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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봉대왕 님의 서재입니다.

도시파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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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쥐마왕
작품등록일 :
2014.07.23 13:19
최근연재일 :
2014.11.13 20:51
연재수 :
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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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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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9,680

작성
14.07.3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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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5쪽

21. 피의사막

DUMMY

1000달러를 5000명의 이라크 소녀들에게 줘봐야 5백만 달러다. 한화 50억도 되지 않는 돈이다. 용산친위대가 사용하는돈에 비하면 돈도 아니었다.


마동철 입장에서야 그런 작은돈을 내고 양질의 서비스를 받으니 나쁠게 없었다. 하지만, 친미성향 대도시들이 들끓었다.


키르쿠스는 인구 45만의 대도시로 이라크에서 가장큰 원유 단지가 있는 곳이다. 그렇기에 미군이 첫째로 신경쓰는 북부도시도 키르쿠스다. 그곳을 친미성향으로 돌리기 위해 미군이 그간 쏟아부은 정성은 그야말로 눈물 겨웠다.


병원이나 학교를 짓고, 키르쿠스 귀족들의 기득권을 인정해주고, 때로는 그들의 더러운짓도 눈감아 주었다. 인간이 사는 세상은 어디나 같아서 기득권을 지켜주지않고, 사회를 안정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키르쿠스 대귀족 샤리프 나자르의 딸이 도망쳤다.


샤리프! 고대 키르쿠스 왕족이 아니면 감히 사용할수없는 성스러운 성이다.


"나디아가 어째서!"


이라크의 보통 귀족가문과 다르게 나자르는 딸 나디아를 남성이상의 가치로 대우했다. 공부도 가르치고, 그림도 가르쳤다. 이라크귀족 여성이면 누구나하는 여성할례도 하지 않았다. 그런 딸이 왜 도망쳤는지 이해 할 수 없었다.


"어째서!"


그렇기에 배신감이 더 욱 컸다. 이는 너무나 수치스러운 일이라, 다른 귀족에게 알릴 수 조차 없었다. 그래서 가문의 일족 300명만 낙타를 이끌고 출정했다.


딸이 갔다는 미군기지를 향해서.


"나는 키르쿠스 대귀족 샤리프 나자르다. 나의 딸 샤리프 나디아를 찾으로 왔다!"


그가 이라크북부 미군기지 앞에 서서 당당히 외치고 있었다. 경비대대장 제레미에 보고되고 곧바로 마동철에게 다시 보고되었다. 제레미가 마동철에게 물었다.


"어찌할까요?"


골치아프다. 아빠가 딸을 찾으려 왔다는데 안내주면 납치나 다름없다.


"저들을 들여보내. 그리고 샤리프 나디아라는 여인을 데려와 삼자대면 하자."


이 과감한 지휘관에게 제레미가 놀라 물었다.


"저자들을 기지로 들이자는 말입니까?"

"너는 뭘 그리 걱정이 많은거야? 니가 사령관할래?"

"아. 아닙니다."


그렇게 샤리프가 이끄는 300명의 전사가 미군기지 안으로 들어왔다.


갈 주황색 AK47 자동소총으로 무장된 샤리프 일족은 마치 점령군이라도 된양 의기양양하다. 그도 그럴것이, 이 북부 미군기지는 단 한번도 이라크 군대가 진입을 성공한 적이 없었다. 이라크 남성들에게는 성역같은 곳이다.


그런곳을 자신들이 첫 발을 디뎠으니, 사막의 전사로서 아들과 손주에게 대대로 자랑 할 이야기 거리가 생긴샘이다. 그들이 기지안으로 안내되면서 용산치안대를 둘러보았다. 여기 저기서 사내들의 오른손에 맥도널드 햄버거가 들려있다. 왼손에는 코카콜라를 빨대에 꼽아 마신다. 친미정권에 협조하는 귀족가문인지라 그들도 저것들을 맛본적이 있어 침이 절로 넘어갔다.


운동장에서는 농구나 축구를 하거나, 자기들끼리 대낮부터 술판을 벌이는 등 개판이다. 저게 무슨 군대인가 싶다가도, 그 수가 셀 수 없이 많다는 것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기지내부를 보니 강철 콘크리트로 무장되어있는 벙커요새가 아닌가? 기지 밖은 그야말로 돌맹이하나 없는 황무지다. 만약 누군가가 이곳으로 대규모 침공 하려한다해도, 벙커에 숨어서 총만쏘면 침공을 감행한 쪽은 좋은 사격 표지판에 지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한참을 지나 제레미가 그들을 맞이 하며 마동철을 가르켰다.


"어서오십시오. 이곳 사령관이신 마동철님 입니다. 저는 통역사겸 이곳 경비대대를 책임지고있습니다."

"키르쿠스 일족 샤리프 나자르라 하오."


그는 처음 통역사라는 미군 남성이 기지 사령관인줄 알았다. 미군기지 이니 당연히 그럴것이라 여긴것이다. 그런데 왠 동양인을 가르키고 있으니 의외라는 듯 그를 바라봤다.


사령관 이라는 젊은 동양인 사내주변에는 mp5 기관단총으로 무장된 병력 서넛이 전부다. 나자르는 같은 남자로써 그 담력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여기서 우정을 나누자고 온게 아니었다. 나자르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말했다.


"내 딸. 나디아를 돌려주시오."


제레미가 귓속말로 통역하면 마동철이 답했다.


"데려오고 있으니 기다려주십시오."


그말이 끝나기 무섭게 용산치안대 둘이 한 여성의 팔을 한쪽씩 붙잡고 끌고 왔다. 완강하게 거부하며 끌려오는 딸을 보고는 나자르가 벌떡 일어났다.


"나디아! 너 여기서 뭐하는거냐!"


나디아라는 여인은 이제갓 15살남짓 되는 소녀였다. 작은 얼굴에 큰 눈, 오똑한 코를 가져 크면 남자 꾀나 울릴만한 미인이 될 것 같았다.


그녀는 영문도 모른체 빨래 하다 끌려나왔다. 말로만 듣던 큰일을 당하는 것은 아닌가 싶었는데, 아빠를 보니 당혹스러우면 서도 안심이 되었다.


"아빠가 여긴 어떻게?"


나자르가 두말없이 딸의 손을 붙잡고 잡아끌었다.


"여기서 잔말할 것 없다! 집에 가서 이야기하자."


나자르의 손을 나디아가 뿌리치며 말했다.


"싫어 안가!"

"도대체 왜 이러는거냐?"

"아빠는 거짓말 쟁이야. 나에게는 몸을 잘 관리해라, 누가 못만지게 해라, 순결은 목숨을 걸고지켜야 한다 해놓고, 아빠는 보라고! 첩이 몇이야? 벌써 일곱이야 일곱! 아빠는 이년저년 다 먹고 다니고 나는 뭐? 순결지키다 자결하라고?"


나디아는 대귀족으로 어려서부터 많은 책을 보았다. 특히 로맨스 소설을 좋아했다. 그 소설에서는 순결을 지키기위해 자결하는 아랍의 공주를 찬양하고, 딸의 순결을 악적으로부터 지키기위해 스스로 딸을 죽이는 어머니를 묘사한다. 그리고 그것이 정의라 말한다.


이것이 아랍에 흔하디 흔한 동화다.


나디아는 어느순간 의문이 떠올랐다. 왜? 왜 남자는 삼첩, 사첩을 거느리고, 여자는 그러면 안되는가? 남자와 여자가 근본적으로 무엇이 다른가? 정체성에 대한 혼란은 곳 사회, 가족에 대한 반감으로 드러났다.


너무많이 배워버린것이다. 나자르는 처음으로 딸을 가르친게 후회됐다.


"너는 여자다. 어떻게 여자와 남자가 같다고 생각하는거냐."

"여자와 남자가 다를게 무엇인데! 곧 나는 시집 가야겠지? 그리고 삼첩 사첩 거느린 변태에게 가문대 가문의 화합을 위한답시코 팔려갈꺼야. 그리고 내가 낳은 딸도 그렇게 어느 귀족 남편의 첩이될테지. 그럴수없어! 나는 그렇게 살수없어!"


아버지 나자르는 답답했다.


"왜? 다들 그리사는데 너는 어찌 평범한 여인의 삶을 거부하느냐!"

"나는 달라. 난..난!"


마동철은 둘의 대화를 제레미의 통역으로 듣고있으면서 말했다.


"하긴 우리나라도 그랬지, 30년 전만해도 은장도로 자결하는게 정의라고 가르치긴했지. 양반놈들은 삼첩, 사첩도 부족해, 환갑이 넘으면 원기를 보양 해야 한다고 열살짜리 어린 계집을 품고자고, 그런 개짓을 다해놓고 여자보곤 한번 겁탈이라도 당하면, 화냥년이니 뭐니 하면서 자결 하라고 가르쳤지."


부녀의 신파극은 점점 종단으로 치달아가고 있었다. 아버지 나자르가 샴쉬르를 빼어 들었기 때문이다. 제레미가 곧바로 마동철에게 통역했다.


"전통을 따르지않는 딸을 죽이겠답니다."

"뭐? 이런 미친놈을 봤나."


마동철이 일어나 말했다.


"당장 멈춰. 여기가 어디라고 칼질이야?"

"이것은 가족사다. 당신들이 끼어들 일이 아니다."


제레미의 통역으로 서로 대화를 계속해서 주고받았다.


"닥치고 칼집어넣어, 여기선 어떠한 살인도 용납하지 않는다."

"그럼 딸을 데리고 가겠다."


마동철이 인상을 썻다.


"데려가서 죽이게?"

"이것은 가족사의 일이라고 말했다. 내 딸을 책임질것도 아니면 나서지마라."

"무슨 개소리야 나는 이미 당신딸을 먹이고, 재우고, 입히고, 돈도주고있어. 책임이라면 충분히 지고있다."


제레미가 갸웃하면서 통역했지만, 듣기에 따라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나자르가 빼어든 칼을 내리고는 되물었다.


"내딸을 첩으로 삼았다는 말이냐?"


마동철이 답답하다는 듯 이마를 탁친다.


"그게 아니라 당신딸을 고용주로써 잘 대우하며, 책임지고 있다는거다."


나자르가 다시 칼을 치켜들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신경쓸것없다. 이것은 가족사다."


듣고보니 말이 묘했다.


"그럼 내가 당신딸 첩으로 두면 살려둔다는거야?"


나자르가 마동철의 두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다."


뭐지? 마동철은 갸웃했다. 나자르라는 남자의 눈이 촉촉하게 젖어있다. 마치 제발 그래 달라는 것 같은 무언의 체스처가 분명했다. 나자르는 절박했다. 전통을 따르자니, 딸을죽여야 한다. 그러나 아끼는 딸을 죽이고싶은 아비가 어디있겠나?


그럼 전통을 버리면 되지 않는가? 아니다. 마동철은 생각했다. 전통을 버린다면 더이상 귀족이 아니다. 샤리프라는 영광스러운 성도 쓸 수 없는것이다. 누가 전통을 무시하는 종가를 따를것인가?


이것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제사상 뒤집어 엎은다음. 하느님 초상화 올려놓고, 주여~ 해보아라. 당장 그날로 47대손 김씨 종파도 끝이다. 종파의 어른들이 달려와 그의 권한을 박탈 할 것이다.


`그리고 호적에서 지우겠지. 세상사는 어디나 마찬가지 라더니..`


마동철은 그 아비의 눈에서 그것을 느낄수 있었다.


"좋아. 내가 저 아이를 책임지겠다."


샤리프 나자르는 전사 300명을 데리고 키르쿠스로 돌아갔다. 북부 미군기지 사령관이 딸을 책임지고 첩이아닌 정실부인으로 맞이하겠다 했기 때문이다. 샤리프 나자르는 막강한 권력자로 보이는 마동철에게 첩으로 라도 딸을 주려했었다. 그런데 정실부인 대접을 해준다니 거부 할 이유가 없었다.


한편 마동철은 걱정이 되었다.


"외국인 며느리라.. 엄마가 좋아할까?"


나디아라는 이라크소녀가 큰 두눈을 껌벅이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뜻밖게도 결혼을 그것도 국제결혼을 하게 된 것이다. 농촌총각들이 한다던 그 국제결혼이다. 머리가 아파온 마동철이 황급히 제레미를 찾았다.


"제레미!"

"넵?"


제레미는 한국어, 영어, 아랍어를 하는 능력자다. 마동철이 그에게 부탁했다.


"내 부인 한국어 좀 알려줘."

"전 645경비대대장 입니다만.."

"가르치라면 가르치지 말이 많아 항명이야?"


제레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항명죄로 구금된 뉴먼 중령이 아직도 풀려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닙니다.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나디아 한국말 많이 배워. 한국가면 장모님한데 인사도 하고 해야지."


나디아는 이 결혼을 찬성했다. 한국은 1부 1처제 국가라 알고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동은 한참 한류가 흥하고 있는 곳이다. 나디아는 엑소 팬이다. 한국으로 엑소 콘서트 보려 갈 생각에 벌써 부터 설레였다.


"응 남편아 걱정마라."


한류 팬이라 약간의 한국어는 할 줄 아는 모양이었다. 마동철이 다시 엄습해 오는 두통을 느끼며 이마를 짚었다.


누군가가 하나를 얻으면 누군가는 하나를 잃는다. 이것은 만류근원의 법칙이다. 나시리야 대귀족 압둘라는 파혼장을 받았다. 키르쿠스 대귀족 샤리프가에서 보낸 것이다. 압둘라가 소리쳤다.


"감히 우리 나시리야 일족을 뭘로 보고!"


분노하는 그에게 참모 모냐쿠가 말했다.


"북부미군기지 사령관에게 딸을 받쳤다고 합니다."

"이는 참을수없는 모욕이다! 나는 내 명예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나시리야 대귀족으로서 이를 좌시 할 수 없다."


나시리아는 인구26만의 도시로 키르쿠스보단 규모가 작았지만, 대대로 이라크 최대 쌀 생산지가 있어 아주 오래전부터 뿌리깊은 호족들이 많았다. 그 뿌리가 수천년에 달하다보니, 당연히 더욱 경직되고 남성의 권위는 높았다.


"사막의 전사 소집령을 내리라!"


샤리프가는 가문의 치욕이라 300명의 일족 정예병만을 움직였지만, 압둘라에게는 대의명분이 있었다.


"빼앗긴 약혼자를 찾겠다."


나시리아의 압둘라는 단순한 귀족이 아니다. 성이 나시리아다. 도시와 같은 이름을 성으로 쓴다는 것은 그곳의 주인이라는 말이다. 자신의 주인이 억울한 일을 당해 보복하겠다는데 그의 친구, 가족, 가신, 하인까지 아들을 내놓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수가 무려 1만이나 되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도망친 딸이 치욕스러워 쉬쉬했던, 평민과 귀족들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 그들은 미군이 딸을 납치했다고 말했다.


즉 치욕은 교묘한 한마디에 대의명분으로 변하였다.


인근 중소 마을에서도 모여들고, 심지어는 키르쿠스에 있는 사람까지 이 소식을 듣고 몰려들었다. 어느덧 1만에 출정을 시작한 사막의 전사는 3만에 이르고 있었다.


3만의 군단을 가장선두에 서서 이끄는 압둘라 옆에 나시리아의 오래된 조언자 모냐쿠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미군과 절대 대적해서는 안됩니다. 그들과 사막에서 붙어서 승리한 적이 없습니다."


27살의 압둘라는 늙은 참모 모냐쿠의 말에 동의했다.


"내 아버지 샤얍께서 미군과의 싸움으로 어찌 되었는지 똑똑히 보았다. 아버지께선 말하셨다. 미군과 평지와 평지에서 붙을경우 10배이상의 전력이 필요하다."


모냐쿠는 옛 생각이 났는지 인자하게 웃는다. 압둘라의 아버지 샤얍을 모신것도 자신이기 때문이다.


"샤얍께서 그런말씀을 하셨습니까?"


압둘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말했다.


"또 이렇게 말하셨지. 미군을 이기는 방법은 시가전뿐이다. 미군을 도시로 끌어들여 민간인 처럼 위장한체 싸워라."


어느덧 떳떳한 일가의 수장이 된 압둘라를 보며 모냐쿠가 스승처럼 말했다.


"현명하신 말씀입니다. 그럼 강철같은 요새속에 있는 미군을 이기리면 얼마나 많은 전력이 필요하겠습니까?"


압둘라는 선뜻 답할수없다. 모냐쿠가 계속말했다.


"100배가 있어도 어렵습니다. 지금 우리가 가는 북부요새에는 2만에 달하는 병력이 있다는 보고입니다. 그럼 우린 이 병력을 이용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압둘라는 이번에도 입을 꾹 다물었다. 그럼 이 위력행사가 다 무슨 의미가 있는것인가? 자신은 왜 3만이나 되는 대군을 이끌고 북부미군기지로 진격하고 있는가?


"현명한 모냐쿠여.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모냐쿠는 늙은 얼굴에 주름이 가득 잡히도록 웃는다.


"우리가 징벌해야 할 대상은 미군이 아닙니다. 약속을 어긴 키르쿠스의 대귀족 샤리프가 입니다.


압둘라는 깜짝놀라 물었다.


"그럼 장인의 영토가 불타오르면 미군사령관이 가만히 있겠느냐?"

"우리는 그들이 오기전에 키르쿠스를 점령하면 되는문제 입니다."

"무슨소린가?"

"샤얍께서 하신말씀을 벌써 잊으신겁니까?"


압둘라는 무릎을 탁하고 내리쳤다.


"시가전!"

"그렇습니다. 나시리아의 주인이시여."


낙타위에 앉자있던 압둘라가 소리쳤다.


"키르쿠스로 향한다!"


사람의 마음은 간사하다. 이길수없는 상대보단, 이길수있고, 약탈하여 큰 이익을 볼수있는 상대를 취하고자 하는게 당연한 이치였다.


처음 대의명분이니 뭐니 하며 출발했던 많은 사막의전사들도 압둘라와 모냐쿠같은 걱정을 하고있었다. 아무리 많은 사막의 전사가 있는들 미군앞에서는 무력하다는 것은 그들이 더 잘 알고있다. 그런때에 북부미군기지가 아닌 키르쿠스로 진격한다 하니 오히려 안도했다.


안심이 되고나니 새로운 욕심이 생긴다. 키르쿠스는 45만의 대도시이며, 이라크 북부 최대 원유단지가 있는 곳이다. 그곳을 점령하면 상상 할 수 없는 이권을 쥐게된다.


미군과의 협상은 문제도 아니었다. 미군입장에서야 누가 점령하든 기름만 저렴하게 팔아주면 되는것이다. 이라크 귀족끼리 치고 박는 문제는 옛 부터 미군이 관여한적이 없다.


"가자! 가자 키르쿠스의 배덕자를 처단하자!"

"우워워!"


함성이 울러퍼지고 이전과 달리 사기가 하늘처럼 치솟았다.


그날밤 고요한 키르쿠스가 불타올랐다. 45만의 대도시가 3만에 이르는 학살자들에게 도륙된것이다. 시민들은 뿔뿔이 흐터지고, 여자들은 눈에 띄는데로 강간되었다.


이라크 정부군은 이라크 북부에 대한 장악력이 전무한 상태라 이 끔찍한 사실을 인지조차 못했다. 반면 정보력이 막강한 미국은 도대체 왜 같은 친미성향 도시끼리 공격했는지 의문이다. 다만 키르쿠스 원유단지에서 원유 공급은 꾸준히 이루어 지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야 누가 도시의 주인이 되든 기름만 확보하면 되는 것이다. 친미 귀족들간의 알력다툼으로 치부했다.







북부미군기지에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300명의 사막전사가 찾아왔다.


"나디아님의 부군을 만나로 왔소!"


전에 보았던 샤리프가 일족의 전사들이다. 그들이 마동철에게 찾아와 무릎을 꿇고 원통하다는 듯 말했다.


"샤리프 나자르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이 원한을 갚아주십시오!"


마동철이 물었다.


"다른 일족은 어찌되었나? 형제나 자매가 더 있을것 아닌가?"

"일족 중 살아남은 것은 저희 뿐입니다."


마동철은 짧게 감평했다.


"그양반 참 전통 좋아하더니 한방에 다 가버렸네.."


제레미가 차마 마동철의 막말을 통역하지 못하고, 사람다운 말을 하라는 듯 압박했다. 마동철이 입맛을 다시며 다시 말했다.


"곤란한데.. 나는 모슬을 점령하기 위해 온건데.. 일단 알았다고해. 그리고 이들에게 먹을것과 숙소를 주도록."


이라크 북부에는 3개의 대도시가 있다.


북부 최대도시 모슬.

그아래에 원유단지 키르쿠스

대평원 나시리아.


하나같이 북부에서 중요하지 않은곳이 없다. 어째든 한번 본 장인의 복수도 해야하고, 북부의 모슬도 점령 해야하는 마동철은 잠시 생각하다 제레미에 물었다.


"사람이 물을 안먹고 얼마나 살수있지?"

"의학적으로는 7일정도 입니다."

"음.. 그렇단 말이지? 이라크 북부에 1000년만에 최대 가뭄이나 나려버려라. 그럼 다들 살겠다고 기어나오겠지. 물이 있는 곳으로. 안그래 제레미?"

"그야 그렇습니다만, 난대없이 가뭄이라뇨?.."


이라크 북부에 유례가 없는 가뭄이 시작했다. 살을 태울듯한 뜨거운태양에 하루만에 호수가 바닥을 들어내는 기이한 일이 벌어 진 것이다.


이라크 최대강 유프라테스강이 북부에서 매마를 정도이니, 모슬, 키르쿠스, 나시리아를 끼고있는 티그리스강은 이틀만에 흔적도 찾아볼 수 없는 정도였다.


때아닌 엄청난 폭염과 가뭄에 북부미군기지도 죽을맛 이었다. 그래도 에어콘이 돌아가고, 물과 음식같은 물자는 미군이 수송기로 보급해 주는데도 이건 사람이 버틸수있는 수준이 아닌것이다.


"헠..헠.. 100년만에 가뭄으로 할껄 그랬나.."


북부 도시의 시민들도 결단을 내려야 했다. 이런 가뭄에 계속 도시에 있는것은 자살하자는 거나 다름없었다. 모슬이나 다른도시들은 시리아나 남부에서 물을 공수해오는 방법을 동원했다.


그러나 양동이에 물을떠서 오면 가는동안 증벌할 정도의 열기다. 극소수의 귀족들만이 물탱크에 물을 받아와 공급받을수있어, 일반 서민들은 하나 둘 도시를 떠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남부로 내려가거나, 북부를 넘어 시리아로 가거나.


그렇게 도시자체가 와해가 될 지경이 되자 압둘라가 소리쳤다.


"모냐쿠! 어찌하면 좋겠느냐."

"저도 일생을 살아오며 이런가뭄은 처음입니다. 나시리아와 키르쿠스의 주인이시여.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압둘라가 답답한듯 말했다.


"그러니까 뭘 어찌하면 좋겠냐고 묻지 않았나!"

"우리도 백성들 처럼 남부로 가거나 북부넘어 시리아로 가야합니다.

"대대로 물려받은 영토를 버리자는 거냐?"

"가뭄이 끝나면 다시 돌아오면 됩니다."


압둘라는 생각했다. 그럼 이라크 남부와 시리아중 선택해야한다. 시리아는 대대로 이라크와 적대 관계라 반군들을 환경하는 나라다. 반면 이라크 남부는 친미 이라크 정부군이 관할했다.


북부미군기지 사령관과 문제가 있긴했지만, 아무런 말이 없는거보니 그도 쓸대없는 분쟁을 원치 않는듯 보였다. 그러니 결국 자신도 친미성향이니 이라크 정부군 관할인 남부에 있다 올라오면 될듯싶었다.


"남부로 간다."


그들이 도시를 포기 할 때쯤 모슬에 있는 반군세력도 모슬을 포기하고 모두 시리아로 넘어갔다.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마동철이 재빨리 용병치안대 5천을 모슬로 보내 점령을 명했다.


사실상 점령이라 하기도 민망한 유령도시에 지나지 않았지만, 미군 커터 벨 장군에게 화상전화를걸었다.


"커터 벨장군님. 이라크 북부 모슬을 점령햇습니다."


커터벨은 똥십은 표정이 되어서는 말했다.


"나도 상황을 들어서 알고있습니다만, 그게 점령이라 표현하는게 올바른지 모르겠군요."

"그럼 10만명쯤 죽이고 점령하는게 더 이득 이었습니까?"


커터벨은 생각해보니 그건 아니었다. 미국도 가장원하는게 무혈입성이다. 어차피 누군가를 죽이면 또 원한이 생기고, 그가 반군이 되어 미군을 괴롭힌다. 운이좋든 아니든 점령은 점령이다.


"그렇군요. 점령을 축하합니다."

"빨리 모슬에 주둔 할 미군을 파병하시고, 성과금을 계좌로 입금하시기 바랍니다."


커터 벨은 자기돈도 아닌데 줘야할 액수를 생각하니 배가 아팠다.


"아니 그렇다해도.. 노력에 비해 1000억달러는 너무큰 액수가 아닙니까?"

"제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십시오."

"그냥 해본말입니다. 핫핫.."


마동철의 비장한 표정에 커터벨이 헛웃음을 지으며 둘러말했다. 그렇게 영상전화를 끊고 이번에는 300명의 샤리프 일족전사를 불러 말했다.


"키르쿠스에 가서 일족의 땅을 되찾으라."


일족의 전사 하나가 난처한듯 말했다.


"이미 키르쿠스는 사람이 살수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저희가 간들 그곳에 주민도 없는데 땅이 무슨소용입니까?"

"가뭄은 언제가 지날것이고, 사람은다시 돌아 올 것이다. 약탈자보다 한발 빨리 그곳에 깃발을 꼽고있으면 점령이지 않나? 식수라면 우리가 보급하겠다."

"우리 300명의 형제가 어찌 대도시 키르쿠스를 지킬수있단 말입니까? 나시리아 일족이 오면 저희는 모두 죽은 목숨입니다."


고작 300인 저들로 대도시 키르쿠스를 지킨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답답하기는 마동철도 마찬가지다.


"그럼 나보고 어찌하란 말이냐?"


대화를 나누던 사막 전사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키르쿠스의 주인이 되어주십시오."


그를 시작으로 너도나도 무릎을 꿇고는 애원하다 싶이 말했다.


"샤리프 일족의 수장이 되어주십시오."

"키르쿠스의 주인이 되어주십시오."


마동철은 곤란했다.


"나는 샤리프 일족의 수장이 될수도, 키르쿠스의 주인이 될수도 없다. 보라. 나는 이방인일 뿐이다."

"그러나 나자르님의 사위가 아닙니까?"

"그렇다고 해도 내가 샤리프 일족의 피를 받은건 아니지."

"크읔!"


생전 구경하기도 힘든 동양인을 억지로 주인으로 받아드린다 해도, 모래위에 성을 세워놓는 것과 같다. 그런게 가능했으면 미국은 진즉에 이라크를 점령했고, 대한민국에 광복절 이라는 게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인종, 태생은 그만큼 무서운것이다.


즉 이방인을 내세운 일족은 언제고 무너질 사상누각 일 뿐이다. 분통한 듯 샤리프 일족의 전사들이 눈물을 흘린다. 그런 그들을 보며 마동철이 덧붙였다.


"그러나. 방법이 없는건 아니다."

"무엇입니까?"

"나의 부인 샤리프 나디아는 샤리프 일족이 아니냐? 그녀를 샤리프 일족의 수장으로 받아드리고, 키르쿠스 도시의 주인으로 인정하라."


사막 전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마동철 옆에서 제레미의 통역을 같이 듣고있던 나디아가 어설픈 한국어로 물어왔다.


"나는 여자야. 여자가 어떻게 일족의 주인이 될수있어?"


최근 아버지와 일가족을 잃어버린 나디아는 믿기지 않을만큼 평소와 다름없었다. 그녀는 남녀 불평등에 대한 의문을 품긴 했으나 그것 뿐이다. 일생을 이슬람교 여인으로 자라온 것이다. 우는 여자 슬퍼하는 여자를 좋아하는 남편은 없다. 그녀의 유모들은 그녀를 그렇게 가르쳐 왔다. 마동철이 그런 나디아를 바라보며 답했다.


"전통은 만들면 되는것이다. 너가 사리프 일족의 수장이되고, 너와 내가 낳은 딸이 또 샤리프의 수장이 될 것이다. 어찌 하겠느냐 300의 전사들이여? 샤리프 일족의 운명은 이제 내가 아닌. 너희들의 선택에 달렸다."


전통과 실리 사이에서 그들은 고뇌했다. 평생을 남자가 주인이고, 여자는 애를 낳는 도구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런 여자를 주인으로 맞이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자신들의 모든 가치관을 버려야했다. 그러나 답이 없다. 자신의 일족은 여기서 끝난다면, 그동안 키리쿠스에 일궈놓은 모든 것을 잃는다.


또 나시리아에서 온 약탈자는 자신의 부모와 형제를 죽이고 부인을 겁간했다.


이방인을 세워 복수를 계획하기까지 했는데, 원래 주인의 딸 나디아를 받아 드리지 못 할 이유도 없었다.


복수다. 복수가 우선이었다.


"샤리프 나디아님을 주인으로 모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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