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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ressor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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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ressor
작품등록일 :
2018.04.09 19:06
최근연재일 :
2018.05.17 21:07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33,451
추천수 :
65
글자수 :
471,948

작성
18.04.2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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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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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8화. 악마의 눈물 - 1

DUMMY

8화. 악마의 눈물.


찌뿌둥한 몸이 내지르는 비명에 눈을 떴다.

이 온몸의 뻐근함은 푹 잠에 들었다는 증거다.

크게 숨을 한번 들이마시고 내쉰다.

답답했던 가슴이 뻥 하고 시원하게 뚫리는 듯한 느낌.

말 그대로 상쾌한 기상이다.


“.......”


기지개도 피지 못하게 내 오른 팔을 꼭 붙들고 잠들어 있는 세르에스테만 빼면 말이지.


“저기....... 세르에스테?”


조심스레 불러 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몸을 흔들어 깨울까 하다가 새근새근 잠에든 모습이 내 손으로 건드렸다간 부서져 버릴 것만 같아 그만 뒀다.

별 수 없지 뭐, 한 숨 더 자는 수밖에....... 하고 눈을 감았지만. 잠이 올 리가 없다.

아아, 어쩌다 일이 이렇게.......


.

.

.


“.......!!”


오른 팔에 파고든 푸른빛의 보석.

터져버릴 듯 뛰는 심장.

흐려지는 시야.

마치 이 모든 게 꿈이었던 듯 다시 눈을 떴을 땐 몸에 아무 이상도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은은하게 퍼져오는 딱 기분 좋을 정도로만 시원한 냉기.


“........”


아니, 잠깐. 냉기? 하고 부릅뜬 눈.

이 냉기의 발신지를 느낌으로 쫓으니....... 바로 가까운 오른 쪽이다.

설마 하고 돌린 눈에 들어온 건 파랗게 변색된 오른팔과....... 눈과 같이 하얀 살결.


“우, 우와아아아악!”


하고 몸을 일으키다 무언가 보드라운 것에 튕겨 다시 나자빠지고 말았다.


“으, 으아아.......”


입이 벌어지고 얼굴이 빨개져 말이 나오질 않는다.

이 파랗게 변색된 오른팔에 대한 건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

다만 알 수 있는 건 내가 방금 전까지 무릎 꿇고 앉아있는 세르에스테의 허벅지를 베고 잠들어있었다는 것과....... 세르에스테가 아직도 알몸이라는 것.


“이, 일단 좀 가려!”


고개를 돌리며 바닥의 이불을 세르에스테에게 집어 던졌다.


“뭐, 뭐야 대체! 왜 옷은 다 벗고.......”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음에도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것이 도통 진정 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란세르님께서...... 소멸 당하셔서.......”


아아, 알겠다.

그러니까 란세르님이 소멸 당하심과 함께 란세르님의 방출이 구현화돼 만들어진 세르에스테의 옷도 사라졌다는 건가.


“오, 옷 정도는 너도 만들 수 있을 거 아냐!”


하고 고개를 돌려 따지듯 쏘아 물었으나....... 이불을 감싸 안고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얼굴을 지어올 뿐이다.

그래, 너도 악마였지. 내가 잘못 했다.


“그보다....... 대체 내 방에는 왜 들어온 거야. 그리고 이 팔은 어떻게 된 거고.”


하고 들어 보인 푸르게 변한 오른팔.

계속 느껴져온 그 기분좋은 냉기는 이 오른팔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게 분명하다.

하지만....... 이 팔에 대한 것 이전에 세르에스테의 입술이 자꾸만 떠올라 머릿속이 하얗게 바래버렸다.


“.......편지.”


편지? 순간 머릿속을 스쳐지나간 잊고 있던 기억.

결투의 전날. 란세르님이 내게 쥐어줬던 두 개의 편지 봉투.

자,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 이 쪽 즈음에다 던져 놓았던 것 같은.......아, 있다.

꾸깃꾸깃 접혀 바닥에 굴러다니는 편지봉투 두 장.

조금 망설였으나........ 집어든 푸른색 편지봉투.

슬며시 세르에스테를 돌아보니 세르에스테는 언제나와 같은 무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다.

잠깐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번.

윗부분을 뜯어 편지봉투를 개봉했다.


“.......”


안에 들어있는 것은 곱게 접힌 종이 한 장과....... 하얀색의 반지.

일단 반지는 봉투 안에 넣어둔 채 종이만 꺼내 펼쳤다.


------------------------------------------


로제에스테가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건 전 결투에 패배해 소멸되어 없다는 뜻이겠지요.


그리고 이미 세르에스테를 만난 후일 테고 말이죠.


놀라지는 않았나요? 인간들은 입을 맞추는데 큰 의미를 둔다는데.......


제가 시킨 일이니 에스티를 너무 나무라진 마세요.


제 선물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답니다.


제 기운을 조금이라도 받아놓지 않으면 영혼석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반발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요.


로제에스테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운 선물일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로제에스테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일이 계속 될 겁니다.


제 선물은 그때 분명 큰 도움이 될겁니다.


그리고....... 세르니악에 있는 제 서재를 부탁합니다.


다른 악마가 제 서열을 차지한다면 아마도 버려질 텐데.......


그러기엔 아까운 책들이 너무 많아서 말이죠. 로제에스테는 책을 좋아한다 했었죠?


이것도 하나의 선물이라 생각해주면 고맙겠습니다.


그리고 그 대신이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혼자 남을 에스티를 잘 부탁합니다.


추신. 함께 넣어둔 그 반지는 심상의 출력을 억누르는 효과가 있습니다.


제 영혼석을 흡수한 로제에스테의 오른팔.


그대로 방출이라도 사용한다면 상상도 못할 큰 반동이 올 수 있으니


꼭 항상 이 반지를 착용하고 다니도록 하세요.


아마 방출 한 두발 정도는 견뎌낼 수 있을 겁니다.


---------------------------------------------


편지의 내용은 거기까지.

란세르님은 결투 전부터 자신의 소멸을 생각하고 있으셨던 것 같다.

그러면서 내게는 패배를 인정할거라느니....... 편지를 그대로 손에서 놓고 말았다.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지는 편지봉투.

이런 선물....... 필요 없다.

이런 힘....... 필요 없다.


“아아.......”


이불을 팽개치고 기어와 바닥에 편지봉투를 집어든 세르에스테.

당황해 고개를 바로 돌렸으나 봉투를 잡은 세르에스테의 손의 떨림이 뇌리에서 벗어나질 않는다.


“이런 거....... 내가 받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선물은 무슨.

난 받을 이유도 없고.

받을 자격도 없는데.......


“.......”


무언가 덜컥 거리는 소리.

그리고 예상 못한 침묵.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창문이 열린 채 삐걱이고 있을 뿐 세르에스테는 그 자리에 없었다.

돌아간 건가.

무언가 마음속이 틀어 막힌 듯 답답하지만....... 차라리 잘 된 거다.

뒤돌아 다시 자리에 누워 버렸다.


.

.

.


무너진 론니악이 완전히 복구되기까지는 대략 2~3주정도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어차피 란세르님의 수업이 없는데 론니악으로 갈 일은 없다.

베스파로제님도 간혹 불러 하시던 수업 얘기도 없고.

그렇게 무료하게 가끔 놀러오는 리아세스테와 얘기나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이었다.

나스미스테가 심각한 얼굴로 찾아왔다.


세르에스테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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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11화. 인간계 체험 上 - 3 18.05.02 351 0 10쪽
46 11화. 인간계 체험 上 - 2 18.05.01 356 0 11쪽
45 11화. 인간계 체험 上 - 1 18.05.01 359 0 13쪽
44 10화. 2차 각성 - 4, After 18.04.30 383 0 19쪽
43 10화. 2차 각성 - 3 18.04.30 364 0 19쪽
42 10화. 2차 각성 - 2 18.04.29 360 0 20쪽
41 10화. 2차 각성 - 1 18.04.29 366 0 17쪽
40 9화. 죄와 유체 - 5, After 18.04.28 362 1 19쪽
39 9화. 죄와 유체 - 4 18.04.28 364 0 10쪽
38 9화. 죄와 유체 - 3 18.04.27 370 0 16쪽
37 9화. 죄와 유체 - 2 18.04.27 369 0 16쪽
36 9화. 죄와 유체 - 1 18.04.26 365 0 11쪽
35 8화. 악마의 눈물 - 5, After 18.04.26 368 0 21쪽
34 8화. 악마의 눈물 - 4 18.04.25 368 0 17쪽
33 8화. 악마의 눈물 - 3 18.04.25 366 0 17쪽
32 8화. 악마의 눈물 - 2 18.04.24 376 0 21쪽
» 8화. 악마의 눈물 - 1 18.04.24 367 0 7쪽
30 7화. 서열전쟁 - 6, After 18.04.23 366 1 14쪽
29 7화. 서열전쟁 - 5 18.04.23 371 0 8쪽
28 7화. 서열전쟁 - 4 18.04.22 372 0 9쪽
27 7화. 서열전쟁 - 3 18.04.22 366 0 11쪽
26 7화. 서열전쟁 - 2 18.04.21 358 0 17쪽
25 7화. 서열전쟁 - 1 18.04.21 371 0 10쪽
24 6화. 에스테 회의 - 3, After 18.04.20 382 0 13쪽
23 6화. 에스테 회의 - 2 18.04.19 389 0 23쪽
22 6화. 에스테 회의 - 1 18.04.19 395 0 12쪽
21 5화. 로제니악 - 3, After 18.04.18 390 1 23쪽
20 5화. 로제니악 - 2 18.04.18 38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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