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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ressor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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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ressor
작품등록일 :
2018.04.09 19:06
최근연재일 :
2018.05.17 21:07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33,459
추천수 :
65
글자수 :
471,948

작성
18.04.21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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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7화. 서열전쟁 - 1

DUMMY

7화. 서열전쟁


“그게 무슨 말이야! 왜 란세르님께서?”


흥분 가득한 목소리로 리아세스테에게 되묻는 나스미스테.

하지만 그와 반대로 나는 아무런 말도 나오질 않는다.

도무지 상황 파악이 되질 않는다.

란세르님과 베스파로제님이....... 결투?


“그,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대체 그 말은 어디서.......”


“저희 에스테님께요. 분명 칸니악에 이름이 적혀져 있었다고.......”


“칸니악? 그게 정말이야?”


“네, 저는 그렇게 들었어요.”


“휴, 나는 또......”


갑자기 안심된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나스미스테. 갑자기 왜?


“헛소문일게 뻔 하잖아. 리아세스테 너도 알잖아. 마신님께 호를 수여받은 최상위 서열 악마들의 결투가 왜 서열전쟁이라 불리는지.”


서열....... 전쟁?


“두 분 다 마음만 먹으면 이곳, 론니악 정도는 눈 깜짝할 사이에 없던 것처럼 만들 수 있는 분들이라고. 그런 분들이 그 좁은 칸니악에서 결투를? 말도 안 돼, 안 돼.


나스미스테의 말도 그럴 듯 하다.


“그건 저도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저희 에스테님께서 헛소문을 듣고 얘기 해 주실리는.......”


“뭐야, 그럼 리아세스테 너는 그 두 분이 칸니악에서 결투한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 그건 아니지만.......”


나스미스테의 말이 맞다.

나도 분명 헛소문일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뭔가에 쫓기는 듯 해 보였던 오늘 아침의 란세르님의 얼굴이 자꾸만 떠올라서.......


“아아, 알았어. 알았어. 직접 가서 확인해 보면 되는 거 아냐! 가자, 로제에스테.”


하고 나스미스테가 난폭하게 내 손을 잡아끄는 바람에 넘어질 랑 말랑한 자세로 몸을 일으켰다.


“나스미스테?”


날 잡아끌고 앞장 서 성큼성큼 걸어가는 나스미스테.

어쩔 줄 몰라 하던 리아세스테도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그 뒤를 따라 오기 시작했다.


“아야야, 일단 이것 좀 놓고.......”


“아, 미안.”


얼마나 꽉 잡았는지 손목에 자국이 다 남았다.


“대체 왜 그렇게 화를 내는 거야?”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잖아!”


아아, 인정 해 버렸다.

진짜로 화가 난거라니.

뒤에서 따라오는 리아세스테도 어찌할 줄 몰라하는 표정이고.......

뭐, 어차피 이 소동이 헛소문이라는 게 분명하다면 여기선 일단 말을 돌려 분위기를 전환하는 게.......


“아까 말한 서열전쟁이라는 거 말이야.”


“아, 넌 모르겠구나. 정식으로 사용하는 말은 아니야. 서열 10위권 내의 서열분쟁은 애초에 잘 일어나지는 않지만 한번 일어나면 그 파괴력이 전쟁에 맞먹는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


전쟁에....... 맞먹는다? 쉬이 실감이 가지는 않는다.


“라고 란세르님이 알려주셨었어.”


라고 말을 끝내며 나스미스테는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왠지 이제야 나스미스테가 흥분한 이유를 알 게 된 같은 느낌이 든다.


“자, 잠깐만!”


갑자기 발을 멈춘 나스미스테.

그러고 보니 여긴 론니악의 5층.

벌써 칸니악 바로 앞까지.......


“대, 대체.......”


잠시 멈췄던 걸음을 계속하는 나스미스테.

하지만 그 걸음에서 알 수 없는 불안이 느껴진다.

그리고.......


“말도 안 돼.”


계단을 벗어나자마자 눈앞을 가득 매우는 수많은 악마들.

그리고 그 무리들의 시선이 향해있는 중앙기둥에 붙은 거대한 흑판.

그리고 그 위에 그려져 있는.

꽃모양의 문장과 육각형의 문장.

다른 하나는 잘 모르겠지만....... 왼쪽의 것은 분명 내가 알고 있는 문장이다.


“베스파로제님의 문장.......”


“잘못됐어. 이건 뭔가 잘못됐어.......”


힘없는 목소리.

나스미스테의 어깨가 떨리고 있다.


“리아세스테? 란세르님은 지금 어디 계시지?”


“예? 아마도 세르니악에.......”


“가자. 직접 여쭤봐야겠어.”


“나, 나스미스테!”


.

.

.


한마디 말도 없이 계속 다리던 나스미스테의 발이 멈춘 곳은 세르니악의 앞.

아니 세르니악이 맞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주변에서 느껴지는 냉기....... 맞다고 생각한다.


“나, 나스미스테님. 란세르님을 만나 뵙는다고 해도 대체 무슨 말을.......”


계속 뛰기만 해선지 리아세스테는 숨이 차 괴로워 보인다.


“그 문구, 란세르님이 쓰신 게 맞는지 여쭤봐야지.”


“하, 하지만 아무리 봐도 그건.......”


“직접 여쭤보기 전에는 모르는 거야. 란세르님은....... 2층이군.”


다짜고짜 세르니악의 문을 박차고 연 나스미스테는


“안 돼.”


문 앞에서 길을 가로막아선 세르에스테에게 막혀 멈추고 말았다.


“뭐, 뭐야....... 안된다니. 무슨 뜻이지?”


당황한 듯한 나스미스테의 질문에 세르에스테는 언제나와 같은 무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어 대답했다.


“너, 지금 란세르님께서 베스파로제님께 결투를 신청한 걸 알고는 있는 거야?”


이번에도 말없이 고개만을 끄덕여 대답하는 세르에스테.


“그럼 그게 무슨 뜻인지도 알고 있는 거야?”


이번에는 무응답.


“비켜.”


다시 무응답.


“비키라고!”


또 다시 무응답....... 그리고


“하아, 언제까지 그러고들 있을 거지?”


뒤편에서 들려온 낯익은 목소리. 이 목소리는.......


“베, 베스파로제님?”


“비켜라, 란세르를 만나러 왔다.”


.

.

.


베스피로제님의 말에 의외로 세르에스테는 순순히 고개를 숙이고 길을 비켜섰다.


“넌 문제가 있는 곳엔 빠짐없이 껴있구나. 에스티.”


라고 그렇게 평소와 같은 피곤 가득한 표정으로 말해와도 말이지요.......


“너희들이 낄 곳이 아니다. 다들 돌아가라.”


“하, 하지만.......”


아무 말 없이 고개 숙인 리아세스테.

나스미스테는 뭐라 항변하려 한 것 같지만 베스파로제님과 눈이 마주치자 입을 닫고 말았다.

하는 수 없지. 베스파로제 님이 여기까지 왔다.

나스미스테가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선 돌아가는 수밖에.......


“잠깐, 넌 날 따라와라 에스티.”


나, 나만?

걸음을 멈추기가 무섭게 멀어져가는 나스미스테와 리아세스테.

갑자기 혼자가 됐다 생각되니 망연자실해 다리에 힘이 풀린다.

아, 아니 왜 나만?


“란세르는 2층인가?”


“예, 이쪽입니다.”


세르에스테가 가리킨 방향으로 앞서 걸어가는 베스파로제님.

이유는 모르겠지만....... 왠지 그 뒤를 따르는 발걸음이 너무나 무겁게만 느껴진다.


“Heres....... farod.......”


응? 분명 지금 세르에스테가 뭐라고.......


“.......”


잘 못 들었다는 의미로 세르에스테를 바라 봤지만 세르에스테는 그대로 고개를 숙인 채 내겐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느낌 탓....... 이었던 건가?


“란세르, 들어간다.”


원목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문 앞.

베스파로제님은 담담한 목소리와 함께 아무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


“내게 결투를 신청하다니, 죽으려고 하니 없던 용기라도 생겼나 보지?”


책, 책이다.

보통 라니악의 방 두 개를 합쳐놓은 크기의 방의 삼면이 전부 책으로 가득 차있다.

이럴 분위기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마치 매번 창문 밖에서 바라보곤 했던 영주님의 서재를 보는 것만 같아 나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멈출 수가 없다.


“안 그래도 제가 찾아뵈려 했습니다만.”


그리고 그 방 한가운대에 놓인 고풍스런 책상.

란세르님은 책을 한 권 펴들고 그 책상 위에 앉아 있었다.


“같잖은 거짓말을. 대놓고 찾아오라고 흉흉한 마기를 뿌려놓고서는 말이야.”


“후후, 역시 베스파로제님은 못 당해내겠습니다.”


내 눈을 의심하고 말았다.

란세르님의 모습은 아침의 지치고 힘든 모습이 역력했던 것이 전부 내 착각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 그대로였다.


“뭐, 잡설은 됐고.”


베스파로제님은 그대로 란세르님의 바로 앞까지 다가섰다.


“300년 가까이 서열에는 관심도 보이지 않던 학자양반이 갑자기 내게 결투를 신청하다니, 무슨 변덕이지?”


갑자기 베스파로제님이 란세르님이 앉아있던 책상을 내려치는 바람에 움찔 놀라고 말았다.


“매일 앉아서 책만 읽다보니 영 몸이 찌뿌둥해서 말이죠. 가끔은 몸도 조금 움직여볼까 해서요.”


“그래서....... 서열 5계단 차이가 나는 내게 결투를 신청했다?”


순간 주위를 덮친 내 눈에 보일 정도로 짙은 마기.

수, 숨이 막힌다.......


“제 감정은 냉정. 피도 눈물도 없다는 베스파로제님과는 아무래도 궁합이 좋은 거 같지 않습니까?”


그 위용에도 굴하지 않고 똑바로 눈을 마주친 채 또박또박 대답하는 란세르님.


“게다가....... 전 단지 결투를 좋아하지 않을 뿐. 제가 약하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고 말이죠.”


“네 녀석.......”


당장이라도 폭발해 버릴 것처럼 끓어오르는 마기.

마치 바로 이 자리에서 결투가 벌어질 것만 같아.......


“.......하나만 더 묻지.”


가라앉은 베스파로제님의 목소리와 함께 주위를 옭아매던 그 짙은 마기가 거짓말처럼 순식간에 사그러 들었다.


“장소를 칸니악으로 정한 건 무슨 속셈이냐.”


“제 에스테에게 좋은 경험을 시켜주고 싶어서 말이죠.”


“한심하군. 결투일자는?”


“내일입니다”


내, 내일? 그렇게 빨라?


“흥, 이리와라. 에스티.”


저쪽으로는 정말 다가가기 싫지만 일단은 베스파로제님이 부르니 앞으로 몇 걸음 나아갔다.


“네게는 큰 실망이다. 란세르.”


“예, 감사합니다.”


주위의 풍경이 변했다.

아니 변했다기 보다는....... 여기는 베스파로제님의 성이다.


“피곤하군.”


베스파로제님은 그 말을 끝으로 계단 밑으로 걸어 내려가 버리시고.......

나는 혼자 남아 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서 있다가 내 자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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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11화. 인간계 체험 上 - 3 18.05.02 351 0 10쪽
46 11화. 인간계 체험 上 - 2 18.05.01 356 0 11쪽
45 11화. 인간계 체험 上 - 1 18.05.01 359 0 13쪽
44 10화. 2차 각성 - 4, After 18.04.30 383 0 19쪽
43 10화. 2차 각성 - 3 18.04.30 364 0 19쪽
42 10화. 2차 각성 - 2 18.04.29 361 0 20쪽
41 10화. 2차 각성 - 1 18.04.29 366 0 17쪽
40 9화. 죄와 유체 - 5, After 18.04.28 362 1 19쪽
39 9화. 죄와 유체 - 4 18.04.28 364 0 10쪽
38 9화. 죄와 유체 - 3 18.04.27 370 0 16쪽
37 9화. 죄와 유체 - 2 18.04.27 369 0 16쪽
36 9화. 죄와 유체 - 1 18.04.26 366 0 11쪽
35 8화. 악마의 눈물 - 5, After 18.04.26 368 0 21쪽
34 8화. 악마의 눈물 - 4 18.04.25 368 0 17쪽
33 8화. 악마의 눈물 - 3 18.04.25 366 0 17쪽
32 8화. 악마의 눈물 - 2 18.04.24 376 0 21쪽
31 8화. 악마의 눈물 - 1 18.04.24 368 0 7쪽
30 7화. 서열전쟁 - 6, After 18.04.23 366 1 14쪽
29 7화. 서열전쟁 - 5 18.04.23 371 0 8쪽
28 7화. 서열전쟁 - 4 18.04.22 372 0 9쪽
27 7화. 서열전쟁 - 3 18.04.22 366 0 11쪽
26 7화. 서열전쟁 - 2 18.04.21 358 0 17쪽
» 7화. 서열전쟁 - 1 18.04.21 372 0 10쪽
24 6화. 에스테 회의 - 3, After 18.04.20 383 0 13쪽
23 6화. 에스테 회의 - 2 18.04.19 389 0 23쪽
22 6화. 에스테 회의 - 1 18.04.19 395 0 12쪽
21 5화. 로제니악 - 3, After 18.04.18 390 1 23쪽
20 5화. 로제니악 - 2 18.04.18 38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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