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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님의 서재입니다.

무당전생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정원.
작품등록일 :
2014.10.27 17:08
최근연재일 :
2014.11.27 23:20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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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1,665
추천수 :
28,517
글자수 :
92,919

작성
14.11.14 23:00
조회
29,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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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6
글자
8쪽

성장기(成長期)

DUMMY

선극이나 청곤의 생각대로, 이번 일은 그저 우연에 불과했다.

이후에 대련에서 진양은 다른 상대에게 몇 번이나 시도했지만,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다.

심지어 시간이 지나며 진성의 무위가 높아갈수록 진성에게도 통하지 않게 됐다.

진양은 적지 않게 실망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번 묘리의 깨달음을 통해서 유(流)의 수법으로 상대의 공격을 좀 더 자연스레 흘릴 수 있는 방법을 깨달은 것을 위안으로 삼았다.

“양아!”

냇가에 흐르는 물줄기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진양. 그런 그의 이름을 부르며 여자아이가 다가왔다.

진양의 시선이 자신을 부른 목소리의 근원지로 향했다.

“쌍둥이?”

활짝 웃는 얼굴의 진소와 뚱한 표정의 진하였다.

“넌 언제나 예의가 나쁘구나.”

진하는 나이는 상관없었지만, 배분을 따지는 성격이었다. 그녀는 진성 만큼은 아니었지만, 자신을 사저 취급하지 않는 진양을 곱게 보지 않고 있었다.

“죄송해요, 진하 사저.”

진양은 솔직하게 자신의 무례를 인정했다.

솔직히 진륜을 제외한 무룡관의 아이들을 보면 전혀 위라고 생각되지 않지만, 그래도 예의를 어기고 있는 건 자신이다.

아무리 익숙하지 않다고 해도, 세간에서 보면 진양이 아니라 스승인 청솔에게 배분의 중요성을 가르치지 않았다고 잘못이 돌아갈지도 모른다.

진양은 얼마 전에 그러한 점을 청솔에게 지적받았기 때문에, 스스로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욕을 먹어도 상관없지만, 하늘같은 스승이 욕을 먹는 건 참을 수 없었다.

“와! 양이가 정신 차렸네?”

진소가 신기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진양의 주위를 돌면서 히죽 웃었다.

“그래, 특별히 용서해줄게.”

진하가 그제야 마음에 드는 듯, 흡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보다, 사저들.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뭐 물어봐도 될까요?”

“엣헴! 이 ‘사저’에게 얼마든지 물어 보렴!”

진소는 진양에게 사저라 불리는 것이 그렇게나 마음에 들었는지, 없는 가슴을 쫙 피며 자신감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진연 사저에 대해서 가르쳐 줄 수 있나요?”

이제껏 무공 수련을 하느라 생각하고 있지 않았지만, 진양은 사저도 자신처럼 무룡관에서 어떤 생활을 했는지 궁금해 했다.

“뭐야, 나에 대해서가 아니었어?”

진소가 눈에 띄게 울적한 모습을 보였다.

내심 자신에게 관심을 줄줄 알고 기대한 모양이었다.

“궁금하긴 하지만 솔직히 연 사저가 더 궁금하니까요.”

진양이 거짓말 하나 섞지 않고 솔직하게 답했다.

“미안하지만 우린 잘 몰라. 진성 사형이나 진륜 사형이 알고 있어.”

쌍둥이가 무룡관에 들어온 것은 고작 일 년 전, 열한 살 때였다.

참고로 진연이 무룡관에 들어왔던 것은 사 년 전이였는지라 쌍둥이는 진연이 무룡관 역사상 천재였다는 것만 알고 그 외에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래요? 아쉽네요. 나중에 진륜 사형께 물어봐야겠네요.”

“자자! 그 다음엔 나에 대해서 물어봐!”

진양의 말에 진소가 이번에야말로 자기 차례라는 듯이 눈을 반짝이면서 기대어린 표정을 지었다.

“내 동생은 그냥 바보야.”

옆에서 진하가 진소를 한심한 시선으로 쳐다보면서 말을 툭 내뱉었다.

“뭐야? 진하는 왜 자꾸 심술을 부리는 거야? 진하 바보!”

진소는 또 다시 자신을 소개할 순간을 놓쳐서 그런지, 양 볼을 바람을 불어 넣으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읏. 바보라고 한 사람이 더 바보인 거 알고 있어?”

진하도 기분이 상했는지 얼굴을 팍 찡그리며 툴툴거렸다.

‘역시 진하도 어린 게 맞구나.’

진양이 쓰게 웃으며 생각했다.

진하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정신적으로 성숙하긴 하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아이는 아이였다. 바보라는 말에 발끈해서 저렇게 쉽게 삐지다니.

“흥흥! 그렇게 말한 사람이 더 바보거든요!”

진소가 콧방귀를 끼면서 칭얼거렸다.

그러자 진하는 윽, 하고 살짝 화난 얼굴로 뭐라 소리치려 했다. 그러나 그 전에 진소는 진하의 눈초리가 무서웠는지, 진양의 뒤에 숨어 비명을 질렀다.

“꺅! 요괴가 날 괴롭히려고 해! 사제사제. 날 구해줘!”

“요, 요괴? 야! 언니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언니 좋아하시네! 쌍둥이면 동갑이다 뭐!”

“너 당장 이리안와!”

정말 현세에 강림한 요괴처럼 화를 내는 진하.

그리고 등 뒤에 숨어서 사제에게 도와달라는 진소를 보면서 진양은 속으로 생각했다.

‘시간을 빨리 감길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 솔직히 이런 정신 나이에 아이들의 다툼에 휘말리는 건 지긋지긋하다고!’


* * *


앞을 보면 지루한 법이고, 뒤를 보면 빠른 법이다.

군대에 있을 적에도 그랬다.

이등병이나 일병 때는 앞날이 깜깜해서 한숨만 나왔고, 시간이 가지 않아 미칠 것 같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니 전역의 때가 왔다. 뒤를 보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하며 생각해보면 시간이 참 빠르다고 생각했다.

진양은 실로 오랜만에 그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다.

사대제자, 진양.

무룡관에 임관한지도 어언 오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그의 나이는 어느덧 열 넷이 됐다.

“오늘은 오행검진(五行劍陣)을 연습하도록 하겠다.”

잘생긴 청년으로 자란 무룡관의 대사형, 진륜이 말했다.

당시 열여섯이었던 진륜은 올 해로 스물 하나이다.

원래라면 강호에 한창 있어야 할 나이이지만, 진륜의 경우는 장서각의 다음 대 각주였기에 강호로 나갈 수 없었다.

장서각의 각주는 다른 보통 제자들과 달리 외출이 통제되어 있다.

각주는 사서(司書)로서 비급을 관리하긴 하지만 혹시라도 비급이 불가피한 사정으로 파손될 일도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비급의 구결을 머릿속에 넣어둔다.

즉, 사조인 선오나 진륜 본인은 걸어 다니는 무공 보고(寶庫)라고도 할 수 있었다.

만약 진륜이 강호에 나갔다가 자칫 잘못되어 비급이 유출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장서각의 각주는 큰 사안이 아니라면 무당 바깥으로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어서, 강호에 출두하지 않고 무당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참고로 진륜은 현재 임시직이지만 무룡관의 관주 대리를 맡고 있기도 했는데, 이는 청곤이 현재 무당제일검으로서 대외적인 활동을 위해서 강호에 나가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진륜이 그 자리를 대신 맡았다.

“사형과 오랜만에 손발을 맞추게 돼서 기쁩니다.”

개구쟁이 꼬마에서, 늘름한 열아홉 살 사내로 자란 진성이 말했다.

참고로 요 오년동안 가장 많이 변한 것은 진성이었다.

오년 전, 청곤은 진성이 진양을 죽일 뻔 한 것을 보고 이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당시 진성의 검법 수련을 멈추곤 마음부터 다시 다스려 그 다혈질적인 성격부터 고쳐야겠다고 지적을 받았다.

진성은 그게 싫었지만, 청곤은 자칫 잘못하면 심마에 빠질지도 모른다고 엄중히 경고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명상을 통해 꾸준히 심법을 단련했다.

그 덕분에 진성은 예전처럼 쉽게 흥분하거나 침착함을 잃는 등의 경우는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진겸이를 볼 수 있으려나.”

오년 전에 비해, 몰라보게 큰 진양이 작게 중얼거렸다.

아직 앳된 얼굴은 벗어나지 못 한 소년이었으나, 진양은 오년 동안 꾸준히 영양을 섭취하고 요가를 통해서 신장을 많이 키웠다. 가냘프게 보였던 육체도 많이 늘름해졌다.

여하튼, 진양은 오랜만에 과거 수련동에서 유일하게 친분이 있던 진겸을 볼 수 있다는 것에 학수고대했다.

무룡관이라고 자기들끼리 대련만 하는 것은 아니다.

열두 살이 넘으면 검진 같은 합격진을 배우기 마련인데, 이를 위해서 일반 문도와 종종 대련을 하기도 했다.

과거, 선오의 짓궂은 질문에 틀리면 진겸과 함께 마보를 하면서 담소를 나눈 경험을 떠올리며 진양은 사형과 사저들과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작가의말

진양 : 어린아이는 지루해

작품 : *    *    *

진양 : 야호! 5년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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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성장기(成長期) 사(四) +45 14.11.17 29,805 1,05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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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무룡관(武龍觀) 팔(八) +26 14.11.11 29,420 1,001 9쪽
15 무룡관(武龍觀) 칠(七) +27 14.11.10 28,107 98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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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사대제자(四代弟子) 삼(三) +20 14.10.31 30,426 92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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