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정원. 님의 서재입니다.

무당전생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정원.
작품등록일 :
2014.10.27 17:08
최근연재일 :
2014.11.27 23:20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891,598
추천수 :
28,517
글자수 :
92,919

작성
14.11.11 23:00
조회
29,417
추천
1,001
글자
9쪽

무룡관(武龍觀) 팔(八)

DUMMY

다음날이 밝자마자 진성은 비무를 다시 신청했다. 하지만 청곤은 진성의 요청을 기각했다.

“똑같은 상대를 몇 번이나 반복할 수는 없다. 너희에겐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니까. 오늘은……그래, 진소(眞騷)가 진양을 상대한다.”

“네!”

얌전히 앉아있던 아이들 중 여자아이 한 명이 팔짝 뛰어오르며 좋아했다.

‘쌍둥이 동생이네.’

무룡관에는 특이하게도 쌍둥이 자매가 있는데, 진소는 그 중에서 동생 쪽이다.

진양은 예전에도 그녀와 태극권으로 몇 번 대련 한 적이 있었다.

나이는 진양보다 두 살 위로, 열 둘 이었다. 이제 와서 말하지만, 무룡관에서 진양보다 아래나 같은 나이 대의 아이는 없었다.

진양의 나이로 무룡관에 들어온 것 자체가 굉장히 이례적인 편에 속했다.

“이번에는 지지 않으니까!”

진성만큼은 아니었지만, 다른 아이들도 뒤늦게 들어온 진양에게 진 것에 은근히 분해하고 있었다.

“합!”

딱히 시작이라고 할 필요도 없었다. 청곤이 상대를 지목한 순간부터 대련은 자유롭게 하면 되기 때문에, 진양은 틈을 주지 않으려고 재빨리 매서운 검세를 펼쳤다.

다만 어제와 다르게 전력이 아니라, 상대방을 알아보기 위한 탐색전이었다.

이윽고 목검끼리 부딪치면서, 격타음이 터졌다.

‘역시 통하지 않는다.’

무룡관에선 진양을 제외하곤 죄다 실력이 비슷비슷하다. 재능도 차이가 있긴 하지만, 클 정도는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진소 역시 진양의 허초나 변초에 능숙하게 반응하면서 반격했다.

상대방에게 자랑하는 초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은 진양은 어제와 같이 내력을 칠 할 정도 실어 검격의 난무를 쏟아냈다.

“어딜!”

그러나 진소는 예상했다는 듯이 침착하게 빗발처럼 쏟아지는 검격을 하나하나 받아쳤다.

약 이십여 초 동안 계속해서 무서운 기세로 공격했지만, 진소는 그때마다 성공적으로 흘리거나 막아냈다.

“네 싸움은 어제 다 봤으니까, 나한테 이제 그 초식은 통하지 않아.”

‘보는 것만으로 대비를 완벽히 해내다니…….’

진양은 겉으론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지만, 속으론 바싹바싹 터들어 가고 있었다.

확실히 어제의 비무는 아이들 모두가 봤었다.

하지만 고작 열 두 살짜리가 그걸 보자마자 대비책을 완전히 준비하다니, 그 재능에 절로 감탄이 흘러나왔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부터 정신없이 쏟아지던 진양의 검격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러자 진소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틈 하나 보이지 않던 철벽의 자세도 점차 무너지면서 곳곳에 빈틈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좋았어! 이제 한 번에 끝낸다!’

진소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번졌다.

딱 보니 나이도 어린 주제에 상당했던 내력도 바닥이 보였다. 승기를 손에 쥐었다고 생각한 진소였지만, 그래도 진성처럼 쉽게 방심하거나 흥분을 잃지 않았다.

지금껏 보았던 진양은 아이답지 않은 능구렁이다. 가끔 그의 뒤에서 무당의 어른의 그림자가 종종 보이곤 했다.

파밧!

목검이 머리칼을 스치고 지나갔다.

‘이때다!’

방금 전의 일격은 일부러 허용한 것. 대신 아슬아슬하게 피해내고, 완전하게 이길 수 있는 틈을 찾기 위해서 낚시를 시도했는데 그게 보기 좋게 성공했다.

진소도 진양과 싸우다보니 허초나 변초 등을 아주 잘 익혀서 무위가 예전에 비해서 크게 성장했다.

“하앗!”

작게 기합을 터지며 진소의 목검이 진양의 목을 노리고 매섭게 쏘아나간다. 당연하지만 살의가 실린 초식은 아니다. 비무인 것을 알기 때문에 목 근처에서 바로 멈추기만 하면 진소의 승리였다.

“아직 어리구나?”

하지만.

진양은 손에 쥔 목검을 놓았다. 그리고 얼른 상체를 숙여서 목으로 날아오는 검격을 재빠르게 피해내더니, 아래로 떨어지는 목검을 낚아채 진소의 허리를 향해 목검을 휘둘렀다.

“꺅!”

진소가 깜짝 놀라며 뒷걸음질 쳤다. 허나, 그 탓에 그만 몸의 중심을 잃고 뒤로 쓰러졌다.

그가 휘두른 검에는 진소의 허리를 후려칠 의도는 하나도 없었지만, 진소가 지레 겁먹고 쓰러진 것이다.

진양은 쓰러진 그녀에게 손을 건네며 옅게 웃었다.

“괜찮아?”

“웃.”

진소가 눈을 글썽이더니, 이내 눈물을 뚝뚝 흘리며 목청껏 울었다.

“으아아앙! 졌어! 후끅……또 졌어어어엉!”

이래저래 남들과 강하고, 다르다곤 하나 역시 아이는 아이였다. 자신이 진게 납득하지 못했는지, 억울한 감정을 참지 못하고 울음을 폭발시켰다.

“울렸다! 진양이 진소 울렸데요!”

어디서 나타났는지, 진양이 곁에서 희희나락한 얼굴로 손가락질 하며 유치하게 놀려대기 시작했다.

“우에에에에에엥!”

“잠깐, 얘야? 꼬마야?”

진양이 아무리 아이를 다루는데 귀신같아도, 아이가 울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꼭 자기가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진양은 곤혹스러운 얼굴로 진소를 어르고 달래려 했지만 진소의 울음은 무룡관 너머로 무당 곳곳에 울려 퍼질 정도로 커져갔다.

‘그래도 무림이라고 다를 것 없구나. 여기도 사람 사는 세상이긴 했어.’

당혹스럽긴 했지만, 한 편으론 안심할 수 있었다.

무림이라면 서로 죽고 죽이는 싸움을 생각하기 마련이었다. 현대에서 봤던 무협지가 대부분 그랬다.

정이라곤 하나도 없을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마음 한 쪽으로 불안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깨끗하게 사라졌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아이들을 상대하는 건 힘들어……빨리 나이 좀 먹었으면 좋겠다.’

쌍둥이 동생이 울어, 분노로 가득 찬 언니가 달려오는 걸 보면서 진양이 생각했다.


* * *


다음 날에도 진양은 비무를 계속했다.

그 다음 날의 상대는 어제 생각했던 진소의 쌍둥이 언니인 진하(眞昰)였는데, 그녀는 쌍둥이인데도 성격이 상당히 달랐다.

일찍 철이 들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조숙했으며 말도 아끼는 편이었다. 가끔씩 잘못된 점이 있으면 논리정연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어쨌거나, 감정 표현이 드문 진하도 어제 진소가 진양에게 당하고 울어서 상당히 화난 모양인 듯, 대련이 시작되자마자 사나운 투기(鬪氣)까지 흘리며 덤벼들었다.

그러나 화난 것과는 다르게 진하는 상당히 신중했다.

진양은 과거에 태극권으로 대련을 했을 때도 진하와 싸우는 것이 상당히 힘들어했다. 이는 그녀가 함부로 덤비지 않고, 수비적인 태세로 신중하게 싸우기 때문이다.

게다가 진양의 장기인 노력함이나 허초나 변초 등도 잘 통하지 않아서, 여러모로 힘든 상대였다.

이번에 진하와의 비무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폭풍처럼 쏟아지는 검격도, 일부러 빈틈을 보여 반격하는 기술도 통하지 않았다.

결국 장기전으로 가자 진양은 일부러 시간을 질질 끌었다. 그는 장기인 남들보다 많은 내공을 이용하여 지구전으로 돌입했다.

덕분에 진양은 진하에게 승리할 수 있었다.

아무리 진하가 유리하다고 해도, 지구전으로 간다면 내공이 많은 진양이 승리할 수밖에 없었다.

무룡관에서도 벌써 세 명에게서 승리를 이룬 진양이었으나, 마지막 대결에선 안타깝게도 패배했다.

“역시 진륜(眞倫) 사형이시네요.”

마지막 상대는 진양이 유일하게 윗사람 취급하는 사대제자였는데, 올 해로 열여섯으로 진성이나 진연보다도 나이도 많았다.

굳이 나이뿐만이 아니라, 진륜은 배분 상으로도 상당히 위에 속했다.

장서각의 각주인 선오의 사손이었기 때문이다.

장서각의 직계 제자들은 대대로 무공이 강했다. 이는 무당의 무학이 서적으로 남겨져 있는 장서각의 출입이 자유롭고, 또 선오의 허락 하에 열람도 할 수 있어서 어렸을 적부터 조건 없이 익힐 수만 있다면 상승 무공을 곧바로 배우기 때문이다.

또한 장서각의 제자들은 나이가 몇 살이건 간에 어릴 때 입문하면 벌모세수를 통해서 기맥을 넓히고 튼튼하게 하는 등 기반을 잡고 영약을 먹고 막대한 내공을 손에 넣는다.

즉, 진연이 나타나기 전부터 무당의 기대를 받으면서 온갖 지원을 받는 제자라는 뜻이었다.

자질 또한 뛰어나고, 또 자신에 대해 오만하지 않고 성실하게 수련에 임했다. 그 덕분에 노력하는 천재라고 종종 불리기도 했다.

성격 또한 부드럽고, 성숙한 덕분에 진양 본인도 진륜에게 만큼은 극진한 예의를 보였다.

“아니다. 나도 어제 싸움을 보지 않았더라면 너한테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진륜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듣자하니 진륜 사형은 다음 대 진서각의 각주로 유력하다고 하는데, 왜 각주 그 할아범은 자기 제자를 각주로 임명하지 않았을까?’

진륜을 볼 때마다 드는 의문이었다.

듣자하니 진륜의 스승은 죽지 않고 멀쩡히 살아있다고 한다. 그런데 왜 제자를 두고 아직 약관도 되지 않은 사손에게 물려주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예전에 그것이 궁금해 진양은 자신의 스승에게 물어봤지만, 청솔은 쓴웃음을 지으며 ‘몰라도 된단다.’ 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이러한 속사정이 있긴 했으나, 진륜은 진양 입장에선 능력 좋고 성격도 좋은 사형이었다.


작가의말

<무당전생>은 매일밤 11시경...생략!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당전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출간일 공지입니다 ^^ +2 14.12.26 2,701 0 -
공지 안녕하세요, 출간 및 연재 관련 공지입니다. +19 14.11.29 10,119 0 -
공지 연재관련 공지입니다. +14 14.11.22 20,233 0 -
29 재능(才能) 삼(三) +44 14.11.27 30,037 987 7쪽
28 재능(才能) 이(二) +69 14.11.25 29,096 1,021 7쪽
27 재능(才能) +57 14.11.23 30,754 1,079 7쪽
26 양의신공(兩儀神功) 삼(三) +39 14.11.21 28,802 1,117 8쪽
25 양의신공(兩儀神功) 이(二) +21 14.11.21 26,537 897 7쪽
24 양의신공(兩儀神功) +41 14.11.19 29,592 1,028 8쪽
23 성장기(成長期) 오(五) +45 14.11.18 29,302 1,028 10쪽
22 성장기(成長期) 사(四) +45 14.11.17 29,804 1,057 7쪽
21 성장기(成長期) 삼(三) +36 14.11.16 27,194 1,044 7쪽
20 성장기(成長期) 이(二) +28 14.11.16 27,388 868 8쪽
19 성장기(成長期) +31 14.11.14 29,171 986 8쪽
18 유(流)의 묘리 이(二) +36 14.11.13 28,221 970 8쪽
17 유(流)의 묘리 +42 14.11.12 28,667 979 7쪽
» 무룡관(武龍觀) 팔(八) +26 14.11.11 29,418 1,001 9쪽
15 무룡관(武龍觀) 칠(七) +27 14.11.10 28,104 983 7쪽
14 무룡관(武龍觀) 육(六) +19 14.11.09 29,172 947 7쪽
13 무룡관(武龍觀) 오(五) +24 14.11.08 29,194 984 7쪽
12 무룡관(武龍觀) 사(四) +26 14.11.07 28,404 962 7쪽
11 무룡관(武龍觀) 삼(三) +25 14.11.06 28,687 900 7쪽
10 무룡관(武龍觀) 이(二) +18 14.11.05 28,833 969 7쪽
9 무룡관(武龍觀) +29 14.11.04 29,176 942 7쪽
8 태극권(太極拳) 삼(三) +22 14.11.03 29,110 906 7쪽
7 태극권(太極拳) 이(二) +21 14.11.02 29,517 905 8쪽
6 태극권(太極拳) +17 14.11.02 30,605 930 7쪽
5 사대제자(四代弟子) 삼(三) +20 14.10.31 30,424 921 7쪽
4 사대제자(四代弟子) 이(二) +13 14.10.30 33,457 1,017 7쪽
3 사대제자(四代弟子) +20 14.10.29 34,316 987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