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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행 님의 서재입니다.

숫타진경을 찾아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무도행
작품등록일 :
2023.03.30 16:00
최근연재일 :
2023.04.25 15:05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3,420
추천수 :
47
글자수 :
151,061

작성
23.04.05 19:05
조회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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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14편 – 요동이여 안녕!

DUMMY

“좋은 생각이야! 일단 뭐든 시작을 해야 끝이 보이는 법이지···. 그럼 언제 출발할 건데? 나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거든.”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정말 나랑 같이 북경에 가줄 거야?”


“그럼! 가야지. 언제 갈지만 정해! 나머지는 내가 다 알아서 준비할게!”


잠시 생각을 한 후 내가 말했다.


“음···. 천산선인께서 20일쯤 후에 돌아오신다고 했으니 나도 20일쯤 을두지 행수의 상태를 지켜보고 무려산으로 돌아가 천산선인께 내 생각을 말씀드리겠어. 두 달쯤 후에 이곳에서 북경으로 출발하면 어떨까?”


모용언은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알았어! 나도 아버지를 구워삶으려면 2달 정도는 필요해!”


나와 모용언은 의견의 일치를 보자 이제는 남은 20일을 어떻게 재미있게 보낼지를 계획했다.


그런데 문득 한가지 생각이 들었다.


‘두 달 후 여기를 떠나면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는데, 안승이란 놈을 혼내주고 가야 하지 않을까?’


“언아! 내가 처리해야 할 일이 하나 더 남았어!”


“그게 뭔데?”


나는 떠나기 전에 안승을 혼내주고 싶다고 모용언에게 말했다.


“그 정도면 식은 죽 먹기지! 두 달 후 떠나기 전에 우리 같이 그놈을 요절내놓자! 내가 생각해볼 테니 너는 치료에 집중해!”


“흐흐! 그래!”


모용언이 이렇듯 큰소리를 치니 나는 행수님의 치료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렇게 20일이 지나자 행수님은 드디어 혼자서 걷기 시작했다.


나와 행수님뿐만 아니라 백가장 사람들도 모두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나의 부축을 받으며 산책을 하던 행수님이 나의 계획을 듣고 말했다.


“나도 몇 달째 누워만 있었더니 좀이 쑤신다. 나도 이제 거동할 수 있게 됐으니 천천히 장사를 시작해야겠다. 북경 모용세가에 너의 소식을 남겨두어라. 인연이 되면 북경에서 다시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행수님과 이렇게 아쉬운 이별을 한 후 모용언의 배웅을 받으며 무려산으로 출발했다.


백암 객잔에 도착한 나는 요양에서의 한 달간 생활을 구삼에게 얘기해줬다.


“흐흐흐! 숙맥인 줄 알았더니 재주가 좋네!”


구삼은 나도 북경으로 갈 계획이라는 말에 무척 기뻐했다.


“동생이 북경으로 간다니 정말 기뻐! 우리 가족은 며칠 후에 북경으로 출발할 거야! 내가 먼저 북경 가서 자리를 잡을 테니 날 찾아와! 우리는 북경에 가서 객잔을 할 건데 객잔 이름은 백암 객잔이라고 할 거니까 찾기 어렵지 않을 거야!”


나는 구삼과 북경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객잔을 나와 낙타봉으로 가기 전에 양 도인을 먼저 찾아갔다.


나는 아무래도 좀 더 편하게 느껴지는 양도인에게 먼저 나의 계획을 말했다.


“음···. 네가 세상으로 나가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다만 내가 너에게 당부하고자 하는 것은 너는 조선인이기에 한나라에 가서는 행동하는 데 삼가함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들은 주변국들을 모두 오랑캐로 여기고 자신들만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오만한 사상을 가지고 있으니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잘 판단하거라!”


나는 양도인의 당부를 감사히 경청하고 낙타봉에 올라 천산선인을 기다렸다.


이틀이 지나자 천산선인이 돌아왔다.


나는 을두지 행수의 일을 얘기하고 다시 한번 천산선인에게 감사함을 말하자 천산선인 또한 나를 기특히 생각하며 기뻐하셨다.


“앞으로 네가 떠나기까지 한 달간은 네 몸속에 있는 숫타음경의 내공 씨앗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전수하겠다. 내가 평생 무공에 정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다. 숫타음경의 내공 씨앗을 잘못 운용하여 주화입마에 들면 죽거나 운이 좋아도 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거라.”


천산선인은 내가 너무 진지하게 경청하자 다소 부드럽게 말했다.


“이미 내가 50년을 무사히 지냈으니 그렇게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다만 여러 번의 죽을 고비가 있었기에 너는 그런 과정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당부한다.”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말에 나는 더욱 긴장했다.


“첫째 마음의 평정을 잃지 말아야 한다. 둘째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살인을 삼가거라. 셋째 여자와의 동침을 자제해야 한다. 이 세 가지만 지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나는 세 번째 여자와의 동침의 의미를 몰라 어리둥절했다.


‘어쩌지···. 모용언과 북경에 같이 가기로 했는데···.’


천산선인은 나의 얼굴에 의문의 빛이 서리자 다시 설명했다.


“여자와 동침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사랑하는 여인하고만 동침하라는 뜻이다. 흠흠···. 잘 모르겠으면 네 친구 구삼에게 물어보거라!”


나는 더 이상 묻지 못하고 답했다.


“명심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느덧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나는 천산선인에게 내공 심법과 명상법을 전수 받자 마음의 의문점이 사라지며 한결 편안한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었다.


하산 날이 정해지자 그간 정들었던 무려산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절벽동굴로 가서 그림자 검객들의 검초를 따라 하며 그림자 스승들과도 이별했다.


천산선인과 양 도사는 도사들답게 이별하는 시간도 짧고 간단했다.


몇 마디 당부의 말을 마친 천산선인과 양도사가 바람과 같이 사라지자 나는 약간 허탈한 마음으로 백암 객잔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객잔에 도착해보니 구삼의 가족은 이미 북경으로 떠나고 없었다.


나는 먼 길을 가기 전 배를 채우기 위해 객잔에 앉아 국수 한 그릇과 삶은 고기 한 접시를 먹고 있었다.


15세 정도로 보이는 점소이가 내게 와서 물었다.


“혹시 무도 형님 되시나요?”


‘뭐지? 어찌 내 이름을 알까?’


“응. 내가 무도 맞는데···.”


점소이는 구삼이 떠나기 전에 나의 생김새를 얘기해주며 내가 찾아오면 말을 주라고 했다면서 예전에 내가 구삼에게 팔았던 말을 건네줬다.


나는 말 등을 쓰다듬으며 구삼의 호의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말도 생겼고, 배도 부르니 어디 출발해볼까?


나는 기분 좋게 요양을 향해 출발했다.


요동의 겨울바람이 칼날같이 매섭지만, 이전에 요양으로 갈 때와 다르게 홀가분한 마음이었고 게다가 모용언과 미지의 세계로 떠난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가뿐하고 상쾌했다.


소홍루에 도착해 여장을 풀고 1층에서 차 한잔을 마시며 귀동냥을 했다.


구삼이 없으니 귀동냥이라도 하며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아야 했다.


한나라 유씨가 신나라를 멸망시켰으나 각 지역의 토호 제후들을 완전히 제압하지 못해 중국본토는 아직도 곳곳에서 전쟁 중이었다.


고구려 역시 부여와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쟁 중이며 한편으로 주변의 작은 나라들을 병합하면서 세력을 키우는 중이었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무림 얘기가 한창이다.


나는 자연스레 그쪽으로 귀가 쏠렸다.


한쪽 눈이 애꾸인 무사가 입에 거품을 물며 신나서 얘기했다.


“내가 며칠 전에 염사국 개주에서 왔는데, 개주 염사방이 박살이 났어!”


맞은편에 앉아있던 덩치가 건장하고 턱수염이 풍성한 무사가 물었다.


“염사방이면 지난번 모용세가와 해동파간의 분쟁을 초래했던 안승이란 사람이 방주 아닌가?”


“그렇지! 반년 전에 그 안승이란 인간이 글쎄 탁발웅, 모용각과 짜고 을두지에게 강도질을 하려다가 여러 명이 죽고 다쳤잖아!”


“그렇지!”


애꾸인 무사가 입에 침을 바르고 다시 한번 주위의 시선을 모아 얘기했다.


“그때 을두지가 중상을 입고 병상에서 반년을 보냈는데 근래 들어 병이 호전되었고, 쾌차한 지 한 달 만인 며칠 전에 안승의 염사방을 찾아가 박살을 내놨어. 안승은 왼팔이 잘려 불구가 돼서 고향으로 도망갔고 염사방 본거지는 불바다가 됐어!”


턱수염 무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가 을두지 행수와 안면이 있는데, 그 사람 보통 사람이 아니야! 안승이란 놈 목숨 건진 것만도 다행이지···. 을두지 행수는 은원이 확실해. 결코 빚지고는 못사는 성품이야!”


나는 행수님의 쾌차 소식을 듣자 한편으로 기뻤고 안승을 응징한 얘기에는 통쾌했다.


‘역시 행수님은 보통 분이 아니셔! 내가 같이 가서 안승 그놈이 당하는 걸 봤어야 했는데···.’


내가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는데 여종 하나가 나에게 와서 물었다.


“무도 도련님 되시나요?”


“네. 그렇습니다.”


“모용언 아씨의 편지입니다.”


“어! 저기···.”


뭐라 말을 걸려 했는데 여종은 편지를 전달하고 총총히 돌아갔다.


나는 모용언의 편지를 받아 읽으니 내용은 이랬다.


“내가 요즘 아버님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그래서 직접 가지 못하고 몸종을 보내. 우리가 약속한 날이 다가오는데 아직도 아버지는 내가 북경에 가는 걸 허락지 않으셔. 소홍루에서 며칠만 더 기다려! 좋은 소식 가지고 갈게.”


나는 모용언의 편지를 읽고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아직 어린 딸을 멀리 여행 보내는 걸 꺼리는 게 부모로서 당연한 일이기는 했다.


나로서는 어찌해볼 방법이 없는 문제라 찹찹한 마음을 검술 연습으로 달래려 외진 곳을 찾아 말을 타고 돌아다녔다.


나는 적당한 곳을 찾은 말을 묶어놓고 자세를 잡고 검을 뽑았다.


사실 나는 아직 실전 검술을 해본 적이 없다.


낙타봉에 있을 때는 검술이 아닌 경공술, 점혈술, 의술, 명상법 등에 전념했고 양도사와 같이 있는 동안도 양도사의 검초를 보고 따라 했을 뿐이고, 절벽동굴에서도 그림자 무사들을 따라 했지 실제로 상대방에게 검을 휘둘러 본 적이 없었다.


기껏해야 영웅대회 때 모용언과 목검으로 두 번 겨루어본 것이 전부였다.


앞으로의 모험에 어떤 위험이 생길지 모르기에 검을 손에 익혀야 했다.


나는 심호흡을 가다듬고 먼저 양도사의 쾌검 검초를 시전했다.


나의 검이 빠르게 휘몰아치자 주위의 나뭇가지들이 우수수 잘려나갔다.


누군가 옆에서 보고 있었다면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검의 속도가 빨랐다.


나는 다시 자세를 잡고 이번에는 그림자 검객들의 검초를 펼쳐봤다.


이번에는 고요함 속에 힘이 있으며 변화가 무쌍했다.


검이 지나간 자리는 고요하나 소리 없이 나무들이 잘려 떨어졌다.


쾌검은 아니지만, 오히려 더 강력하고 독특했다.


이렇게 숲속에서 혼자만의 무료한 시간을 보낸 것이 4일이나 되었다.


숲에서 수련하고 돌아와 보니 모용언이 찻잔을 앞에 놓고 앉아있었다.


그녀의 시무룩한 얼굴을 보니 반가움에 앞서 실망감이 컸다.


나는 일이 여의치 않음을 직감하고 혼자 북경으로 갈 생각에 어느새 나도 시무룩해졌다.


나는 모용언의 앞에 앉아 물었다.


“아버님이 허락을 안 하셨구나?”


모용언이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휴우···.”


“킥킥킥!”


모용언이 활짝 웃었다.


“호호호! 허락하셨어!”


“정말?”


나도 따라 활짝 웃었다.


“응!”


“근데 왜 시무룩해 있었어?”


“아···. 짜증 나! 아버지가 승낙 조건으로 사촌 오빠 모용복과 북경까지 같이 가라셔. 그래서 짜증 나서 그랬어!”


“난 또 뭐라고.”


나는 모용언과 같이 갈 수 있다는 생각에 그저 기분이 좋아 말했다.


“난 너랑 같이 갈 수만 있으면 어찌 됐건 좋아!”


“모용복이 곱게 자라 성격이 안하무인이야! 네 마음을 상하게 할 수도 있어! 괜찮겠어?”


“응. 걱정하지 마! 별일 없을 거야!”


우리는 여행 일정을 상의하고 앞으로 있을 북경으로의 모험에 한껏 기대감이 부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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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편 – 무도와 나영의 대결 23.04.25 53 1 11쪽
28 28편 – 장불회와의 만남 23.04.24 58 2 11쪽
27 27편 – 을두지의 계획 23.04.23 62 2 11쪽
26 26편 – 팽목지의 음모 23.04.21 66 2 11쪽
25 25편 – 결혼식에서 만난 앙숙 23.04.20 73 2 11쪽
24 24편 – 모용언과 팽연화 23.04.19 68 1 12쪽
23 23편 – 화북팽가 팽목지 23.04.18 68 1 12쪽
22 22편 – 오두미교 장릉 23.04.17 75 1 12쪽
21 21편 – 광무제 동생 유정 23.04.14 91 1 11쪽
20 20편 – 구려방 곽도 23.04.13 92 2 11쪽
19 19편 – 갈석궁의 지하 밀실 23.04.12 110 2 11쪽
18 18편 – 모용복과 호연승의 대결 23.04.11 97 2 12쪽
17 17편 – 용문객잔 23.04.10 99 2 11쪽
16 16편 – 무도의 첫 승리와 첫 굴욕! 23.04.07 108 2 11쪽
15 15편 – 북경을 향하여 23.04.06 103 2 12쪽
» 14편 – 요동이여 안녕! 23.04.05 108 1 12쪽
13 13편 – 내가 치료하고 말 거야! 23.04.04 119 1 11쪽
12 12편 – 천산선인 23.04.03 110 1 12쪽
11 11편 – 내가 대표 선수라고? 23.04.03 112 1 12쪽
10 10편 – 운명적 만남 23.04.02 119 2 12쪽
9 9편 – 요양의 모용세가 23.04.01 125 2 11쪽
8 8편 – 숫타음경 23.03.31 150 2 11쪽
7 7편 – 요동 무림계에 부는 피바람 23.03.31 139 2 11쪽
6 6편 – 백암객잔 구삼 23.03.30 141 1 12쪽
5 5편 – 쾌검 양수 도인 23.03.30 141 1 12쪽
4 4편 – 모용각과의 악연 2 23.03.30 156 1 12쪽
3 3편 – 모용각과의 악연 1 23.03.30 181 1 12쪽
2 2편 – 염사방 방주 안승 23.03.30 205 2 12쪽
1 1편 – 내몸속에 심어진 내공 씨앗 23.03.30 378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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