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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행 님의 서재입니다.

숫타진경을 찾아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무도행
작품등록일 :
2023.03.30 16:00
최근연재일 :
2023.04.25 15:05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3,419
추천수 :
47
글자수 :
151,061

작성
23.04.24 15:05
조회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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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28편 – 장불회와의 만남

DUMMY

모용언이 중년 여인의 검술을 보며 말했다.


“거지들은 개방 제자들로 보이고 저 중년 여인의 검술은 태산파의 검술이네! 그러나 배우다 말았네···. 저러다가는 얼마 못 버티겠는데···.”


모용세가는 각파의 무공을 두루 익혀 모용언은 무공만 보면 어느 파의 무공인지 알 수 있었다.


“악!”


결국, 거지들의 칼에 중년 여인이 찔려 쓰러졌다.


검날이 피부를 깊게 찔렀기에 빨리 치료를 받아야 목숨을 구할 수 있을 듯 보였다.


홀로 남은 청의 소녀가 개방 제자 3명을 상대하는데 목숨을 걸고 쓰러진 여인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고 있었다.


거지 중 한 명이 말했다.


“그냥 곱게 따라가면 될 일을 왜 칼질을 해서 고운 얼굴에 칼자국을 내려고 하느냐?”


청의 소녀가 앙칼지게 소리쳤다.


“이 거지 같은 놈들아! 우리는 너희와 아무런 원한이 없는데 왜 이런 악독한 짓을 하는 것이냐?”


거지중 대장인듯한 키가 큰 거지가 명령했다.


“말싸움할 시간 없다! 살려만 가면 되니 빨리 처리하자!”


세 명이 한꺼번에 달려드니 청의 소녀는 곧 거지들의 손에 쓰러질 판이었다.


모용언은 일단 청의 소녀를 구하고 봐야겠다는 생각에 나에게 속삭였다.


“오빠! 일단 거지들을 제압하고 싸우는 이유를 물어보자!”


내가 어찌 이 상황을 두고 볼 수만 있겠는가?


“그래!”


우리는 동시에 검을 뽑아 들고 몸을 날려 청의 소녀를 공격하는 거지들의 검을 튕겨냈다.


“쨍! 쨍! 쨍!”


거지들은 갑자기 우리가 튀어나와 자신들의 공격을 막아내자 뒤로 주춤했다.


그러나 그들이 보기에 한 명은 소녀이고 또 한 명은 애송이로 보이자 이내 검 끝을 우리에게 겨누었다.


“죽고 싶지 않으면 가던 길 가거라!”


나는 자못 당당하게 말했다.


“장정 셋이서 모녀를 괴롭히는 이유를 말해보시오! 내 들어본 후 결정하겠소!”


대장 거지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부하들에게 눈짓하자 셋이 동시에 달려들었다.


나는 먼저 대장으로 보이는 키가 큰 거지를 제압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미 나의 몸에 익은 양수도사의 쾌검 초식을 개방의 졸개들이 어찌 당해내겠는가?


그나마 꼴에 대장이라고 키가 큰 거지가 나의 쾌검을 몇 초식 받아냈으나 이내 수세에 몰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삼 대 삼으로 싸우기 시작하자 전세는 금방 역전됐다.


“휙! 휙!”


거지들은 상대들이 의외로 강하다고 느껴졌는지 휘파람을 불며 후퇴했다.


나와 모용언은 굳이 그들을 쫓지 않았다.


쓰러진 여인의 상태를 살펴보니 자상이 깊숙해 치료가 시급했다.


“치료가 시급합니다. 일단 여기서 응급치료를 하겠습니다.”


나는 이렇게 말하며 옷을 찢어 지혈하고 천궁기공으로 엉킨 심맥을 뚫어줬다.


나의 치료를 지켜보던 청의 소녀가 말했다.


“멀지 않은 곳에 우리 집이 있습니다. 그리로 가시죠?”


내가 환자를 업고 청의 소녀와 모용언이 말을 끌고 숲을 헤치며 청의 소녀의 집으로 이동했다.


위급한 상황에서는 알아보지 못했는데 환자를 업고 청의 소녀를 따라가며 그녀를 살펴보니 청의 소녀는 보기 드문 미인이었다.


‘개방의 거지들이 저 소녀의 미모에 음심을 품고 그녀를 납치하려 한 것인가?’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그녀의 뒷모습과 모용언의 모습을 자연히 비교하게 되었다.


키는 모용언이 약간 크지만 입은 옷 때문인지 몸매는 청의 소녀가 좀 더 두드러졌다.


‘흐흐! 둘이 막상막하로군···.’


환자를 업고서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다니···. 나는 나 자신을 꾸짖었다.


청의 소녀의 집은 가까이 있었다.


어느새 작은 통나무 집에 도착했고 나는 바로 중년 부인의 상처를 치료했으나 환자의 회복을 위해서는 탕약을 달일 약재가 필요했다.


“성안에 들어가서 약재를 구해 올 터이니 동생은 여기에 있어!”


“알았어!”


나는 약을 구하러 서둘러 성안으로 출발했다.


모용언은 환자가 잠이 들자 소녀를 쳐다보며 물었다.


“이분이 어머니 되시나요?”


“네.”


“개방 거지들과는 왜 싸운 건가요?”


청의 소녀의 이름은 장불회이고 어머니 이름은 왕서희 이란다.


얼마 전에 개방 거지들 셋이 와서 처음에는 좋은 말로 꾀어 개봉으로 가자고 했으나 어머니 왕서희가 완강히 거절하자 결국 오늘 무력을 써서 모녀를 데려가려 했다는 것이었다.


모용언이 의아해서 물었다.


“그들이 왜 개봉으로 가자고 하는 건가요?”


“그건 저도 모릅니다. 어머니는 이유를 알고 계신듯합니다.”


모용언은 왕서희가 깨어나야 이유를 알 수 있겠구나 하며 두 모녀를 방에 두고 밖에 나와 나를 기다렸다.


나는 어두워질 무렵에야 약재와 음식을 한가득 사 들고 돌아왔다.


“환자를 치료하려면 오늘은 여기서 묶어야 할 것 같아서 음식도 장만해 왔어!”


내가 사 들고 온 음식으로 저녁을 먹은 후 모용언이 아까 들은 얘기를 나에게 해주었다.


“그래? 나는 단순히 장불회의 미모가 탐나서 그런 짓을 한 줄 알았더니 다른 이유가 있는 모양이구나?”


“불회의 미모가 그렇게 뛰어나?”


나는 아차 싶었으나 이미 되돌릴 수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왕서희의 집에서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 오후쯤 되어 기력을 되찾은 왕서희는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모용언은 궁금증은 못 참는 성미라 은근하게 이유를 물었다.


왕서희도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 묻는 거라 딸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지막하게 이유를 알려주었다.


왕서희가 얘기한 내용은 이렇다.


현재 개방과 무당파가 중원의 패권을 놓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데 차기 무당파의 장문인이 될 장사붕이 사실은 장불회의 아버지인데 그걸 개방이 어찌 알았는지 찾아온 것이고 아마도 모녀를 인질로 삼아 무당파를 자신들의 뜻대로 움직이려는 속셈인듯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장불회에게는 적당한 시기에 아버지 얘기를 해줄 계획이라고 하였다.


모용언은 이유를 듣고는 더는 캐묻지 않았지만, 원래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던 개방인지라 그들의 횡포에 분노했다.


나와 모용언은 3일을 더 머물며 왕서희를 치료하고서야 천진에서 한 약속에 늦지 않으려 두 모녀와 이별을 했다.


장불회가 배웅하며 나에게 말했다.


“후일 꼭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내가 멋쩍어하자 모용언이 말했다.


“그래요. 언니! 후일 다시 볼 날이 있을 거예요. 잘 지내요!”


모용언은 장불회가 차기 무당파 장문인의 딸이니 무림인으로 다시 만나게 되리라는 생각으로 그리 얘기한 것이었다.


물론, 어여쁜 장불회가 나를 찾아오는 것이 그다지 반갑지는 않은 일이기도 하였다.


그렇게 장불회와 이별한 우리는 을두지와 약속한 날짜에 맞춰 천진으로 들어가기 위해 배편을 알아봤다.


해사방 나영이 분명히 육로와 뱃길을 모두 감시하고 있겠지만 뱃길로 들어가야 확실히 해사방 패거리들의 눈에 바로 띌 것이기 때문이었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한 나와 모용언은 이번에는 타고 온 말도 있어서 가장 큰 배를 골랐다.


다음날 천진 선착장에 도착한 우리는 이번에도 지난번 묶었던 객잔으로 이동했다.


“오빠! 뒤돌아보지 마! 따라오는 놈이 있어!”


나는 모용언의 세심함에 감탄하며 조용히 속삭였다.


“이거 꽤 긴장되네···. 이제 객잔으로 가서 곽형의 기별을 기다리면 되겠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척 객잔에 방을 잡은 후 1층으로 내려가 널찍한 자리를 잡고 음식을 과하게 시켜놓고 술도 한잔하면서 조바심 나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기다렸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던 곽도와 을두지 행수가 객잔으로 들어와 우리 반대편에 자리를 잡았다.


곽도와 구려방 식구들 그리고 행수님의 무사들은 어제 이미 비단을 북경에서 싣고 천진에 도착해 행수님의 배에 비단을 모두 실어놓은 상태였다.


행수님은 비단을 자신의 배에 싣는 과정에서 이미 해사방의 횡포를 경험했으나 아무 소리 안 하고 해사방이 원하는 과도한 금액을 지급했다.


나와 모용언은 곽도와 을두지를 보고도 모른척했다.


그것은 우리들의 작전 중 하나였다.


모용언은 나의 어색한 표정 연기를 보더니 웃음이 나는 걸 억지로 참고 있었다.


“오빠! 얼굴 좀 풀고 웃어! 화난 사람 같아.”


모용언이 앞에서 웃긴 표정으로 나를 웃기려고 하자 긴장이 좀 풀렸다.


한참을 기다리니 드디어 나영이 휘하 고수 몇 명을 데리고 객잔에 나타났다.


나영은 우연히 객잔에 온 듯이 자리를 잡은 후 술 한잔을 하고는 천천히 모용언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나는 해사방 방주 나영이라 하오. 내가 모용세가 결혼식에서 그대를 본 것 같은데 그대는 모용부의 따님 아니신가?”


모용언이 시치미를 떼고 대꾸했다.


“나도 당신이 모용세가에서 무례하게 구는 꼴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소!”


나영은 자신이 나름 정중하게 신분을 밝혔는데도 모용언이 아버지 모용부를 믿고 거만하게 군다고 생각했는지 얼굴에 노기가 스쳐 지나갔으나 바로 웃음을 띠며 말했다.


“재미있는 아가씨군! 내가 너의 아버지를 봐서라도 내 구역에 온 손님을 그냥 보낼 수는 없겠는데? 나랑 우리 집에 가자. 내가 재미난 구경 시켜줄게!”


모용언은 마치 나영이 안중에 없다는 듯 말했다.


“뭐 안 그래도 천진이 재미가 없었는데 당신이 그렇게 청한다면 내가 잠시 그대의 집에 방문해 주겠소!”


모용언이 나의 손을 잡고 일어서 나가자 나영이 회심의 미소를 짓고 모용언의 옆에 서서 길을 잡았다.


을두지와 곽도는 이미 옆에서 모용언과 나영의 대화를 들었기 때문에 유유히 우리의 뒤를 따라붙었음은 물론이었다.


을두지와 곽도의 뒤를 이어 을두지의 무사들과 곽도의 구려방 식구들이 멀찍이 따라오기 시작했다.


모용언이 나영을 따라서 오다 나영의 집 앞에서 물었다.


“그런데 내가 듣기로 당신은 팽목지의 심복이라던데 나를 대접하면 팽목지한테 혼나는 것 아닌가?”


나영은 비록 자신이 팽목지와 뜻을 같이한 것은 맞지만 엄연히 자신은 해사방의 방주인데 자신을 팽목지의 심복이라고 하고 또 팽목지한테 혼나지 않겠냐고 하니 어이없어하며 대꾸도 하지 않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아마도 나영은 우리가 자신의 집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모용언을 혼쭐내주려고 마음속으로 벼르고 있는 것 같았다.


모용언은 나영이 대꾸도 안 하고 앞장서 들어가자 그녀가 자신의 조롱에 노기가 탱천했음을 느끼며 나에게 속삭였다.


“오빠! 저 여우 같은 년이 오늘이 자신의 제삿날이 될 줄도 모르고 나를 혼내주려고 벼르나 봐···.”


나영의 저택은 북경의 모용세가만은 못 하나 이 지역에서는 제법 규모가 큰 집이다.


넓고 담이 높아 안에서 몇 사람 죽어 나가도 밖에서는 모를 정도였다.


모용언은 한 달 가까이 무도에게서 배운 화엽비술을 열심히 연마해서 비상시 도망갈 자신이 있었기에 일부러 나영의 화를 돋운 것이었다.


나영이 먼저 우리에게 해를 입힐 행동을 해야 명분이 생겨 해사방과 전면전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니야 다를까! 나영은 나와 모용언이 자신의 집안 깊숙이 들어오자 회심의 미소를 머금고 돌아서서 모용언에게 말했다.


“너는 대체 어디서 배워 먹었기에 쪼그만 계집년이 위아래도 모르고 그렇게 방자하게 구는거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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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숫타진경은 "비급으로 가문을 세우겠습니다." 라는 제목으로 네이버시리즈에서 서비스 중 입니다. 23.03.30 322 0 -
29 29편 – 무도와 나영의 대결 23.04.25 53 1 11쪽
» 28편 – 장불회와의 만남 23.04.24 57 2 11쪽
27 27편 – 을두지의 계획 23.04.23 62 2 11쪽
26 26편 – 팽목지의 음모 23.04.21 66 2 11쪽
25 25편 – 결혼식에서 만난 앙숙 23.04.20 73 2 11쪽
24 24편 – 모용언과 팽연화 23.04.19 68 1 12쪽
23 23편 – 화북팽가 팽목지 23.04.18 68 1 12쪽
22 22편 – 오두미교 장릉 23.04.17 75 1 12쪽
21 21편 – 광무제 동생 유정 23.04.14 91 1 11쪽
20 20편 – 구려방 곽도 23.04.13 92 2 11쪽
19 19편 – 갈석궁의 지하 밀실 23.04.12 110 2 11쪽
18 18편 – 모용복과 호연승의 대결 23.04.11 97 2 12쪽
17 17편 – 용문객잔 23.04.10 99 2 11쪽
16 16편 – 무도의 첫 승리와 첫 굴욕! 23.04.07 108 2 11쪽
15 15편 – 북경을 향하여 23.04.06 103 2 12쪽
14 14편 – 요동이여 안녕! 23.04.05 107 1 12쪽
13 13편 – 내가 치료하고 말 거야! 23.04.04 119 1 11쪽
12 12편 – 천산선인 23.04.03 110 1 12쪽
11 11편 – 내가 대표 선수라고? 23.04.03 112 1 12쪽
10 10편 – 운명적 만남 23.04.02 119 2 12쪽
9 9편 – 요양의 모용세가 23.04.01 125 2 11쪽
8 8편 – 숫타음경 23.03.31 150 2 11쪽
7 7편 – 요동 무림계에 부는 피바람 23.03.31 139 2 11쪽
6 6편 – 백암객잔 구삼 23.03.30 141 1 12쪽
5 5편 – 쾌검 양수 도인 23.03.30 141 1 12쪽
4 4편 – 모용각과의 악연 2 23.03.30 156 1 12쪽
3 3편 – 모용각과의 악연 1 23.03.30 181 1 12쪽
2 2편 – 염사방 방주 안승 23.03.30 205 2 12쪽
1 1편 – 내몸속에 심어진 내공 씨앗 23.03.30 378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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