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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행 님의 서재입니다.

숫타진경을 찾아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무도행
작품등록일 :
2023.03.30 16:00
최근연재일 :
2023.04.25 15:05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3,425
추천수 :
47
글자수 :
151,061

작성
23.03.3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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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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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8편 – 숫타음경

DUMMY

나는 숫타음경을 몸에 챙기며 아버지의 유언을 회상했다.


***


두 달 전 대동강 변 조천석 아래


무도의 아버지 선우사는 어깨에 박힌 칼을 뽑은 후 솟구치는 피를 지혈하고는 숨쉬기가 힘든지 콜록콜록하며 힘겹게 말한다.


“바닥의 푸른 이끼를 걷어내면 쇠고리가 만져질 거야 그걸 당겨!”


무도는 아버지를 바닥에 내려놓고 아버지의 지시대로 이끼를 걷어내니 과연 그곳에서 쇠고리가 만져진다.


무도가 힘껏 쇠고리를 당기자 바닥의 바윗돌이 옆으로 움직이고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타난다.


“얼른 나를 업고 내려가! 시간이 없어!”


무도가 아버지를 업고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평지가 나오고 어디선가 불빛이 들어오는지 앞쪽에 또 다른 계단을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다.


10보쯤 앞으로 이동하니 다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온다.


“거의 다 왔다. 계속 올라가!”


무도는 아버지의 절박한 모습에 아무 말 못 하고 시키는 데로 움직인다.


계단을 올라가니 작은 동굴 방이 있다.


“나를 저 돌판 위에 내려놓아 줘!”


무도가 아버지를 내려놓자 선우사는 벽 귀퉁이에서 둥근 대나무 통 하나를 꺼낸다.


그리고 벽에 세워놓은 검을 무도에게 준다.


“콜록콜록···. 지금부터 아비가 하는 얘기를 잘 들어라! 아비는 고조선 왕족이었던 선우강의 후예이다.”


무도가 깜짝 놀란다.


“우리 집안이 왕족이었다고요?”


“그렇다! 한 무제가 고조선을 멸망시킨 후 모든 왕족을 찾아 씨를 말렸지. 그래서 나의 고조할아버님은 산속에 숨어 살게 되었다···. 젊은 시절 나는 우연히 평양성에 왔다가 너의 엄마를 만나게 됐고 그래서 산에서 내려와 대동강 변에서 대장장이를 하면서 너를 낳은 것이다.”


선우사는 가쁜 기침을 내뱉으며 말을 잇는다.


“네 엄마가 죽은 후 다시 산속으로 가려 했지만, 산속의 삶의 무료함을 너한테 물려주기 싫어서 네가 장가를 가면 그때 산속으로 가려 했다.”


“어머니는 이 사실을 아셨나요?”


“모르고 죽었다. 콜록콜록!”


선우사는 피를 한번 뱉어내고 말을 이어 한다.


“이제 과거는 알려줬고, 중요한 것은 너의 미래이다!”


선우사는 통속에서 기름 먹은 고급양피지 한 장을 꺼낸다···.


“이 양피지에 적혀있는 것은 천축국의 절세 무공비급인 숫타음경이다. 진시황은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서복을 동방으로 파견했다. 서복은 동방으로 출발하기 전에 불로초를 못 구하면 진시황이 노해 자신에게 자객을 보낼 것을 알았기에 아방궁에서 이 무공비급을 훔쳐 가지고 나왔던 것이다. 이 비급을 익혀 자객을 막을 계획이었지.”


선우사는 양피지를 펴서 무도에게 보여준다.


양피지에는 숫타음경 이라고 적혀있고 알 수 없는 글자들이 빼꼭히 적혀있다.


“우리 선조께서는 서복이 병에 걸려 죽기 전 장백산에서 구한 천년 된 산삼을 서복에게 주고 이 비급을 받은 것이다.”


무도는 아버지가 하는 얘기가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


“그럼, 아버지가 절세 무공을 하신다고요?”


“한다면 할 수도 있고 못 한다면 못하지! 서복이 무공을 몰라 이 비급만 가져온 게 실수였지! 이 비급은 내공을 익히는 비급이고 외공 비급인 숫타양경을 같이 익혀야 절대 신공을 익힐 수 있다.”


“숫타양경은 어디 있는데요?”


“진시황 무덤에 있을 것이라고 할아버지한테서 들었다. 그걸 네가 찾아야 한다.”


무도는 놀라 소리친다.


“제가요? 제가 무슨 힘이 있어서 그걸 찾을 수 있어요?”


“일단은 조선의 혼이 흐르는 무려산 낙타봉으로 천산선인을 찾아가 그의 제자가 되어라! 그에게 이 양피지를 보여주면 필히 너를 받아줄 것이다.”


선우사는 숨이 쉬기가 불편한지 목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지금부터 잘 들어라! 이제 내가 가지고 있는 숫타음경의 내공 씨앗을 너에게 전해주겠다. 이것은 내가 할아버지에게서 받은 진기이다. 이진기를 제대로 쓰려면 숫타양경을 구해 연마해야 한다. 이건 우리 집안의 대대로 이어온 보물이자 임무이다. 이제 가부좌하고 눈을 감아라! 절대 움직이면 안 된다!”


“네···.”


선우사의 얼굴이 너무나 엄숙해 무도는 아버지 말대로 가부좌하고 눈을 감는다.


선우사는 무도의 등에 양손을 얹고 마지막 남은 내력을 모아 자신의 숫타음경의 내공 씨앗을 무도에게 전달하기 시작한다.


잠시 후···.


두 사람의 머리에서는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주위에는 알 수 없는 기운이 소용돌이친다···.


무도의 얼굴빛이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푸른색으로 변하기를 수차례 드디어 선우사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하고 선우사의 고개가 숙여지며 무도의 등에 떨어진다.


꿈에서 깬 듯 정신이든 무도는 아버지가 미동도 없이 고개를 자신의 등에 대고 있자 불안감을 느끼고 아버지를 불러본다.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를 불러보지만 아무 대답이 없자 무도의 등골이 오싹해진다.


무도는 뒤돌아 앉아 아버지의 어깨를 잡아 흔들어 보지만 선우사는 이미 절명한 후였다.


“아버지! 아버지!”


***


나는 아버지의 마지막을 돌이켜보며 가슴에 품은 숫타음경을 만져보았다.


잠시 생각에 잠긴 나는 약초를 캐러 다니면서 봐뒀던 동굴을 생각해냈다.


횃불과 부싯돌을 준비해 두 식경쯤 산기슭을 돌아가니 동굴 하나가 보였다.


‘이 동굴은 약초를 깨려고 일부러 오지 않는 이상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을 것이다.’


동굴 입구는 칡넝쿨이 덮고 있어 마치 동굴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넝쿨이 끊기지 않게 조심해서 안으로 들어갔다.


동굴은 생각보다 깊어서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나는 횃불에 불을 붙여 천천히 굴속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숫타음경을 숨길 요량으로 들어왔으나 동굴이 끝없이 이어지자 나는 호기심이 발동해 끝까지 가보기로 마음을 바꿨다.


한참을 들어가니 동굴의 끝에 도달했고 이곳이 적당하겠다고 생각한 나는 숫타음경을 숨길만 한 곳을 찾고 있었는데 바위틈으로 미세한 빛줄기가 비치는 것이 아닌가!


이끼와 작은 돌들을 치우니 네모난 바위가 마치 문을 막고 있는 것처럼 서 있고 그 사이로 미세한 빛줄기가 비추는 것이었다.


나는 횃불을 내려놓고 네모난 바위를 잡아 힘껏 밀어보니 바위가 가운데를 중심으로 조금씩 돌아 밀리기 시작하더니 빛도 점점 많이 들어왔다.


나는 잠시 쉬며 호흡을 가다듬고 모든 힘을 모아 다시 바위를 밀어봤다.


한참 실랑이를 하고 나니 간신히 비집고 들어갈 뜸이 생겼다.


나는 횃불을 끄고 틈으로 빠져나가니 평평한 공간이 보이고 깎아지듯 한 절벽 위에서 빛이 비치고 있었다.


사방이 깎아지듯 한 절벽으로 마치 바위산을 번개가 뚫어 놓은듯한 모양이었다.


‘누군가 이미 이곳을 발견했었구나!’


절벽의 위세에 눌려 그저 감탄만 하고 있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빛줄기가 이동하며 절벽에 그림자들이 생기는데 마치 무사가 칼을 들고 춤을 추는듯했다.


자세히 보니 누군가 벽에 무언가를 조각해놨고 그 옆에 맑은 유리석을 붙여놔서 빛이 조각사이로 비춘 후 반대편으로 반사되어 그림자 검객을 만드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신기하게 바라보다가 어느덧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매일 산 정상에서 보았던 양도인이 보여줬던 초식과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다른 모습이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검을 들어 그림자 검객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그림자 검객을 따라 하기를 두시진이 지나자 해가 절벽 너머로 넘어가 더는 그림자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을 접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곰곰이 오늘 보았던 그림자들의 초식들을 되새겨봤다.


‘어떤 고인이 무예를 절벽에 조각해서 남긴 것 같은데 왜 양도인이 보여줬던 초식들과 비슷할까?’


다음날 날이 밝자마자 나는 동굴로 다시 들어갔다.


동굴 안 절벽에는 해가 늦게 뜨기 때문에 한참을 기다려서야 그림자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어제는 보지 못했던 그림자 검객들이 보이기 시작하자 나는 검을 들고 따라 하기 시작했다.


‘쉭쉭’ 검을 흔들자 바람이 일어나고 자신도 모르게 몸이 솟구쳐 올랐다.


나는 검을 휘두를수록 힘이 솟구치고 몸이 가벼워짐을 느꼈다.


뛰어오르고 구르기를 한참이나 하며 그림자 검객을 따라 하기를 열중하는데 어느덧 검객은 사라지고 이번에는 그림자 글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도 예전에 사용하던 글자들인지 나는 그 글자를 읽을 수 없었다.


계속해서 글자들이 보이다. 두 식경쯤 지나자 다시 어제 보았던 그림자 검객들이 다시 반복되어 보였다.


‘양도사께서 오늘 출발하라고 하셨는데···. 두시진만 지나면 그림자가 사라질 테니 두시진만 더 수련한 후에 출발하자!’


이렇게 마음을 먹고 다시 그림자를 따라 검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림자가 사라지자 알 수 없는 쾌감이 느껴져 나는 몸을 솟구치며 기합을 넣었다.


“얍!!!!”


무의식중에 솟구친 나의 몸은 5장이나 높이 솟구쳐 올라갔다 떨어졌다.


놀란 나는 간신히 몸의 균형을 잡고 착지했다.


‘내 몸이 어떻게 5장이나 솟구쳐오를 수 있지?’


나도 모르게 이틀간의 수련으로 무공이 일취월장했던 것이었다.


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절벽 틈에 숫타음경을 잘 숨겨놓고 요양 소홍루를 향해 길을 떠났다.


걸음이 빨라져 이전보다 빠르게 백암 객잔에 도착한 나는 국수 한 그릇을 먹고 구삼에게 영웅대회에 가는 길임을 알려줬다.


구삼이 나의 손을 잡고 말했다.


“동생이 먼 길을 간다니 내가 마음이 안 놓여! 동생 말이 아직 그대로 있으니 그걸 타고 가! 그러면,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지 않겠어?”


“구형! 고마워! 내가 영웅대회에 갔다 와서 자세히 얘기해줄게.”


나는 구삼의 말을 타고 요양으로 출발했다.


이틀을 말을 달려 요양에 도착한 나는 소홍루를 찾아갔다.


구삼이 빌려준 말 덕분에 양도사와 만나기로 한 날짜보다 하루 일찍 도착한 것이었다.


영웅첩을 받은 요동의 무림인들이 모여들어 소홍루는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나는 간신히 구석 자리 작은 탁자를 하나 얻어서 국수와 삶은 고기 한 접시를 먹게 됐다.


무림인들은 삼삼오오 모여앉아 모용세가와 해동파간의 분쟁의 결과를 예측하기 바빴다.


옆자리에는 청의 무사 세 명과 녹의 무사 두 명이 앉아있는데 그중에 대장 격으로 보이는 청색 무사 독웅이 말했다.


“우리 산해관파는 북경의 모용세가 지부와 요동의 모용세가 본가 사이에 있어 모용세가의 덕을 여러모로 받고 있는데 이참에 모용세가를 위해 힘을 써야 우리 세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오.”


맞은편에 앉은 녹의 무사 학산이 대꾸했다.


“우리 염사방이 이번 일로 아주 난처하게 되었습니다. 독웅께서 이번에 도와주시면 후일 크게 보답하겠습니다.”


나는 염사방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였다.


나도 모르게 무예가 증진되어 옆에서 소곤거리는 소리도 명확히 들을 수 있었다.


‘염사방이라고? 안승 그놈이 이번 일과 연관이 있다는 얘기인데 그럼 을두지 행수님과도 연관이 있겠구나. 먼저 을두지 행수님이 어찌 되셨는지 알아봐야겠다’


이렇게 마음을 먹은 나는 염사방 무사를 유심히 관찰한 후 그를 쫓아가리라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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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숫타진경은 "비급으로 가문을 세우겠습니다." 라는 제목으로 네이버시리즈에서 서비스 중 입니다. 23.03.30 322 0 -
29 29편 – 무도와 나영의 대결 23.04.25 53 1 11쪽
28 28편 – 장불회와의 만남 23.04.24 58 2 11쪽
27 27편 – 을두지의 계획 23.04.23 62 2 11쪽
26 26편 – 팽목지의 음모 23.04.21 67 2 11쪽
25 25편 – 결혼식에서 만난 앙숙 23.04.20 73 2 11쪽
24 24편 – 모용언과 팽연화 23.04.19 68 1 12쪽
23 23편 – 화북팽가 팽목지 23.04.18 69 1 12쪽
22 22편 – 오두미교 장릉 23.04.17 75 1 12쪽
21 21편 – 광무제 동생 유정 23.04.14 91 1 11쪽
20 20편 – 구려방 곽도 23.04.13 92 2 11쪽
19 19편 – 갈석궁의 지하 밀실 23.04.12 110 2 11쪽
18 18편 – 모용복과 호연승의 대결 23.04.11 97 2 12쪽
17 17편 – 용문객잔 23.04.10 99 2 11쪽
16 16편 – 무도의 첫 승리와 첫 굴욕! 23.04.07 108 2 11쪽
15 15편 – 북경을 향하여 23.04.06 103 2 12쪽
14 14편 – 요동이여 안녕! 23.04.05 108 1 12쪽
13 13편 – 내가 치료하고 말 거야! 23.04.04 119 1 11쪽
12 12편 – 천산선인 23.04.03 110 1 12쪽
11 11편 – 내가 대표 선수라고? 23.04.03 112 1 12쪽
10 10편 – 운명적 만남 23.04.02 120 2 12쪽
9 9편 – 요양의 모용세가 23.04.01 125 2 11쪽
» 8편 – 숫타음경 23.03.31 151 2 11쪽
7 7편 – 요동 무림계에 부는 피바람 23.03.31 139 2 11쪽
6 6편 – 백암객잔 구삼 23.03.30 141 1 12쪽
5 5편 – 쾌검 양수 도인 23.03.30 141 1 12쪽
4 4편 – 모용각과의 악연 2 23.03.30 156 1 12쪽
3 3편 – 모용각과의 악연 1 23.03.30 182 1 12쪽
2 2편 – 염사방 방주 안승 23.03.30 205 2 12쪽
1 1편 – 내몸속에 심어진 내공 씨앗 23.03.30 378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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