4) +2 21.11.23 307 13 13쪽
82 전설의 소환 (3) 21.11.22 318 13 12쪽
81 전설의 소환 (2) 21.11.21 314 13 14쪽
80 전설의 소환 (1) 21.11.20 316 13 11쪽
79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8) +4 21.11.19 323 13 18쪽
78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7) +3 21.11.18 330 14 11쪽
77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6) +4 21.11.17 323 14 16쪽
76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5) +2 21.11.16 330 13 13쪽
75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4) +2 21.11.15 320 13 11쪽
74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3) +2 21.11.14 320 13 17쪽
»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2) +2 21.11.13 319 12 13쪽
72 반전을 꾀하는 이들의 움직임 (1) +2 21.11.12 323 13 14쪽
71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2) 21.11.11 320 12 14쪽
70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1) 21.11.10 326 11 17쪽
69 각자의 선택 (8) 21.11.09 337 13 14쪽
68 각자의 선택 (7) 21.11.08 342 13 21쪽
67 각자의 선택 (6) 21.11.07 336 12 16쪽
66 각자의 선택 (5) 21.11.06 335 15 16쪽
65 각자의 선택 (4) 21.11.05 337 13 17쪽
64 각자의 선택 (3) 21.11.04 335 13 16쪽
63 각자의 선택 (2) 21.11.03 332 14 15쪽
62 각자의 선택 (1) 21.11.02 343 13 17쪽
61 작은 보답 (3) 21.11.01 337 12 16쪽
60 작은 보답 (2) 21.10.31 339 14 13쪽
59 작은 보답 (1) 21.10.30 338 14 12쪽
58 더 높은 경지를 향하여 (5) 21.10.29 339 14 14쪽
57 더 높은 경지를 향하여 (4) 21.10.28 340 13 17쪽
56 더 높은 경지를 향하여 (3) 21.10.27 336 15 13쪽
55 더 높은 경지를 향하여 (2) 21.10.26 357 13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