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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님의 서재입니다.

무당전생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정원.
작품등록일 :
2014.10.27 17:08
최근연재일 :
2014.11.27 23:20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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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1,603
추천수 :
28,517
글자수 :
92,919

작성
14.11.0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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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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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4
글자
7쪽

무룡관(武龍觀) 오(五)

DUMMY

청곤은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다.

어쩌면 무당 최초로 여성이 장문인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녀의 재능은 인간이 아니었다.

허나 그러면 어쩌랴. 무당의 도는 제자를 핍박하지 않는다. 자유를 억압하지도 않는다.

요리에 태극이 있다고 생각하고, 무당의 도가 있다고 한다면 그 길을 막을 수 없다.

‘그래. 더 이상 아까워하면 그건 집착이겠지. 집착은 마음의 악을 낳는다. 괜한 욕심 부리지 않고 지금 이 아이들에게 집중하자.’

청곤은 잡념을 털어내곤 다시 말을 이었다.

“어쨌거나, 넌 권이 익숙하겠지만 그건 순 한 가지의 권법만 오랫동안 수련해서 그런 것이다. 내 일주일 동안 네 적성을 본 바, 어떤 것에도 치우쳐져 있지 않다. 어떤 것을 익히건 간에 수준은 비슷할 것이야.”

“그럼 전 이대로 태극권을 익혀도 되지 않습니까? 왜 굳이 검법을 익혀야 하는지요?”

“좋은 질문이다. 원래 태극권의 상승 무공엔 칠성권(七星拳)이나 양의권법(兩儀拳法). 그리고 태극신권(太極神拳)이 있다. 하지만 은거하신 일대제자 분들을 제외하곤 현재 권법의 고수가 없어, 너에게 가르치는데 곤란함이 있다. 즉, 그렇다면 넌 독학을 해야 하는데……권법에 특별한 자질이 없는 네가 그렇게 힘든 길을 걸을 이유가 없다.”

“그렇군요. 무슨 말씀인지 이해했습니다. 관주님 말씀대로 검법을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호오, 빠른 포기구나. 보통 너처럼 한 가지의 무공을 제법 익혔으면 포기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비효율적인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거든요.”

사실은 각막 한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살아온 현대인의 경험 때문이었다.

현대인들은 모험을 기피하고 안전을 선호한다. 그러다보니 쓸데없는 모험심을 가지지 않고, 남들과 같고 비슷한 길을 찾는다.

그 기억 때문에 진양은 권법을 과감히 포기했다.

무공의 자질이 죄다 똑같고, 힘든 길과 편한 길이 나뉜다면 당연히 편한 길을 선택하는 것이 상식적으로도 좋다.

현대의 말 중에서 눈높이를 맞추라는 말이 있다.

특히 대학 진학이나 취업을 할 시에 가장 많이 듣는 말인데, 능력이 되지 않으면 쓸데없이 욕심 부리지 않고 자신에게 가장 맞는 것을 선택해라는 의미였다.

“자, 오늘부터 네가 쓸 연인이다.”

청곤이 목검 한 자루를 가져와 던졌다.

진양은 목검을 받아들이면서 청곤의 말에 어색하게 웃었다.

‘어딜 가건 병기를 대하는 용도는 똑같군.’

군대에 입대하고 훈련병 시절, 총을 처음으로 받았을 때 교관이 총을 애인처럼 다루라며 꼭 붙잡고 있으라 했다.

무림도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검법은 관주께서 가르쳐주시는 겁니까?”

자신의 목검을 매만지면서 진양이 물었다.

“그렇다. 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보다 무당에서 검을 잘 쓰는 사람에게 찾아가면 된다.”

“관주님께서도 농담을 하시는군요.”

무당제일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검을 배울 생각은 하지 말라는 뜻이다.

“너에게 가르칠 것은 태극검법이다.”

태극검법(太極劍法)!

무당의 무공을 알려면 태극권을 익혀야 한다면, 무당의 검을 알려면 태극검법을 익히라 할 정도로 기초 중의 기초인 검법이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기초라고 해도 중원에 나가면 이류에서 일류 이상은 되는 상승의 무공이다.

“태극검법은 태극권의 원리와 비슷하니 어려울 것은 없을 것이다. 일단 검을 쥐는 자세부터 교정해주마.”

청곤은 하나하나 친절하게 가르쳐주었다.

검을 쥐는 법부터 시작해서 자세까지, 하나하나 지목하며 이해할 수 쉽게 설명했다.

“오늘은 일단 자세부터 교정해야겠구나. 검으로 가로, 세로, 사선으로 백 번씩 휘두르도록 하여라.”

“예.”

진양은 눈을 힐끗 돌려 부러운 시선으로 다른 아이들을 살펴봤다.

역시 선배는 선배. 그들은 목검을 들고 각자 검을 맞대며 검법 대련을 펼치고 있었다.

그 시선을 눈치 챘는지 청솔이 살짝 엄한 어조로 말했다.

“너도 열심히 하면 저기에 낄 수 있다. 그러니 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하려무나.”

“알겠습니다.”


* * *


보름이 지났다.

그간 진양은 가르침 받은 검을 쥐는 자세나, 휘두르는 방법 등 기본을 그럭저럭 소화해냈다.

그리고 곧바로 태극검법의 초식을 배웠다.

초식을 외우는 데는 딱히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과거 현대인이었던 시절 암기는 실컷 했기 때문에, 온 힘을 다해 집중하여 초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했다.

하지만 무공은 애석하게도 암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암기가 모든 것이었더라면 중원 무림의 세상은 머리가 똑똑한 사람이 지배했을 것이다.

진양은 초식을 보다 정교하게하기 위해서 반복적으로 단련했다.

참고로 태극검법은 청곤의 말대로 태극권과 거의 일치했다.

상황에 따라 공수를 자유롭게 변환할 수 있으며, 강(强)의 묘리보단 유(柔)를 중시했다. 초식 대부분, 아니 전부가 부드러움의 묘리가 숨겨져 있었다.

쉽게 말하자면 그저 검을 들고 태극권을 펼친 달까, 그런 느낌이었다.

같은 무공을 다시 처음부터 반복해서 배우는 겸이 있어서 지루한 느낌도 났지만, 청곤이 상승무공을 배우려면 태극검법은 필히 대성해야한다 해서 힘을 박쳐 열심히 검을 휘둘렀다.

‘만약 태극검법을 대성하게 된다면 뭘 배우게 될까? 양의검법(兩儀劍法)? 아니면 비전 절기 중 하나인 태청검법(太淸劍法)? 훗날이 기대되는구나.’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로 힘들었다. 하루에도 몇 번 토를 할 정도로 몸이 지쳤다.

과연 무룡관은 수련동 시절 보다 더 힘들었다.

하지만 훗날 자신의 모습을 기대하며, 진양은 손에 굳은 살이 찢어질 때까지 검을 휘둘렀다.


등룡각.

방 내부에는 한 노인과 한 초조한 얼굴의 중년이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노인은 등룡각의 각주인 선철이었고, 중년은 조리원의 원주 청솔이었다.

“사백(師伯). 양이는 잘 있습니까?”

청솔이 먼저 말을 꺼냈다.

“흘흘. 요리에만 신경 쓰는 줄 알았거늘, 그래도 제자가 걱정되긴 되는 모양이구나.”

선철이 빙그레 웃었다.

“누가 들으면 오해하겠습니다. 그래도 양이는 제 제자입니다. 저 그렇게 못난 놈 아닙니다.”

청솔이 어색한지 뒤통수를 긁적이며 답했다.

“알고 있다. 농담 한 번 했거늘, 그거에 진지하게 답해오니 정말 재미없는 놈이로구나.”


작가의말

내 연인은 컴퓨터인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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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재능(才能) 삼(三) +44 14.11.27 30,037 987 7쪽
28 재능(才能) 이(二) +69 14.11.25 29,097 1,021 7쪽
27 재능(才能) +57 14.11.23 30,754 1,079 7쪽
26 양의신공(兩儀神功) 삼(三) +39 14.11.21 28,802 1,117 8쪽
25 양의신공(兩儀神功) 이(二) +21 14.11.21 26,537 897 7쪽
24 양의신공(兩儀神功) +41 14.11.19 29,592 1,028 8쪽
23 성장기(成長期) 오(五) +45 14.11.18 29,302 1,028 10쪽
22 성장기(成長期) 사(四) +45 14.11.17 29,804 1,057 7쪽
21 성장기(成長期) 삼(三) +36 14.11.16 27,194 1,044 7쪽
20 성장기(成長期) 이(二) +28 14.11.16 27,388 868 8쪽
19 성장기(成長期) +31 14.11.14 29,171 986 8쪽
18 유(流)의 묘리 이(二) +36 14.11.13 28,222 970 8쪽
17 유(流)의 묘리 +42 14.11.12 28,667 979 7쪽
16 무룡관(武龍觀) 팔(八) +26 14.11.11 29,418 1,001 9쪽
15 무룡관(武龍觀) 칠(七) +27 14.11.10 28,104 983 7쪽
14 무룡관(武龍觀) 육(六) +19 14.11.09 29,173 947 7쪽
» 무룡관(武龍觀) 오(五) +24 14.11.08 29,195 984 7쪽
12 무룡관(武龍觀) 사(四) +26 14.11.07 28,404 962 7쪽
11 무룡관(武龍觀) 삼(三) +25 14.11.06 28,687 900 7쪽
10 무룡관(武龍觀) 이(二) +18 14.11.05 28,833 969 7쪽
9 무룡관(武龍觀) +29 14.11.04 29,176 942 7쪽
8 태극권(太極拳) 삼(三) +22 14.11.03 29,110 906 7쪽
7 태극권(太極拳) 이(二) +21 14.11.02 29,517 905 8쪽
6 태극권(太極拳) +17 14.11.02 30,605 930 7쪽
5 사대제자(四代弟子) 삼(三) +20 14.10.31 30,424 921 7쪽
4 사대제자(四代弟子) 이(二) +13 14.10.30 33,457 1,017 7쪽
3 사대제자(四代弟子) +20 14.10.29 34,317 98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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