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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행 님의 서재입니다.

숫타진경을 찾아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무도행
작품등록일 :
2023.03.30 16:00
최근연재일 :
2023.04.25 15:05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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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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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글자수 :
151,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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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2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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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6편 – 팽목지의 음모

DUMMY

모용정을 따라 안채로 들어온 팽목지 일행들이 각자의 자리를 잡고 앉자 성질 급한 태산파 장문 정태산이 나섰다.


“십여 년간의 폭정과 전쟁 속에 우리 무림인들의 결속도 현저히 떨어졌고 일부 몰지각한 무림인들의 정도에 벗어난 행동으로 무림 계의 신뢰도 추락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무림을 정상화해야 합니다.”


태청궁 호법 장로 장릉이 말했다.


“신나라 왕망의 15년간 폭정으로 굶어 죽는 백성들의 시체가 들판에 넘쳐나고 있고 도적 떼들이 들끓고 있는데 손 놓고 자신들만 잘 먹고 잘살고자 한다면 이게 도를 행하는 사람들이 할 짓은 아니지요.”


모용정이 들으니 장릉의 말은 전부 옳은 말이나 사실은 오늘 성대한 결혼식을 치르는 모용세가를 비꼬는 것이었다.


모용정이 부채를 흔들며 노기를 누르고는 장릉에게 물었다.


“귀하는 오두미교의 호법 장로라 들었는데, 당신도 무림인이요?”


모용정의 이 말은 무림인이 아니면서 무림인들의 일에 왜 끼어드느냐 하는 말이었다.


장릉이 딱히 대답할 말이 없어 머뭇거리자 유일한 여성인 해사방 방주 나영이 나섰다.


나영은 40대 초반의 나이로 키가 크고 골격이 좋아 얼핏 보면 남자 같다.


“이제 모용세가도 확실한 입장을 밝혀주세요! 화북지역 무림인들의 대다수가 화북팽가의 뜻에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해사방은 북경에서 동남쪽 항구도시 천진에 있으며 주로 하는 일은 염전관리 사업과 무역을 위해 천진을 드나드는 상선들을 관리하는 일을 하는데 사실 해적질도 많이 했다.


지금까지 듣고만 있던 모용부가 주위 사람들을 한번 훑어보고는 특유의 위엄 넘치는 묵직한 톤으로 말했다.


“언제부터 해사방, 태산파, 그리고 이름 모를 사이비 교주 따위가 모용세가에 목소리를 높였단 말이오! 정녕 모용세가와 척을 지겠다는 심산인 것이오?”


모용부의 말은 짧지만 울림이 강했다.


장릉은 모용부의 사람됨을 몰라 별 반응이 없었지만, 해사방 나영, 태산파 정태산은 모용부의 노기 띤 표정을 보고 움찔했다.


이제 자리는 깔아놨으니 팽목지가 나설 차례였다.


“하하하! 오늘같이 좋은 날 언성을 높일 필요는 없지 않소. 간단하게 요점만 얘기하겠소이다. 다음 달 새로운 무림 조직인 정일회의 결성대회를 열 것이오. 모용세가가 만일 참석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우리의 적으로 간주하겠소!”


팽목지는 품속에서 가맹서를 탁자에 놓으며 다시 강조했다.


“두 분 잘 생각해보시고 여기에 서명해서 나에게 보내주시오!”


이렇게 자신들의 말만 하고는 팽목지 일행은 우르르 돌아갔다.


모용정이 팽목지가 놓고 간 가맹서를 북북 찢으며 말했다.


“저놈들이 우리를 너무 우습게 보는데 쓴맛을 보여줘야겠소!”


모용부가 모용정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저들이 수만 믿고 날뛰는데 우리가 같이 장단을 맞추면 그들이 바라는 바일 것이오. 천천히 한 놈씩 처단하는 게 좋겠소이다!”


모용정과 모용부는 결국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하자 상대들을 어떻게 처단할지를 집안의 고수들과 의논했다.


모용언은 팽연화가 자신이 기대하던 즐거운 하루를 망치고 떠나자 이를 북북 갈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는데 모용부가 자신을 찾는다는 말을 듣고 아버지 모용부를 보러 안채로 들어갔다.


모용부가 모용언을 보며 말했다.


“화북팽가가 우리 모용세가에 도발을 해와서 아비는 당분간 북경에 머물러야겠다. 너는 어찌하겠느냐?”


모용언의 입장에서는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다.


모용언은 팽연화로 인해 머리끝까지 차올랐던 분노가 씻은 듯 사라졌다.


“저야 당연히 모용세가의 일원으로서 아버지를 도와 그 못된 놈들의 버릇을 고쳐 놔야 줘!”


모용부는 행여나 딸이 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됐다.


“너는 절대 앞에 나서지 말아라!”


“알겠습니다. 아버님!”


모용언은 이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얼른 대답하고는 나에게 달려왔다.


나도 모용언이 북경에 한동안 머문다는 말에 신이 났다.


다음날···.


모용세가 모용언 앞으로 을두지의 편지가 한 통 왔다.


내가 전해 받아 읽어보니 편지의 내용은 이랬다.


“혹시나 해서 안부를 전한다. 너의 치료 덕분에 나는 완전히 회복했다. 그리고 나는 산동지역 봉주에서 새로운 무역 길을 열고자 머무르고 있다. 혹여나 이 소식을 받게 된다면 봉주 석도 객잔으로 나를 찾아오너라.”


나는 을두지의 편지를 읽고 뛸 듯이 기뻤다.


“언아! 을두지 행수님이 봉주에 계신 데. 가서 뵙고 와야겠어!”


모용언은 내가 을두지를 만나러 봉주로 가겠다고 하자 자신도 같이 가겠다고 했다.


모용부도 모용언이 분쟁이 일어날 북경에 있는 것보다는 나와 같이 봉주로 여행을 가는 것이 더 안전하리라 판단하고 봉주로의 여행을 허락했다.


나는 봉주로 출발하기 전에 곽도를 찾아갔다.


“곽형! 내가 전에 얘기했던 을두지 행수님이 지금 산동반도 봉주에 계십니다. 제가 가서 곽형의 구려방이 봉주에서 상선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해 볼 터이니 제가 떠나고 사흘 후에 곽형도 봉주로 출발하면 될 듯합니다.”


곽도가 나의 제안에 찬동했음은 물론이다.


모용언은 들뜬 마음으로 북경에서 봉주까지의 여행 일정을 계획했다.


모용언의 여행 계획에 따르면 북경에서 항주까지 연결된 운하를 이용해 천진을 거처 창주까지 배로 여행한 후 창주에서 말을 사서 타고 봉주로 가는 것이었다.


우리는 역사와 지리에 밝은 모용언의 계획에 따라 북경에서 배를 타고 천진으로 출발했다.


나는 모용언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동생! 요양에서 북경까지 오면서 위험한 상황이 여러 번 있었잖아! 내가 천산선인의 경공술을 가르쳐 줄 테니 동생이 배워두면 위험한 상황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모용언도 기뻐하며 말했다.


“좋은 생각이야! 고수를 만나 위험하면 나는 얼른 도망을 가겠어!. 호연승 같은 늙은 대사한테 잡히면···. 생각만 해도 끔찍해!”


물론 모용세가에도 절묘한 경공술이 있어 모용언도 이미 수준급의 경공술을 익힌 상태이지만 천산선인의 화엽비술은 위험한 상태에서 몸을 빼는 데는 최상의 무공이고 또한 모용언은 나한테 직접 무공을 배운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타고난 총명함으로 모용언은 화엽비술의 요체를 빠르게 터득하여 상승 경공술의 기초를 익히게 되었고 남은 일은 틈틈이 수련하면 될 일이었다.


나는 을두지의 상선을 타고 대동강에서 요동반도 개주까지 가본 경험은 있으나 여행을 위해 배를 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모용언도 큰 강이 없는 내륙의 요양에서 살았기에 역시 배 여행은 처음이었다.


거기다가 단둘이 여행을 가니 나와 모용언은 그저 즐겁기만 했다.


북경 운하 선착장에는 강남 항주까지 긴 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종종 볼 수 있다.


항주는 강남에서도 풍경이 아름다운 도시로 유명하다.


모용언은 후일에 항주에 꼭 가보자고 나와 약속했다.


어느덧 배가 출발하고 이틀이 걸려 천진에 도착했다.


천진 선착장에 도착하자 여행객들의 대부분이 배에서 내려 육지에서 하루 정도 쉬고 여행을 계속하려 했다.


이틀 동안 배만 타서인지 모용언이 멀미도 나고 해서 우리도 천진에서 하루 머물며 천진 구경을 하기로 했다.


모용언은 육지에 내리자 약간 어지럼증을 느꼈다.


“이틀 만에 땅을 밟으니 약간 어지럽네? 이렇게 육지가 반가울 수가!”


막 선착장에 내려 다른 여행객들을 따라가는데 회색 옷을 입은 무사들 오륙 명과 상선 주인들 간에 분쟁이 생겼는지 소란스럽다.


그중에 상선 주인인 듯한 상인이 화가 난 듯 언성을 높였다.


“상선 정박료를 갑자기 두 배로 올린다니 이런 법이 어디 있소?”


이에 다른 상인들도 원망의 소리를 했다.


그러자 무사 중 우두머리격인 무사가 말했다.


“여기는 우리 해사방이 관리하는 선착장이요! 불만이 있으면 해사방 방주께 찾아가서 얘기하시오! 우리는 지시받은 데로 운영할 뿐이요.”


그러자 처음 언성을 높이며 항의를 하던 상인이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가 바보인 줄 아시오! 해사방 방주를 찾아갔다 팔다리가 부러져서 돌아온 사람이 한둘이 아닌데 우리보고 호랑이굴로 찾아가란 말이오?”


무사는 낄낄거리며 대꾸했다.


“잘 알고들 있구먼. 그러니 군소리하지 말고 하라는 대로 하시오!”


그러면서 검을 뽑아 들고 위협했다.


그들이 하는 행동을 지켜보던 모용언이 나에게 말했다.


“모용향의 결혼식에 팽목지를 따라와서 아버지에게 협박했던 사람 중에 해사방 방주 나영이 있었는데 저놈들이 바로 나영의 졸개들인 것 같아. 저런 짓들을 하면서 무슨 무림인으로 행세를 하겠다는 거야!”


모용언의 얘기를 듣고 보니 화북팽가나 해사방이나 행패를 부리기는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모용언이 천진 중심가의 객잔에 자리를 잡고 이층에서 차를 마시며 거리의 풍경을 감상하던 중 팽목지의 수하 팽모잠이 말을 타고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오빠! 저자는 오빠를 공격했던 팽목지 부하 아니야?”


“맞아! 팽모잠이라는 놈이야. 저자가 왜 여기에 왔을까?”


“해사방 방주 나영을 만나러 온 것 같은데?”


모용언이 얼른 머리를 굴렸다.


“저자가 나영과 무슨 모의를 하는지 알아보면 아버지에게 도움이 될 거야···.”


나는 모용언의 얘기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 저자가 어디로 가는지 따라가 보자!”


우리가 객잔을 나와 둘러보니 팽모잠은 벌써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오빠! 그자는 분명히 해사방으로 갔을 거야!”


나와 모용언은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해사방으로 찾아갔다.


“언아! 아무래도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 들어가는 게 좋겠어!”


모용언은 나의 의견에 따라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


한겨울이라 금방 어두워졌다.


우리는 화엽비술을 펼치어 꽃잎이 바람에 날리듯 나영의 대청 지붕 위로 놈을 날렸다.


잠시 후···.


모용향의 결혼식에서 봤던 나영이 팽모잠과 같이 내실에서 나와 대청으로 나왔다.


나영이 팽모잠에게 말했다.


“모용세가 모용정이 정일회 합류를 거부한 것이군요. 결국은 피바람이 한번 불겠군요.”


“그렇소이다! 어차피 피를 봐야 한다면 상대를 철저히 제압해야 합니다. 해사방의 정예 고수를 선발해서 다음 달 정일회 결성대회에 참석하여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팽모잠이 나직이 속삭였다.


“그리고, 모용부의 딸 모용언이 산동 지방으로 무도라는 아이와 여행을 간다고 들었소이다.”


나영이 의아하게 쳐다본다.


“그런데요?”


“모용세가와 전쟁이 시작되면 그 아이가 좋은 인질이 될 듯하오. 이곳 천진은 산동에서 북경으로 가는 길목이니 그 아이가 북경으로 돌아가는 길에 잡아서 결성대회에 참석해 달라는 것이 팽목지 어른의 특별 요청이요!”


나와 모용언은 팽모잠의 얘기를 듣자 어이가 없고 분노가 치밀어 올라 하마터면 소리를 낼뻔했다.


나는 모용언을 진정시키고 다시 팽모잠과 나영의 대화에 귀 기울였다.


잠시 생각을 하던 나영이 여자답지 않게 냉혹하게 말한다.


“그럼 모용언은 사로잡고 그 사내놈은 죽여버릴까요?”


“그건 편한 데로 하시오! 그 사내놈은 필요 없으니···.”


“알겠습니다!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처리하겠습니다.”


나영과 팽모잠은 서로 뜻이 맞자 호탕하게 웃으며 술잔을 주고받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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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숫타진경은 "비급으로 가문을 세우겠습니다." 라는 제목으로 네이버시리즈에서 서비스 중 입니다. 23.03.30 322 0 -
29 29편 – 무도와 나영의 대결 23.04.25 53 1 11쪽
28 28편 – 장불회와의 만남 23.04.24 58 2 11쪽
27 27편 – 을두지의 계획 23.04.23 62 2 11쪽
» 26편 – 팽목지의 음모 23.04.21 67 2 11쪽
25 25편 – 결혼식에서 만난 앙숙 23.04.20 73 2 11쪽
24 24편 – 모용언과 팽연화 23.04.19 68 1 12쪽
23 23편 – 화북팽가 팽목지 23.04.18 68 1 12쪽
22 22편 – 오두미교 장릉 23.04.17 75 1 12쪽
21 21편 – 광무제 동생 유정 23.04.14 91 1 11쪽
20 20편 – 구려방 곽도 23.04.13 92 2 11쪽
19 19편 – 갈석궁의 지하 밀실 23.04.12 110 2 11쪽
18 18편 – 모용복과 호연승의 대결 23.04.11 97 2 12쪽
17 17편 – 용문객잔 23.04.10 99 2 11쪽
16 16편 – 무도의 첫 승리와 첫 굴욕! 23.04.07 108 2 11쪽
15 15편 – 북경을 향하여 23.04.06 103 2 12쪽
14 14편 – 요동이여 안녕! 23.04.05 108 1 12쪽
13 13편 – 내가 치료하고 말 거야! 23.04.04 119 1 11쪽
12 12편 – 천산선인 23.04.03 110 1 12쪽
11 11편 – 내가 대표 선수라고? 23.04.03 112 1 12쪽
10 10편 – 운명적 만남 23.04.02 119 2 12쪽
9 9편 – 요양의 모용세가 23.04.01 125 2 11쪽
8 8편 – 숫타음경 23.03.31 150 2 11쪽
7 7편 – 요동 무림계에 부는 피바람 23.03.31 139 2 11쪽
6 6편 – 백암객잔 구삼 23.03.30 141 1 12쪽
5 5편 – 쾌검 양수 도인 23.03.30 141 1 12쪽
4 4편 – 모용각과의 악연 2 23.03.30 156 1 12쪽
3 3편 – 모용각과의 악연 1 23.03.30 181 1 12쪽
2 2편 – 염사방 방주 안승 23.03.30 205 2 12쪽
1 1편 – 내몸속에 심어진 내공 씨앗 23.03.30 378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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