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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님의 서재입니다.

무당전생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정원.
작품등록일 :
2014.10.27 17:08
최근연재일 :
2014.11.27 23:20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891,771
추천수 :
28,517
글자수 :
92,919

작성
14.10.30 23:00
조회
33,463
추천
1,017
글자
7쪽

사대제자(四代弟子) 이(二)

DUMMY

무당산, 수련동.

세 자리 수나 되는 꼬마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었다. 그들의 얼굴엔 하나같이 의욕 없는 기색이 내보였다.

“윽.”

여타 아이들과 달리 속이 어른인 진양도 대놓고 하기 싫은 표정을 지었다.

그야, 앞으로 펼쳐질 수련은 아침과는 다르게 몸을 움직여 체력을 기르고 자세를 잡는 등 무공의 형(形)을 익혀야하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아직 어린지라, 과한 운동을 하면 근육이 파열되거나 키가 크지 않기 때문에 아주 심할 정도로 수련 강도가 심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아직 다 크지 않은 아이의 몸으로서는 조금 힘든 일이었다.

“오늘은 태극구공(太極球功)을 하도록 하겠다.”

청중과 같이, 등룡각의 삼대제자인 청우(靑雨)는 엄한 눈빛을 빛내며 사대제자들에게 말했다.

태극구공이란, 무당의 정식 무공을 배우기 이전의 기초적인 단련법 중 하나다.

청우는 목제로 만든 공을 꺼내, 마보(馬步) 자세를 취했다.

“우선 마보자세를 취하고 양손바닥으로 목구(木球)를 잡는다. 이때, 너무 강하게 잡으면 손목과 팔에 크게 무리가 가니 조심해야하며, 또 그렇다고 너무 약하게 잡으면 목구를 놓치게 되니 이 점을 명심해라.”

청우의 설명에 사대제자들은 입을 다물고 집중했다.

“그리고 이 목구를 회전시켜 위에서 아래로,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잡아들어 올리거나 내리 거라. 동작은 어디까지나 천천히 해야 하며, 이때 몸은 절대로 흔들려서는 아니 된다.”

청우는 자신이 말 한대로 시범을 보여주었다.

목구는 마치 청우의 손바닥에 딱 들러붙은 듯, 천천히 회전하는데도 손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청우의 손에 들린 목구가 그가 말 한대로 위에서 아래로,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움직였다.

원래 몸을 움직이는 동작은 느리면 느릴수록 힘이 더 들어가고 힘든 법이다. 하지만 청우는 하나도 힘 하나 들지 않고, 전혀 몸을 흔들리지 않고서도 능숙하게 시범을 완수했다.

“참고로 내기는 다리부터 시작해 허리를 통해 단전으로 순환시켜라. 몸이 힘들다고 운기를 잘못하면 단련 자체가 의미가 없으니 주의하도록. 열한 살 이하는 이걸 약 백 회를 하고, 열두 살 위로는 이백 회를 하여라.”

“에엑!”

지금까지 군말 없이 듣고 있던 꼬마들이 그제야 경악하며 대놓고 하기 싫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다른 사형이나 사제 등에게 제자들의 단련을 맡은 청우는 대충 할 생각이 없었다.

“이 기초적인 단련법을 하지 못하면 무공을 배울 생각도 하지 마라. 무공을 배우고 싶지 않다면 하지 않아도 좋다.”

“우우우…….”

아이들이 울적인 얼굴로 할 수 없이 각자 자기 몸에 맞는 목구를 가져가기 위해서, 청우의 뒤에 준비된 목구 더미로 향했다.

청우 말대로 태극구공을 필수적인 단련법이었다.

후에 이것이 능숙해지면 연습자의 손에는 끈기가 생겨 일단 잡힌 상대는 절대로 이쪽의 손에서 빠져나가지 못 하는 금나수(擒拿手)의 기초를 다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동작의 중심인 하체를 단련시키는 효과도 있다.

진양 역시도 군말 없이 태극구공을 열심히 단련했다.

‘이러다 키가 안자라면 어떻게 하지?’

우습게도 진양은 힘든 것도 힘들지만, 어린 나이에 운동을 너무 과하게 해 키가 안 클지 걱정하고 있었다. 후에 무인으로서 길이로서의 장점 때문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남자는 키가 커야한다는 시선 때문이었다.

“어허. 힘이 안 들어갔다. 적당히 할 생각은 하지 말거라.”

청우가 그런 진양의 의도를 눈치 챘는지, 그의 허리와 팔을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렸다.

“예…….”

진양은 어쩔 수 없다는 얼굴로 다시 단련에 집중했다.

이렇게 사대제자들은 오시(午時:11~1시) 동안 태극구공을 단련했다. 만약 몸에 무리가 가면 청우가 다가와 약간의 휴식을 취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오시가 지날 무렵엔 단체로 이각(二刻:삼십분) 동안의 휴식이 주어졌다.

“쉬면서 벽곡단을 섭취하도록 하여라. 맛없다고 먹지 않으면 다음 단련 때 힘들 테니, 꼭꼭 씹어 먹도록.”

가쁜 숨을 내뱉으며 쉬고 있던 진양은 받은 벽곡단을 입에 털어 넣었다. 맛은 없었지만, 무당에 입문한 이후로 점심엔 항상 벽곡단을 먹었으니 나름 익숙해졌다.

하지만 그 외의 아이들 대부분은 찡그린 얼굴로 벽곡단을 억지로 입안에 털어 넣었다. 그걸 본 청우가 목제 의자에 앉아 말을 이었다.

“자고로 무인(武人)의 삶이란 식사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만약 너희가 악적(惡敵)을 쫓고 있다고 치자, 하지만 배가 고프다면 어쩔 테냐? 당연한 이야기지만 추적을 포기하고 밥을 먹을 순 없다. 그렇다고 안 먹기엔 기력이 떨어지니 그럴 수도 없다. 하지만 벽곡단은 그냥 입 안에 넣고 씹기만 하면 공복을 해소할 수 있다. 다만 맛이 없기는 하지만, 차츰차츰 익숙해지도록 해라.”

말을 끝낸 청우 자신도 벽곡단을 입안에 넣었다.

점심에 벽곡단을 먹는 것은 사대제자뿐만이 아니다. 무당 전체의 법규기에 설사 장문인이라도 점심에는 벽곡단을 섭취해야했다.

그리고 정확히 이각이 지나자 청우가 일어났다.

“오늘 단련은 이걸로 끝이다. 바로 학당(學堂)으로 가서 학문을 배우도록.”

“수고하셨습니다!”

“음.”

학당(學堂)은 쉬이 말하자면 학교다.

무당의 장서각(藏書閣)의 기관 중 하나이며, 아직 사대제자 중 천자문이나 소학 등을 때지 못한 이들은 학당에 가서 공부를 한다. 물론 다 배우기만 하면 굳이 가지 않아도 상관은 없다.

그 증거로 나이가 많은 사대제자들은 학문 시간 이후엔 자유 시간이었는지라 각자 드디어 끝났다 라는 얼굴로 싱글벙글 웃었다.



* * *


장서각의 각주(閣主) 선오(仙俉).

청솔이 무공이나 무당의 도(道)보다 요리를 좋아하는 특이한 사람이라면, 선오는 무공보다 글이나 서적을 더 좋아하는 특이한 사람이었다.

이런 둘을 보고 무당 내에서 몇몇은 그들을 보고 종종 쌍괴(雙怪)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만 청솔과 다른 점이 있는데, 청솔이 겉으로 무섭게 생기고 속이 자상하다면 선오는 생김새는 신비한 분위기의 도사지만 속으론 무당 내에서도 적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더러웠다.

“음. 내 너희들에게 천자문을 아주 자세히 알려주도록 하겠다.”

별나긴 했지만 그래도 선오는 무당 내에서도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었다.

게다가 무당내의 장서각의 각주는 위치가 대단히 높은데, 이는 장서각엔 무당의 무공 서적이나 진법 서적 등의 가치 높은 책이 여럿 보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장서각의 각주 같은 중요한 직책은 아무나 될 수 없으며, 각주가 된 이후에도 무당에서 몇 번이나 자격이 있는지 치밀한 확인까지 한다.

즉, 선오는 보기와 다르게 무당 내에서 굉장히 유능한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실제로 무당 내에서 선오를 존경하는 시선도 많았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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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재능(才能) 삼(三) +44 14.11.27 30,041 987 7쪽
28 재능(才能) 이(二) +69 14.11.25 29,100 1,021 7쪽
27 재능(才能) +57 14.11.23 30,758 1,079 7쪽
26 양의신공(兩儀神功) 삼(三) +39 14.11.21 28,806 1,117 8쪽
25 양의신공(兩儀神功) 이(二) +21 14.11.21 26,542 897 7쪽
24 양의신공(兩儀神功) +41 14.11.19 29,598 1,028 8쪽
23 성장기(成長期) 오(五) +45 14.11.18 29,308 1,028 10쪽
22 성장기(成長期) 사(四) +45 14.11.17 29,808 1,057 7쪽
21 성장기(成長期) 삼(三) +36 14.11.16 27,201 1,044 7쪽
20 성장기(成長期) 이(二) +28 14.11.16 27,393 868 8쪽
19 성장기(成長期) +31 14.11.14 29,176 986 8쪽
18 유(流)의 묘리 이(二) +36 14.11.13 28,229 970 8쪽
17 유(流)의 묘리 +42 14.11.12 28,674 979 7쪽
16 무룡관(武龍觀) 팔(八) +26 14.11.11 29,423 1,001 9쪽
15 무룡관(武龍觀) 칠(七) +27 14.11.10 28,110 983 7쪽
14 무룡관(武龍觀) 육(六) +19 14.11.09 29,180 947 7쪽
13 무룡관(武龍觀) 오(五) +24 14.11.08 29,201 984 7쪽
12 무룡관(武龍觀) 사(四) +26 14.11.07 28,410 962 7쪽
11 무룡관(武龍觀) 삼(三) +25 14.11.06 28,691 900 7쪽
10 무룡관(武龍觀) 이(二) +18 14.11.05 28,839 969 7쪽
9 무룡관(武龍觀) +29 14.11.04 29,181 942 7쪽
8 태극권(太極拳) 삼(三) +22 14.11.03 29,115 906 7쪽
7 태극권(太極拳) 이(二) +21 14.11.02 29,524 905 8쪽
6 태극권(太極拳) +17 14.11.02 30,611 930 7쪽
5 사대제자(四代弟子) 삼(三) +20 14.10.31 30,431 921 7쪽
» 사대제자(四代弟子) 이(二) +13 14.10.30 33,464 1,017 7쪽
3 사대제자(四代弟子) +20 14.10.29 34,323 98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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