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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ressor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 만들기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expressor
작품등록일 :
2018.04.09 19:06
최근연재일 :
2018.05.17 21:07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33,460
추천수 :
65
글자수 :
471,948

작성
18.04.2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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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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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7화. 서열전쟁 - 2

DUMMY

한참을 자리에 누워 천장을 바라봤다.

오늘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복잡한 생각은 이제 더 하고 싶지 않아 빨리 잠자리에 들려했지만....... 무리다.

억지로 다른 생각을 하려 애를 써봤지만 그 역시 무리.

지금 생각하지 않으려 아무리 노력해도 자꾸만 떠오르는 그 생각.


사실 결투의 승패는 그렇게 걱정되지 않는다.

베스파로제님이 질 거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 결과로 란세르님이 소멸당할 거란 걱정 역시 들지는 않는다.

칸니악의 규칙. 모래시계가 다 떨어지기 전까지만 버티면 결투에 패배해도 소멸은 면할 수 있다.

분명 란세르님이 칸니악을 결투장소로 정한 건 그 규칙을 염두에 둔 것임이 틀림없다.

게다가 베스파로제님을 눈앞에 두고 도발할 수 있는 그 자신감.

란세르님이 모래시계가 다 떨어질 때까지 견디지 못할 거란 생각도 전혀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문제는.......


“로제에스테!”


쾅. 하며 좌우로 활짝 열리는 창문.

이젠 그리 놀랍지도 않다. 아니 이전에 이미 많이 놀랄 만큼 놀랐으니까.

창문을 열고 나온 건 리아세스테다.

역시나 성격이 확 바뀌어 있다.


“어떻게 된 거야? 5일 동안 나스니악을 청소하기로 했다니?”


아아, 적응 안 돼....... 아니 그보다 오자마자 하는 말이 그 말이냐? 게다가 3일이라고!


“아니야 리아세스테. 오늘은 했으니 4일이라고 해 줘야지. 안 그러면 로제에스테가 너무 불쌍하잖아?”


그 다음으로 창문을 넘어온 건 나스미스테. 아니 그보다 3일이라니까!


“둘 다 무슨 일로.......”


리아세스테 만이라면 묻지도 않았을 거다.

원체 리아세스테는 심심하다 싶으면 놀러오곤 했으니까.

하지만 나스미스테도?


“아무래도 납득이 가질 않아서 말이야.......”


하며 나스미스테는 자연스럽게 내 이불을 깔고 앉았다.

아, 그거 깔고 앉는 게 아닌데.


“우리가 가고 나서 란세르님과 베스파로제님 사이에 무슨 말이 오갔는지 알고 싶어서 온 거야.”


“난 나스미스테님께서 가자고 하셔서 따라온 거고.”


그렇다는 말은....... 나스미스테는 그 때 이후의 일이 궁금해서 온 거고, 혼자가기 뭐하니까 리아세스테를 데리고 왔다는 게 되는 거군.

그보다 다 같이 친하게 어쩌구 하더니 리아세스테 저 녀석.

나스미스테에게는 론니악에 있을 때와 다를 바 없이 경어를 사용한다.

사실 그냥 나한테 말을 놓고 싶었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난 아무래도 이상해. 학자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서열이나 결투에 관심이 없던 란세르님이 갑자기 결투를. 그것도 서열이 5개나 차이나는 베스파로제님께 말이야.”


나스미스테는 꽤나 묻고 싶은 게 많았던 모양이다.


“그, 그래?”


“그래? 지금 거기서 그래 가 나와? 스레나스님께서 뭐라고 하셨는지 알아? 자살 행위라고 하셨어. 그 정도로 힘의 차이가 크다는 거야. 게다가 아침에는 많이 아파보이시기까지 했다며!”


“아, 알았어. 내가 미안해. 그러니까 잠깐만 내 말을 들어봐.”


서, 성격하고는.......


“우선 아침에 많이 몸이 안 좋아 보이셨던 건 완전히 괜찮아 지셨어. 멀쩡 하셨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나스미스테.


“그리고 베스파로제님께 결투를 신청하신 이유는....... 그래, 감정의 궁합이 좋다고 하셨고 오히려 베스파로제님을 도발하기까지 하셨다니까.”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이는 나스미스테.

바로 뭐라 뭐라 따져올 줄 알았건만 반대로 이쪽이 당황해버리고 말았다.


“그럼 칸니악에서 결투를 하겠다고 하신 이유는.......”


“그건 세르에스테에게 좋은 경험을 시켜주신다고.......”


하지만 끄덕이는 고개와는 반대로 나스미스테는 찝찝하다는 표정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네 말이 맞다면 다행이지만.......”


내 입으로 말해서 그런 걸까?

이상한 점을 느낄 곳은 없다. 라는 것이 이제 확실해 졌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리고 칸니악을 결투 장소로 택하신 건 아마도 만약 결투에 지시더라도 자비의 모래시계가 다 떨어질 때를 기다려 소멸을 피하시려는 건가 싶어.”


그래, 걱정할 건 없다. 이상한 점도 없고.


“그럴지도. 그래, 또 다른 말 들은 건 없고?”


다른 말?


“그러고 보니 세르에스테가 내게 뭐라고 했던 것 같기도......”


“뭐? 세르에스테가?”


소스라치게 놀라는 나스미스테.

그렇게 놀랄만한 일인가?

하긴 나도 세르에스테가 말하는 걸 들은 적은 몇 번 없었으니까.


“정확히 듣지는 못했는데....... 뭐라고 했더라? 헤레스 파로드? 무슨 말인지 알아?”


“전혀....... 마법의 시동어인가? 그건 아닌 것 같고.......”


양 어깨를 들썩여 보이는 나스미스테.

악마들은 당연히 아는 말일 줄 알았는데. 역시 내가 그냥 잘못 들은 건가?


“그거 혹시 고대 악마어 아냐? 이전에 란세르님께 배웠던........”


고대 악마어? 리아세스테가 눈을 빛내며 얘기해왔지만 난 그런 걸 배운 기억이 없다.


“그래, 고대 악마어! 그거일 수도 있겠다!”


마찬가지로 박수를 치며 반응하는 나스미스테.


“리아세스테, 혹시 고대 악마어 해석하는 법 기억나?”


“분명 여기 적어둔게......”


라며 리아세스테가 항상 들고 다니던 작은 메모장을 꺼낸 곳은 옷으로는 보이지 않던 그 옷의 속. 저, 저런 데에 넣어뒀던 건가.......


“아! 찾았다. 로제에스테, 다시 한 번 말해줘 봐. 뭐라고 했었다고?”


“나도 정확히 기억나는 건 아니라....... 그, 헤레스...... 파로드? 파로데?”


“어디보자. 헤레스....... 헤레스........ 아! 혹시 Heres farod?”


“마, 맞는 거 같기도....... 아니야 맞아. 그거였어.”


기억 났다. 저 발음이 맞다.


“으음....... Heres farod가 맞다면 뜻이.......”


그래, 그것도 기억났다. 그 말을 했을 때 세르에스테는.......


“도와....... 줘?”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

.

.


거대한 돌덩이로 머리를 얻어맞은 마냥 눈앞이 아찔하다.


“도와 줘 라니. 확실한 거야?”


“여기에 그렇게 쓰여있.......”


아, 아니다.

침착하게 생각한다면 이렇게까지 내가 심각하게 반응할 일이 아닌 걸 수도 있다.

그래, 가령 예를 들자면 단순히 란세르님이 베스파로제님과의 결투에서 소멸되는 걸 우려해서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는 거다.

그래, 고대 악마어로 얘기한 건 자존심이 상하니까 그런 거라 생각하면 맞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세르에스테는 란세르님이 패배를 인정하고 소멸을 면할 거라는 걸 모른다는 의미가 된다.

세르에스테는 정말 그걸 몰라서? 만약 그렇다면.......

란세르님은 만약 졌을 때 소멸을 피하기 위해 칸니악을 고른 게 아니라는 게 되는데.......

아아, 모르겠다. 생각의 앞과 끝이 도저히 이어지지를 않는다.

그리고 계속하면 할수록 안 좋은 쪽으로만 치우치는 결론이....... 너무나도 두렵다.


“.......제에스테! 로제에스테!”


“으, 으응?”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 거야!”


너무 깊이 생각했던 걸까? 날 부르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미, 미안.”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뭘?”


“하아, 정말 내 말을 한마디도 안들은 거야?”


나스미스테에게 미안해 고개를 들 수가 없다.

미안한건 미안한 거니까.......


“그러니까....... 내 결론은 이거야. 란세르님은 모종의 이유로 억지로 베스파로제님과 결투하려 하신다.”


“하, 하지만 그렇다고하기에는 너무.......”


생각이 너무 비약되어 있다.

그렇다고 하면 그 때의 란세르님의 당당함이 설명되지 않질 않는가.


“그런 게 중요해? 세르에스테가 도와달라고 했다며! 세르에스테와 우리는 같이 란세르님과 수업을 들은....... 그.......”


갑자기 말을 끊고 골치 아픈 표정을 짓는 나스미스테.


“그....... 그.......”


“친구?”


“아, 그래! 친구! 친구잖아.”


뭐야, 결국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을 뿐이었.......


“친구.......요? 친구라는 게 뭐죠?”


이 뜬금없는 질문은 리아세스테가 던진 것.

친구가 뭐냐니 농담하는 것도 아니고.


“친구란게 뭐냐면........ 그러고 보니 친구라는 게 정확히 무슨 의미지?”


“뭐야, 나스미스테 너도 잘 모르면서 쓰려고 한 거야?”


살짝 어이가 없기는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악마들에게 우정이란 감정이 있을 거 같지는 않으니까.

그렇게 보면 친구라는 것도 없는 개념일지도 모르지.


“대, 대충은 알고 있어! 스레나스님이 자기는 베스파로제님과 친구라고 말씀하셨었으니까!”


응, 아마 스레나스님이 하셨던 그 말. 거짓말일 거야.

정말 친구였으면 론니악에 왔던 첫 날, 그런 일이 벌어지진 않았었겠지.


“친구란 건 같이 시간을 지낸 친한 사람을 얘기하는 거야.”


“헤에, 그런 말이 있었네. 그럼 나스미스테님이랑 로제에스테는 나랑 친구인 건가?”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 날 향해 필사적으로 눈으로 물어봐오는 나스미스테는 일단 무시하고, 맞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여 대답했다.


“어, 어쨌든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나스미스테....... 부끄러워하는 건가? 친구라는 게 뭐 대단한 거라고 그렇게 까지.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전부 해봐야 한다는 말이야 내말은.”


“할 수 있는 거라니, 그 두 분 사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도와달라고 한 거라며!”


라는 나스미스테의 외침에.

억지로 생각하지 않으려 하고 있던 내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고 말았다.


“난 스레나스님께 결투의 중재를 부탁드릴 게.”


입가에 손을 가져다 대니 웃고 있다 생각한 내 얼굴이 전혀 웃고 있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넌......”


나스에스테 때 그렇게 후회했으면서.

또 이곳은 지옥이고 너희들은 악마고 나는 인간이라는 이유로,

내 멋대로 선을 긋고 무시하고 도망치려만 하고 있었다.


“응, 베스파로제님을 설득해 볼게.”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만히 있어선 안된다는 생각이 마음속에서부터 끓어 넘쳐 머릿속을 순식간에 지배해 버리고 말았다.


“베스파로제님이 어디 계신지는 알아?”


아차, 거기까지는 생각을.......


“잠깐만 기다려봐. 이 성의 구조는 잘 모르겠지만....... 멀지 않은 밑이야. 한 층이나 두층 아래.”


고맙다는 의미로 고개를 한번 끄덕여 보이고는....... 바로 뛰기 시작했다.

머릿속이 얼어붙어 버린 것 마냥 차갑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


.

.

.


한층 밑은 아니었다.

구석구석 한 방도 놓치지 않고 찾아봤지만 어디에도 베스파로제님은 보이지 않았다.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고 계단을 굴러가듯 뛰어 내려갔다.

좌우로 보이는 작은 방들부터 찾아봤으나 베스파로제님은 없었다.


남은 방은 하나.

길게 뻗은 복도 끝 자리 잡은 다른 방들과는 비교도 안 될 만한 거대한 문.

그 크기에 압도되어 쉬이 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으나....... 마른 침을 한번 삼키고 문을 열었다.


끼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열리는 문.

어둡다. 방안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돌아갈까 생각했지만.......


“네가 직접 날 찾아오는 건 처음이로군. 무슨 일이냐.”


손가락 튕기는 소리와 동시에 사방에서 횃불에 불이 붙으며 주위가 순식간에 환해졌다.

그 빛이 눈이 부셔 오른팔을 들어 눈을 가리고 잠시.

이제 괜찮아졌다 생각하고 팔을 내리니.......

이번엔 그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에 몸이 돌이 된 듯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


바로 전까지 누군가 잔뜩 공을 들여 닦아놓은 듯한 번쩍번쩍 빛나는 대리석 바닥과 그 길게 늘어선 바닥의 한가운데로 길이라도 그려놓은 듯 깔려있는 붉은 카페트.

그리고 그 카페트 끝에 몇 개의 계단과 함께 위로 올라서있는 단상.

그 위로 뿌리박은 책에서나 보고 상상했던 그대로의 왕의 의자.

베스파로제님은 다리를 꼬고 턱을 괸 채 그 위에 앉아있었다.


“드, 드릴 말씀이 있어서.......”


베스파로제님과는 이제 많이 친해졌다 생각했건만.......

왠지 평소의 베스파로제님과는 너무 다른 느낌이 들어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 말해 봐라.”


목소리도 왠지 평소와는 다르게 인자함까지 느껴지는 듯하다.

하지만 슬쩍 고개를 들어 올려 본 그 얼굴은 그늘이 짙게 끼어....... 다시금 몸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내일 있을 결투....... 다시 생각해 주셨으면 해서....... 왔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겁을 먹다니. 목소리가 잔뜩 떨렸을 뿐더러 말도 더듬고 말았다.


“왜지?”


용기를. 용기를 내자.


“란세르님이....... 억지로 결투를 하려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유는?”


“이유는....... 확실하지 않습니다만.......”


내가 말해놓고도 스스로가 어이가 없어 망연자실.

하지만 그게 사실이다. 어떤 것도 확실한 건 없으니까.


“확실한 이유도 없이 나보고 하위서열 악마의 도전을 거절하라?”


조금 굵어진 듯한 베스파로제님의 목소리.


“크크큭....... 크하하하하하핫!!”


갑자기 웬 웃음? 당황해 뒤로 두 걸음 물러나고 말았다.

화가 나신건가?


“크크큭........ 이게 신의 생각도 미리 읽고 맞춘다는 인간의 감이라는 건가?”


.......인간의 감?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전혀 모르겠다.


“난 냉정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너희 인간들 식으로 말하자면 일종의 다혈질인 셈이지.”


냉정? 다혈질? 그래서 지금 화가 나셨다는 건가?


“그렇기에 란세르 녀석과의 감정 궁합은 최악이다. 상대와 감정의 속성이 정 반대니까 말이지.”


자, 잠깐. 그렇다는 말은 란세르님이 거짓말을........


“그리고 세르에스테. 란세르 그 녀석은 자신의 수계자는 절대 폭력의 길에 들이지 않게 할 거라 한 적이 있다. 실제로 이곳의 결투장에서 서열을 위해 한 번 싸운 걸로도 녀석이 자신의 에스테를 크게 혼낸 건 꽤나 소문이 나서 말이야. 내 귀에도 들어와 알고 있다.”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세르에스테에게 보여주기 위해 칸니악에서 결투를 한다고 했던 것도 전부 거짓말이었다는 것 아닌가.

잠깐. 그렇다면 설마 진짜로.......


“그, 그러면.......”


“그러면. 설사 란세르가 정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결투를 하겐 된 거라면. 내가 그 결투를 거절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거냐?”


맞다. 바로 그 말이다.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악마를 무시하지 마라 인간!”


갑작스런 고함. 나를 잡아먹을 듯 덮쳐오는 그 마기에 뒤로 넘어지듯 주저앉아 버렸다.


“하위 서열자의 도전은 어떤 일이 있어도 거절하지 않는다. 이 하나의 규칙으로 지옥은 지금까지의 힘의 균형을 이룰 수 있었다. 불문율이란 말이다! 그걸 어기라고? 몰라서 하는 멍청한 소리도 정도가 있다!”


그리고 잠시.

베스파로제님이 그 마기를 걷어 들인 후에야 막혔던 숨이 트였다.

오랫동안 숨을 쉬지 못해설까. 아니면 온 몸을 뒤덮은 공포 때문일까.

현기증이라도 난 것처럼 머릿속이 어지럽다.


“하지만....... 이런 네 녀석이라도 란세르는 꽤나 좋게 봐준 모양이다.”


그리고 한층 누그러든 목소리.

하지만 아까의 그 공포를 벗어나지 못한 내 몸은 떨림을 멈추지 못한다.


“내가 화가나 마기를 모두 개방했을 때, 자신의 마기를 뻗어 널 감싸 안더군.”


나, 나를?


“나와 얘기하는 도중에도 계속 너를 힐끗힐끗 쳐다보던 게 아무래도 네게 할 말이 있었는지도 모르지. 세르니악에 다녀오거라 에스티.”


나를 힐끗 힐끗 쳐다봤다고?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녀석이 마음을 바꿔 결투신청을 철회한다면....... 내가 나서서 결투를 계속 할 필요는 없겠지.”


그 마지막 넋두리에....... 혹시 내가 잘 못 들은 건 아닌 가 의심이 들었지만.

코끝이 찡해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가, 감사합니다!”


“할 얘기 다 끝났으면 사라져라. 피곤하니 이만 자야겠다.”


조심스레 그 방을 빠져나와 문을 닫고 심호흡을 한번.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방금 전의 일로 힘이 풀린 다리가 비명을 질러대지만....... 지금은 그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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