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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행 님의 서재입니다.

숫타진경을 찾아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무도행
작품등록일 :
2023.03.30 16:00
최근연재일 :
2023.04.25 15:05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3,435
추천수 :
47
글자수 :
151,061

작성
23.04.1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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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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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8편 – 모용복과 호연승의 대결

DUMMY

호연승은 마지막으로 모용복에게 기회를 줬다.


”귀하는 모용세가의 모용복 아니신가? 내 영웅대회에서 모용세가를 위해 중재를 했었는데 기억하는가?”


모용복은 호연승이 자신에게 물러설 기회를 주는 것도 모른 채 오만하게 쳐다보기만 했다.


‘이자가 지금 나한테 왜 인사를 안 했느냐고 따지는 것인가?’


모용복은 부채를 펴서 살랑살랑 흔들며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아 그렇군요! 제가 미쳐 몰라뵈었습니다. 대사!”


호연승은 모용복이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하자 더는 참을 수가 없다.


특히, 모용복이 흔들어 대는 부채가 눈에 자꾸 거슬렸다.


‘저 부채부터 부러뜨려놔야겠군.’


호연승은 왼손 중지를 들어 모용복의 오른손 손목을 쳤다.


그러나 모용복도 그리 쉽게 당할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그는 이미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호연승의 손이 자신의 부채를 향하자 춤추듯 몸을 한 바퀴 돌리며 어깨 관절을 접어 손을 옷소매 속으로 뺐다.


호연승은 자신의 첫 출수가 보기 좋게 실패로 돌아가자 얼굴이 화끈거림을 느끼고 더는 시간을 끌 수 없다고 생각해 왼손으로 모용복의 부채를 낚아채려 하고 오른손으로 모용복의 목덜미를 노렸다.


모용복은 호연승의 매서운 쌍장이 자신에게 다가오자 정면으로 맞설 수 없다고 생각해 몸을 뒤로 날려 피한 후 심호흡을 다시 하며 자세를 바로잡고 자신의 공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돌진했다.


모용복은 자신의 젊음을 믿고 호연승에게 자신의 최대치 공력을 끌어올려 맞부딪쳤다.


“쾅!”


모용복이 달려들자 호연승은 기다렸다는 듯 쌍장을 들어 모용복의 쌍장을 고스란히 받은 것이다.


이제는 내력 싸움이다.


그러나 모용복의 자만심이 화를 부른 것이었다.


내력 싸움은 한번 시작하면 상대를 제압하지 않고서는 끝나지 않는다.


이제는 상대를 굴복시키던가 아니면 엄청난 내상을 입고 패배하던가 둘 중에 하나만 남았다.


처음에는 기세가 등등한 모용복이 비등한 싸움을 하는 듯 보였으나 시간이 흐르자 모용복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지고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며 가쁜 숨을 들이켰다.


반면 호연승은 처음과 변함없이 여유 있는 표정이었다.


갑자기 발생한 모용복과 호연승 간의 대결을 지켜보던 나와 모용언은 어찌해야 할지 판단이 안섰다.


두 사람 간의 대결을 지켜보던 철웅이 모용언에게 속삭였다.


“아가씨! 큰일 났습니다. 이대로 놔두면 도련님의 목숨이 위험합니다.”


내가 봐도 정말로 모용복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


“지체하다가는 큰 내상을 입을 거야!”


내가 이렇게 말하며 일어서려는데 모용언이 나의 팔을 잡고 말했다.


“내가 대사께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볼게!”


철웅도 모용언이 나서는 게 좋겠다며 말했다.


“그렇게라도 하셔야 할 듯합니다.”


일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그나마 말주변이 좋은 모용언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


모용언은 모용복이 지난번에 거류하(巨流河)에서 자신을 위해 몸을 던지며 나서준 것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고 호연승 앞에 무릎을 꿇고 사정했다.


“대사님 저희가 대사님을 몰라보고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부디 넓으신 아량으로 용서해 주십시오!”


모용언이 무릎까지 꿇고 빌자 이번에는 호연승이 난처해졌다.


‘내가 처음부터 이놈한테 중상을 입힐 생각은 없었고, 모용부의 무남독녀 외동딸이 나한테 무릎 꿇고 이렇게 애걸하는데 못 이기는 척 봐줘야 하겠지···.’


이렇게 마음먹었지만 막상 건방진 모용복을 보니 다시 울화가 치밀었다.


호연승은 자못 근엄한 표정으로 한마디 했다.


“좋다. 내 너의 아버지를 봐서 이번에는 특별히 용서해 주겠다! 그러나 내 제자가 저렇게 중상을 입었으니 너희는 어떻게 보상을 하겠느냐?”


모용언은 호연승이 물러설 뜻이 있음을 알고 더욱 공손히 대답했다.


“저희가 지금 북경으로 가는 길이고 얼핏 듯자하니 대사님도 북경으로 가시려는 것 같은데 북경에 있는 모용세가로 왕림해주시면 성심성의껏 대접을 해드리겠습니다.”


호연승은 모용언의 말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안 그래도 북경에 가면 딱히 기댈 데가 없는데 이참에 모용세가에 덕을 베풀면 나에게도 이로움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계산이 끝나자 호연승은 기합을 한번 주고 한 발짝 뒤로 물러서면서 모용복이 내상을 입지 않게 모용복의 힘을 자신이 받아 해소하면서 쌍장을 풀어 버렸다.


이는 상대방보다 두 배 이상의 상승 내공을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해소법이다.


호연승은 쌍장을 푼 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독웅의 졸개들은 호연승의 무공에 감탄하며 저마다 아첨을 늘어놓았다.


모용복이 그대로 주저앉아 거친 호흡을 정리하자 철웅이 주저앉아있는 모용복을 부축해 이 층 방으로 올라갔다.


나와 모용언도 더는 남아있어 봐야 좋은 꼴을 못 볼듯하여 철웅을 따라 올라갔다.


객잔에 있던 손님들은 호연승과 모용복이 두 손을 대고 목숨을 걸고 대결한 것을 이해 못 했는지 한바탕 소란이 끝나자 다시 왁자지껄 떠들며 각자의 얘기꽃을 피웠다.


결국, 독웅만 중상을 입고 몇 달간 손을 제대로 쓸 수 없게 됐다.


독웅은 사부가 일을 마무리 지어서 더는 뭐라 얘기를 못 하고 마음속으로 모용복에대한 원한을 품고 이를 갈 뿐이었다.


다음날···.


모용복은 호연승에게 당한 수치를 참을 수 없지만, 자신의 무공으로는 그를 이길 수 없음을 확실히 알게 되자 더는 이곳에 있고 싶지 않아 서둘러 북경으로 길을 재촉했다.


나와 모용언, 철웅도 모용복의 심사를 건드리기 싫어 아무 소리 안 하고 그를 따라 길을 나섰다.


앞으로도 3일은 더 가야 산해관에 도착할 것이었다.


일행은 변변한 객잔이 없어 하루를 모래바람 속에서 노숙하며 지냈다.


다음날 해질 넋쯤이 돼서야 드디어 영원성에 도착했다.


영원성은 만리장성의 입구인 산해관과 요서회랑 사이에 있는 유일한 성이다.


영원성은 전쟁용 성이라 성안에는 별것이 없었다.


그래도 모래바람 속에서 노숙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기 때문에 일행은 초라하지만, 영원성의 유일한 객잔에 자리를 잡고 몸과 마음에 쌓인 모래와 피로를 풀었다.


철웅이 한시름 놓으며 말했다.


“이제 위험한 구간을 지났습니다. 내일 출발하면 모레 산해관에 도착할 것입니다.”


모용복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좋은 곳에서 지내며 좋은 음식만 먹고 자랐고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것이 없었는데 이번 여행에서 도적도 만나고 호연승 같은 고수한테 혼쭐이 난후로 세상을 보는 눈이 다소 누그러졌다.


그러나 하루빨리 북경에 도착해서 자신의 지위에 맞는 생활을 다시 찾기를 바랄 뿐이었다.


모용언은 볼 것 없는 요서회랑이 끝나고 이제 곧 한나라 본토로 들어간다니 생전 처음 볼 한족의 생활과 풍경이 궁금하고 기대됐다.


나는 틈날 때마다 모용언에게 한어를 배우고는 있지만, 한나라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나는 내력을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 운공을 하며 생각했다.


‘모용언, 모용복과 함께 철웅의 안내를 받으며 왔으니 망정이지 나 혼자 이 길을 왔다면 결코 살아서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각자 북경에 대한 기대와 감흥이 제각각이었다.


다음날···.


사람도 말도 충분히 쉬었기에 우리 일행은 말 채찍을 힘차게 휘두르며 출발했다.


한참을 달리니 산해관으로 가는 사람들이 점점 눈에 많이 들어왔다.


대부분은 장사치나 무림인들로 보이고 간간이 요동에서 한나라로 이주하는 가족들의 이사 행렬도 보였다.


나는 문득 무려산 백암 객잔에서 북경으로 이주하기로 했던 구삼이 떠올랐다.


‘구삼형은 무사히 북경에 도착했을까?’


나는 요 며칠 겪은 일들을 생각하니 구삼네 가족도 힘든 여행을 했으리라 생각되어 북경에 도착하면 구삼부터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두워질 무렵이 되니 객잔이 보였다.


객잔이 산해관과 영원성 중간쯤에 있어 말을 달려 이동하는 사람에게는 적당한 위치이지만, 수레나 도보로 이동하는 사람들은 길바닥에서 하루를 노숙해야 해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객잔에 들어가니 이미 사람들로 만원이었다.


방이 하나밖에 없다 하여 돈을 두 배를 주고서야 겨우 방 2개를 얻었다.


모용언이 방 하나를 써야 하니, 남자 셋이서 방 하나를 같이 써야 했다.


예전 같으면 모용복이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지만 십여 일을 같이 고생하며 여행하다 보니 모용복도 크게 불평하지 않았다.


모용복은 나와 같이 방을 쓰게 되자 그제야 나의 검에 관심을 가졌다.


“무도! 검 좀 보여줘!”


모용복이 나의 검을 뽑아 들자, 철웅도 다가와 나의 검을 감상한다.


철웅도 역시 무림인이라 나의 검에 감탄했다.


“고구려의 검이 날카롭고 단단하다더니 헛소문이 아니었군요. 정말 좋은 검입니다.”


모용세가에도 많은 보검이 있지만, 이 검은 또 다른 매력을 가진 검이라 모용복도 은근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모용복이 나에게 말했다.


“북경에 가면, 이 검과 내 검을 비교해보고 싶군! 그때 한 번 더 빌려줄 수 있지?”


나의 검을 보는 사람마다 감탄했지만, 나는 검에 크게 집착하지 않았다.


“그래. 네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써도 돼!”


무림인은 자신의 병기를 목숨처럼 아끼는데 내가 별것 아니란 듯이 쉽게 얘기하자 오히려 모용복이 약간 놀라는 표정이었다.


“그래! 한 번이면 돼!”


방안에는 침상이 하나뿐이라 어쩔 수 없이 모용복이 침상을 쓰고 나와 철웅은 바닥에 요를 깔고 잠을 청했다.


다음날···.


부푼 기대를 안고 우리 일행은 산해관을 향해 달려갔다.


반나절을 꼬박 달려가니 거대한 성곽에 천하제일관(天下第一關)이라고 큼지막하게 현판이 걸려있었다.


사람들은 두 줄로 서서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검문을 받는 중이었다.


다행히 우리 일행은 모용세가의 출입증이 있어서 별문제 없이 통과했지만 장사치나 일반인들은 통과할 때마다 군관들에게 뇌물을 주거나 엄격한 수색을 받아야 해서 곤욕을 치르기 일쑤란다.


산해관을 통과하자 우리 일행은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산해관 안의 풍속과 풍경은 산해관 밖과는 판이했다.


황량한 사막지대를 거쳐와서 그런지 산천이 맑고 아름다워 그림을 보는 듯했다.


10일간의 여행의 피로도 잊은 채 모용언은 한나라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구경하자며 객잔에 짐을 풀기도전에 나의 손을 이끌고 나갔다.


후한을 세운 광무제와 지방 제후 세력 간의 전쟁이 한창이지만 여기 화북지방은 이미 광무제가 평정하여 다행히 전쟁이 끝나 백성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시장 구경을 하면서 모용언이 말했다.


“책에서 보니까 이근처에 갈석궁(碣石宮)이라는 연나라 연소왕이 지은 궁이 있는데 진시황이 행차할 때 머문 적이 있고 거기서 진시황이 신선에게 장생불사를 기원했데.”


나는 진시황이라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려고 했다는데 못 구한 거야?”


“못 구했으니까 죽었지! 서복을 시켜 불로초를 구하라고 동방으로 보냈는데 서복이 출발한 곳이 이 근처라는 전설도 있어, 그러나 정확히는 책에 안 쓰여있어!”


나는 모용언의 말을 듣고 갈석궁이라는 곳에 가보고 싶어졌다.


“동생! 우리 갈석궁이라는 곳에 가볼까?”


“좋아! 객잔에 가서 갈석궁이 어디인지 알아보고 내일 가보자!”


나는 모용언과 같이 갈석궁에 갈 생각에 묘한 흥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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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숫타진경은 "비급으로 가문을 세우겠습니다." 라는 제목으로 네이버시리즈에서 서비스 중 입니다. 23.03.30 322 0 -
29 29편 – 무도와 나영의 대결 23.04.25 54 1 11쪽
28 28편 – 장불회와의 만남 23.04.24 58 2 11쪽
27 27편 – 을두지의 계획 23.04.23 62 2 11쪽
26 26편 – 팽목지의 음모 23.04.21 67 2 11쪽
25 25편 – 결혼식에서 만난 앙숙 23.04.20 73 2 11쪽
24 24편 – 모용언과 팽연화 23.04.19 68 1 12쪽
23 23편 – 화북팽가 팽목지 23.04.18 69 1 12쪽
22 22편 – 오두미교 장릉 23.04.17 75 1 12쪽
21 21편 – 광무제 동생 유정 23.04.14 92 1 11쪽
20 20편 – 구려방 곽도 23.04.13 92 2 11쪽
19 19편 – 갈석궁의 지하 밀실 23.04.12 110 2 11쪽
» 18편 – 모용복과 호연승의 대결 23.04.11 98 2 12쪽
17 17편 – 용문객잔 23.04.10 100 2 11쪽
16 16편 – 무도의 첫 승리와 첫 굴욕! 23.04.07 108 2 11쪽
15 15편 – 북경을 향하여 23.04.06 104 2 12쪽
14 14편 – 요동이여 안녕! 23.04.05 108 1 12쪽
13 13편 – 내가 치료하고 말 거야! 23.04.04 119 1 11쪽
12 12편 – 천산선인 23.04.03 110 1 12쪽
11 11편 – 내가 대표 선수라고? 23.04.03 113 1 12쪽
10 10편 – 운명적 만남 23.04.02 120 2 12쪽
9 9편 – 요양의 모용세가 23.04.01 126 2 11쪽
8 8편 – 숫타음경 23.03.31 151 2 11쪽
7 7편 – 요동 무림계에 부는 피바람 23.03.31 140 2 11쪽
6 6편 – 백암객잔 구삼 23.03.30 142 1 12쪽
5 5편 – 쾌검 양수 도인 23.03.30 141 1 12쪽
4 4편 – 모용각과의 악연 2 23.03.30 157 1 12쪽
3 3편 – 모용각과의 악연 1 23.03.30 182 1 12쪽
2 2편 – 염사방 방주 안승 23.03.30 205 2 12쪽
1 1편 – 내몸속에 심어진 내공 씨앗 23.03.30 378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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