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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의 공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림(琳)
작품등록일 :
2016.09.21 19:02
최근연재일 :
2016.10.20 21:0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226,087
추천수 :
5,283
글자수 :
94,357

작성
16.09.24 21:00
조회
8,418
추천
163
글자
7쪽

무한의 공략자 #6

DUMMY

“저…….”

“뭐냐?”

“아직 제가 아는 게 없고, 무섭기도 해서……괜찮으시다면 일행에 넣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잡일이든 뭐든 시키는 대로 다 하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떨리는 목소리를 연기했다. 낄낄 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숙덕거리는 목소리도 섞였다. 그 중에는 나를 비아냥거리고 웃음거리로 만드는 이야기도 있었다.

“호오.”

“어이, 그럼 거길 갈까?”

“그럴까? 서포터가 갑작스럽게 생겼네.”

그들은 자기들끼리 시시덕거리느라 바빴다. 그래. 웃을 수 있을 때 마음껏 웃어둬라. 그 웃음. 잊지 않으마.

내 입 꼬리도 같이 올라갔다.


2425년 4월 26일.

황혼의 탑 2층.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새벽. 나는 내 방에서 창문으로 훌쩍 뛰어내렸다. 주변을 둘러보니 아무도 없었다.

하룻밤을 그들이 묵는 여관에서 같이 숙박했다. 선심 쓰듯, 그들은 숙박비를 내줬다. 그들의 의도는 옛날 옛적에 파악했다.

‘총알받이, 아니 칼받이인가.’

옛 기억이 떠올랐다. 용병 시절, 나는 미끼가 되었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적이 있었다. 그 때 팀장이 나중에 사도의 힘을 얻게 된다.

개같았지.

두 번 다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럼, 필요한 걸 구하러 가 볼까.”

나는 소리 소문 없이 여관을 빠져나가 상가로 들어섰다. 새벽에 문을 여는 가게는 거의 없다. 몇 군데를 제외하면.

지금 나는 일반적인 상점을 들르는 것이 아니었다. 탑에는 각 층마다 암시장이 형성 되어 있다. 그곳에서만 구할 수 있는 물건을 사러 가는 것이다.

10분 정도를 걸었을까. 후미진 골목에 흔들거리는 등불이 보였다. 저 등불이 암시장이라는 증표다.

나는 다 낡아 부서질 것 같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낡은 문의 경첩은 끼이익- 하는 요란한 소리를 동반했다.

“누구지?”

“독을 좀 찾고 있는데.”

“흠?”

걸걸한 목소리였다. 움직이는 행동엔 힘이 없었다. 하지만 그를 건들게 된다면 일주일도 채 가지 못해 죽게 될 테지.

암시장의 주인이란 그런 존재였다. 노인은 나와 눈을 마주치며 물었다.

“왜 독을 찾지?”

“갚아줄 게 있어서.”

“클클. 좋은 눈빛이로군. 이제 2층에 들어온 애송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야.”

역시. 이미 다 보고 있었는가. 아마 최단기록으로 올라온 것 까지 알고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정보를 꽉 쥐고 있는 단체이니까.

나는 필요한 독들을 샀다. 그리고 즉석해서 배합했다. 내가 하고 있던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노인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거 참 물건이군. 그런 조합법은 저층에선 알 수 없을 텐데.”

노인의 말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시간이 얼마 없으니까. 독 조합은 5분 정도가 걸렸다. 그것을 병 하나에 잘 담은 후, 자리에서 일어섰다.

“거 재밌는 놈이로구나. 클클.”

“다시 볼 일은 없을 거요.”

나는 노인에게 씩 웃어주고는 가게를 나왔다. 준비는 대충 끝났다. 아직 성장하지 못한 마적단 따위는 이 정도 독으로도 충분했다.

노인의 따가운 눈초리를 뒤로 하고, 나는 다시 여관으로 향했다. 다행이 깬 사람은 아직 없었다.

다행이었다.

‘사실은 다 죽여 버리려고 했지만.’

그들이 하는 말들을 듣고 수정했다. 보통 ‘그곳’이라고 함은 던전을 얘기한다. 즉, 나를 고기방패로 내세워 이득을 취할 것이라는 뜻이다.

이 독은 혹시 모를 녀석들의 배후를 생각해서 만든 것이었다.

나는 아침이 될 때까지 조용히 침대에 누워 생각을 반복했다. 몇 시간이 지나고, 밖이 소란스러워졌다.

쾅쾅! 문이 두들기고 거친 소리가 들렸다.

“어이! 애송이! 10분 후에 출발한다! 빨리 일어나!”

괄괄한 목소리였다. 저런 목소리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뭉그적거리며 창밖으로 상황을 봤다. 각자 갑주를 착용하고 무구를 확인하며 출전 준비를 서둘렀다.

‘간부진은 3층에서 5층 정도는 왔다갔다 했겠군.’

무장만 봐도 대충 수준이 나온다. 오랜 경험으로 알게 된 노하우였다. 나는 간단히 옷을 입고 검을 챙겼다.

이제부터는 연기를 잘 해야 한다. 후우,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문을 열었다. 여관이 통째로 시끌시끌했다.

“어이! 신참! 빨리 내려와서 이것 좀 거들어!”

“아, 알겠습니다!”

이럴 때는 눈치껏 움직이는 것이 좋다. 최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 줘야 던전에서 뒤통수를 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낑낑거리며 화물을 옮겼다. 식량이 들어있는 거대한 박스였다. 열 명 정도가 먹을 수 있는 식량. 이틀에서 사흘 정도를 먹을 수 있는 분량이었다.

“자! 모두 준비 됐나?”

“오우!”

“좋아, 드디어 가는 구나!”

“어이, 신참, 잘 따라오라고, 엉?”

우락부락한 사내가 겁을 주는 시늉을 했다. 피식,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애써 참았다. 얼굴이 기묘하게 일그러졌다.

“하하, 겁먹을 필요 없다고, 짐 잘 챙겨서 뒤에만 있어. 내 이름은 제이크다.”

자신을 제이크라고 소개한 이가 내 등을 팡팡 쳤다.

언뜻 본다면 화기애애한 용병단을 연상케 하지만 남궁주의 눈빛은 달랐다. 이미 본질을 알고 있으니 그가 하는 사소한 행동들이 다르게 보였다.

“그럼 출발한다! 오늘 오후면 도착할 테니 전투는 최대한 피한다!”

남궁주의 말에 일행이 움직였다. 나는 거대한 백팩을 매고 터벅터벅 걸음을 옮겼다.

약 4시간 정도를 걷자 사막 대신 협곡지대가 나타났다. 평소 해방자들이 다니지 않는 길이었다.

“전투준비. 여기부턴 긴장해.”

협곡지대에서 서식하는 몬스터들이 있다. 협곡 지대를 제집처럼 뛰어다니며 신속하게 사냥감을 채가는 녀석들이다.

남궁주도, 다른 사람들도 알고 있다는 듯, 신속하게 진형을 새로 갖추고 천천히 진격했다. 꽤 노련한 사람들이었다.

[캬아아-!]

바람에 흩날리는 기성이 귓가를 울렸다. 고대 공룡, 렉스와 비슷한 모습을 가진 몬스터였다. 2층에 막 올라온 해방자들에겐 버거운 몬스터였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만만했다.

“자, 정수를 먹고 싶은 녀석들은 부지런히 움직여! 녀석들이 온다.”

남궁주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얼마 있지 않아 두두두, 땅이 울렸다. 꽤 많은 수의 몬스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도 검을 꺼내 들었다.

“대장, 수가 좀 많은데?”

“단단히 뭉쳐. 둘러싸이면 죽는다.”

남궁주 역시 긴장한 모습이었다. 나는 최대한 몸을 움츠리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전투는 시작되었다.

날카로운 기성. 힘 있는 기합. 죽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검날과 발톱이 서로를 향해 난무했다. 피가 튀고 내장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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