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정원. 님의 서재입니다.

무당전생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정원.
작품등록일 :
2014.10.27 17:08
최근연재일 :
2014.11.27 23:20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891,564
추천수 :
28,517
글자수 :
92,919

작성
14.11.12 23:00
조회
28,665
추천
979
글자
7쪽

유(流)의 묘리

DUMMY

본격적인 비무를 치룬지도 어언 한 달이 지났다.

진양의 비무 전적은 칠 할. 연전연승을 거두진 못했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실적이었다.

‘좀 더 강해질 수는 없을까?’

여전히 승세는 진양이 더 높아 진륜을 제외하곤 다른 아이들이 하나같이 분해하고 있었지만, 그다지 여유를 부리고 있을 상황은 아니었다.

다들 하나같이 기재 이상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무시무시한 속도로 대련에 익숙해지면서 점차 강해지고 있다.

‘진륜 사형을 그렇다 쳐도, 진하는 지구전이 아니라면 이길 수도 없어. 만약 초식이 더 다채로워지고 강맹해진다면 지구전으로 가지고 못한 채 지고 말거야.’

그렇다고 진양이 초조해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아이들에게 패배하여 분해하지도 않았다.

진양이 마음 깊은 곳에서 품고 있는 감정은 무공에 대한 순수한 열망(熱望)이다.

좀 더 강해지고 싶고, 좀 더 많은 것을 알고 싶다.

마치 수학 문제를 직면하는 것과도 같았다. 문제를 보긴 봤는데, 답이 두루뭉술하다. 어떤 공식을 넣으면 더욱 효율적인 속도와 풀이로 답을 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그 오묘한 기분을 하루라도 빨리 풀이하고 싶었다.

‘아마 이제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무리야.’

검의 속도가 빠르고, 강해도 한계가 있다. 압도적인 차이일 정도로 강하지 않는다면 진소와의 대련처럼 상대가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면 대부분의 공격이 막힌다.

‘그렇다면 공(攻)을 포기하고 수(守)를 선택……그리고 내가 이겨내려면 상대의 공격을 흘려서 반격기로 제압해야한다.’

연구 끝에 나온 결론은 유(流)의 묘리였다.

‘공격을 흘리는 것이 중요……그러고 보니 현대에도 그와 비슷한 놀이가 있었지?’

현대인이었던 시절, 어른이 되기 전 청소년이나 어린 시절에 종종 하던 놀이가 떠올랐다.

바로 ‘서로밀치기’.

서로밀치기란, 먼저 두 사람이 마주보고 서서 먼저 양 손바닥을 쫙 펼치고 든다.

그리고 제자리에 서서 양손바닥만 써서 상대방의 손바닥을 쳐서 밀어내 넘어뜨리면 승리하는 놀이다.

다만 이 놀이엔 다른 방식으로 이길 수도 있다.

바로 상대방이 자신의 손바닥을 치려고 할 때, 손바닥을 옆으로 치워서 자신에게 향하는 힘을 흘리는 것이다.

목표를 잃은 상대는 순간 힘을 멈추지 못하고, 자신의 힘에 의하여 결국 앞으로 쓰러져 패배한다.

즉, 상대의 힘을 이용한 승리의 방법이다.

‘상대의 힘을 이용……!’

가부좌를 틀고, 방 안에 있던 진양에게서 변화가 일어났다.

‘그래. 난 애초에 흘린다는 개념 자체를 자세히 모르고 있었어.’

진양 자신은 다른 아이들을 보면서 너무 교과서적인 초식을 펼친다고 우습게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진양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흘린다라는 응용 방식은 진양이 배웠던 태극권이나 태극검법에도 있는 초식이었다.

그걸 사용했을 뿐, 그 자체에 대한 이해는 별로 없었다.

하지만 방금, 서로밀치기에 대해서 생각해보니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계속해서 떠오르기 시작했다.

‘서로밀치기는 현대에서 단순한 놀이에 불과하지만, 무림으로 치자면 전혀 다르다. 하나의 비급으로 봐도 무방해.’

진양은 설마, 현대인이었던 시절 어렸을 적에 친구들과 가끔 심심풀이로 했던 놀이가 무공에 도움이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힘을 피해서도, 그냥 흘려선 안 돼.’

상대의 힘을 이용해서 그 힘과 하나가 되어야한다.

자신이 힘 하나 쓰지 않고, 상대만의 힘으로 무너뜨려야했다.

‘이걸 잘만 사용한다면…….’


* * *


“진성아. 나랑 대련 좀 해주겠어?”

다음날, 진성은 진양의 제안에 깜짝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야, 진양은 대부분 도전을 받기는 했지만 스스로 나서서 도전을 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기다리고 있었다!”

진성이 기다렸다는 듯이 얼른 대답했다.

무룡관의 제자들 중에서도 진양을 가장 싫어하는 건 역시 진성이었다.

나이도 많은데다가 배분도 높거늘, 어찌된 영문인지 이 건방진 꼬맹이는 자신에게 사형 취급을 하지 않으니 그게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진성은 항상 진양과 싸우려고 안달이 난 상태였다.

‘어제의 그것을 쓰려면 진성이 딱 알맞은 상대다.’

서로밀치기의 개념은 상대의 힘을 이용하는 수법이다.

하지만 아직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실험 할 필요가 있었는데 진하나 진륜의 경우는 무위가 상당한지라 익숙하지 않은 수법으로 상대하기가 힘들었다.

그렇다면 딱 좋은 상대가 남은 둘인 진성과 진소였는데, 진소의 경우엔 여자 아이인지라 마음이 편치 않아서 진성을 택했다.

“오늘에야말로 널 흠씬 두들겨주마!”

“……흠.”

그 광경을 지켜보던 청곤의 이마에 깊은 고랑이 파였다.

‘너무 호전적이로구나. 아무래도 진성이는 심법을 좀 더 수련시켜야겠어.’

그동안은 진성이 정식적으로 좀 어리다는 이유로 그냥 지나쳤지만, 어째 시간이 갈수록 점점 성격이 더러워진다.

다른 문파라면 모를까 천하의 무당의 제자가 호전적으로 자라나게 할 수 없다고 청곤은 생각했다.

“하압!”

아니나 다를까, 진성은 청곤이 시작하라고 말하기도 전에 목검을 쥐고 지면을 박찼다.

진양은 무서운 기세로 날아오는 진성의 움직임에 집중하며 목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상대의 힘을 이용하려면 상대를 알아야겠지. 진성만큼 쉬운 아이는 없지!’

진성은 확실히 날이 갈수록 대단해지고 있지만, 그 단순한 성격은 버리지 못하고 있다.

보통 무당의 심공은 익히면 익힐수록 침착해지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거늘, 아직까지 저런 성격이 고쳐지지 않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진성의 호흡에 맞춰서…….’

서로밀치기는 얼마나 상대의 움직임을 파악하는지가 관건이다.

호흡, 눈짓, 힘의 방향 등 각종 요소를 파악해서 그 힘을 자기에 맞게 유리하게 이용해야했다.

진양은 그 깨달음을 놓치지 않고 곧이 그대로 이용했다.

‘호흡은 맞췄다.’

우선 진성의 공격에 반격하지 않는다. 상대의 검로를 쉽게 예측할 수 있을 만큼 피하기는 쉬웠기 때문에 검을 피하면서 호흡을 천천히 맞춰갔다.

“이익! 그만 좀 피해!”

그때였다.

진양이 계획한 대로 검격이 오가고 있었을 때, 진성은 자신의 검이 맞지 않자 바싹 약 올랐는지, 그만 화를 참지 못하고 목검에 공력을 실어 일순간 치명상을 입힐 수준의 날카로운 검격을 날렸다.

“이런!”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청곤이 깜짝 놀라며 몸을 날렸다.

그동안 진성은 확실히 성격도 거칠고, 참을성도 부족했지만 그래도 진양이 다칠만한 공격은 하지 않았다.

허나 이번엔 약이 올랐는지, 그만 자기 제어를 잃어버렸다. 만약 이대로 진양이 맞는다면 그는 크게 다칠 것이다.

그런 생각에 청곤이 급히 몸을 날렸지만, 이미 목검은 바람을 매섭게 찢어발기며 진양의 흉부와 심장 사이에 있는 당문혈(當門穴), 즉 사혈(死穴)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작가의말

<무당전생> 은 매일밤 11시경 연재됩니다.


그리고 진양이 사혈에 맞고 사망했습니..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당전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출간일 공지입니다 ^^ +2 14.12.26 2,701 0 -
공지 안녕하세요, 출간 및 연재 관련 공지입니다. +19 14.11.29 10,119 0 -
공지 연재관련 공지입니다. +14 14.11.22 20,232 0 -
29 재능(才能) 삼(三) +44 14.11.27 30,036 987 7쪽
28 재능(才能) 이(二) +69 14.11.25 29,095 1,021 7쪽
27 재능(才能) +57 14.11.23 30,753 1,079 7쪽
26 양의신공(兩儀神功) 삼(三) +39 14.11.21 28,800 1,117 8쪽
25 양의신공(兩儀神功) 이(二) +21 14.11.21 26,536 897 7쪽
24 양의신공(兩儀神功) +41 14.11.19 29,590 1,028 8쪽
23 성장기(成長期) 오(五) +45 14.11.18 29,301 1,028 10쪽
22 성장기(成長期) 사(四) +45 14.11.17 29,803 1,057 7쪽
21 성장기(成長期) 삼(三) +36 14.11.16 27,193 1,044 7쪽
20 성장기(成長期) 이(二) +28 14.11.16 27,387 868 8쪽
19 성장기(成長期) +31 14.11.14 29,170 986 8쪽
18 유(流)의 묘리 이(二) +36 14.11.13 28,220 970 8쪽
» 유(流)의 묘리 +42 14.11.12 28,666 979 7쪽
16 무룡관(武龍觀) 팔(八) +26 14.11.11 29,416 1,001 9쪽
15 무룡관(武龍觀) 칠(七) +27 14.11.10 28,103 983 7쪽
14 무룡관(武龍觀) 육(六) +19 14.11.09 29,171 947 7쪽
13 무룡관(武龍觀) 오(五) +24 14.11.08 29,193 984 7쪽
12 무룡관(武龍觀) 사(四) +26 14.11.07 28,403 962 7쪽
11 무룡관(武龍觀) 삼(三) +25 14.11.06 28,686 900 7쪽
10 무룡관(武龍觀) 이(二) +18 14.11.05 28,832 969 7쪽
9 무룡관(武龍觀) +29 14.11.04 29,175 942 7쪽
8 태극권(太極拳) 삼(三) +22 14.11.03 29,108 906 7쪽
7 태극권(太極拳) 이(二) +21 14.11.02 29,516 905 8쪽
6 태극권(太極拳) +17 14.11.02 30,604 930 7쪽
5 사대제자(四代弟子) 삼(三) +20 14.10.31 30,423 921 7쪽
4 사대제자(四代弟子) 이(二) +13 14.10.30 33,456 1,017 7쪽
3 사대제자(四代弟子) +20 14.10.29 34,315 987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