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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행 님의 서재입니다.

숫타진경을 찾아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무도행
작품등록일 :
2023.03.30 16:00
최근연재일 :
2023.04.25 15:05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3,422
추천수 :
47
글자수 :
151,061

작성
23.04.0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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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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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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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편 – 운명적 만남

DUMMY

백의 소년은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며 이번에는 나의 허리를 향해 찔러왔다.


‘두 번 당할 수는 없지!’


나는 정신을 차리고 양수 도인이 전수해준 동작을 생각하며 백의 소년의 왼쪽으로 돌며 찔러오는 검을 피하고 소년의 등을 향해 목검을 찔러갔다.


백의 소년은 앞으로 구르며 나의 검을 간신히 피하고 자세를 다시 잡았다.


소년은 내가 자신의 검초를 피하고 반격해오자 짐짓 놀라며 말했다.


“어쭈! 무지렁이인 줄 알았는데 제법인데! 어디 이것도 피해 보시지!”


소년은 목검을 다잡고 진지한 표정으로 몸을 솟구쳐 오른 후 나의 정면으로 목검으로 내리친다.


이번 검세는 힘이 넘친다.


나는 상대가 정면으로 들이닥치자 어쩔 수 없이 목검을 들어 정면으로 맞부딪쳤다.


두 목검이 부딪치자 백의 소년의 목검이 부러지며 튕겨 나가고 백의 소년이 중심을 못 잡고 주저앉았다.


“아앗···.”


나는 상대가 상처를 입은 것 같아 약간 미안한 생각이 들어 목검을 내려놓고 백의 소년의 팔을 잡아 일으키려 손을 내밀었다.


그런데 백의 소년은 분한 마음이 들었는지 나의 팔을 뿌리치고 내 가슴에 일장을 날리는 것이었다.


“퍽!”


“윽!”


무방비 상태였던 나는 상대의 일장을 맞고 뒤로 벌렁 넘어졌다.


나는 미안한 생각이 사라지고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뭐 이런 놈이 있지? 모용씨들은 다 이렇게 못돼 먹었나?’


나는 더 이상 백의 소년을 상대하기 싫어져 엉덩이를 툭툭 털고 일어나 왔던 방향으로 걸어갔다.


백의 소년은 내가 아무 말 없이 가려 하자 미안한 생각이 들었던지 나를 쫓아와 나의 손을 잡고는 나의 표정을 살피며 말했다.


“화났어? 너 제법이더라?”


나는 백의 소년이 나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얘기하자 나도 모르게 금방 마음이 풀렸다.


“그런데 넌 다친 곳은 없냐?”


백의 소년은 내가 자신의 안부를 묻자 환하게 웃었다.


“응. 괜찮아! 내가 데려다줄 테니 영웅대회 보러 가자!”


백의 소년은 나를 이끌고 영웅대회장으로 데리고 갔다.


대회장에는 이미 사람들이 식사를 마치고 해동파 장문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문지기가 소리쳤다.


“해동파 고연수 장문인이 오셨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고연수에게 집중됐다.


내가 보니 고연수는 50세쯤으로 보이고 풍채가 당당하고 눈빛이 영롱한 게 한파의 장문인으로 손색이 없었다.


고연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들어오는 사람은 3명인데 그중에 한 명은 양도인이고 다른 두 명 중 한 명은 20세가량의 젊은이로 고연수의 아들 고연도이고 다른 한 명은 내가 소홍루에서 봤던 천산파 장문 태백이었다.


그 뒤를 해동파 제자들이 십여 명 따라 들어왔다.


나는 기쁜 마음에 양도인에게 손을 흔들었으나 양도인은 나한테 시선을 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좀 더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모용세가 주인인 모용부는 고연수가 대청으로 올라오자 예를 갖춘 후 말했다.


“고 장문! 오랜만에 뵙습니다.”


모용부도 50세쯤으로 보이고 키는 크지 않고 호리호리했으나 재기가 넘쳐 보이는 지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여러 무림 문파의 절기를 수집하고 연구해 거의 모든 무공을 펼칠 수 있다는 모용세가의 장문인의 이미지와 부합되는 인물이었다.


고연수도 예를 갖춰 응대했다.


“이렇게 초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사람은 격식에 따라 인사를 했지만 두 사람의 눈빛은 전혀 상대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모용부는 고연수 일행이 자리를 잡고 앉기를 기다렸다가 먼저 물었다.


“고 장문! 같이 오신 고인은 뉘신지요?”


고연수는 양도인을 소개하며 말했다.


“이분은 괘검 양수, 양도인으로 우리 해동파의 대 선배 되십니다. 무려산에서 수양 중이신데 이번에 특별히 청하였습니다.”


모용부는 쾌검 양도인을 소개받자 약간 움찔하며 말했다.


“양도인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고연수는 다른 중년인을 소개하며 말한다.


“이분은 천산파 장문 태백입니다. 그리고 이 아이는 제 아들 고연도입니다.”


모용부는 천산파 장문까지 오자 약간 진장한 표정을 지었다.


모용부는 자신의 뒤에 서 있는 호연승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희 모용세가는 모두 친족들이고 특별히 한 분을 청하였소! 이분은 외몽고에서 오신 호연승 대사이십니다,”


고연수가 호연승을 보니 눈에서 뿜어지는 안광이 흉흉한 게 한눈에 고수임이 틀림없다.


고연수가 호연승에게 포권을 취했다.


“고연수가 대사께 인사드립니다.”


호연승도 고연수 일행에게 포권을 취했다.


“호연승이라 하오.”


이렇게 서로 인사치레를 하고 나니 좌중은 조용해지며 모두 다음 수순을 기대하고 숨죽였다.


나는 양도인을 보게 되어 기쁜 마음도 있었지만, 모용세가의 위세가 만만찮아 걱정이 앞섰다.


모용부는 좌중의 시선이 모두 자신에게 집중되자 고연수를 바라보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이미 이번 일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 것으로 생각되어 긴 얘기는 하지 않겠소! 우리 쪽 사람이 2명이 죽고 한 명이 심한 상처를 입었소. 고 장문은 어찌 조처할 생각이시오?”


고연수가 일어나 좌중을 둘러보며 말했다.


“모용세가측 사람이 2명이 죽고 한 명이 큰 부상을 당한 것은 사실이요! 그리고 우리 쪽 사람도 양복이 죽고 을두지가 사경을 헤매고 있소! 사람의 목숨은 누구나 소중한 것이오. 그리고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듯이 이번 일의 원인은 모용각이 을두지의 돈을 노려 먼저 공격한, 엄연히 강도질하려다 발생한 일이요!”


나는 양복이 죽었다는 말에 그의 늠름하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 놀랍고 분통이 터졌다.


‘양복 어른이 돌아가셨구나! 이놈들···.’


고연수의 말은 논리가 정연하여 모용부도 딱히 반박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쉽게 물러설 모용부가 아니다.


“고 장문의 주장은 얼핏 들으면 일리가 있으나 모용각이 강도질을 했다는 증거는 가지고 있소? 있다면 나 모용부는 그대에게 사죄하고 더 이상 이일을 문제 삼지 않겠소!”


늠름한 모용부의 외침에 무림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연수의 다음 대응을 기대하며 시선을 고연수에게로 돌렸다.


이때, 모용각이 들것에 실려 모용부의 앞으로 나오자 사람들은 앞다퉈 모용세가에 위로의 말들을 전했다.


들것에 실려 나온 사람은 분명히 내가 숲속에서 보았던 모용선생이라 불리던 그놈이었다.


나는 모용각을 다시 보게 되자 분노가 치솟았다.


고연수의 아들 고연도가 한발 앞으로 나서며 결의에 찬 음성으로 말했다.


“사람을 죽여 입막음해놓고 증거를 대라는 것이 명문세가에서 할 소리인가?”


모용부가 손에 들고 있던 부채를 쫙 펴서 흔들며 냉소했다.


“어른들 말씀 중에 함부로 끼어들다니. 허허허!”


모용부가 자신을 아이 취급하자 발끈한 고연도가 검에 손을 대려는데 고연수가 황급히 아들을 제지하며 말했다.


“사람은 죽으면 말이 없는 법! 어찌 죽은 사람을 데려와 증언하라 하겠소. 다행히 을두지의 목숨이 아직은 붙어있으니 후일에 을두지가 쾌차하면 모든 것이 밝혀질 것이오.”


모용부가 냉소하며 말했다.


“그럼, 그 을두지란 자가 입을 놀릴 때까지 모용세가는 입 닥치고 기다리란 말이오?”


서로의 말이 거칠어지자 듣고 있던 호연승이 앞으로 나와 무림인들을 둘러보며 한마디 했다.


“초대받아온 신분으로 나서기가 뭐하지만 나 호연승이 한마디 하겠소! 자고로 무림은 분쟁이 발생하면 중재인이 나서 중재하는 것이 무림의 전통이오. 내 제삼자의 관점에서 들어보니 문제는 간단하오. 모용각이 강도질을 했다면 모용세가가 사과할 일이고 아니라면 해동파에서 모용세가에 어떤 식으로든 사과하고 배상하면 될 문제요. 그러나, 서로 인정을 안 하니 어쩔 수 없이 무림의 방식으로 해결합시다.”


모두 호연승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되는지 수긍하는 눈치였다.


모용부가 호연승을 보며 말했다.


“대사께서는 어떤 고견이 있으신지요?”


호연승은 헛기침을 한 번 한 후 말했다.


“무슨 고견이 있겠소! 무림인이니 무공대결로 해결하면 될 일이요. 해동파에서 어른 세 분이 오셨으니 모용세가도 세 명이 나서시오! 두 번 이기는 쪽에 상대방이 사과하고 승복하시오. 을두지가 후일 진상을 밝히게 되면 그때 다시 시시비비를 가리면 될 일이오!”


모용부가 고연수 일행을 보며 생각했다.


‘상대방에는 양도인이 있어. 그렇다면 일단 한 수 접고 들어가야 하는데···. 이 호연승이란 사람의 무공부터 시험해 봐야 하겠구나.’


“대사의 말씀이 일리가 있습니다. 우선 모두 자리에 앉아 차 한자 하면서 말씀하시지요.”


모용부는 이렇게 말을 하면서 호연승 왼쪽 팔을 잡아 의자에 앉히려 했다.


호연승은 모용부가 자신의 내공을 시험하는 것을 간파하고 양다리에 힘을 주고 천추근을 시전했다.


두 사람 간의 내공 대결이 순식간에 진행되고···. 모용부는 이 대사가 단단히 한몫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용부가 힘을 빼자 호연승이 못 이기는척하며 의자에 앉았다.


모용부가 좌중을 둘러보고는 말했다.


“우리 모용세가는 대사의 고견에 따르겠소.”


일이 이렇게 되니 고연수도 발을 빼기 힘들어졌다.


“우리 해동파도 마다하지 않겠소.”


일이 이렇게 정해지자 각 진영에서는 출전할 사람을 정할 시간이 필요했다.


모용부가 고연수에게 말했다.


“그럼 손님들은 여기서 차 한잔하시면서 잠시 기다려주시오!”


모용부가 호연승과 모용세가 사람들을 이끌고 잠시 후원으로 들어갔다.


이는 조용한 곳에서 모용세가를 대표할 3명을 선발하려 함이었다.


대청에 남은 고연수는 양도인, 태백을 보며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양 선배님!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수고해주셔야겠습니다.”


양도사가 난처한 듯 말했다.


“이 나이에 사람들 앞에서 무공을 겨루어야 한다니···.”


양도사가 난처해하자 태백이 나섰다.


“제 생각에는 이왕 이렇게 된 거 무공을 겨루기는 해야겠지만 세 번이나 겨루면 필히 양쪽에서 사상자가 발생할 것입니다. 좀 생각을 바꿔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고연수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묘책이라도 있으신가요?”


“양쪽에서 다음 세대를 짊어질 젊은이 한 명을 대신 내보내 겨루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지더라도 크게 위신이 떨어지지 않고, 이기더라도 상대방도 어느 정도 위신을 차릴 수 있으니 무공대결 결과를 받아들일 것입니다.”


고연수가 아들 고연도를 한번 바라보고는 말했다.


“그럼···. 고연도를 대신 내세우자는 것이요?”


옆에서 듣고 있던 고연도가 반색하며 말했다.


“아버님! 제가 모용세가의 콧대를 꺾어 놓겠습니다!”


고연수가 양수의 얼굴을 쳐다보자 양수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나는 모용부가 잠시 자리를 비우자 이때다 싶어 양도사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양도사님!”


양도사는 나를 고연수와 태백에게 소개해줬다.


“이 아이는 나와 같이 지내고 있습니다.”


“선우 무도라 합니다.”


내가 인사를 올리자 모용부가 다시 대청으로 돌아왔다.


모용부가 무공대결을 시작하자고 말하려고 하는데 양도사가 모용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나 양수가 한마디 하겠소!”


양수가 나서자 모용부도 뒤로 물러서 앉았다.


“무공을 겨루기는 해야겠지만 세 번이나 겨루면 필히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오. 두 문파는 지금까지 큰 분쟁 없이 지내왔는데 추가로 사상자가 생기는 것은 모두에게 좋지 않소! 그래서 얘기인데 양쪽에서 젊은이 한 명씩 대표로 나서서 목검으로 겨루고 단판으로 결정하는 것이 어떻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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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편 – 무도와 나영의 대결 23.04.25 53 1 11쪽
28 28편 – 장불회와의 만남 23.04.24 58 2 11쪽
27 27편 – 을두지의 계획 23.04.23 62 2 11쪽
26 26편 – 팽목지의 음모 23.04.21 67 2 11쪽
25 25편 – 결혼식에서 만난 앙숙 23.04.20 73 2 11쪽
24 24편 – 모용언과 팽연화 23.04.19 68 1 12쪽
23 23편 – 화북팽가 팽목지 23.04.18 68 1 12쪽
22 22편 – 오두미교 장릉 23.04.17 75 1 12쪽
21 21편 – 광무제 동생 유정 23.04.14 91 1 11쪽
20 20편 – 구려방 곽도 23.04.13 92 2 11쪽
19 19편 – 갈석궁의 지하 밀실 23.04.12 110 2 11쪽
18 18편 – 모용복과 호연승의 대결 23.04.11 97 2 12쪽
17 17편 – 용문객잔 23.04.10 99 2 11쪽
16 16편 – 무도의 첫 승리와 첫 굴욕! 23.04.07 108 2 11쪽
15 15편 – 북경을 향하여 23.04.06 103 2 12쪽
14 14편 – 요동이여 안녕! 23.04.05 108 1 12쪽
13 13편 – 내가 치료하고 말 거야! 23.04.04 119 1 11쪽
12 12편 – 천산선인 23.04.03 110 1 12쪽
11 11편 – 내가 대표 선수라고? 23.04.03 112 1 12쪽
» 10편 – 운명적 만남 23.04.02 120 2 12쪽
9 9편 – 요양의 모용세가 23.04.01 125 2 11쪽
8 8편 – 숫타음경 23.03.31 150 2 11쪽
7 7편 – 요동 무림계에 부는 피바람 23.03.31 139 2 11쪽
6 6편 – 백암객잔 구삼 23.03.30 141 1 12쪽
5 5편 – 쾌검 양수 도인 23.03.30 141 1 12쪽
4 4편 – 모용각과의 악연 2 23.03.30 156 1 12쪽
3 3편 – 모용각과의 악연 1 23.03.30 181 1 12쪽
2 2편 – 염사방 방주 안승 23.03.30 205 2 12쪽
1 1편 – 내몸속에 심어진 내공 씨앗 23.03.30 378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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