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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행 님의 서재입니다.

숫타진경을 찾아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무도행
작품등록일 :
2023.03.30 16:00
최근연재일 :
2023.04.25 15:05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3,427
추천수 :
47
글자수 :
151,061

작성
23.04.06 20:05
조회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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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15편 – 북경을 향하여

DUMMY

지난번 모용세가에서 열렸던 영웅대회에서 모용언이 나서지 않았다면 나는 모용복과 대결했을 것이다.


그래서 모용복의 무공 실력이 궁금해 졌다.


“언아! 모용복의 무공 실력은 어느 정도야?”


“쓸만하지. 모용복은 어려서부터 우리 아버지에게서 무공을 전수받아 실력이 대단해. 우리 모용세가에서도 아버지를 제외하면 모용복을 이길 사람은 한두 명 뿐일 거야.”


‘아이고 하마터면 큰일 날뻔했구나···.’


“그럼 모용복과 우리 셋이서 떠나는 거야?”


“아니 철웅이라는 무사가 우리를 북경까지 안내할 거야. 아! 그리고 저번에 얘기했던 안승이란 놈 얘기 들었어? 한나라로 도망갔다던데.”


“응. 며칠 전에 사람들이 얘기하는 거 들었어.”


모용언은 아쉬운 듯 말했다.


“우리가 그놈을 혼내줘야 했는데 아깝다! 그리고 모용각 삼촌도 아버지의 미움을 사 북경에 있는 모용세가로 가버렸어!”


나는 모용각이 북경으로 갔다는 얘기에 언젠가 한 번은 모용각과 부딪치리라 생각했다.


“혹시 탁발웅 소식은 몰라? 그놈도 손 좀 봐줘야 하는데···.”


“글쎄, 그건 모르겠어!”


모용언과 나는 이틀 후 아침에 모용세가 앞에서 만나 출발하기로 약속하고 이틀간의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북경으로 출발하는 날 아침.


일찍 준비를 마치고 말을 몰고 모용세가 앞에서 모용언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얼마 후···.


모용세가의 대문이 열리며 모용부가 모용언과 모용복 그리고 두 사람을 수행할 길잡이 무사 철웅을 데리고 나온다.


모용부는 내가 집 앞에서 기다리는 것을 보고 다가왔다.


내가 얼른 모용부에게 꾸벅 인사를 하자 모용부는 근엄한 어투로 말했다.


“아무리 우리 무림 사람들이 남녀 간에 거리낌이 없다곤 해도 지킬 것은 지켜야 하네!”


모용부는 이렇게 얘기하며 나의 어깨를 잡았다.


나는 강한 내력이 어깨를 누르는 것이 느껴졌다.


‘아 또야···. 왜 무림인들은 걸핏하면 상대의 내력을 시험하는 거지?’


어찌할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속의 내공이 모용부의 내력에 반발했고 나는 천추근을 사용해 다리에 힘을 줬다.


모용부는 어린 내가 자신의 내력에 버티는 것은 물론이고, 알 수 없는 거대한 힘이 거꾸로 자신에게 밀려가자 흠칫 놀라며 손을 거뒀다.


모용부는 한편으로는 놀랍다는 표정이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듬직하게 느껴졌는지 한결 부드러운 어조로 모용언에게 당부했다.


“오라비 모용복을 의지하고, 몸가짐에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


모용언은 아버지 모용부가 나의 무공을 시험한 후 한결 얼굴이 부드러워지자 기뻐하며 말했다.


“네! 오라비 말 잘 들을게요!”


모용부는 모용복에게도 당부했다.


“동생 모용언을 잘 부탁한다!”


“네. 걱정하지 마십시오! 큰아버님. 제가 책임지고 잘 보호하겠습니다.”


모용복은 말로는 그렇게 말했으나 모용부가 나에게 부드럽게 대하는 것이 못내 마땅치 않다는 표정이었다.


나는 그저 모용언과 같이 여행을 떠나는 것이 좋아서 모용복이 나를 어찌 보든 상관이 없었기에 먼저 인사했다.


“나 선우 무도라고 해 잘 부탁해! 우리 동갑이지?”


“그래. 난 모용복.”


모용복은 무용부 앞이라 성질을 죽이고 나에게 간단히 대답하고는 훌쩍 뛰어 말에 올랐다.


우리 네 사람은 이렇게 모용부와 작별인사를 하고 북경을 향해 출발했다.


요양에서 중국의 관문인 산해관까지 가려면 먼저 심양으로 가야 했다.


철웅은 우리를 이끌고 먼저 광우사로 향했다.


광우사는 서역에서 들어온 절인데 거기서 긴 여행의 무탈함을 기원하기로 했다.


근래에 요동에 불교가 들어왔고 광우사가 요동에 세워진 최초의 절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광우사는 모든 것이 정갈하고 깨끗했다.


나는 절이라는 곳에 처음 와봐서 모든 것이 신기했다.


모용언은 향을 피우고 기도를 했다.


“이렇게 하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대. 너도 따라 해봐!”


나는 소원을 빌어 본 적이 없었으나 그저 모용언을 따라 해봤다. 그리고서 여기저기 둘러보니 어디선가 본듯한 글자들이 보였다.


숫타음경에 적힌 글자들과 비슷한 듯 다른 듯했다.


‘그것참 신기하네···. 아 그렇지 숫타음경이 서역에서 왔으니 글자가 비슷한 것이구나. 그럼 서역 스님에게 물어보면 숫타음경의 내용을 알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한참을 들여다보다 모용언의 재촉에 다시 길을 나섰다.


‘그래! 북경에도 절이 있겠지. 거기 가서 알아봐야겠다.’


하루를 달려 심양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모용복 부친의 집에서 하루를 묵기로 했다.


모용복의 부친인 모용삭은 심양에 터를 잡고 살고 있었다.


모용세가의 주인인 모용부에게 아들이 없어 동생 모용삭의 아들인 모용복에게 모용세가 주인 자리를 물려줄 계획으로 모용부가 모용복을 어렸을 때부터 데려다 키운 것이었다.


나와 모용언은 모용삭에게 인사를 한 후 둘이서 시내 구경을 나왔다.


심양은 한나라로 가는 길목이라 한나라, 흉노족, 부여국, 고구려국 사람들로 붐빈다···.


한참을 돌아다니다 보니 심양에서 가장 큰 기루인 심청각 앞에 사람들이 모여 무슨 구경거리가 있는지 몹시 어수선했다.


나와 모용언은 무슨 일인가 싶어 사람들 틈을 비집고 살펴봤다.


십 오륙 세쯤 보이는 흰옷을 입은 소녀가 슬피 울고 있고, 옆에서는 소녀의 할머니로 보이는 노파가 소녀를 붙잡고 슬피 운다.


노파와 소녀가 말하는 품새를 보니 고구려인이다.


왈패 같은 사내가 소리쳤다.


“이놈의 할망구가 왜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어! 약속한 날짜를 못 지켰으면 약속대로 손녀를 넘겨야지 인제 와서 왜 딴소리야!”


정황을 보니 돈을 빌렸는데 갚지 못해 손녀가 기루에 팔려가는 것 같다.


사람들은 저마다 사정이 딱하다고 말들은 하지만 딱히 나서서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다.


심청각에서 건장한 사내가 나오더니 왈패에게 명령했다.


“뭐해 빨리 데리고 들어가!”


결국, 아가씨는 삼청각 2층으로 끌려 올라가고 노파는 문밖에서 슬피 울다 지친다.


그런데, 왈패의 대장 놈이 어디선가 본듯한 모습이다. 바로 탁발웅이었다.


탁발웅은 양복의 검에 부상을 당하고 자신이 안승과 했던 일이 들통이 나자 더 이상 요양에서는 재미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심양으로 활동 영역을 바꾼 것이었다.


이곳 심양에서 가장 큰 심청각에서 사채업과 기둥 서방질을 하면서 재기할 시기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내가 놀라는 기색을 보이자 모용언이 물었다.


“왜 그래?”


“저놈이 바로 탁발웅이야!”


모용언은 탁발웅을 훑어보며 말했다.


“잘됐네! 우리 저 아가씨 구해주고 저놈도 손봐주자!”


“어떻게?”


“나한테 생각이 있어. 따라와!”


모용언은 나를 데리고 상점으로 가 옷을 바꿔입었는데 우리 둘 다 여지없는 부잣집 도련님이다.


나는 모용언의 의도가 궁금했지만 일단 모용언이 하는 데로 따라갔다.


모용언은 남장 후 나를 이끌고 심청각으로 들어가 점소이에게 말했다.


“제일 좋은 방으로 안내해!”


돈 좀 있어 보이는 도령 둘이 들어오니 기녀들이 반색했다.


“어머! 파릇파릇한 도련님들이네! 어쩜 저리 잘생겼나.”


심청각은 1층에서는 밥과 술을 팔고 2층 객실에서 술판을 벌이는 구조이다.


물론 대부분 남자가 오는 곳이지만 개방적인 북방의 풍습이 있는 곳이라 모용언 같은 여성들도 남성들과 같이 와서 기녀들의 춤과 노래를 들으며 놀기도 한단다.


삼청각에 들어온 후부터 나의 얼굴에 노기가 가시지를 않자 모용언이 나의 손을 잡고 말했다.


“너무 조급하게 굴지 마! 상황을 파악하고 계획을 세워서 처리해도 늦지 않아!”


나는 모용언의 말이 옳다고 생각되어 마음을 가라앉히고 모용언이 하는 데로 맞장구를 쳤다.


나와 모용언이 2층으로 올라가니 점소이가 다가와 물었다.


“방으로 드시게요? 뭘 드릴까요?”


“이 집에서 제일 좋은 술과 안주로 알아서 한 상 차려!”


“네. 잠시만 기다리십쇼!”


점소이가 잽싸게 대답하고 사라지자 나는 모용언의 능숙함에 놀라 물었다.


“이런 데 와본 적이 있어?”


“아니!”


“그런데 왜 이렇게 능숙해?”


“바보야. 모를 때는 그냥 세게 반말로 하는 거야! 돈 내는 사람이 왕이야!”


“그렇구나! 흐흐흐! 넌 정말 대단해.”


나는 모용언의 대찬 행동에 탄복했다.


나는 어차피 둘이서만 있으면 좋으므로 그곳이 심청각이든 어디든 상관없었다.


점소이가 술과 안주를 푸짐하게 한 상 차리자 모용언이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음···. 나는 됐고, 여기 이분은 고구려 사람이니 고구려 기녀로 데려와! 그리고, 오래 묵은 기녀는 딱 질색이야! 아까보니 새로 고구려 아가씨가 들어오던데 그 아가씨 이리 데려와!”


“네? 아! 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점소이가 나를 한번 쳐다보고는 씩 웃으며 잽싸게 나갔다.


한참이나 지나서야 곱게 단장한 아까 그 소녀가 방으로 들어왔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두덩이가 부어있지만 분명 아까 봤던 그 소녀이다.


나와 모용언은 둘이서 술도 몇 잔 주거니 받거니 하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나니 호기가 생겨 오늘 아예 끝장을 볼 심산이다.


소녀는 기생질이 처음이라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아무 말이 없다.


모용언이 소녀에게 물었다.


“이름이 뭐니?”


“김청입니다. 청이라고 불러주세요!”


어차피 소녀와는 볼일이 없기에 나와 모용언은 소녀에게 밥과 안주를 먹게 하며 적당히 시간을 끌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모용언은 점소이를 불렀다.


“내 친구가 이 아가씨가 마음에 들어 아예 데리고 가려 한다. 얼마를 치려면 될지 물어보거라!”


점소이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려가 탁발웅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


탁발웅은 별 이상한 놈이 있다 싶어 궁금했는지 우리가 있는 방으로 들어와 모용언과 나를 훑어보고 말했다.


“황금 10냥이요!”


말도 안 되게 높은 가격이었다.


탁발웅은 나를 본 적이 없어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좋소! 돈이 요 근처 객잔에 있으니 우리와 같이 갑시다!”


모용언이 호기 있게 외치자 탁발웅은 부잣집 애송이들이 호기를 부린다 생각하고 따라나선다.


모용언이 소녀를 데리고 앞장섰다.


나는 허리에 찬 칼집을 만지작거리며 탁발웅과의 일전을 예상해봤다.


‘내 비록 몇 달간 기연을 만나 여러 무공수련을 했지만, 과연 저놈을 이길 수 있을까? 그래도 모용언이 옆에서 도와준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야···.’


탁발웅은 뒤에서 왈패 하나를 데리고 따라오다 우리가 점점 외진 곳으로 가는 것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었는지 신경질을 냈다.


“그쪽으로 가면 객잔이 없는데?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야!”


적당한 곳에 도착했다고 생각한 모용언인 그제야 돌아서서 말했다.


“따라오라면 따라오지 뭔 말이 그렇게 많아!”


탁발웅은 안 그래도 심기가 불편하던 차에 아무리 자신의 처지가 이렇게 됐어도 한때는 잘나갔었는데 새파란 놈이 반말하자 돈이고 뭐고 이놈들한테 화풀이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어디서 사기를 치려고 해!”


이렇게 말하고 계속 주둥이를 삐죽거리는 모용언을 향해 냅다 주먹을 날렸다.


“뒤져라!”


예상하였던 탁발웅의 주먹이 날라오자 모용언은 뒤로 살짝 몸을 날려 피했다.


“어라! 이놈들 봐라. 부잣집 도령들로만 봤는데 무공을 할 줄 아네!”


우리가 무공을 할 줄 예상 못 했던 탁발웅은 살짝 놀라며 졸개에게 눈짓을 보내고는 함께 검을 뽑아 들었다.


나는 사태가 심각해지자 만만히 볼 수 없어 모용언 앞에 서서 자세를 잡고 상대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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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숫타진경은 "비급으로 가문을 세우겠습니다." 라는 제목으로 네이버시리즈에서 서비스 중 입니다. 23.03.30 322 0 -
29 29편 – 무도와 나영의 대결 23.04.25 53 1 11쪽
28 28편 – 장불회와의 만남 23.04.24 58 2 11쪽
27 27편 – 을두지의 계획 23.04.23 62 2 11쪽
26 26편 – 팽목지의 음모 23.04.21 67 2 11쪽
25 25편 – 결혼식에서 만난 앙숙 23.04.20 73 2 11쪽
24 24편 – 모용언과 팽연화 23.04.19 68 1 12쪽
23 23편 – 화북팽가 팽목지 23.04.18 69 1 12쪽
22 22편 – 오두미교 장릉 23.04.17 75 1 12쪽
21 21편 – 광무제 동생 유정 23.04.14 91 1 11쪽
20 20편 – 구려방 곽도 23.04.13 92 2 11쪽
19 19편 – 갈석궁의 지하 밀실 23.04.12 110 2 11쪽
18 18편 – 모용복과 호연승의 대결 23.04.11 97 2 12쪽
17 17편 – 용문객잔 23.04.10 99 2 11쪽
16 16편 – 무도의 첫 승리와 첫 굴욕! 23.04.07 108 2 11쪽
» 15편 – 북경을 향하여 23.04.06 104 2 12쪽
14 14편 – 요동이여 안녕! 23.04.05 108 1 12쪽
13 13편 – 내가 치료하고 말 거야! 23.04.04 119 1 11쪽
12 12편 – 천산선인 23.04.03 110 1 12쪽
11 11편 – 내가 대표 선수라고? 23.04.03 113 1 12쪽
10 10편 – 운명적 만남 23.04.02 120 2 12쪽
9 9편 – 요양의 모용세가 23.04.01 125 2 11쪽
8 8편 – 숫타음경 23.03.31 151 2 11쪽
7 7편 – 요동 무림계에 부는 피바람 23.03.31 139 2 11쪽
6 6편 – 백암객잔 구삼 23.03.30 141 1 12쪽
5 5편 – 쾌검 양수 도인 23.03.30 141 1 12쪽
4 4편 – 모용각과의 악연 2 23.03.30 156 1 12쪽
3 3편 – 모용각과의 악연 1 23.03.30 182 1 12쪽
2 2편 – 염사방 방주 안승 23.03.30 205 2 12쪽
1 1편 – 내몸속에 심어진 내공 씨앗 23.03.30 378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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