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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의 공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림(琳)
작품등록일 :
2016.09.21 19:02
최근연재일 :
2016.10.20 21:0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226,098
추천수 :
5,283
글자수 :
94,357

작성
16.09.30 21:00
조회
7,259
추천
160
글자
7쪽

무한의 공략자 #12

DUMMY

해령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거, 완전히 내 말을 오해하고 있었다. 나에겐 별로 위기상황도 아니거니와, 정수를 잔뜩 흡수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한 번에 뚫을 테니까 빠져 나가라. 제임스. 다시 만나자고.”

나는 신력을 거대한 창 모양으로 만들었다. 그것을 마을이 있는 방향으로 쏘았다.

콰아아-! 일직선에 있는 몬스터들이 훨훨 날았다.

“뛰어!”

“젠장-!”

제임스가 일행들을 이끌고 빠져나갔다. 나름대로 좋은 인상을 가졌던 녀석들이기에 살려줬다. 어차피 이곳에 있는 몬스터들은 100마리, 1000마리가 달려들어도 적수가 아니었다.

일행들을 추격하는 녀석들을 수류 조작을 이용해 저지한 후, 몸을 풀었다.

“일단 정수를 좀 얻고ㅡ, 녀석들을 찾아가야겠군.”

전형적인 토스꾼들의 행태. 아마 주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무사히 빠져나간 자들은 건들지 않는다.

그것이 토스꾼들의 암묵적인 룰이었기에 도망간 세 명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5층까지 가는 것도 힘들군.’

나는 허리춤에 매달려 있던 검을 뽑았다. ‘키릭!’거리는 소리로 나를 위협하는 몬스터들이 서서히 다가왔다.

“흐흐, 오랜만에 포식이겠구나.”

나는 앞으로 달려 나가며 검을 휘둘렀다. 약 60마리 정도의 ‘황야 고블린’과의 전투. 하지만 너무 느렸다. 슬로우 모션으로 보이는 녀석들을 요리하는 것은 식후 운동정도였다.


그로부터 10여분 후.

“후우-.”

적당히 차오르는 숨을 골랐다. 시야가 미치는 곳에는 붉고 푸른 선혈이 낭자했다. 고블린들은 단 한 마리도 살아 있지 않았다.

손을 들어 피가 굳기 시작한 검을 바라봤다. 천으로 잘 닦아야하는데 그마저도 귀찮았다. 나는 황야 고블린의 가죽에다 검을 슥슥 문지르고 검집에 넣었다.

“이제 슬슬 나오지?”

모든 정수를 흡수한 내가 입을 열었다. 그러자 아까 보았던 녀석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묘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3층에서 있을만한 실력이 아닐 것이다. 1층부터 3층까지 꾸준한 노가다로 스텟을 쌓아도 절대 고블린을 10마리 이상 잡을 수 없었다.

그들 중에 한 녀석이 묘하게 낯익었다. 어디서 본 것 같은 기분. 나는 내 기억을 샅샅이 뒤졌다.

“그 많은 고블린들을 홀로 처치하다니······역시 너는 살려두면 안 되겠다.”

그 익숙한 놈이 입을 열었다. 나도 모르게 녀석의 정체를 물었다.

“너, 누구지?”

이죽거리는 모습과, 비웃는 듯한 말투로 대답이 들려왔다.

“나? 뭐···곧 뒈질 놈이니 알려주지. ‘사라미스 용병단’ 게일이다.”

“게일? 게······일?”

아아, 어렴풋이 생각났다.

-어이, 우리 목숨도 소중하다고. 너한테는 미안하지만···아무래도 너가 죽는 편이 전력보존 아니겠어?-

-밥버러지 같은 놈. 도움이 좀 돼봐라. 팀에.-

그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는 것 같았다.

맨 처음 용병단에 들어갔을 때, 같은 팀이었던 사내. 그리고 나를 미끼로 쓴 장본인. 그때 당시 팀장을 부추겨 나를 몰아 세웠던 쓰레기.

나중에 전쟁에서 비참하게 죽어버리지만, 이 녀석이 이 시기에 황혼의 탑에 있을 줄은 몰랐다.

사라미스 용병단. 그래, 녀석이 다름 사람들과 얘기하는 것을 옆에서 들었을 때 언뜻 나왔던 용병단이었다.

“그렇군.”

“하, 얼른 처리하고 그 반반한 계집을 좀 먹어야겠어. 얘들아, 빨리 처리해.”

그의 말에 내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토스꾼들은 도망치는 자들을 쫓지 않는다. 모르진 않을 텐데?”

“그게 무슨 상관이냐? 그건 치안이 잘 되어 있는 다른 탑에서나 말하는 거고 이 머저리 새끼야.”

그는 쯧쯧, 혀를 차더니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이미 몇 명은 습격을 하고 있을 거다. 그리고 네놈을 죽여서 시체 앞에서 농락해 주지. 헤헤.”

경박하게 웃는 것에 더러운 말투까지. 모두가 똑같았다. 나는 끌어오르는 살심을 감추지 않았다.

이런 곳에서 자랐으니-라는 이해는 필요 없다.

이미 녀석에게는 큰 빚이 있으니까.

“그럼, 지금부터는 적으로 간주해도 되겠군.”

“하? 우리랑 대적이라도 해 보겠다는 거냐? 우리 본거지가 어딘지나 알고 이러는 거야? 하긴, 아직 탑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그는 혼자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재수 없는 녀석이 입을 놀리는 동안, 내 몸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이 녀석, 체력이-!? 크아아악!”

먼저 한 놈.

좌에서 우로 긋는 검로 안에 집어 삼켰다. 놀라서 멍하니 서 있는 녀석의 가슴팍을 찔렀다. 그 후 뒤에서 알짱거리고 있던 녀석의 목을 그었다.

“컥!”

“끄으으-끄르륵!”

순식간에 셋. 아직 남은 자들은 여덟. 그리고 마지막, 게일.

내 몸이 점점 가속화 되었다. 아마 녀석들의 눈에는 제대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서걱, 서걱!

섬뜩한 소리가 계속 울렸다.

“뭐, 뭐야!”

“괴물이잖아-!”

“빨리 증원을, 크아악!”

시끄러운 녀석들이었다. 한 발자국 뒤에 있는, 점점 표정이 변하는 게일을 보고 씩 웃었다. 이래봬도 30층에서나 볼 수 있는 능력치다.

이제 한 자리 층에서 머물고 있는 잔챙이들과는 격이 달랐다.

“여덟에 달하는 똘마니들이 이렇게 빨리 당할 줄은 몰랐지? 음?”

“너, 너 뭐야······.”

녀석이 벌벌 떨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 한심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화가 치밀었다.

이 정도밖에 안 되는 녀석이, 그렇게 어깨에 힘을 주고 다녔다는 것이.

다른 사람을 희롱하고, 조롱했다는 사실이.

자신 밑에 있는 사람들을 벌레 취급했다는 것이 너무도 화가 났다.

‘오, 오지마, 오지마! 이, 이러고도 네 동료들이 무사할 것 같아!?“

“누가 녀석들을 동료라 했지? 웃기는군.”

“뭐, 뭐?”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녀석의 머리채를 한 손으로 잡았다. 우악스러운 손에 잡힌 녀석이 신음을 흘렸다.

난 화풀이를 하듯 녀석의 머리를 바닥에 찧었다.

“이곳은!”

쾅!

“네놈들의!”

쾅!

“놀이터가!”

쾅!

“아니다, 이 머저리야!”

콰직!

주르륵, 피가 흘렀다. 녀석은 끄응, 하는 신음만 내뱉었다. 지금 보니 정말 아무것도 아닌 놈이었다.

이런 놈에게 휘둘렸었던 내가 다 한심해질 지경이었다.

“어딨나.”

“뭐, 뭐가.”

“네 똘마니들.”

“크윽···저, 저쪽으로 가면 된다.”

나는 녀석을 팽개쳤다. 이미 죽어버린 녀석들의 정수를 흡수하며 말했다.

“허튼 수작이면 네 목부터 없어질 줄 알아.”

“크윽! 가만 두지 않겠다!”

이제 녀석 따위는 무섭지 않았다. 과거에는 그렇게 무서워보였던 녀석이, 지금은 내 발 아래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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