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무도행 님의 서재입니다.

숫타진경을 찾아서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무도행
작품등록일 :
2023.03.30 16:00
최근연재일 :
2023.04.25 15:05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3,431
추천수 :
47
글자수 :
151,061

작성
23.04.01 14:05
조회
125
추천
2
글자
11쪽

9편 – 요양의 모용세가

DUMMY

학산이 기대에 찬 표정으로 독웅에게 물었다.


“독웅께서 이번에 고수를 한 분 초빙하셨다고 하셨는데 대체 어떤 고인이 오십니까?”


이에 독웅이 거만하게 얘기했다.


“후후! 내가 사부님을 청하였네! 사부님의 성함은 호연승 대사시네. 북방 외몽고 지역에서는 독보적인 무공을 가지고 계신 데 천하무적이시지. 이번에 내가 특별히 모신 것이네. 오늘쯤 도착하신다고 했는데···.”


이때 객잔 밖에서 심후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하하하! 천하무적이라? 독웅! 나를 너무 치켜세우는구나!”


독웅이 웃음소리의 주인을 알아보고 외쳤다.


“사부님이시다!”


호연승이 객잔 안으로 들어오자 독웅이 달려가 반기며 예를 취했다.


“사부님!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호연승은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체형으로 복장은 평범하고 소탈했지만, 두 눈이 형형이 빛나는 것이 결코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누구나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독웅이 상석을 사부 호연승에게 양보하고 본인은 그 옆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학산을 사부에게 소개했다.


“이 사람은 염사방의 학산입니다. 이번에 저희 산해관 파와 뜻을 같이하기로 했습니다.”


호연승은 염사방이라는 말에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너는 나를 염사방에 소개해주려고 청한 것이냐?”


독웅은 사부의 심기를 읽고 얼굴빛을 고쳐잡고 말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모용세가의 모용각이 저에게 간청하여 모신 것입니다.”


호연승은 모용이라는 말에 노기가 조금 누그러진 듯했다.


“그래? 그 모용각이란 사람은 어디 있느냐?”


독웅이 대답했다.


“그는 해동파의 고수에게 당해 지금 중상을 입고 요양 중입니다. 일단 식사하시고 저와 같이 모용각을 보러 가시지요?”


“그런데 어찌 모용세가가 해동파와 싸우게 된 것이냐?”


독웅이 현장에 있었던 학산에게 말했다.


“어서 말씀드리게.”


학산은 호현승의 위세에 눌려 스승을 대하듯 자세를 고쳐잡고 말했다.


“저희 염사방 방주인 안승이 모용각 선생과 탁발웅 등과 무기를 밀매해 고구려를 돕는 고구려 장사치 을두지를 잡아 무기밀매권을 가져오려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을두지란 놈이 해동파 출신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일이 커진 것입니다.”


호현승은 고구려란 말에 탐탁지 않다는 표정으로 독웅에게 말했다.


“무림인들이 어찌 한나라와 고구려 사이의 분쟁에 관여하는 것인가? 난 영 내키지 않는구나!”


독웅은 사부 호연승이 힘을 보태기를 꺼리자 바짝 몸이 달아 간청했다.


“저희 산해관 파가 요즘 들어 고구려 출신 무림인들에게 밀려 위상이 말이 아닙니다. 저희 흉노인 들이 여기서 자리를 못 잡으면 어디 가서 발붙이겠습니까? 이건 단지 저 독웅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닙니다.”


호연승은 독웅이 간절히 간청하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알았다! 다만 흉노인을 위해서 힘을 보태겠지만, 만약 고구려 성주가 개입한다면 나는 더는 이일에는 간섭하지 않겠다!”


나는 학산이 떠벌리는 사건의 내막을 들으니 어이가 없었다.


‘뭐라는 거야! 이놈들이 강도질하다가 들켜놓고서는 무슨 무기밀매권이라는 거야! 참 어이없는 놈들이군···.’


당장이라도 나서서 사실을 밝히고 싶었지만 을두지 행수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참을 수밖에 없었다.


식사를 마치자 독웅은 호연승을 모시고 모용각을 만나러 나가고 학산은 안승에게 보고를 하기 위해 독웅과 헤어졌다.


나는 호연승이 고수라 들킬 위험이 크다고 생각해 안승에게 가는 학산을 쫓아가 보기로 마음먹고 학산을 따라갔다.


학산을 따라가 보니 염사방은 근처의 작은 객잔 2층을 통째로 빌려 사용하고 있었다.


나는 1층에서 국수 한 그릇을 시켜놓고 염사방의 동태를 관찰했다.


잠시 후 안승이 학산의 부축을 받으며 1층으로 내려왔다.


내려오는 안승을 보니 안색이 초취한게 꽤 심한 부상을 입은 듯 보였다.


‘저 쳐죽일 놈! 저놈이 모용각과 일을 벌이다 을두지 행수에게 부상을 입은 모양이구나. 을두지 행수님은 어찌 됐을까?’


안승이 1층에 자리를 잡고서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


“그래. 그 호연승이란 사람이 그렇게 대단한 고수라는 것이냐?”


학산이 안승의 눈치를 보며 답했다.


“독웅이 쩔쩔매는 것으로 봐서는 그런 것 같습니다.”


“젠장! 돈 좀 벌어보려다 완전히 신세 망쳤네···. 그 을두지란 놈이 그렇게 대단한 연줄이 있는 줄 알았으면 애초에 일을 벌이지도 않았을 텐데···. 어찌 됐건 이젠 돌이킬 수 없다! 죽느냐 죽이느냐 사생결단이다!”


나는 안승의 입에서 을두지 행수의 이름이 나오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아휴···. 답답해! 을두지 행수님은 대체 어찌 되신 거지?’


학산이 안승의 귀에 대고 소곤댔다


“오늘 듣기로는 을두지란 놈은 반병신이 돼서 사람도 못 알아본다고 합니다. 저희가 손해만 본 것은 아니지요! 지금 백가장에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안승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래? 그놈만 죽으면 우리가 한 일을 아는 사람이 없으니 누가 우리를 탓하겠는가? 하하하!”


나는 학산의 얘기에 깜짝 놀랐다.


‘을두지 행수님이 사경을 헤매고 계신다는 건가? 백가장 이라고...’


마음이 급해진 나는 점소이에게 백가장의 위치를 묻고는 정신없이 백가장으로 달려갔다.


백가장의 주인 고승만은 을두지의 사형으로 그가 바로 모용각에게서 을두지를 구한 것이었다.


장원 앞에 도착해 문을 두드리니 문지기가 물었다.


“뉘시오?”


정신없이 달려온 나는 어찌 얘기할지 몰라 당황했다.


“저는 을두지 행수를 모시던 무도라는 사람인데 행수님을 뵈러 왔습니다.”

“기다리시오!”


기다리라는 말만 남긴 문지기가 들어간 지 한 식경이나 지나서야 문이 열리며 문지기가 말했다.


“을두지 행수는 아무도 만날 수 없으니 돌아가시오!”


문지기가 이리 매정하게 문을 닫아버리자 나는 난감하여 한참을 서서 생각했다.


‘이곳에 행수님이 계신 것은 확실하구나···. 병세가 위중하여 사람을 분간조차 못 한다고 했으니 내가 찾아 뵈어도 무슨 소용이랴? 일단 소홍루로 돌아가 양도사를 기다려야겠다.’


여기저기 돌아다닌 탓인지 배가 고팠던 나는 소홍루로 돌아와 만두를 시켜 먹으며 옆좌석에서 얘기 중이던 한 무리의 무림인들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백의를 입은 20대의 젊은 무사가 분개하며 말했다.


“해동파는 3대 명산인 무려산(巫閭山), 천산(千山), 백두산(白頭山)을 중심으로 수백 년 전부터 의를 행하는 문파로써 무림의 존경을 받아왔는데 이번 모용세가의 이단아 모용각이 벌인 강도질로 인해 모용세가와 척이 지게 됐으니 정말 큰 일입니다. 장문! 천산파는 어찌 대응하실 것인지요?”


맞은편에 앉아있던 홍의를 입은 천산파 장문인 듯한 사람이 말했다.


“우리 천산파(千山派)는 이곳 요양과 인접해있어 이번 일을 모른척할 수는 없지! 해동파는 우리들의 본류이니 천산파가 어찌 가만히 보고만 있겠는가?”


나는 이들의 대화를 듣자 동지를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이들은 산해관 파나 염사방과 달리 해동파를 지지하는 사람들이구나! 그런데 이렇게 무림인들이 양쪽으로 나뉘어 팽팽히 싸우게 되면 과연 진실이 밝혀질까?’


그들의 대화를 한참이나 엿들은 나는 객잔 2층 구석 작은방을 얻어 올라갔다.


방안에서 곰곰이 내일 있을 영웅대회, 양수 도인, 을두지 행수의 억울함 등을 생각하니 머리가 복잡해졌다.


‘아···. 모르겠다. 일단 내일 양수 도인을 만나 을두지 행수의 억울함을 말씀드려야겠다. 사람들이 진실을 알게 되면 을두지 행수님의 억울함도 풀리겠지.’


나는 다음날 일찍 식사를 마치고 양도사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각지에서 온 무사들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영웅첩을 돌린 모용세가의 저택으로 이동하는 듯했다.


마음이 조급했던 나는 양도사가 했던 당부를 생각했다.


‘양도인이 바빠 못 오는 것 같은데 사람들을 따라 모용세가의 저택으로 가자! 거기가면 양도인을 만날 수 있을 거야!’


이렇게 마음을 정하고 무작정 무림인들을 따라 모용세가의 저택으로 갔다.


영웅대회는 무림인들에게는 일종의 축제라고 들었다.


영웅첩을 돌린 모용세가는 방문하는 모든 무림인의 신분의 고하를 따지지 않고 대접해야 하며 저택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에 책임을 져야 했다.


따라서 아무나 영웅첩을 돌릴 수 없는 것이었다.


모용세가는 당연히 해동파에게도 영웅첩을 돌렸고 해동파에서도 참석하겠다고 연락을 해온 것은 물론이었다.


영웅대회는 모용세가에서 제공하는 점심 식사를 마친 후 해동파 장문인이 도착해야 시작할 것이었다.


사람들을 따라서 모용세가에 도착한 나는 사람들 틈에 끼어서 간단히 식사를 한 후에 양도인의 모습을 찾아보려 이리저리 저택을 돌아다니다 그만 길을 잃어버렸다.


한참을 헤매던 나는 나와 비슷한 나이 때의 백의 남자아이를 붙잡고 길을 물어봤다.


“저기! 길을 잃었는데 길 좀 가르쳐줄래?”


그 아이는 힐끔 나를 보더니 대뜸 물었다.


“너는 어느파 사람이니?”


나는 어느 파인지 묻는 말에 말문이 막혀 얼른 대답을 못 했다.


아이는 나의 당황한 표정을 살피며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너 벙어리냐? 킥킥킥! 따라와!”


‘어라 이놈이···. 내가 웃겨? 사람을 뭐로 보는 거야!’


그 소년은 이미 저만치 앞장서 가고 있었기에 나는 일단 백의 소년의 뒤를 이리저리 따라갔다.


‘젠장! 무슨 저택이 이렇게 넓고 복잡하지···. 모용세가의 위세가 대단하군···.’


백의 소년은 나를 후원의 정자로 데려간 후 말했다.


“여기 앉아! 너 몇 살이니?”


소년이 갑자기 나이를 묻자 나는 엉겁결에 대답했다.


“18살인데? 왜?”


“난 17살이야 이름이 뭐야?”


“선우 무도!”


“선우···. 너 조선사람이구나!”


“응!”


“난 모용언 이라고 해! 반가워!”


나는 모용이란 말에 깜짝 놀라 소년을 살펴봤다.


‘모용이라고? 그런 모용세가 사람인가? 그런데 무슨 사내아이가 이렇게 이쁘게 생겼을까? 목소리도 꼭 여자 같고···.’


백의 소년은 나의 표정이 재미있다는 듯이 뚫어져라 쳐다보며 물었다.


“너도 영웅대회에 참가하러 온 거야?”


“그래.”


소년은 허리에 찬 내 검을 보며 물었다.


“그럼 너도 무공을 할 줄 알겠네?”


‘뭐라 대답하지···. 뭐 양수 도인에게서 한 달 넘게 배웠으니 할 줄 알기는 하지···.’


“그럼! 할 줄 알지!”


“잘됐다. 나랑 몸 좀 풀자. 따라와!”


백의 소년은 무작정 나의 손을 잡고 후원 뒷마당으로 데리고 갔다.


백의 소년의 손은 부드럽고 매끈해서 나는 왠지 가슴이 쿵쿵거렸다.


백의 소년은 작은 비무장에 준비된 목검 두 자루를 들고는 나에게 한 자루를 건내줬다.


“자! 시작한다. 얍!”


백의 소년은 내가 준비하기도 전에 목검을 휘둘러 나의 허벅지를 찔러왔다.


“윽!”


나는 허벅지에 통증을 느끼며 쩔뚝거렸다.


“호호호!”


백의 소년은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아니 저게···.’


나는 누군가와 검을 겨뤄본 적이 없었기에 백의 소년이 갑자기 공격한 검에 어찌 대응해야 할지를 몰라 그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숫타진경을 찾아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숫타진경은 "비급으로 가문을 세우겠습니다." 라는 제목으로 네이버시리즈에서 서비스 중 입니다. 23.03.30 322 0 -
29 29편 – 무도와 나영의 대결 23.04.25 54 1 11쪽
28 28편 – 장불회와의 만남 23.04.24 58 2 11쪽
27 27편 – 을두지의 계획 23.04.23 62 2 11쪽
26 26편 – 팽목지의 음모 23.04.21 67 2 11쪽
25 25편 – 결혼식에서 만난 앙숙 23.04.20 73 2 11쪽
24 24편 – 모용언과 팽연화 23.04.19 68 1 12쪽
23 23편 – 화북팽가 팽목지 23.04.18 69 1 12쪽
22 22편 – 오두미교 장릉 23.04.17 75 1 12쪽
21 21편 – 광무제 동생 유정 23.04.14 91 1 11쪽
20 20편 – 구려방 곽도 23.04.13 92 2 11쪽
19 19편 – 갈석궁의 지하 밀실 23.04.12 110 2 11쪽
18 18편 – 모용복과 호연승의 대결 23.04.11 97 2 12쪽
17 17편 – 용문객잔 23.04.10 100 2 11쪽
16 16편 – 무도의 첫 승리와 첫 굴욕! 23.04.07 108 2 11쪽
15 15편 – 북경을 향하여 23.04.06 104 2 12쪽
14 14편 – 요동이여 안녕! 23.04.05 108 1 12쪽
13 13편 – 내가 치료하고 말 거야! 23.04.04 119 1 11쪽
12 12편 – 천산선인 23.04.03 110 1 12쪽
11 11편 – 내가 대표 선수라고? 23.04.03 113 1 12쪽
10 10편 – 운명적 만남 23.04.02 120 2 12쪽
» 9편 – 요양의 모용세가 23.04.01 126 2 11쪽
8 8편 – 숫타음경 23.03.31 151 2 11쪽
7 7편 – 요동 무림계에 부는 피바람 23.03.31 139 2 11쪽
6 6편 – 백암객잔 구삼 23.03.30 141 1 12쪽
5 5편 – 쾌검 양수 도인 23.03.30 141 1 12쪽
4 4편 – 모용각과의 악연 2 23.03.30 157 1 12쪽
3 3편 – 모용각과의 악연 1 23.03.30 182 1 12쪽
2 2편 – 염사방 방주 안승 23.03.30 205 2 12쪽
1 1편 – 내몸속에 심어진 내공 씨앗 23.03.30 378 4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