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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행 님의 서재입니다.

숫타진경을 찾아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무도행
작품등록일 :
2023.03.30 16:00
최근연재일 :
2023.04.25 15:05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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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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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글자수 :
151,061

작성
23.03.3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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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편 – 모용각과의 악연 1

DUMMY

나는 행수님의 표정이 진지한 것에 용기를 내어 자세를 고쳐잡고 말했다.


“사실 제가 행수님의 배를 얻어탄 이유는 요동 무려산에 가서 천산선인을 찾아 무예를 배우라는 것이 아버님의 유언이기 때문입니다.”


행수님은 나의 얘기가 뜻밖이라는 표정이었다.


“너의 아버님은 누구시기에 천산선인을 아시는 것이냐? 천산선인은 아무나 제자로 받지 않는다!”


“행수님께서 천산선인을 아십니까?”


내가 놀라 물으니 행수님은 잠시 뜸을 들인 후 말했다.


“만나 본 적은 없으나 스승님한테 천산선인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어라? 이거 잘하면 천산선인을 쉽게 찾을 수 있겠는데?’


나는 얘기가 여기까지 나왔으니 계속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나는 간절한 표정을 지으며 부탁했다.


“그분을 만날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만나게만 해주시면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행수님은 내가 너무나 진지하고 간절히 얘기하자 잠시 생각하고는 말했다.


“알았다! 내가 알아볼 테니 너는 객잔에서 기다려라. 나는 다녀올 데가 있다.”


행수님의 입에서 도움을 주겠다는 확답이 나오자 나는 머리를 탁자에 부딪힐 만큼 꾸벅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행수 어른!”


행수님이 나가자 앞날에 대한 걱정을 한시름 놓은 나는 객잔 방으로 들어가 곰곰이 지난 일들을 돌이켜봤다.


‘아···. 낙랑공주는 어떻게 됐을까? 아니지···. 내가 낙랑공주를 돕지 않았다면 아버지도 돌아가시지 않았을 거야, 다 내가 공주에게 넋이 나가서 생긴 일이야! 내가 대체 왜 그랬을까···.’


나는 머릿속이 정리가 안 되자 오히려 마음이 심란해졌다.


골치 아픈 생각은 접어두려고 나는 객잔을 나와 목적 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러던 중 사람들이 모여 수군대는 소리를 듣고 그들에게 다가가 귀를 기울였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둘러앉아 얘기 중이었다.


무리 중 장사치로 보이는 사람이 얘기했다.


“내가 지금 북경에서 오는 길인데···. 글쎄 신나라왕 왕망이 죽었다네. 다시 유 씨가 한나라 황제가 될 거래!”


나는 그들의 얘기에 관심이 생겨 귀를 기울였다.


“수도 장안이 반란군에 의해 불바다가 되고 한나라 왕족 유현이 장안을 점령했데···.”


나는 장안이란 소리에 깜짝 놀랐다.


나는 장안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으나 분명 아버지가 남긴 유언에는 숫타양경을 찾으려면 장안에 있는 진시황릉을 찾아가라고 했던 것이었다.


‘장안은 진시황의 무덤이 있는 곳인데 그곳이 불에 탔다면 숫타양경도 사라진 게 아닐까?’


나는 그들 사이에 끼어들며 물었다.


“아저씨! 장안이 불에 탔다면 진시황릉도 불에 탔나요? 진시황릉은 어떻게 됐나요?”


나의 말에 상인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었다.


“어이구 한심한 친구야! 진시황릉은 전설 속에 나오는 얘기이고, 실제로 진시황릉이 어디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


이게 무슨 소리인가?


나는 더욱 놀라며 물었다.


“진시황릉이 어디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요? 황제가 무덤도 안 만들었다는 얘기인가요?”


다른 장사치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어린 친구! 세상 물정을 이렇게 모르나? 황제 능이야 당연히 만들었지···. 그런데 그게 어디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니까? 그러니 황제 능을 태울 수도 없는 거지!”


장사치들은 나의 말에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다시 전쟁 얘기를 시작했다.


나는 진시황릉이 어디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얘기에 허탈한 마음이 들어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 막막해졌다.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객잔으로 돌아오니 양복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움찔하여 묻지도 않은 대답을 했다.


“잠시 바람 쐬러 나갔다 왔습니다.”


“네 물건 챙겨서 내려오거라! 행수님이 오라신다. 지금 떠난다.”


딱 필요한 말만 하는 양복이었다.


나는 그에게 혼날까 봐 얼른 검을 챙겨 허리에 차고 그를 따라나섰다.


객잔 앞에는 말 두 필이 준비되어있었다.


양복은 몸을 날려 가볍게 말에 올라타며 말했다.


“말을 탈 줄은 알겠지?”


대장장이 아들이 무슨 돈이 있어 말을 타고 다녔겠는가?


나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조그맣게 말했다.


“한두 번 타봤을 뿐입니다.”


“그럼 천천히 가자!”


뭐라 한소리 할 줄 알았지만, 양복은 천천히 앞장을 서서 말을 몰고 갔다.


나는 엉성한 자세로 말에 올라 그를 따라갔다.


말 타는 자세가 엉성하니 조금 지나자 허리가 아프고 땀이 줄줄 흘렀다.


양복은 가끔 나를 뒤돌아볼 뿐 이렇다 저렇다 말없이 조금씩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나는 그에게 뒤처지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고 말을 몰았다.


이렇게 양복과 내가 속도를 못 내고 가는 사이 우리 둘을 따라붙은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염사국 염사방 방주 안승이 보낸 졸개였다.


안승은 개주 홍화루에서 졸개들이 보는 데서 을두지 행수에게 망신을 당한 후 앙갚음을 하기 위해 안시성까지 따라온 것이다.


안승의 조상은 본래 연나라 출신인데 연나라가 망한 후 요동으로 건너왔고 산해관과 요동 사이에 180km나 뻗어있는 유일한 통로인 요서회랑에서 강도질을 하던 중 지나가던 고수의 비위를 잘 맞춰 무예를 약간 전수 받았다.


안승은 워낙 타고난 골격이 좋아 무공 실력이 일취월장하자 강도질을 그만두고 요동으로 들어와 돈벌이를 찾다가 소금밀매업이 돈이 되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염사방을 기웃거리다가 급기야 염사방 방주를 죽이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었다.


안승은 성격이 교활하고 잔인해 쉽게 반대파를 제거하고 자신의 세력을 만들게 됐다.


안시성 근처 요양에는 모용세가가 있다.


그런데 무공에 조예가 깊은 명문세가인 모용세가에는 골칫거리 인간이 하나 있었다.


어느 집안에나 별종이 하나씩은 있듯이 모용각이라는 탐욕스럽고 교활한 인간이 있었다.


안승은 을두지가 자신보다 무공이 높자 모용각을 초빙해서 을두지를 처치해 앙갚음도 하고 을두지가 무기와 소금을 팔고 가지고 있을 금이나 은도 차지할 요량이었다.


안승에게서 좋은 건수를 듣게 된 모용각은 온갖 나쁜 짓을 같이해온 그의 동업자 탁발웅도 이번 일에 끌어들였다.


미행자가 붙은 줄도 모르고 양복은 나를 데리고 반나절을 달려 안시성과 무려산 사이에 있는 객잔에서 을두지 행수가 오기를 기다렸다.


행수님은 밤이 깊어서야 객잔에 도착했다.


“내가 사형을 만나서 천산선인을 만날 방법을 알아봤다. 천산선인은 본래 여기서 동쪽에 있는 천산산맥 비룡봉에서 수련해서 천산선인 이라고 불리게 됐는데, 비룡봉에서 나와 무려산으로 온 지가 30년이 됐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행수님이 저랑 같이 무려산으로 가주실 건가요?”


예상외로 행수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려산 낙타봉에 가면 천산선인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나랑 같이 내일 무려산 낙타봉으로 출발하자! 다음날이면 낙타봉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행수님은 피곤한지 내일 일정을 얘기한 후 바로 객실로 들어갔다.


나는 밤이 깊도록 천산선인을 만날 생각에 뒤척이다 잠이 들었으나 이내 잠이 깼다.


다시 잠이 들것 같지 않아 방에서 나와 객잔 옆에 묶어둔 말에게 먹이를 주고있었다.


‘아무 상관없는 나를 위해 무려산까지 같이 가준다니 행수님은 정말 고마우신 분이야!’


“쓱 쓱쓱!”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있는데 웬 사내들이 객잔 앞으로 접근해 오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아버지에게서 숫타음경의 내공씨앗을 전수받은 후 귀와 눈도 이전과 달리 예민해졌다.


그리고 아버지가 낙랑국 병사들에게 변을 당하신 후 전과 달리 모든 일에 조심성이 생겼다.


뭔진 모르겠지만 불길한 생각이 든 나는 얼른 몸을 숨기고 그들을 지켜봤다.


그런데 객잔 앞에 도착한 그놈들이 얼굴에 복면을 쓰는 것이 아닌가.


어둠 속이었지만 한눈에 봐도 체구가 큰 놈은 해사방 방주 안승이었다.


나는 깜짝 놀라 얼른 뒷문으로 들어가 행수님 방문을 두드렸다.


“똑! 똑!”


“행수 어른!”


대답이 없자 나는 양복의 방문도 두드렸다..


“똑! 똑!”


“양복 어른!”


양복이 문을 열고 나와 물었다


“무슨 일이냐?”


“안승 패거리들이 검을 들고 객잔 앞에 모여있습니다.”


내 말을 들은 양복이 깜짝 놀라 행수님의 방문을 열고 들어가 행수님을 조용히 깨웠다.


행수님이 눈을 뜨자 양복이 조용히 소곤거렸다···.


“안승이 사람들을 데리고 객잔 앞에 와있습니다. 저희를 노리고 온 듯합니다.”


행수님은 조용히 일어나 얼른 옷을 챙겨입으며 말했다.


“각자 필요한 것만 챙겨라! 뒷문으로 빠져나간다.”


안승 무리가 이미 객잔으로 들어온 상태였기에 나는 행수님과, 양복을 따라 조용히 움직였다.


우리는 2층 빈방으로 들어가 안승 무리를 피해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6~7명의 흑한이 2층으로 올라와 을두지 행수의 방문 앞에서 숨소리를 죽이고 서로 신호를 맞췄다.


안승이 을두지 행수의 방문을 ‘쾅’ 열어져치니 안승무리는 우르르 방으로 쳐들어갔다.


그러나 을두지 행수가 있을 턱이 없다.


“어디로 갔지?”


안승이 의아하게 생각하며 졸개를 쳐다봤다.


“히히힝!”


말 울음소리가 들려 창문 밖을 보니 말 2필이 어둠을 뚫고 달리기 시작했다.


“이런 제기랄! 쫒아라!”


우리는 두 식경쯤 어둠속을 달렸다.


그러자 나와 양복이 탄 말이 지쳐 멈춰 섰고 행수님도 어쩔 수 없이 멈춰 섰다.


내가 말타기에 서툴러 양복이 나와 같은 말을 타서 말이 지친 것이었다.


행수님이 말에서 내려 말에게 재갈을 물리고 숲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안 되겠다! 여기서 적들이 확인하고 계속 도망 다닐지 저들을 요절낼지 결정하자!”


잠시 후 한 무리 흑한들이 우르르 몰려 왔다 우리가 숨어있는 숲을 지나갔다.


내가 새어보니 모두 7명이다.


잠시 후···. 몰려갔던 7명 중 6명이 다시 돌아와 주변을 살폈다.


“안 방주! 우리가 놓친 것 같은데···.”


안승이 분해서 씩씩거렸다..


“모용선생! 그놈들이 쥐새끼처럼 빠져나갔네요···. 좀 있으면 날이 밝을 테니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잠시 쉬면서 어찌할지 정합시다!”


모용선생이란 사람이 말에서 내리면서 말했다.


“탁발웅! 여기서 좀 쉬었다 갑시다!”


탁발웅이 투덜거리며 말에서 내려 바위 쪽으로 걸어가 걸터앉으며 말했다.


“그 을두지란 놈이 돈을 꽤 많이 가지고 있다는데···. 오랜만에 좋은 건수가 생겨 좋아했는데 영 소득이 없구먼···.”


흑한들이 모두 말에서 내려 각자 자리를 잡고 앉아 쉰다.


모용각, 그리고 그의 수하가 2명, 안승과 수하가 1명, 그리고 탁발웅 까지 6명이다. 어떤 이는 물을 마시고 어떤 이는 술푸대를 들어 술을 마셨다.


숲속에서 이를 지켜보던 양복이 속삭였다.


“제가 보기에는 염사방 패거리 외에 고수가 2명 더 있는 것 같습니다.”


을두지 행수가 한탄한다.


“이놈이 작정하고 준비했구나! 개주에서 여지를 주지 말고 끝장을 냈어야 했는데···.”


양복이 을두지 행수의 결정을 제촉했다.


“좀 있으면 날이 밝을 테고 그러면 발각될 겁니다.”


행수님이 중얼거렸다.


“고수 2명에 안승 패거리까지···. 만만치가 않겠구나···.”


나는 행수님과 양복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니 내 자신이 답답했다.


‘아! 세상이 이렇게 흉악하구나! 이런 일이 닥쳤는데도 나는 아무 쓸모가 없다니···. 내 자신을 지키는 힘이 이래서 필요하구나!’


한 식경쯤 지나니 날이 서서히 밝아오고 정찰하러 갔던 말 한필이 달려와 안승에게 보고한다.


“말이 지나간 흔적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이근처에 숨어있는 듯합니다.”


안승이 말에 오르며 모용각에게 말했다.


“모용선생! 흩어져서 찾아봅시다!”


안승의 무리는 말에 올라 사방으로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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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숫타진경은 "비급으로 가문을 세우겠습니다." 라는 제목으로 네이버시리즈에서 서비스 중 입니다. 23.03.30 322 0 -
29 29편 – 무도와 나영의 대결 23.04.25 53 1 11쪽
28 28편 – 장불회와의 만남 23.04.24 58 2 11쪽
27 27편 – 을두지의 계획 23.04.23 62 2 11쪽
26 26편 – 팽목지의 음모 23.04.21 67 2 11쪽
25 25편 – 결혼식에서 만난 앙숙 23.04.20 73 2 11쪽
24 24편 – 모용언과 팽연화 23.04.19 68 1 12쪽
23 23편 – 화북팽가 팽목지 23.04.18 69 1 12쪽
22 22편 – 오두미교 장릉 23.04.17 75 1 12쪽
21 21편 – 광무제 동생 유정 23.04.14 91 1 11쪽
20 20편 – 구려방 곽도 23.04.13 92 2 11쪽
19 19편 – 갈석궁의 지하 밀실 23.04.12 110 2 11쪽
18 18편 – 모용복과 호연승의 대결 23.04.11 97 2 12쪽
17 17편 – 용문객잔 23.04.10 99 2 11쪽
16 16편 – 무도의 첫 승리와 첫 굴욕! 23.04.07 108 2 11쪽
15 15편 – 북경을 향하여 23.04.06 103 2 12쪽
14 14편 – 요동이여 안녕! 23.04.05 108 1 12쪽
13 13편 – 내가 치료하고 말 거야! 23.04.04 119 1 11쪽
12 12편 – 천산선인 23.04.03 110 1 12쪽
11 11편 – 내가 대표 선수라고? 23.04.03 112 1 12쪽
10 10편 – 운명적 만남 23.04.02 120 2 12쪽
9 9편 – 요양의 모용세가 23.04.01 125 2 11쪽
8 8편 – 숫타음경 23.03.31 150 2 11쪽
7 7편 – 요동 무림계에 부는 피바람 23.03.31 139 2 11쪽
6 6편 – 백암객잔 구삼 23.03.30 141 1 12쪽
5 5편 – 쾌검 양수 도인 23.03.30 141 1 12쪽
4 4편 – 모용각과의 악연 2 23.03.30 156 1 12쪽
» 3편 – 모용각과의 악연 1 23.03.30 182 1 12쪽
2 2편 – 염사방 방주 안승 23.03.30 205 2 12쪽
1 1편 – 내몸속에 심어진 내공 씨앗 23.03.30 378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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