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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행 님의 서재입니다.

숫타진경을 찾아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무도행
작품등록일 :
2023.03.30 16:00
최근연재일 :
2023.04.25 15:05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3,433
추천수 :
47
글자수 :
151,061

작성
23.03.31 10:35
조회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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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7편 – 요동 무림계에 부는 피바람

DUMMY

양도인은 한차례 기본 초식을 펼친 후 내가 검을 휘두르는 모습을 바라봤다.


내가 느끼기에도 엉성하기는 해도 나름 하체가 안정돼 있고 휘두르는 검에 힘이 넘쳤다.


나는 검을 휘두를수록 힘이 솟구치고 기분이 상쾌해졌다.


‘아···. 이런 기분은 처음이야! 검이 내 손가락처럼 이렇게 빨리 움직이다니···.’


양수 도인은 나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역시 이 아이는 무인이 될 훌륭한 재목이구나···. 나의 쾌검을 전수할만한 인재인데 아쉽군···.”


양도인은 조그맣게 속삭였으나 이상하게 나의 귀에는 똑똑히 들렸다.


나는 나의 몸의 변화에 이상함을 느꼈지만, 왠지 호승심이 생기고 자신감이 넘쳤다.


양도인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좌선에 들어갔다.


나는 한참을 검을 휘두르다 보니 스스로 깨달은 바가 있어 주변에 죽은 고목에 다가가 기합을 넣고 고목을 향해 검을 휘둘러봤다.


“싹!”


하고 바람을 가른 검이 고목을 치니 이게 웬일인가?


굵은 고목이 싹둑 잘리는 게 아닌가?


나는 놀라 잘린 고목의 단면을 만져보니 깔끔하고 미끈했다.


스스로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양도인을 따라 가부좌를 틀고 흐트러진 몸과 마음을 추수렸다.


주위는 고요하고 맑은 공기가 폐부 깊숙이 들어가 순환하자 정신이 맑아지고 마음이 편해 마치 구름 위를 걷듯 묘한 기분이 들어 잠에 빠진 듯 명상에 빠졌다.


“하산하자!”


나는 깜짝 놀라 눈을 뜨니 양도인이 하산하려 했다.


나는 얼른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양도인의 뒤를 따라갔다.


양도인은 올라올 때와 달리 길이 아닌 곳으로 내려가며 약초를 몇 가지 채취해 나에게 건네줬다.


양도인이 건네주는 약초를 받아 보니 내가 살던 평양성에서는 보지 못하던 약초들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이리저리 약초를 찾아 돌고 돌다 보니 어느덧 낙타봉 아래에 이르게 됐다.


“네 말대로 저위에 천산선인의 거처가 있다. 저기 덩굴을 잡고 올라가 보아라!”


덩굴은 20장 정도 절벽을 타고 자라나 있었다.


나는 이미 자신감이 넘쳐 있었기에 예전 같으면 시도도 못 했겠지만, 약초들을 조심히 내려놓고 덩굴을 잡고 올라가 봤다.


역시 예전과 다르게 몸이 가볍게 느껴지며 10장가량을 쉽게 올라갔다.


아래를 내려보니 어지럽고 겁이 덜컥 난 나는 다시 내려오고 말았다.


“제 재주로는 정상은커녕 반도 올라갈 수가 없겠습니다.”


양도인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


“10장이나 오른 것도 대단한 것이다. 나를 따라 매일 몸을 단련하면 석달 후에는 네 힘으로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


나는 양도인의 말에 호승심이 생겨 앞으로의 석달이 기대됐다.


집으로 돌아온 양도인은 손수 약초를 손질하고 그 약초로 차를 다리며 나에게 약초 손질법과 차 다리는 법을 자세히 설명해줬다.


양도인은 나에게 차를 따라주며 말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이 약초 차를 마시고 오늘부터 내 침상에서 자거라. 나는 옆방에서 자겠다. 그리고 너랑 나는 산에 오르는 속도가 다르니 매일 같은 시간에 오늘처럼 산 정상에서 만나자!”


말을 마친 양도인이 몇 가지 도구들을 챙겨 옆방으로 갔다.


나는 갑자기 양도인이 옆방으로 가자 왠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밤이 되니 피곤이 몰려온 나는 양도인의 침상에 누워 잠을 청했다.


침상에 누운 나는 처음에는 돌의 차가운 기운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는데 한참을 누워있으니 찬 기운이 점점 따뜻한 기운으로 변하면서 몸이 오히려 따뜻해지고 나도 모르게 잠에 빠져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온몸에 기운이 넘치고 머리가 맑아졌다.


서둘러 아침을 지어 놓고 옆방의 문을 열어보니 양도인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아침을 먹고 양도인을 만나기 위해 산을 올랐다.


이렇게 하루하루 새로운 경험을 하며 매일이 마치 모험처럼 느껴지며 흘러갔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을 때쯤 양도인이 산 정상에서 새로운 검초를 시전한후 나의 검법을 지켜봤다.


하지만 오늘은 평소와 달리 양도인의 얼굴에 그늘이 비치었다.


나는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양도인에게 다가가 은근하게 물었다.


“무슨 근심이 있으십니까?”


양도인이 뭔가를 결심한 듯 말했다.


“너는 백암 객잔에 가서 술과 음식을 받아오너라! 저녁에 거처로 가겠다.”


나는 양도인이 저녁에 뭔가 얘기를 하려 한다고 느끼고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저는 먼저 내려가겠습니다.”


나는 양도인에게 인사를 하고 백암 객잔으로 내려갔다.


한 달간 정신없이 수련하느라 그동안 백암 객잔에 가보질 못했는데 오늘 구삼을 만나 이런저런 세상 얘기를 들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니 나는 기대 반 설렘 반으로 객잔으로 달려갔다.


마음이 급해서인지 무공 수련의 영향인지 나의 발걸음은 이전보다 훨씬 빨라 반 시진 만에 백암 객잔에 도착했다.


“구형! 나왔소!”


구삼은 나를 보더니 삐쭉거렸다.


“흥! 아우!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왜 이제야 온 거야!”


나는 구삼이 나를 기다렸다고 하니 왠지 친형을 보는듯해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구형! 내가 얼마나 구형을 보고 싶었게요. 양도사가 오늘에서야 술 심부름을 시켜 어쩔 수 없었습니다.”


구삼은 나의 손을 잡아 자리에 앉히며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 금방 음식 가져올 테니···.”


구삼은 잽싸게 주방으로 가서 이것저것 분주히 나에게 가져다줬다.


구삼은 내가 무엇을 하다 온 건지 궁금해 이것저것 물었다.


“그래, 동생이 양도사의 제자가 된 것인가?”


“아닙니다. 그저 양도사의 거처에서 3달간 지내기로 한 것입니다.”


구삼이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양도사가 그리 쉽게 사람을 집으로 들이지 않을 텐데···. 거참 신기한 일이군!”


“그보다도 세상 돌아가는 얘기 좀 해주세요! 고구려와 신나라! 아니 한나라가 전쟁을 시작했나요?”


구삼이 뭔가 대단한 것을 알고 있는 듯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 속삭이듯 얘기했다.


“아우! 전쟁도 전쟁이지만, 지금 요동 무림계에 큰일이 터졌어!”


“무슨 일인데요?”


구삼이 들은 얘기의 내용이 이랬다.


수 세기 동안 요동 무림계는 선비족 계통의 모용세가와 조선계통의 해동파가 양분하고 있었으며 그동안 고조선이 요동 땅을 통치하던, 한나라가 통치하든 관계없이 무림계는 적당한 선을 지키며 서로를 인정하며 지내왔는데 지난달 모용세가의 모용각이 해동파의 고수에게 심한 부상을 당하고 같이 있던 모용세가 무사들이 여러 명 죽는 사건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로 인해 모용세가와 해동파간의 전면전이 터지기 일보 직전이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모용세가란 말에 관심이 더 커졌다.


“모용각이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구삼이 고개를 설래설래 저으며 얘기했다.


“말도마! 저번에 동생이 물어본 탁발웅 이란 놈이랑 글쎄 강도질하려다 들켜서 해동파 고수한테 당한 거래! 못된 짓만 하고 다녀서 모용세가에서도 내 논 자식 취급했는데, 이게 모용세가와 해동파간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져서 일이 커진 거지···.”


나는 탁발웅이란 얘기에 귀가 번쩍였다.


‘설마 이일이 을두지 행수님이랑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요?”


구삼은 내가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의 얘기를 경청하자 더욱 신이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그래서 모용세가 측에서 해동파에게 공식적인 해명을 듣겠다고 영웅첩을 돌렸데!”


“영웅첩이 뭔데요?”


구삼은 대단한 비밀을 알려주듯이 나의 귓가에 바짝 대고 소곤댔다


“요동에 내로라하는 무림인들에게 초대장을 보내고 시간과 일시를 정해 모여서 이번 일을 따지겠다는 거지, 말로 해서 안 되면 피바람이 불 수도 있어!”


“피바람이요?”


“그렇지!”


구삼이 나름 자신의 예상을 피력했다.


“해동파가 잘못을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조치를 하라는 거지. 그렇지 않으면 무력으로 굴복시켜 모용세가의 무사들을 죽인 해동파 고수를 처단하겠다는 게 모용세가의 의지인 거지!”


나는 들을수록 답답함을 느꼈다.


“모용세가와 해동파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요?”


“글쎄···. 사람들 말로는 모용세가가 우세할 거라고 해! 왜냐하면, 모용세가는 한곳에 모여 사는데 해동파는 요동 전역뿐 아니라 고구려, 부여 등지에 흩어져있어 쉽게 모이기가 어렵다는 거야!”


구삼은 뭔가 생각난듯이 외쳤다.


“아! 양도사도 원래는 해동파 출신이라고 하던데···.”


나는 깜짝 놀랐다.


“양도사님이 해동파 출신이라고요?”


나는 문득 오늘 산정상에서 보인 양도사의 근심 어린 표정이 생각났다.


‘아···. 그래서, 그러셨던 건가? 만일, 이일이 을두지 행수님과 관련된 것이라면 나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는 것 아닌가?’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나는 더는 앉아있을 수가 없어 구삼에게 말했다.


“구형! 술과 음식 좀 빨리 챙겨주세요! 빨리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구삼이 챙겨준 술과 음식을 챙겨서 바삐 양도사의 거처로 돌아갔다.


나는 술과 음식을 탁자에 준비해 놓고 양도사를 기다렸다.


양도사는 저녁이 되어서야 돌아왔고 내가 준비해 놓은 술 한잔을 마시고 나에게도 한잔을 권했다.


나는 술 한잔을 털어 넣고 양도사가 언제나 얘기를 시작할지 초조하게 기다렸다.


내가 술 한잔을 비우자 작은 한숨을 쉰 양도사는 진중한 태도로 말했다.


“내가 일이 생겨 집을 며칠 비워야겠다···. 너는 내가 없는 동안 하던 데로 수련을 하고 있거라!”


나의 예상대로 양도사가 무림일에 개입하려는 것이 분명했다.


“오늘 객잔에서 들은 바로는 모용세가와 해동파간에 분쟁이 있다는데 혹시 그 일 때문입니까?”


양도사는 내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되었는지 사실대로 얘기했다.


“그렇다! 나는 원래 해동파 제자였는데 30년 전 해동파에서 나와 거처를 여기로 정한 후 웬만해서는 무림일에 개입하지 않고 살았다. 그러나 해동파 장문이 정중히 중재를 요청해 이번만은 모른척할 수가 없구나.”


나는 조심스럽게 간청했다.


“저도 같이 가게 해주십시오. 절대 귀찮게 안 하겠습니다.”


양도사는 잠시 생각에 잠긴 후 말했다.


“좋다! 이 기회에 무림이 어떻게 일 처리를 하는지 봐두거라! 다만, 절대 내 허락 없이는 함부로 나서거나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예상외로 양도사가 나를 데려간다고 하자 뛸 듯이 기뻤다.


“감사합니다! 없는 듯 조용히 따르겠습니다.”


“나는 내일 먼저 출발할 테니, 너는 모레 출발해서 5일 후 영웅대회 날 아침에 요양 소홍루에서 나를 기다려라. 만약 내가 가지 못하면 사람들에게 물어 영웅대회장으로 나를 찾아오거라!”


“네. 알겠습니다.”


양도인은 나에게 몇 가지 당부를 더 하고서 자신의 침소로 들어갔다.


나는 을두지 행수가 무사하기를 바라며 마음은 벌써 영웅대회로 달려갔다.


다음 날 아침 양도인이 먼저 떠나고 나는 혼자서 수련을 하러 가려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숫타음경을 매번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은 무척이나 불편하고 안전하지 못한 것 같다. 나만의 장소를 찾아 보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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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숫타진경은 "비급으로 가문을 세우겠습니다." 라는 제목으로 네이버시리즈에서 서비스 중 입니다. 23.03.30 322 0 -
29 29편 – 무도와 나영의 대결 23.04.25 54 1 11쪽
28 28편 – 장불회와의 만남 23.04.24 58 2 11쪽
27 27편 – 을두지의 계획 23.04.23 62 2 11쪽
26 26편 – 팽목지의 음모 23.04.21 67 2 11쪽
25 25편 – 결혼식에서 만난 앙숙 23.04.20 73 2 11쪽
24 24편 – 모용언과 팽연화 23.04.19 68 1 12쪽
23 23편 – 화북팽가 팽목지 23.04.18 69 1 12쪽
22 22편 – 오두미교 장릉 23.04.17 75 1 12쪽
21 21편 – 광무제 동생 유정 23.04.14 92 1 11쪽
20 20편 – 구려방 곽도 23.04.13 92 2 11쪽
19 19편 – 갈석궁의 지하 밀실 23.04.12 110 2 11쪽
18 18편 – 모용복과 호연승의 대결 23.04.11 97 2 12쪽
17 17편 – 용문객잔 23.04.10 100 2 11쪽
16 16편 – 무도의 첫 승리와 첫 굴욕! 23.04.07 108 2 11쪽
15 15편 – 북경을 향하여 23.04.06 104 2 12쪽
14 14편 – 요동이여 안녕! 23.04.05 108 1 12쪽
13 13편 – 내가 치료하고 말 거야! 23.04.04 119 1 11쪽
12 12편 – 천산선인 23.04.03 110 1 12쪽
11 11편 – 내가 대표 선수라고? 23.04.03 113 1 12쪽
10 10편 – 운명적 만남 23.04.02 120 2 12쪽
9 9편 – 요양의 모용세가 23.04.01 126 2 11쪽
8 8편 – 숫타음경 23.03.31 151 2 11쪽
» 7편 – 요동 무림계에 부는 피바람 23.03.31 140 2 11쪽
6 6편 – 백암객잔 구삼 23.03.30 141 1 12쪽
5 5편 – 쾌검 양수 도인 23.03.30 141 1 12쪽
4 4편 – 모용각과의 악연 2 23.03.30 157 1 12쪽
3 3편 – 모용각과의 악연 1 23.03.30 182 1 12쪽
2 2편 – 염사방 방주 안승 23.03.30 205 2 12쪽
1 1편 – 내몸속에 심어진 내공 씨앗 23.03.30 378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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