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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행 님의 서재입니다.

숫타진경을 찾아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무도행
작품등록일 :
2023.03.30 16:00
최근연재일 :
2023.04.25 15:05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3,417
추천수 :
47
글자수 :
151,061

작성
23.04.04 18:35
조회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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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13편 – 내가 치료하고 말 거야!

DUMMY

시간은 빠르게 지나 어느덧 낙타봉에도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무엇보다 천산선인의 의술인 천궁기공을 배우는데 전력을 다했다.


이유는 늘 나의 마음속에 을두지 행수님이 있기 때문이었다.


‘내가 천산선인의 의술을 익히면 을두지 행수님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든 나는 행수님을 생각할 때마다 하루하루가 조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을 어찌 천산선인이 못 느끼겠는가.


천산선인은 어느 날 낙타봉에서 하얗게 내리는 눈을 감상하며 말했다.


“네가 특히 의술을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보여 너에게 나의 의술을 거의 알려는 줬으나 너는 평생 익혀 나의 의술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나는 감격하며 말했다.


“평생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나는 네가 가볼 데가 있음을 안다. 그동안 수련하는데 수고했으니 잠시 다녀오거라! 나도 볼 일이 있어 한 달 후에나 돌아올 것이다.”


말을 마친 천산선인은 떨어지는 눈과 같이 바람에 날리며 낙타봉 아래로 사라졌다.


나는 을두지 행수를 만날 생각에 마음이 바빴다.


물론 모용언도 보고 싶었다.


신이난 나는 간단히 필요한 것들을 챙긴후 먼저 백암 객잔에 구삼을 찾아갔다.


구삼과는 지난번 영웅대회를 다녀와서 만나본 후 석 달 만이었다.


백암 객잔이 들어서니 구삼이 예전과 달리 옷 차림새가 근사했다.


나는 의아해서 물었다.


“구형! 어째 신수가 달라졌지?”


“응. 우리 가족은 고향으로 가기로 했어! 그래서 새 옷 한 벌 지었지!“


나는 놀랍기도 했지만 아쉬움이 컸다.


“구형! 고향으로 간다는 게 무슨 말이야?”


“우리 조상은 원래 연나라 사람인데 신나라가 한나라를 강탈한 후 이곳으로 피난 온 거였는데 몇 달 전 한나라가 신나라를 무너트리고 다시 후한을 세웠잖아! 그래서 다시 부모님과 고향 북경으로 돌아가기로 했어!”


나는 축하해주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구삼이 나의 차림새를 보고는 물었다.


“어디 가는 거야? 그 예쁜 아가씨 보러 가는 거야?”


나는 모용세가 영웅대회에 다녀와서 구삼에게 모용언에 대해 이미 다 얘기한 것이었다.


나는 구삼이 모용언 얘기를 하자 저절로 얼굴이 빨개지며 말했다.


“꼭 모용언을 보려고 가는 것만은 아니야! 을두지 행수님 안부가 궁금해서 가서 만나보려고···.”


구삼이 나를 놀렸다.


“님도 보고 뽕도 따는 거네? 하하하!”


나는 딱히 반박을 안 했다.


“부탁이 있는데···. 마음이 급해서 그런데 말 좀 빌려줄 수 있어?”


구삼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그럼, 내 것이 아우 것이지 뭘 부탁하고 그래. 내가 음식도 챙겨 줄 테니 가져가! 그리고 갔다 와서 사랑 얘기 전부 들려줘야 해!”


나는 구삼과 북경에 관해 얘기한 후 구삼이 챙겨주는 음식을 가지고 요양을 향해 말을 달렸다.


그런데 나의 몸과 말이 하나가 되어 쏜살같이 달리는 것이 아닌가?


나도 모르는 사이 무공이 일취월장해져 있었던 것이었다.


쉼 없이 달려 다음 날 아침에 요양에 도착한 나는 소홍루에 짐을 풀었다.


짐을 풀고 객잔 앞에 나서니 모용언과 단오절에 같이 노닐었던 추억이 떠올라서 당장이라도 모용언을 찾아가고 싶었지만, 행수님의 안부가 더 중요해 바로 행수님이 요양 중이었던 백가장으로 달려갔다.


백가장에 도착해 문을 두드리니 지난번 본 문지기가 나왔다.


문지기도 나를 기억하는 듯했다.


“을두지 행수님 뵈러 왔으니 이번에는 꼭 들여보내 주십시오!”


문지기가 잘 얘기해보겠다고 하며 들어갔다가 잠시 후에 나와 나를 데리고 백가장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드디어 행수님을 만나게 되니 눈물이 핑 돌았다.


행수님의 병세는 호전되어 나를 알아볼 수 있었으며 말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거동하지 못하여 답답해하며 말했다.


“이게 얼마 만이냐? 나도 늘 네 걱정을 하고 있었다. 우리가 헤어진 이후로 어떻게 지냈느냐?”


나는 병상에 누운 행수님이 오히려 나를 걱정했다는 소리에 눈물이 울컥 솟았다.


나는 지난 일들을 천천히 얘기하며 행수님의 안색과 병세를 찬찬히 살펴봤다.


행수님은 내가 천산선인에게서 무공과 의술을 배운다는 말에 기뻐했다.


“정말 잘됐구나! 소원대로 천산선인에게서 무공을 배우다니···. 그래 이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이냐?”


나는 살며시 행수님의 손목을 잡아 진맥하며 말했다.


“저는 이곳 요양에 한 달 정도 있다가 무려산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여기 있는 동안 행수님을 간호하고 싶습니다.”


행수님은 내가 자신을 간호하겠다고 하니 흐뭇해했다.


“이곳 백가장은 내 사형의 집이다. 내가 일러둘 테니 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오거라!”


나는 잘됐다고 생각하며 찬찬히 행수님의 맥을 짚어보니 맥이 불안하고 불규칙적이며 호흡이 원활하지 못했다.


“모용세가의 무공인 두전성이에 당하셨나요?”


행수님은 모용각을 떠올리며 분해했다.


“역시 천산선인의 의술은 대단하구나! 네가 단박에 알아내다니···. 내가 평소에 무공 수련을 게을리한 것이 천추의 한이다.!”


나는 멋쩍어하며 말했다.


“다행히 모용각이 모용세가의 절기인 두전성이를 제대로 익히지 못해 흉내만 냈을 뿐입니다. 제가 치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막힌 혈맥을 뚫어 보겠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행수님의 뒤에 앉아 천산선인으로부터 배운 천궁기공으로 행수님의 막힌 혈맥을 뚫기 시작했다.


한 식경쯤 지나자 행수님의 얼굴에 드리워졌던 검은 기운이 조금 옅어졌다.


나는 치료가 효과를 보자 신이 났다.


“약을 준비해서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


행수님은 내가 천궁 기공을 펼치자 답답하던 가슴이 한결 편해졌다고 하셨다.


“그래 고맙다! 나도 오늘 말을 너무 많이 했더니 피곤하구나! 그럼 내일 다시 오거라!”


나는 백가장에서 나와 여러 약방을 돌며 행수님을 치료할 탕약을 만들 준비를 했다.


이곳저곳의 약방을 돌며 약재의 상태를 보며 찬찬히 고르던 중 누가 갑자기 나의 눈을 가리는 것이 아닌가?


나의 반사 신경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이 빨랐다.


천산선인에게서 무공을 배웠으니 이전의 내가 아니었다.


순간적으로 머리를 숙이며 상대의 손을 낚아채 꺽었다.


“아야! 놔줘 이 나쁜 자식!”


상대의 손을 틀어쥐고 보니 한시도 잊지 못하던 모용언이었다.


나는 반갑고 기뻤지만 내 마음이 들킬까 짐짓 멋지게 말했다.


“어! 모용언! 잘 있었어?”


모용언은 아픈 손목을 잡으며 눈꼬리를 치켜세웠다.


“잘 있었느냐고? 너는 요양에 왔으면서 어찌 나를 찾지 않았지?”


“헤헤헤! 급한 일이 있어서 그것부터 처리하고 널 찾아가려 했어. 미안해!”


모용언은 내가 괘씸했지만, 내가 약방에서 약재를 찾고 있어 그만한 이유가 있겠다 생각해서인지 금세 환하게 웃었다.


“그래? 뭔 일인지 모르겠지만···. 좋아! 얼른 하던 거 계속해!”


“그래. 잠시만 기다려!”


나는 얼른 약재를 고르고 나눠 담고서 탕약을 달이기 편하게 일일이 약재의 이름을 적어놨다.


모용언은 내가 하는 양을 지켜보더니 내가 약을 다 챙기자 물었다.


“그런데, 혈갈, 전칠, 몰약, 웅담 등은 우리 집 가전 절기인 두전성이에 당한 부상자들을 치료할 때 쓰는 약재들인데 왜 네가 이 약재들을 챙기는 거지?”


눈치 빠른 모용언은 벌써 상황을 파악했다.


나는 행수님이 백가장에서 치료 중이고 내가 직접 치료해보려 한다고 알려줬다.


모용언은 자신의 삼촌이 한 짓 때문인 것을 알고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래서 을두지 행수의 병을 치료하려고 요양에 머무는 거구나. 우리 삼촌이지만 정말 모용각은 몹쓸 사람이야! 미안해···.”


나는 모용언이 모용각을 대신해 사과하자 난감해졌다.


“걱정하지마! 을두지 행수님의 병은 내가 반듯이 고칠 거야!”


“그래 꼭 고쳐줘···. 그런데 이번에도 소홍루에 머무는 거야?”


“응.”


“그럼 같이 소홍루로 가자!”


나는 약재를 챙겨 모용언과 소홍루로 와서 직접 약재를 손질한 후 약을 달였다.


모용언은 나의 약 달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자 다시 한번 놀랐다.


“양 도사에게 의술도 배운 거야?”


“아니, 의술은 천산선인에게서 배운 거야.”


나는 약을 달이며 한편으로는 어떻게 천산선인과 같이 지내게 되었는지 설명했다.


“이제 다됐어! 약탕의 약만 따로 보관해놓고 나가자!”


나는 내일 가져갈 약탕과 약을 따로 잘 보관해놓자 한시름 놓았다.


그제서야 모용언의 얼굴이 재대로 내눈에 들어왔다.


모용언은 3달 사이에 어디가 달라졌는지 이전보다 더 성숙하고 아름다워졌다.


모용언은 내가 자신의 얼굴을 넋 놓고 쳐다보자 부끄럽고 기쁜 표정이었다.


“내 얼굴에 뭐 묻었니? 뭘 그렇게 쳐다봐?”


나는 모용언의 핀잔에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흐흐흐! 너무 이뻐서···.”


“으그···. 우리 산책가자!”


모용언은 나의 손을 잡고 소홍루 뒤쪽의 호숫가로 갔다.


요동의 겨울은 내가 있던 평양성보다 더 추웠다.


한동안 찬 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던 우리는 손발이 얼자 소홍루로 돌아와 따뜻한 차를 마셨다.


“그럼, 을두지 행수의 병을 고친 후 무려산으로 다시 돌아가는 거야?”


“응. 돌아가야지!”


“돌아가서 그다음은?”


“그다음이라고?”


모용언이 약간 긴장한 눈빛으로 물었다.


“그래! 그다음! 평생 산속에서 무공 수련만 하고 살 거야?”


나는 근래 들어 무공 수련과 의술을 익히는 데 열중해서 그다음을 생각해보지 못했다.


‘글쎄···. 그다음에 뭘 해야 할까? 네가 알려줘! 나는 뭘 해야 할까?”


모용언은 내가 미래에 뭘 할지를 정해달라 하니 왠지 부끄럽고 민망하여 말을 얼버무렸다.


“글쎄···.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게 뭔데?”


모용언은 뾰로통해서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으그···. 바보! 나 집에 돌아가 봐야 해! 내일 오후에 다시 올게!”


모용언이 갑자기 가버리자 나는 영문을 몰라 당황스러웠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어제 다려놓은 약탕과 내가 적어 놓은 처방전과 약재들을 가지고 행수님을 찾아가 약탕을 데워 마시게 한 후 시종을 불러 처방전과 약재들을 주며 약재가 부족하지 않게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일주일 동안 나는 아침마다 행수님을 방문해서 정성스레 약을 달여 먹이고 상태를 확인했다.


물론 오후에는 모용언과 요양 곳곳을 다니며 즐겁게 지냈다.


행수님의 상태가 확연히 호전되자 나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행수님의 병세가 많이 호전됐다는 얘기를 들은 모용언이 말했다.


“이제 을두지 행수의 병세도 호전됐고 처방전대로 약을 잘 먹으면 곧 거동도 할 수 있을 텐데 이제 그다음을 생각해봐야지?”


나도 사실 일주일 동안 그다음에 대해 생각해봤었다.


천산선인의 말대로 무예와 학문의 세계는 스스로 헤쳐나가야지 누가 길을 열어주겠는가!


“나도 생각해봤는데 일단 북경에 가서 한나라에 대해 배우고 경험해봐야겠어! 그다음에 아버지의 유언대로 장안에 갈지 말지를 정하려고.”


모용언은 내가 북경으로 가겠다고 하자 눈빛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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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편 – 무도와 나영의 대결 23.04.25 53 1 11쪽
28 28편 – 장불회와의 만남 23.04.24 57 2 11쪽
27 27편 – 을두지의 계획 23.04.23 62 2 11쪽
26 26편 – 팽목지의 음모 23.04.21 66 2 11쪽
25 25편 – 결혼식에서 만난 앙숙 23.04.20 73 2 11쪽
24 24편 – 모용언과 팽연화 23.04.19 67 1 12쪽
23 23편 – 화북팽가 팽목지 23.04.18 68 1 12쪽
22 22편 – 오두미교 장릉 23.04.17 75 1 12쪽
21 21편 – 광무제 동생 유정 23.04.14 91 1 11쪽
20 20편 – 구려방 곽도 23.04.13 92 2 11쪽
19 19편 – 갈석궁의 지하 밀실 23.04.12 110 2 11쪽
18 18편 – 모용복과 호연승의 대결 23.04.11 97 2 12쪽
17 17편 – 용문객잔 23.04.10 99 2 11쪽
16 16편 – 무도의 첫 승리와 첫 굴욕! 23.04.07 108 2 11쪽
15 15편 – 북경을 향하여 23.04.06 103 2 12쪽
14 14편 – 요동이여 안녕! 23.04.05 107 1 12쪽
» 13편 – 내가 치료하고 말 거야! 23.04.04 119 1 11쪽
12 12편 – 천산선인 23.04.03 110 1 12쪽
11 11편 – 내가 대표 선수라고? 23.04.03 112 1 12쪽
10 10편 – 운명적 만남 23.04.02 119 2 12쪽
9 9편 – 요양의 모용세가 23.04.01 125 2 11쪽
8 8편 – 숫타음경 23.03.31 150 2 11쪽
7 7편 – 요동 무림계에 부는 피바람 23.03.31 139 2 11쪽
6 6편 – 백암객잔 구삼 23.03.30 141 1 12쪽
5 5편 – 쾌검 양수 도인 23.03.30 141 1 12쪽
4 4편 – 모용각과의 악연 2 23.03.30 156 1 12쪽
3 3편 – 모용각과의 악연 1 23.03.30 181 1 12쪽
2 2편 – 염사방 방주 안승 23.03.30 205 2 12쪽
1 1편 – 내몸속에 심어진 내공 씨앗 23.03.30 378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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