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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행 님의 서재입니다.

숫타진경을 찾아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무도행
작품등록일 :
2023.03.30 16:00
최근연재일 :
2023.04.25 15:05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3,428
추천수 :
47
글자수 :
151,061

작성
23.04.1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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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7편 – 용문객잔

DUMMY

두목으로 보이는 뱃사공은 철웅과 모용복이 빠른 속도로 배를 향해 다가오자 두 사람의 무공이 보통이 아님을 알아챘다.


형세가 불리해질 것을 예상했는지 결국 결단을 내렸다.


“에잇! 틀렸다! 철수한다!”


뱃사공이 이렇게 외치고는 강물 속으로 뛰어들자 나머지 세 놈도 강물로 뛰어들었다.


모용복과 철웅이 합세하며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도망간 도적놈들을 잡을 수는 없었다.


이놈들은 평생을 물질하며 살아서인지 수영 실력이 대단했다.


그 세찬 물살을 헤치고 벌써 강가에 도착해 숲을 향해 줄행랑을 치고 있었다.


모용복은 다시 객잔으로 돌아가서 요절을 내자고 했지만, 모용언은 내가 팔에 상처를 입었고 그녀 또한 몸과 마음도 너무 지쳐 모용복을 설득해 배를 저어 강을 건넜다.


우리 일행은 죽을힘을 다해 노를 저어 겨우 강둑에 올라서자 모두 지쳐서 주저앉았다.


“헉헉!”


노를 잡았던 철웅이 거칠게 숨을 고른다.


모용언이 자신의 옷자락을 찢어 나의 상처를 싸매주며 물었다.


“괜찮아?”


“응. 미안해! 내가 힘을 못 써서 큰일 날뻔했네.”


“아니야! 오빠 잘못이 아니야. 우리가 너무 방심했어!”


나는 나의 무능력으로 모용언의 목숨이 위태로웠던 것을 생각하니 부끄럽고 화가나 미칠 지경이었다.


모용복은 나의 무공 실력을 어느 정도 인정했는데 오늘 보니 평범하기 그지없자 오히려 나에 대한 적개심을 버리고 나의 부상을 걱정하기까지 했으니 나는 더욱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철웅은 제일 가까운 객잔으로 일행을 안내했고 우리는 지친 심신의 피로를 풀었다.


모두 한번 심하게 당한 이후로는 조심성이 높아져 모든 일에 신중해졌다.


그 이후로 여행한 지 5일이 지나도록 우리의 여행은 순탄했다.


5일째 드디어 요동에서 산해관까지 가는 유일한 통로인 요서회랑 초입에 도착했다.


요서회랑은 폭은 수십 미터에 불과하지만, 길이가 180km나 된다.


깎아지는 협곡이 계속 이어지고 폭이 좁아 협곡 위에서 공격을 받으면 속수무책이다.


철웅이 앞으로 갈 길에 관해 설명했다.


“특히 여기서부터 조심해야 합니다. 마적들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입니다.”


모용언은 마적이란 말에 왠지 불안해져서 나에게 속삭였다.


“오빠! 공력은 어느 정도 회복된 거야?”


나는 천산선인이 알려준 천궁기공으로 아침저녁으로 매일 같이 막힌 단전의 기를 뚫으려 노력하니 서서히 내력 운용이 나아졌다.


상태의 호전이 있으니 한결 마음의 부담이 덜해졌다.


“많이 좋아졌어! 절반 정도는 회복됐어!”


모용언은 나의 말에 어느 정도 안심이 되는 듯 보였다.


그렇게 긴장하며 반나절을 말을 달리니 현판에 용문객잔이라 쓰인 객잔 하나가 나타났다.


주변은 온통 모래 언덕인데 그 가운데 객잔이 홀로 서 있었다.


객잔 옆에는 수십 마리의 말들이 묶여있는 것으로 보아 객잔 안에는 사람이 꽤 있을 것으로 보였다.


철웅이 말에서 내리며 말했다.


“이곳이 요서회랑에서는 제일 크고 유명한 객잔입니다.”


사나흘 동안 변변한 객잔이 없어서 불편했던 일행들은 큰 객잔이 나타나자 모두 반겼다.


말을 묶어놓고 안으로 들어가니 1층이 제법 넓었다.


널찍한 탁자가 십여 개쯤 있는데 이미 반쯤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술과 음식을 먹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우선 시장기를 달래기 위해 적당한 자리를 잡고 음식부터 시켰다.


그러나 한참을 기다려도 점소이만 왔다 갔다 할 뿐 음식은 나오지 않았다.


도시의 객잔과 비교하면 음식이 나오는 속도가 느리고 점소이의 동작도 느려 모용복이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왜 이리 늦는 거야!”


나도 배가 너무 고파 점소이만 쳐다보고 있었다. 이때 문이 열리며 무림인으로 보이는 십여 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들어왔다.


그들은 가장 큰 탁자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그들 중 두 명이 내 눈에 띄었다.


바로 모용세가 영웅대회에서 무공대결을 제의했던 호연승 이라는 대사와 요양 소홍루에서 보았던 그의 제자 독웅이었다.


모용복과 모용언도 호연승을 알아본 듯했다.


그러나 콧대가 높은 모용복은 알아보고서도 모른 체했고 모용언은 애초에 늙은 대사에게는 관심이 없다.


호연승 대사는 모용세가쪽에 섰던 사람인지라 나도 굳이 아는 체를 하지 않았다.


호연승은 자신을 알아보고도 인사를 안 하는 우리를 보고 불쾌한 표정을 지었지만, 자신의 신분으로 애송이들과 다툴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일단은 모른 체했다.


독웅은 모용복과 모용언을 본 적이 없어 그저 지나가는 여행객들로 생각하는 듯했다.


독웅은 이번 기회에 호연승을 부추겨서 북경에 진출하기 위해 수작을 부리는 중이었다.


독웅도 점소이의 동작이 느리자 답답했는지 눈알을 부라리며 호통쳤다.


“이놈아! 너는 내가 들어왔으면 알아서 술부터 가져와야 할 거 아니냐! 어서 공부가주 제일 좋은 놈으로 가져와!”


점소이는 또 주먹이 날라올까 두려워 굽신거리며 말했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독웅나리.”


독웅은 이곳 요서회랑에서 10여 년째 마적 질을 하는 악당이며 자칭 산해관 파의 두목이다.


독웅이 사부 호연승에게 하소연했다

.

“사부님! 이 모래만 날리는 곳에서 제가 썩은 지가 벌써 10년이 다 돼갑니다. 이제 모래 폭풍만 보면 진저리가 납니다. 이번에 저와 북경으로 가시면 그쪽에서도 사부님을 분명 환대할 것입니다.”


호연승이 반신반의하며 말했다.


“나 역시 이제는 황량한 사막이 지겹기는 하다. 어찌 됐든 한번 가보기나 하자!”


독웅은 사부의 마음이 북경으로 기울었다고 생각되자 더욱더 아첨을 늘어놓았다.


“사부님 무공 실력이면 화북지방을 쥐고 흔들 수 있습니다. 제가 알아서 준비할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점소이가 음식과 술을 독웅의 탁자에 연이어 날라다 주었다.


독웅은 술 한잔을 가득 따라 스승인 호연승에게 먼저 올렸다.


독웅의 수하들은 주변에 앉아 연신 호연승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독웅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호연승에게 술을 권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모용복이 점소이를 불러 탁자를 '탁' 치며 호통쳤다.


“분명 우리가 먼저 와서 음식을 주문했는데 왜 저 사람들한테 먼저 음식을 가져다주는 것이냐!”


모용복의 호통에 점소이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사정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저쪽 인원이 많아서 시간이 지체되고 있습니다.”


모용복의 호통에 독웅이 우리 일행을 다시 한번 살펴본다.


‘뭐야 저것들···. 애송이 3명의 무사 한 명이네···.’


독웅은 스승 호연승만 아니었으면 벌써 가서 요절을 내줬겠지만, 오늘은 어떻게든 호연승으로부터 확답을 받아야 하기에 평소와 달리 아량을 베풀었다.


독웅이 점소이를 불러 호탕하게 말했다.


“우리 음식은 천천히 내오고 저쪽부터 챙겨드려!”


점소이는 독웅이 의외로 부드럽게 나오자 혹시 자신을 희롱하는 게 아닌가 싶어 다시 확인했다.


“정말 저분들부터 드려도 되겠습니까?”


“이놈아! 내가 한 입으로 두말하겠느냐?”


점소이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주방으로 달려가 모용복이 주문한 음식부터 챙겼다.


모용복은 자신의 호통이 통하자 상대방의 의중도 모르고 당연하다는 듯이 생각했다.


이윽고 음식과 술이 나오자 우리는 오랜만에 제대로 된 음식을 먹으며 술도 여러잔 비웠다.


호연승은 모용복이 자신을 보고도 인사를 안 한 것은 물론이고 객잔에서 안하무인으로 구는 것을 보고 심기가 불편함을 표했다.


“흠흠···.”


사람 비위를 맞추는 데는 천부적인 소질이 있는 독웅은 의외로 사부가 모용복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자 옳구나 하고 생각했다.


‘저 어린놈이 사부님의 심기를 건드렸구나! 내가 사부님 대신 버릇을 고쳐줘야겠다.’


이렇게 마음을 먹은 독웅은 적당한 시기를 보고 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모용복은 술기운이 돌자 점소이를 불러 말했다.


“여기 음식은 괜찮은데 술이 영 별로야! 저쪽에서 마시는 공부가주 한병 가져와!”


점소이가 굽신거리며 말했다.


“공부가주는 저분들이 이미 다 마셔서 이제 없습니다.”


쳘웅이 모용복에게 은근하게 말했다.


“도련님! 인제 그만 2층 객실로 올라가시죠?”


모용복은 독웅의 탁자에 아직 따지 않은 공부가주 한 병이 있는 것을 보고, 결국 도를 넘어 버렸다.


“저기 따지 않은 공부가주 한병 있잖아! 내가 두 배로 낼 테니 이리로 가져와!”


이 소리를 듣자 구실을 잡으려 벼르고 있던 독웅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공부가주 한 병을 들고 모용복 앞으로 다가와 말했다.


“어느 댁 공자님이신데 이리 오만하실까? 이 술이 그렇게 드시고 싶으신가?”


모용복은 독웅이 술병을 들고 와 자신을 희롱하자 이참에 모용언 앞에서 제대로 위신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용복과 독웅은 서로 다른 속셈이 있었던 것이었다.


사실 모용복은 나이는 어리지만, 무공에 재질이 뛰어나 무공 실력으로는 모용세가에서도 모용부외에 한두 사람을 제외하면 모용복의 적수가 없었다.


그래서 영웅대회에서도 모용부가 모용복을 내세운 것이었다.


모용복이 짐짓 점잖게 말했다.


“내 그쪽 음식값을 모두 내 드릴 터이니 그 술 여기에 놓고 가시오!”


시정잡배한테도 돈으로 위세 부리며 하대를 하면 눈에 불똥이 튈 텐데 하물며 여기는 독웅의 활동지역이고 게다가 사부님 앞인데 어찌 그가 수긍하겠는가?


독웅이 공부가주 마개를 열었다.


모용복은 자신의 요구가 먹힌 것으로 판단하고 독웅이 하는 양을 지켜본다.


그런데 독웅이 마개를 열고 모용복이 먹던 탕에다 술을 부어버렸다.


“이자가!”


모용복은 부채를 들어 접으며 독웅의 손목을 치고 술병을 쓸어 담아 바로 세웠다.


모용복의 부채가 정확히 자신의 손목을 치고 술병이 손으로 잡아 새운 듯 세워지자 독웅이 움찔했다.


‘어린놈이 보통이 아닌데? 이놈이 믿는 구석이 있었구나!’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게다가, 사부님 앞이니 물러설 수는 없다.


독웅은 손목이 시리고 아프지만, 주먹을 불끈 쥐고 모용복의 정수리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모용복은 자신의 탁자 앞에서 싸우면 모용언이 불편해할까 봐 일부러 독웅의 주먹에 도망가듯 하면서 자신이 앉아있던 자리로부터 멀찍이 피했다.


자리를 잡은 모용복이 부채를 펴서 휘둘러 독웅의 시선을 빼앗은 후 달려드는 독웅의 주먹과 자신의 왼쪽 주먹을 정면으로 부딪쳤다.


모용세가의 절기인 두전성이이다.


두전성이는 상대의 초식을 그대로 사용해 상대에게 타격을 주는 모용세가만의 독특한 절기이다.


“우두둑!”


“악!”


독웅의 오른쪽 주먹과 손목이 부러지는 소리였다.


일이 이 정도 됐으니 호연승이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됐다.


‘내가 눈앞에서 제자가 저 지경이 됐는데도 가만히 있으면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저 애송이가 모용세가의 다음 주인이 될 몸이니···. 일단 버릇만 고쳐 놔야겠다.’


이렇게 마음을 먹은 후 연승이 얼굴에 쓴 웃음을 띠며 어느새 모용복의 앞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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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편 – 무도와 나영의 대결 23.04.25 53 1 11쪽
28 28편 – 장불회와의 만남 23.04.24 58 2 11쪽
27 27편 – 을두지의 계획 23.04.23 62 2 11쪽
26 26편 – 팽목지의 음모 23.04.21 67 2 11쪽
25 25편 – 결혼식에서 만난 앙숙 23.04.20 73 2 11쪽
24 24편 – 모용언과 팽연화 23.04.19 68 1 12쪽
23 23편 – 화북팽가 팽목지 23.04.18 69 1 12쪽
22 22편 – 오두미교 장릉 23.04.17 75 1 12쪽
21 21편 – 광무제 동생 유정 23.04.14 91 1 11쪽
20 20편 – 구려방 곽도 23.04.13 92 2 11쪽
19 19편 – 갈석궁의 지하 밀실 23.04.12 110 2 11쪽
18 18편 – 모용복과 호연승의 대결 23.04.11 97 2 12쪽
» 17편 – 용문객잔 23.04.10 100 2 11쪽
16 16편 – 무도의 첫 승리와 첫 굴욕! 23.04.07 108 2 11쪽
15 15편 – 북경을 향하여 23.04.06 104 2 12쪽
14 14편 – 요동이여 안녕! 23.04.05 108 1 12쪽
13 13편 – 내가 치료하고 말 거야! 23.04.04 119 1 11쪽
12 12편 – 천산선인 23.04.03 110 1 12쪽
11 11편 – 내가 대표 선수라고? 23.04.03 113 1 12쪽
10 10편 – 운명적 만남 23.04.02 120 2 12쪽
9 9편 – 요양의 모용세가 23.04.01 125 2 11쪽
8 8편 – 숫타음경 23.03.31 151 2 11쪽
7 7편 – 요동 무림계에 부는 피바람 23.03.31 139 2 11쪽
6 6편 – 백암객잔 구삼 23.03.30 141 1 12쪽
5 5편 – 쾌검 양수 도인 23.03.30 141 1 12쪽
4 4편 – 모용각과의 악연 2 23.03.30 156 1 12쪽
3 3편 – 모용각과의 악연 1 23.03.30 182 1 12쪽
2 2편 – 염사방 방주 안승 23.03.30 205 2 12쪽
1 1편 – 내몸속에 심어진 내공 씨앗 23.03.30 378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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