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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행 님의 서재입니다.

숫타진경을 찾아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무도행
작품등록일 :
2023.03.30 16:00
최근연재일 :
2023.04.25 15:05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3,423
추천수 :
47
글자수 :
151,061

작성
23.04.1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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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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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23편 – 화북팽가 팽목지

DUMMY

이렇게 한참을 도와 검을 부딪쳐보니 나는 제대로 상대를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자의 무공이 상당하군! 도대체 왜 이러는 거지?’


나는 상대가 누구인지도 몰랐을뿐더러 이런 강적을 상대해본 경험이 없었기에 될 수 있는 대로 무리한 공격은 하지 않고 방어에 집중했다.


팽모잠은 이런저런 공격을 해봤으나 나의 신법에 계속해 헛손질해대자 지켜보던 부하들을 불렀다.


“모두 한꺼번에 덤벼라!”


졸개 셋과 팽모잠이 한꺼번에 덤비니 일단 나에게 날라오는 도가 넷이나 되어 정신이 없었다.


‘이거 안 되겠구나. 일단 맛을 좀 보여줘야겠다.’


나는 검으로 방어하면서 무동지를 사용해 졸개들의 혈을 짚기 시작했다.


“억!”


졸개 중 한 놈의 팔이 축 처지며 다시 도를 놓쳤다.


“억! 억!”


다시 졸개 둘이 나의 무동지에 혈이 적중되어 도를 놓치자 팽모잠은 나의 점혈 수법에 적지않이 놀라는 표정이었다.


팽모잠은 나를 제압할 수 없겠다는 것을 깨닫고는 바로 마음을 바꿨다.


팽모잠이 휘파람을 불며 후퇴하자 졸개들도 떨어진 도를 다른 쪽 손으로 들고는 순식간에 팽모잠을 따라 사라졌다.


나는 도망가는 그들을 쫓지 않았다.


“곽형! 저들이 누구일까요?”


곽도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대장인 듯한 놈은 어디서 본듯하고, 전부 검이 아닌 도를 사용하는 것으로 봤을 때 화북팽가의 수하들 같은데···. 내가 좀 더 알아볼게! 그런데, 왜 동생을 공격한 걸까?”


나는 한가지 짚이는 것이 있었으나 곽도에게 털어놓지는 않았다.


“네 알아봐 주세요. 저는 구형에게 가봐야겠어요. 곽형! 나중에 봅시다!”


구삼에게 돌아가면서 나는 그들의 목적을 추리해봤다.


‘아무래도 시황묘도 때문인 것 같은데, 저들이 내가 지도를 가지고 있는걸 어떻게 알았을까? 아무래도 거처를 옮겨야겠어···. 잘못하면 구형이 위험해지겠어!’


이렇게 생각을 굳힌 나는 객잔에 도착해서 구삼에게 오늘 있었던 일들을 설명하니 구삼이 말했다.


“내가 오히려 짐이 될 수 있다면 그리하는 게 좋겠어! 그런데 이왕이면 모용세가에서 잠시 지내는 것이 어떨까?”


“네! 내일 언이랑 상의해보고 결정할게요.”


이렇게 해서 구삼의 객잔에서 빠져나온 나는 주위를 한번 둘러본 후 화엽비술을 펼쳐 추격자가 붙지 못하게 빠르게 이동해 멀찍이 떨어진 다른 객잔으로 거처를 옮겼다.


다음날 날이 밝자 나는 모용언을 찾아갔다.


나는 모용언에게 어제 일을 설명하니 모용언이 머리를 갸웃하며 말했다.


“이상하네! 우리가 밀실에서 나올 때 본 사람이 없는데 우리가 지도를 가졌는지 어떻게 알았을까?”


“그러게 나도 그게 이상해.”


모용언은 곰곰이 생각하다 다시 말했다.


“그리고, 우리가 밀실에서 나온 지가 벌써 한 달 전 일인데 왜 인제 와서 나타났을까? 그건 최근에 알았다는 건데···.”


“그러네! 요즈음에 우리가 무슨 일을 했지?”


“우리가 밀실에서 가지고 나온 것은 지도, 그리고······. 아! 금화.”


“금화? 그게 왜?”


모용언은 이유를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갈석궁에서 가져온 금화를 모용향 언니한테 선물로 줬는데 그게 문제였던 것 같아! 모용각 삼촌이 그 금화를 보고 알아챘을 수도 있어. 내가 삼촌을 살펴볼게.”


이리하여 모용언은 모용각을 감시하고 나는 팽목지 주변을 감시하기로 했다.


팽목지는 팽모잠이 나를 잡아 오기는커녕 결과적으로 일을 망치자 자신이 다시 나서기보다는 자신의 집에 머무르고 있는 호연승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팽목지는 호연승에게 은근히 권유했다.


“내가 듣자 하니 대사께서는 이미 요동에서 모용세가의 초청으로 영웅대회를 중재하셨고 거기서 모용부의 여식인 모용언과 무도라는 아이의 비무를 보셨다던데···.”


호연승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렇소이다! 내가 모용세가와 해동파간의 분쟁을 조정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얘기는 왜 하시는지···.”


“군주께서 찾고 있는 시황묘도를 무도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직접 출수할 수도 있지만, 그 무도라는 아이가 모용언과 보통 사이가 아니라 내가 직접 나서기가 좀 곤란합니다.”


“모용부와 척을 질까 염려하시는군요.”


“모용부가 곧 북경에 온다고 하니 신경을 안 쓸 수는 없지요. 수고스럽지만, 대사께서 무도라는 아이가 그 지도를 가졌는지 아닌지만 확인해 주십시오.”


호연승도 팽목지의 집에 의탁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부탁을 거절할 처지가 아니었다.


‘음···. 이 음흉한 성량이 같은 놈이 손 안 대고 코 풀려고 하는구나! 그렇다면 일단 그 지도를 내 손에 넣은 후 어찌할지 생각해봐야겠구나.’


이렇게 마음을 정한 호연승이 부드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가주께서 나를 이렇게 극진히 대접해 주셨는데 내가 보답할 길이 있다면 내 마다하지 않겠소이다. 그 아이의 거처만 알려주시면 조용히 처리하겠습니다.”


팽목지는 자신의 의도대로 일이 진행되자 흐뭇한 표정이다.


“알겠습니다. 팽모잠이 확인해서 곧 알려드릴 것입니다.”


이렇게 팽목지와 호연승은 뜻을 같이했지만, 이것은 각자의 이익을 위한 임시방편이었다.


한편 나와 곽도는 화북팽가 주변에서 화북팽가를 드나드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나절쯤 지켜보니 나를 공격했던 팽모잠이 나오는 것이 보였다.


‘과연 팽목지 짓이었구나!’


곽도와 나는 구려방으로 돌아와 앞으로의 일을 상의했다.


일이 이 정도 되니 나도 더 이상 곽도에 숨길 수가 없어 갈석궁에 들어가게 된 경위와 시황묘도에 관해 얘기를 해줬다.


팽목지가 팽모잠을 보내 나를 잡아가려 했던 이유를 들은 곽도가 곰곰이 생각하다가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동생! 세상에는 가짜와 진짜를 구별 못 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 경우가 딱 그 경우인 것 같아. 생각해봐! 아무도 진시황릉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데 그 지도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어떻게 알겠어?”


나는 곽도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요?”


내가 이해를 못 한 듯 보이자 곽도는 자신의 계획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니까 거의 비슷한 가짜 지도를 만들어서 팽목지에 넘겨주고 그들이 하는 양을 지켜보는 거지! 그러면 동생이 가지고 있는 지도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알 수 있을 거야!”


나는 곽도의 의견이 너무나 절묘하다고 생각해 감탄했다.


“곽형의 생각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짜 지도는 어떻게 만들 것이며 그 가짜 지도를 어떻게 팽목지에 넘겨주나요?”


곽도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걱정하지마! 내가 가짜 지도를 만들 수 있어! 일단 지도부터 만들고 그다음을 생각해보자!”


곽도의 구려방 수하 중에 위조를 전문적으로 해서 먹고살던 양춘이란 사람이 있는데 곽도는 양춘을 불러 무도의 지도를 약간만 바꿔 위조하게 지시를 했다.


다음날···.


나와 모용언은 양춘이 만든 가짜 지도를 보고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진짜 지도와 비교해 보아도 어떤 것이 진짜인지 구별을 못 할 정도였다.


곽도가 흐뭇하게 가짜 지도를 펼쳐보며 말했다.


“모든 일은 치밀해야 하는데 상대를 속이려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해! 팽목지가 이 지도를 손에 넣었을 때 이것이 진짜라고 믿게 하려면 동생이 소중히 여기는 것과 같이 가져가게 해야 믿을 거야!”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같이 가져가게 해야 한다고?”


나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봤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숫타음경과 절벽 동굴의 무공비급뿐인데 어떤 걸 줘야 할까? 음···. 절벽 동굴의 무공비급을 줘서 그들이 비급을 해독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보자.’


이렇게 마음을 정한 나는 절벽 동굴의 무공비급과 가짜 시황묘도를 같이 보관하기로 했다.


모용언이 물었다.


“그럼 어떻게 팽목지를 꿰어서 이걸 가져가게 만들지?”


곽도가 말했다.


“한번 실패했으니 저번처럼 대놓고 나타나지는 않을 거야! 아마 고수를 보내서 몰래 가져가려 할 거야! 그때 모르는척하며 가져가게 하면 돼!”


나는 곽도의 말대로 상대의 반응을 기다리기로 했다.


“내가 진짜 지도와 숫타음경을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은 여러모로 위험하겠어! 그런데 어디 숨겨놓을 데가 없을까?”


모용언이 곰곰이 생각하다 말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잖아! 그냥 모용세가 쌀독 밑에 깔아놓으면 어떨까? 쌀을 계속 위에 붓기 때문에 쌀독을 뒤집지 않는 이상 발견 못 할 거야! 내가 가져가서 숨겨놓을게.”


생각해보니 괜찮은 방법이라 모용언에게 지도와 숫타음경을 주었다.


한편 화북팽가의 정보력은 대단하여 다음날 팽모잠은 나의 거처를 호연승에게 알려줬다.


호연승은 어찌할까를 궁리했다.


‘지도를 무도가 가졌는지 모용언이 가졌는지 모르지 않는가? 한 번에 두 아이를 모두 확인해 봐야겠다.’


호연승은 제자 독웅을 불렀다.


독웅은 호연승의 지시를 받고 모용세가를 방문해 소란을 피우며 모용언을 불러냈다.


모용언은 누가 자기를 찾아왔다는 몸종의 말에 나가보니 호연승의 제자 독웅이 아닌가?


독웅은 아직도 부러진 팔을 제대로 못 쓰는 듯 붕대를 감고 있었다.


모용언은 산해관 밖 용문객잔에서 호연승에게 했던 말을 생각하며 아무것도 모르는척하며 독웅에게 물었다.


“대사께서도 북경에 오신 건가요?”


독웅은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스승님과 저는 북경에 연고가 없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소이다. 아씨께서 저희를 좀 도와주셔야겠습니다.”


독웅이 의외로 부탁 조로 얘기하자 모용언은 생각했다.


‘모용복 오빠의 결혼식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자가 소란을 피우면 재미가 없겠지···. 이번 기회에 깔끔히 처리해야겠다.’


“대사의 거처를 알려주면 내가 바로 찾아뵙겠소.”


독웅은 일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모용언에게 찾아올 곳을 알려주었다.


모용언은 독웅을 보내고 외출할 준비를 하면서 생각했다.


‘분명 무도 오빠가 호연승이 팽목지와 같이 있는 것을 보았다고 했는데, 왜 팽목지의 집에서 나와 객잔에 있는 것이지? 혹시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인가?’


나는 모용언에게서 호연승의 얘기를 듣고 말했다.


“분명 좋은 뜻은 아닐 테니 나와 같이 가보자! 뒤에서 팽목지가 조정하는 일이라면 잘된 일이고···.”


모용언은 집에서 들고 온 은자 꾸러미를 챙겨 호연승이 머무른다는 객잔으로 나와 같이 찾아갔다.


호연승은 나와 모용언이 함께 방문하자 그 답지 않게 웃으며 반가워했다.


“내가 영웅대회에서 두 사람이 비무 하는 것을 보며 한 쌍의 원앙이 춤을 추는듯하다 생각되었는데 실제로 두 사람이 이렇듯 아름답게 지내는 것을 보니 내 일처럼 기쁘군.”


모용언은 나와 영웅대회에서 비무를 하게 된 것에 호연승의 역할이 있었던지라 이 대사한테 약간의 고마움도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어찌 됐든 호연승은 모용세가를 위해 영웅대회에 왔던 것이 아닌가!


모용언은 정중하게 말했다.


“대사께서 손속에 여유를 둬주셔서 저희 모용복 오빠가 근일에 결혼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호연승도 모용언이 진심으로 감사를 한다고 느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자! 우리 식사나 같이하면서 담소나 나눠 봅시다!”


호연승은 자리를 잡고 앉아 점소이를 불러서 한 상 가득 차리게 했다.


모용언도 호연승을 대접하겠다고 했으니 오늘 최대한 호연승에게 공손히 대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는 호연승의 의도를 파악해 보려 했지만 노련한 호연승이 도대체 지도 때문에 온 것인지 아닌지 도통 판단이 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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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숫타진경은 "비급으로 가문을 세우겠습니다." 라는 제목으로 네이버시리즈에서 서비스 중 입니다. 23.03.30 322 0 -
29 29편 – 무도와 나영의 대결 23.04.25 53 1 11쪽
28 28편 – 장불회와의 만남 23.04.24 58 2 11쪽
27 27편 – 을두지의 계획 23.04.23 62 2 11쪽
26 26편 – 팽목지의 음모 23.04.21 67 2 11쪽
25 25편 – 결혼식에서 만난 앙숙 23.04.20 73 2 11쪽
24 24편 – 모용언과 팽연화 23.04.19 68 1 12쪽
» 23편 – 화북팽가 팽목지 23.04.18 69 1 12쪽
22 22편 – 오두미교 장릉 23.04.17 75 1 12쪽
21 21편 – 광무제 동생 유정 23.04.14 91 1 11쪽
20 20편 – 구려방 곽도 23.04.13 92 2 11쪽
19 19편 – 갈석궁의 지하 밀실 23.04.12 110 2 11쪽
18 18편 – 모용복과 호연승의 대결 23.04.11 97 2 12쪽
17 17편 – 용문객잔 23.04.10 99 2 11쪽
16 16편 – 무도의 첫 승리와 첫 굴욕! 23.04.07 108 2 11쪽
15 15편 – 북경을 향하여 23.04.06 103 2 12쪽
14 14편 – 요동이여 안녕! 23.04.05 108 1 12쪽
13 13편 – 내가 치료하고 말 거야! 23.04.04 119 1 11쪽
12 12편 – 천산선인 23.04.03 110 1 12쪽
11 11편 – 내가 대표 선수라고? 23.04.03 112 1 12쪽
10 10편 – 운명적 만남 23.04.02 120 2 12쪽
9 9편 – 요양의 모용세가 23.04.01 125 2 11쪽
8 8편 – 숫타음경 23.03.31 150 2 11쪽
7 7편 – 요동 무림계에 부는 피바람 23.03.31 139 2 11쪽
6 6편 – 백암객잔 구삼 23.03.30 141 1 12쪽
5 5편 – 쾌검 양수 도인 23.03.30 141 1 12쪽
4 4편 – 모용각과의 악연 2 23.03.30 156 1 12쪽
3 3편 – 모용각과의 악연 1 23.03.30 181 1 12쪽
2 2편 – 염사방 방주 안승 23.03.30 205 2 12쪽
1 1편 – 내몸속에 심어진 내공 씨앗 23.03.30 378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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