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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봉대왕 님의 서재입니다.

도시파괴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불량쥐마왕
작품등록일 :
2014.07.23 13:19
최근연재일 :
2014.11.13 20:51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196,508
추천수 :
4,778
글자수 :
409,680

작성
14.07.29 15:43
조회
4,602
추천
80
글자
21쪽

16. 21세기군주론

DUMMY

용산에 사는 구민이라면 이제 마동철이 누군지 모르는 이가 없다. 그의 이름은 누구나 들어보았고, 용산치안대의 고용주 혹은 단장쯤 되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마동철의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은 용산치안대 안에서도 10% 남짓 밖게 되지않았다.


마동철이 자신의 저택에서 움직일 생각을 안했기 때문이다. 두려웠다. 한국의 권력자들이 자신이 집 밖으로 나오기만을 기다리지 않을까?


"단지 용산주민들의 여론이 귀잖아서 참고 있는것 뿐 이겠지."


힘을 늘리면 늘릴수록 그런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자신이 고작 8000억 남짓을 투자하고 용산에서 그 적수가 없다. 그러나 오성그룹은 이 대한민국에 수백조원의 돈을 쏟아붙는 대그룹이다.


물론 그들은 직원이 돈을 벌면 그 대가로 월급을 준다. 대가없이 월급을 받는 용산치안대처럼 맹목적이진 않을 것이다. 그래도 그 밑에 직원이 수십만이 넘고 2차 3차 협력업체와 그 가족까지 하면 대한민국 안에 또다른 왕국을 가진 샘이다.


그런 작은 왕국 또는 군주들이 이 대한민국에 수백 수천명이 있다. 대한민국에 군주를 칭할만한 권력자만 수천이란 말이다.


국회의원, 총리, 각행정부 장관, 재벌, 전국구조폭, 안기부, 행안부, 경찰총장, 검찰총장, 장성 등등 끝도없다.


마동철은 예전에 동사무소에서 등본을 떼려갔다 마침 그곳으로 구청장이 찾아오는 것을 보았다. 모든 동사무소 직원들이 구청장을 맞이 하기위해 기립하고, 군주라도 보는양 고개를 조아렸다.


구청장은 적어도 자신의 행정구에서는 군주나 왕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런데 서울특별시에만 그런 구가 25개나 있다. 인천 경기 전남등 8도에는 수많은 군수가 있고 그위에 도지사가 있고 시장이 있다.


굳이 마동철의 위치를 본다면 구청장 정도라 볼 수 있다. 물론 아주 맹목적인 지지를 보내는 용산구 구민이 다른 구와 그 성격이 달랐다. 그래도 결국 대한민국 시민인 것은 변함이 없다.


대한민국의 법을 준수하고 그 틀을 깨는 짓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왜? 왜일까? 월급을 그냥주는데?


월급 400만원 준다고 구청장 죽이라고 하면 어찌될까? 월급 400준다고 여자 강간하라고 한다면?


그날로 몰매 맞아 죽는것이다. 마동철은 절로 오한이 들었다. 자신이 그동안 부정의 힘으로 한짓들은 강간하고 비교도 안된다. 살인마도 이런 연쇄살인마가 없다.


"으음.."


21세기는 중세가 아니다. 사람들은 법보다는 사회적인 감정, 틀을 깨는짓을 더 싫어한다. 즉 인간이 해서는 안되는 짓을 했다가는 끝장이다. 그런데 테이블에 마주 앉은 부녀가 그 틀을 붙잡고 흔들었다.


마동철이 가시돋친 말을 내뱉었다.


"저번에 합의금 1억 줬잖습니까? 합의된 일로 왜 또 찾아왔습니까?"


40대 중반의 남성이 빙글빙글 웃으며 말했다.


"그건 그때고 이제는 상황이 변했잖은가?"


중년 사내 옆에는 20대초반의 젊은 여성이 불안한듯 큰 눈을 이리저리 굴리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영락없는 여고생인데다, 몸매는 잔득 물이올라 터질듯한 볼륨감을 자랑했다. 대한민국 대표 베이글녀가 있다면 이런게 아닐까 싶은 여자다. 마동철이 이번에는 아버지가 아닌. 그녀에게 말을걸었다.


"편의점 아가씨. 이름이 뭐였더라?"

"오세연이요.."

"그래 오세연씨. 우리 진짜 이럴사이 아니잖아? 그때도 사고였잖아? 안그래?"

"그건.."

"무슨소릴 하고있는거냐!"


버럭 소리를 지르며 오강식이 둘의 대화를 끊고는 다시 말했다.


"이봐. 아직 상황파악 못했나 본데, 강간죄가 얼마나 큰건지 알아?"

"다시말하게 하는군요. 그래서 저번에 1억 줬잖습니까?"

"나도 다시 말하지 상황이 변했다고 했어."

"무엇이 변했단 말입니까?"


오강식이 고개를 돌려 저택을 한번 둘러보고는 다시 마동철을 바라봤다.


"보라고 자내가 이런 부자가 되었단 말이지."

"그래서 어쩌란 말입니까? 10억 드리면 되겠습니까?"


10억! 오강식의 눈이 순간 탐욕으로 물들었다. 그러나 이내 사라진다.


"험험.. 내딸이 고작 10억이란 말이야? 이 통장 보이나?"


마동철이 1억을 계좌로 입금시켰다는 것이 찍혀있는 통장이다. 오강식이 그것을 흔들며 다시 말했다.


"자내는 1억을 나에게줬고, 이는 자내가 내딸을 강간했다는 직접적 증거가 될수있네."

"그게 증거란 말입니까?"

"그렇네. 결정적 증거지. 세상누가 강간도 안했는데 1억이라는 거금을 이유없이 주겠나? 나는 이것으로 자내를 고소 할수있지. 그런데 자내같은 부자가 겨우 10억? 하하하! 10억? 누굴 호구로봐?"


오세연은 아버지의 그 탐욕스러움에 좌불안석이다. 엉덩이가 의자에서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엄하지만 언제나 딸을 아끼고, 따뜻한 아버지 였지 않은가? 아버지에게 저런 모습이 있었다니 당혹스럽다. 마동철이 그런 오세연을 곁눈질로 흝어 보고는 다시 오강식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물었다.


"그래서 어쩌라고요? 얼마를 원하는겁니까. 100억줘요?"


100억! 오강식은 하마터면 "그래! 백억줘!"라고 소리칠뻔했다. 그러나 소탐대실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오강식은 꾹꾹눌러 참고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한다.


"이보게.. 내 딸을 보게 이제 19살이네. 내딸 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예쁘지않나? 나는 내딸만큼 예쁜아이를 본적이 없지. 그러지말고 내 딸과 결혼하게. 그러면 내 모든것을 없는일로 해주지. 어때?"

"아니 시발.."

"뭐?"


마동철은 욕이 절로 나왔다.


`이런 좆같은놈을봤나. 나를 호구로봐?`


한 몫 챙기는 것을 넘어서 아주 통체로 삼키겠다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같이 지켜보는 눈이 많은 상황에서 강간범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강간이든 아니든 진실이 중요한게 아니다. 그냥 경찰서로 끌려가는 순간 자신은 평생 감옥에서 썩어야 할 지도 모른다.


권력자들에게 너무 밑보인 것이다. 법? 정의? 법이란 그들이 정하는 것이다. 자신은 그들이 만든 사회속의 하잖은 개미같은 존재일 뿐이다. 보통의 시민들은 그들이 만든 법에 큰 피해를 입지 않는다. 왜냐면 시민들을 괴롭혀서 그들이 얻을 이익이 그다지 없기 때문이다.


거지를 괴롭혀서 뭘 얻겠는가? 그러나 가진것이 많고 미운털이 박힌 마동철은 어떠한가? 매국노처럼 미국과 붙어먹고 한국대표 기업을 작살내놨다. 찢어발겨도 시원치 않을 것이다. 없는죄도 만들어 낼 것이다. 즉 사면초가였다.


"아니 시발.. 그냥 욕좀 나왔습니다. 욕이 안나올수가 없군요. 그쪽도 제 마음 이해 하실거라 믿습니다."

"험험.. 그래도 앞으로 장인이 될 사람인데 말이 심하구먼."

"아니 시발! 누가 장인이란 말입니까?"


오강식이 싱글싱글 웃으며 물었다.


"그럼 감옥에 갈텐가?"


죽여버리고싶다. 마동철은 그런생각을 했다. 죽여버릴까? 안된다. 지금 관계가 애매했다. 마동철이 예전에 계좌로 건낸 1억이 있다. 저사람이 죽게되면 그 1억의 출처를 경찰은 분명 추척 할 것이다.

그러면 끝이다. 왜 돈을 건냈고, 왜 돈을 받았으며, 그가 의문사하기까지. 아귀가 딱딱 맞아 떨어지게 된다. 그럼 쇠고랑 차는것이다.


마동철은 씹어뱉듯 말했다.


"정말 시발 같은 일이지만 결혼은 안됩니다."


자기 뜻대로 돌아가지 않자 오강식이 펄쩍펄쩍 뛰었다.


"진짜 은팔찌 차볼텨? 전자팔찌 차볼꺼야? 위치추적 당해볼꺼냐고!"


어쩜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이리도 좇같은지 마동철은 분노가 치솟아 올랐지만, 꾹꾹 눌러참으며 말했다.


"말을 끝까지 들어보십시오. 저에게는 3개의 저택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이미 주인이 있고 나머지 하나가 비어있습니다. 이 저택 바로 옆 저택이죠. 그걸 내주겠습니다. 최고급 자동차에 기사를 붙여주고, 요리사, 정원사, 가정부, 경비원까지 셋팅해 드리겠습니다."


오강식은 어리둥절했다.


"결혼은 안된다면서? 그런데 왜 자내 옆집을 주겠다는거야?"

"참 깝깝하군요. 세컨드하라는 말입니다."

"뭐 세컨드? 내 딸을 측실로 달라는 거야 뭐야?"

"싫음 말든가요"


벌떡일어나 돌아서는 마동철을 오강식이 붙잡았다.


"아니 잠깐만.."


두사람이 하는 양을 가만히 지켜보던 오세연도 벌떡 일어났다.


"존나! 듣고있을라니까 토쏠리네! 지금 사람 가운데 앉혀놓고 뭐하는거죠?"


세건드라니? 측실이라니? 그리고 아비라는 작자가 그런말을 듣고도 잠깐만 이라니!


이건 얼굴 두껍고 말고할 문제가 아니었다. 자존심이 상했다. 강간을 빌미로 돈 뜯어내려고 찾아온 것은 할말이 없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고 생각했다.


"존나 짜증나!"


오세연이 그렇게 신경질을 부리며 저택에서 나가려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오강식이 딸을 붙잡았다.


"애야! 생각해봐."


도끼눈이 되어서는 오세연이 아버지 오강식을 째려보며 물었다.


"뭘 생각해보란 거죠!"

"니가 이런 재벌이다. 그런데 좋은일도 아니고 강간으로 얽혀있어. 거기다 협박까지 서로 한 사이 아니냐? 그런 상황에 이런 부자집에서 정실부인이 가당키나 하겠냐?"

"지금이 무슨 조선시대에요? 측실? 참나 내가 남자가 없어서?"


드라마에서 보면 이런경우 흔하다. 재벌이 이쁜여자 하나 때문에 가족도 재산도 모두 버리지 않는가? 오세연은 생각했다. 자신의 미모면 뭘 못해? 내가 드라마 여주인공 보다 미모가 딸려? 학식이 딸려? 이래뵈도 전문대에서 가장쎄다는 서울전문대 나온 여자다.


그녀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 자신이 세컨드라니? 측실이라니? 가당치도않다.


"돈이면 다에요? 당신이 그렇게 돈이 많아?"


마동철에게 화를내는 딸을보며 오강식이 다시 설득했다.


"생각해보렴, 너가 편의점 알바해서 얼마 벌었어? 한달내내 야간알바해서 고작 80만원 100만원남짓 벌지 않았어? 그렇게 1년을 모아 산게뭐야? 니가 지금 들고있는 그 명품가방 하나다."


오세연이 저도 모르게 자신의 명품가방을 감싸 쥐었다. 이 가방은 자신의 자존심이자 보물 1호인 것이다. 오강식이 좋은 먹이감을 발견한듯 씩 웃으며 딸을 공략했다.


"너에게 누가 그런것을 사준적 있었냐? 저 남자라면 그런것 쯤은 산처럼 사주고도 남는다. 그리고 세컨드가 더좋다. 살다가 마음에 안들면 다른남자 찾으면 되잖아?"


듣고보니 그렇다. 살다 싫으면 다른놈 만나면 된다. 오세연은 생각해보니 세컨드가 단점만 있는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시 자리에 얌전한척 앉고는 말했다.


"그러네. 요즘 동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니까."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있던 마동철이 투덜댔다.


"이보세요.. 상대 앞에 세워두고 그런이야기를 대놓고 하는건 좀.."


오세연이 셀쭘한 표정으로 그의 말을 끊었다.


"됐고요 카드나 줘요. 세컨드 동거녀 하기로했으니 카드줘야죠."

"아가씨. 카드는왜?"

"존나 노땅이라 아는게 하나도 없네, 내친구들 세컨드하면 다 카드받거든요?"


도대체 저년 친구들은 뭘하는 년들 이길래 세컨=카드 공식을 내세우는가? 아비만 망종인줄 알았더니 딸이 더 막장아닌가?


마동철은 생각해봐야 머리만 아프니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던져줬다. 오세연이 그 카드를 집어들며 말했다.


"았싸."


그리고는 바로 저택을 뛰쳐나간다. 보나마나 쇼핑하러 하려는 것이다. 마동철이 한숨이 절로나와 주저앉아 있는데 오강식도 손을 내밀었다.


"장인사랑은 사위네."

"장인이라고 한번만 더하면 진짜 나도 막나가는수가 있어요. 시발놈아."


기세가 워낙 사나워 오강식이 겁을 먹었는지 손을 다시 집어넣으며 딴청을 부렸다.


"허험.. 어디 사위가 선물한 집을 보러가볼까."


오강식이 능청스럽게 저택을 나간다. 마동철은 골이 아파왔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다. 띠링~ 하며 마동철의 스마트폰에 문자가 하나떳다.


"뭐지?"


스마트폰 액정을 보았다.


[슈퍼플렉티넘 서로카드]

오성백화점 럭셔리샵

헤르메스 구찌 명품빽

결제액 7,000,000 원

누적액 7,000,000 원


나간지 10분도 안된 것 같은데 벌써 긁었다. 문자를 다 보기도 전에 또다시 띠링~ 하고 울린다.


[슈퍼플렉티넘 서로카드]

오성백화점 럭셔리샵

올랑드 명품 귀걸이셋트

결제액 17,000,000 원

누적액 24,000,000 원


"하.. 진짜.."


수천만원이 넘는 돈이 단숨에 날아갔다. 이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다. 돈 쓰는 능력.


`그냥 죽여버려?`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계산기를 두들겨 봐도 오세연, 오강식 부녀를 죽이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 지금 마동철에게 돈이라면 썩어 넘칠만큼 있지만, 명성이나 명예가 없다. 그들 때문에 명예나 명성을 쌓기도 전부터 흠집이 날 수는 없었다. 마동철은 답답한 마음에 자리에 일어나 창문가로 향했다. 창문넘어 수없이 많은 사내들이 어슬렁 거리며 저택주변을 경계하고 있었다. 마동철은 그들을 보며 혼잣말을 하였다.


"사회적 룰이니 틀이니 하는것을 다 깨버리겠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이런저런 것에 휘둘릴 필요도 없을 것이다."


마동철의 눈이 무섭게 빛나고있었다.




두사람이 같이 길을 가도 그중에 스승이 있다 하였다. 즉 서로 다른점이 있어 서로에게 배워둘게 있다는 말이다. 이는 열사람이 모이면 아홉의 스승이 생긴다는것이다. 또 다르게 보면 사람 10명이 모이면 모두 생각이 다르고, 100명이 모여도 각양각색 생각이 서로 또 다르다.


6만7000명이 모인 마동철의 용산치안대도 그랬다. 근본적으로 규율이 잡혔지만, 그안에서 다른생각을 품은 자들이 하나둘 생겨났다.


"우리가 언제까지 청소만 하고있어야 하냐?"


재식은 물어오는 2조 1천인장 용팔이의 물음에 난색을 표했다.


"그분의 뜻이 그것인데 어떻해?"


막 군대를 제대하고 용산치안대에 고용된 다른 백인장이 말했다.


"청소도 할게 있어야 하지 말입니다."


최근 용산치안대는 할일이 없었다. 시민들이 용산치안대의 눈이 있어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것도 있지만, 쓰레기를 버려봐야 결국 자신의 아들, 남편, 아빠등이 치운다는걸 알기 때문이다.


이제는 용산에서 1시간동안 순찰을 돌아도 쓰레기 1개 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래도 그분의 뜻이.."

"너도참 깝깝하다. 다른 조에선 예전처럼 출근을 안하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어. 청소하는 사람만 청소하고, 이게 뭐하는짓인지도 모르겠다."


청소라는 일거리라도 있을때는 그나마 나았다. 그 청소라는 일거리 자체도 없어지자 사람들은 다시 나태해졌다.


규율은 흔들리고, 저마다 자신의 신념대로 움직인다.


아예 출근을 안하는사람.

출근 하자마자 술집으로 삼삼오오 모여가는사람.

용산구를 청소하는 사람.

경찰인양 범죄자를 쫓는사람.

조폭을 용산구에 발을 못붙이게 하는 사람.


원점이다. 그러나 처음과 다른것은 그들 스스로 용산치안대 소속임을 잊지않았다.


소속감. 그것은 무서운 것으로 변질됐다. 용산구에는 16개 동이 있다. 그중 이태원동안에 또다시 10개로 나뉘어 1~10가로 나뉜다. 즉 이태원동 10개의 가중 일곱번째 가인 7가 통장선거가 열렸다.


첫번째 후보로는 이태원7가에서 4번이나 통장을 역임한 나봉식 여사다.

두번째 후보는 2조 1천인장 용팔이 엄마다.


용팔이 엄마가 외쳤다.


"이태원동 7가 주민여러분! 제가 용산치안대 2조 천인장 용팔이 엄마입니다. 저를 뽑아주시면 용팔이에게 이태원 7가 만을 위한 아동성폭행 감시 전단반을 구성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이태원7가 내 모든 초,중,고에 용산치안대 인원을 상주시켜 왕따! 이지매! 학교폭력을 근절시키라 하겠습니다."


어린 자녀를둔 엄마들이 환호했다.


"용팔이 엄마를 7가 통장으로! 용팔이 만세!"


4선 통장이자 나봉식여사는 용산치안대 소속 아들이있긴 하지만, 십인장도 아닌 일개 대원인지라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결국 용팔이 엄마가 이태원 7가 통장이 되었다.


용팔이 엄마는 자신의 이름 보다 용팔이 엄마라는 이름에 대해 더 자부심을 가질수있게 되었다. 이는 용산구 16개 동 아래에 있는 160개의 모든 가에서 비슷한일이 반복됐다.


용산구 사람들의 뇌리에 더이상 용산치안대는 청소나 하는 잡부가 아니었다. 용산구에서 용산치안대는 권력이다. 더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행사할수있는 힘이 커졌다.


동네 아이들을 바라보며 아이스크림 빨고있는 용팔이에게 한 아줌마가 다가와 물었다.


"총각이 그 용팔이 아닌가? 용산치안대 2조 천인장이라는?"

"넵 그런데요?"


아줌마는 단발머리 여인의 사진을 꺼내 보여주었다.


"이게 내 딸인데 이태원초등학교 선생님이야. 어때 이쁘지?"


이쁘다. 시루떡처럼 하얀얼굴에 반달모양의 눈매, 딱 용팔이 스타일이다.


"넵..넵.. 아줌마딸 진짜 이쁘네요."

"그럼 맞선 한번 볼텨?"


용팔이는 깜짝놀랐다. 자신이 뭐하던 사람인가? 알바천국 vip고객이다. 치킨배달이나 하고 빵집청소나 하던 그런 사람인데, 1등신부감 이라 할수있는 학교 여선생님 엄마가 직접 중매를 서려하는것 아닌가?


용팔이는 아이스크림을 휙 내던지고는 아줌마의 두손을 덥석잡고 말했다.


"장모님!"


용산치안대의 위상이 변했다. 백인장이니, 천인장이니 하는 위치에 있으면 의사, 학교선생님, 공무원 같은 1등 신부감 엄마들이 대쉬해 올만한 위치에 오른 것이다. 그때 부터 다시 분위기가 반전됐다.


출근하지 않던 사내들이 다시 출근했고, 용산치안대임을 자랑스러워했다.


문제는 그들이 열심히 한다해도 승진할 길이 요원했다. 처음 모집된 7000명이 간부진자리 대부분을 꾀차고 있는 것이다. 한 용산 치한대원이 외쳤다.


"여러분 이건 불공평합니다! 조금 먼저 왔다해서 십인장, 백인장, 천인장을 맡다니요? 이런 경우가 어디 있답니까?"


2차 모집때 고용된 6만의 용산치안대가 열렬히 호응했다.


"옳소!"

"맞다!!"

"불공평해!"


기존 기득권을 가진 7000명 중 하나가 불만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그래서 어쩌자는거요?"

"민주주의 국가답게 선거로 합시다."

"좋다 투표로하자!"


결론이 안날때는 투표만한게 없다. 모두가 찬성했다. 그러나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우린 6만7000명이나 되는데 모두가 후보로 나올순 없는 노릇아니오?"


박경식이 대표로 나와 묘안을 내놨다.


"용산구에는 16개의 동이 있습니다. 각 동별로 대표를 1명씩 16명을 뽑아. 그 대표가 해당 동내에 있는 용산치안대 소속인원을 관리하도록 합시다."


또다른 문제가 생겼다.


"아니 그럼 6만7000명의 개표작업을 누가 한단말입니까?"

"그야 당연히 용산치안대 간부진이 해야하지 않겠소?"

"그렇게 뽑힌 사람을 믿을수있겠습니까? 그 선거가 공평하겠습니까?"


40대중반의 사내가 외쳤다.


"우리끼리도 믿지 못한단 말이오?"

"이건 믿고 못믿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얼마나 신뢰성이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모두가 날카로웠다. 그만큼 기득권을 가진 7000명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팽배했다.


이는 용산구 전체의 문제로 비화됐다.


결국 용산구 16개동내에 있는 통장160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용산치안대 16동 대표를 선거로 뽑는다 합니다. 그러나 이게 말이 됩니까? 용산치안대는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 우리 용산구 전체의 일부입니다. 가족입니다. 그들의 선거에 우리 가족이 빠져선 안됩니다."


"옳소! 이는 용산구 전체 주민의 선거로 이루어져야 할것입니다."


용산구 16개동 160명의 통장이 용산구청장실에 일방적 통보를 내렸다.


-9월 22일 용산구 용산치안대 선거일로 결정되었음을 통보합니다. 이에 용산구청은 공정한 개표를위해 선거 진행을 맡으십시오-


아주 큰 행사가 용산구청장의 동의도 없이 결정이 났다. 용산구청장은 그것을 기분나빠하고 말고 할게없었다. 16개동 160가 통장이 모여결정한 사안이다. 거부했다간 당장 구청장직에서 짤린다. 동주민 탄핵투표도 가능하고, 다음선거때 투표 결정권은 다 그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결국 9월 22일 투표가 진행됐다. 용산구 20세이상 시민 모두참여하는 정식투표다.


이날 용산구내 모든초등학교는 휴교를 선언했고, 학교 선생님들이 개표작업을 대신 진행했다. 16개 동에서 용산치안대 후보 200명이 등록해 투표용지도 엄청나게 소모됐다.


그렇게 16개 동에 16명의 대표가 선출됐다. 이를 사람들은 용산치안대 동대표라 이름 붙였다.


즉 용산치안대 이태원대표, 용산치안대 청파대표, 용산치안대 후암대표 이런식이다.


각 대표들은 해당 동에 거주 하고있는 용산치안 대원중 임의로 천인장, 백인장, 십인장을 임명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


이는 행정동당 약 4천명의 수하를 밑에 두는 것이고 4명의 천인장, 40명의 백인장, 400명의 십인장을 임명 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즉 16개동 대표들은 그야말로 중세시대 영주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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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 피의사막 +4 14.08.01 3,568 90 20쪽
21 21. 피의사막 +6 14.07.31 3,580 91 25쪽
20 20. 21세기 군주론 +2 14.07.31 3,559 82 10쪽
19 19. 21세기 군주론 +4 14.07.31 3,653 88 17쪽
18 18. 21세기 군주론 +7 14.07.30 3,987 81 21쪽
17 17. 21세기 군주론 +7 14.07.30 4,092 90 12쪽
» 16. 21세기군주론 +9 14.07.29 4,603 80 21쪽
15 15. 21세기군주론 +6 14.07.29 4,323 98 7쪽
14 14.군웅할거 +4 14.07.29 4,235 87 18쪽
13 13.군웅할거 +3 14.07.28 4,294 93 11쪽
12 12.군웅할거 +3 14.07.28 5,062 106 13쪽
11 11.군웅할거 +6 14.07.28 4,527 103 4쪽
10 10.군웅할거 +3 14.07.27 5,197 157 11쪽
9 9.규모의경제 +2 14.07.27 5,423 180 19쪽
8 8. 규모의경제 +6 14.07.27 5,278 110 17쪽
7 7.규모의 경제 +3 14.07.26 4,818 110 14쪽
6 6.규모의경제 +7 14.07.26 5,403 123 14쪽
5 5.규모의 경제 +4 14.07.25 5,806 112 10쪽
4 4.부정의 가치 +5 14.07.25 5,175 108 14쪽
3 3.부정의가치 +6 14.07.25 5,924 123 15쪽
2 2.부정의 가치 +4 14.07.24 7,042 189 18쪽
1 1.부정의 가치 +7 14.07.23 7,661 139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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