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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의 공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림(琳)
작품등록일 :
2016.09.21 19:02
최근연재일 :
2016.10.20 21:00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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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079
추천수 :
5,283
글자수 :
94,357

작성
16.09.23 21:00
조회
8,583
추천
200
글자
7쪽

무한의 공략자 #5

DUMMY

“머저리 같은 놈들.”

“1층에 이런 괴물이….”

지금도 내 칼에 복부를 뚫려 숨을 몰아쉬고 있는 무법자를 바라봤다. 이 녀석들이 가지고 있는 정수를 흡수하는 것은 1층에서 제일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이었다.

‘강해져야 해.’

나는 윤리적인 코드에 의해 기회를 날려먹을 수 없었다. 탑이란, 그런 곳이었다.

“누가 먼저 덤비래. 멍청아.”

쿠득. 근육이 비틀리는 소리와 심장이 벌떡거리는 느낌이 전해졌다. 생명이 꺼지는 느낌은 썩 좋지 못했다. 나를 찌른 예언자들도 이런 느낌을 받았을까? 실없는 생각이 들었다.

“끄르르륵.”

피거품이 올라왔다. 처참한 몰골의 시체는 정수와 아이템만을 남기고 사라져버렸다. 정수는 몸으로 흡수되었고 아주 미미하지만 강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지체 없이 발걸음을 놀렸다. 시련을 향해서는 하루 빨리 움직여야 한다.

시련의 장소 까지는 약 이틀이 소요되었다. 이틀 동안 나는 잠자는 시간도 아껴가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 결과, 드디어 거대한 문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휴우. 머네 멀어.”

탑은 기본적으로 ‘성장’을 하게끔 구조화 되어 있다. 천천히 시련의 장소로 오다 보면 그만큼 강해지게 되어 있다.

보통 탑 1층을 통과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달에서 많게는 6개월. 그 기간을 이틀로 줄여버린 나는 ‘레코드 홀더’로 기록 되겠지.

-시련의 장소에 온 것을 환영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들려오는 첫 마디. 안쪽에는 두 명의 해방자가 더 있었다. 나는 안쪽으로 들어갔다. 거대한 동공에는 탑을 수호하는 ‘가디언’이 앉아 있었다.

-시련을 받으러 왔나?-

“예.”

짧게 대답했다. 거대한 옥좌에 앉아 있는 가디언은 흘끗, 덩그러니 서 있는 두 사람을 보더니 손을 휘적였다.

쿠웅. 거대한 바위가 생성되었다. 가디언은 심드렁한 어조로 말했다.

-부숴라.-

뭔 이런…….

두 번째 오르는 탑이고 많은 얘기를 들어봤지만 1층에서 이런 무식한 시련을 내리는 가디언은 처음이었다.

“포기해. 저걸 어떤 수로 부숴?”

“맞아요. 포기하세요. 1층에서 저런 걸 어떻게 부숴요?”

고개를 돌려보니 먼저 와 있던 해방자가 한숨을 쉬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앞으로 걸어가서 툭툭, 돌을 건드려 보았다.

달그락, 하고 부스러기가 떨어졌다. 뭐야, 허세잖아.

“부질없다니까. 나도 몇 번이나 시도해 봤는데 안 되더라고.”

“근력 능력치를 10이나 올렸는데도 안 돼요.”

10? 애들 근력치도 아니고……보통 1층에서 최대 상한치까지 올리는 근력은 25. 3이 보통 성인 근력임을 가만하면 초인적인 힘을 얻을 수 있는 수치였다.

꼴랑 10까지만 올리고 운이 좋아 온 녀석들인가 본데, 한심했다.

“후우-.”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정권 자세를 취했다. 대충 쳐도 부서지지만 퍼포먼스다.

힘조절을 해서 바위를 후려쳤다. 손에 걸리는 바위의 감촉도 잠시, 두부처럼 으깨지는 바위가 보였다. 와르르 소리를 내며 부서지는 돌. 속이 다 시원했다.

-호오.-

가디언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나는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제 올라가도 되는 겁니까?”

-그렇다.-

가디언은 계단을 가리켰다.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계단을 올랐다.

“이, 이봐! 당신 대체 뭐야!?"

"어, 어떻게 바위를 한 번에…….“

“치트라도 쓴 거냐!”

시끄럽게 지껄이는 녀석들을 보니 한숨만 나왔다. 나는 그들을 무시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저런 녀석들은 그저 그렇게 살아 갈 뿐이다.

빛이 쏟아졌다. 이제 탑 2층. 어서 5층까지 올라가야 한다.


2425년 4월 25일

황혼의 탑 2층.


2층의 풍경은 1층과 사뭇 달랐다. 도시의 규모는 확 줄었으며 초원의 비율이 줄었다. 그야말로 사막지대.

‘식량 공급이 우선이겠어.’

나는 타박타박 걸어 도시 안으로 들어갔다. 북적북적한 거리를 지났다. 남은 돈으로 모조리 식량을 살 생각이었다.

식량을 사러 터벅터벅 걷는 도중 많은 사람들을 마주쳤다. 하나같이 껄렁한 놈들이었다. 별 도움이 안 되는 사람들.

나는 그들을 빠르게 지나쳐 식료품점으로 향했다. 새로운 얼굴인 나를 흘끔 보는 눈초리가 지나갔지만 그뿐이었다.

“어서 오시게. 뭘 필요로 하나?”

“말린 육포 덩어리 셋. 봉인 수통 다섯 개.”

“20 골드네.”

나는 돈을 지불하고 식량을 챙겨 나왔다. 사냥터로 향하는 일만 남았다. 자박자박 걷는 발걸음에 힘을 싣고 앞으로 나아갔다.


같은 날.

황혼의 탑 2층.

사막지대.


작열하는 태양이 뜨거웠다. 한 때는 신기했었다. 분명 천장이 있는 탑일 진데 밤과 낮이 있고 태양과 달이 떠 있음에.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지도를 보며 한참을 걸었지만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 흔한 몬스터조차도.

삭막한 바람과 퍼석한 모레알과 뜨거운 바람만이 내 촉감을 살려주었다.

그렇게 얼마쯤 걸었을까.

저 멀리 한 무리의 인영이 보였다. 이 주변이 조용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어-이!”

희미하게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서 도망가면 의심 받을 것이 분명했다. 나는 계속 걸음을 옮겼다. 점점 그들의 실루엣이 커졌다.

인원은 꽤 많았다. 아마 이 층에서 제일 규모가 큰 파티일 것이다. 약 열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신참인가? 처음 보는 얼굴인데.”

선두에 있는 사람이 말했다. 그들과 나의 거리는 약 3미터. 내가 단숨에 목을 취할 수 있는 거리이기도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거, 우리가 경계를 받고 있는 것 같은데?”

“흥, 겁먹은 개마냥 으르렁 거리는 거지.”

옆에 있는 인물이 거슬리는 발언을 내뱉었다. 나는 슬쩍 눈을 돌려 녀석을 쳐다봤다.

‘이 녀석이 왜 여기에….’

아는 얼굴이었다. 분명히 기억에 있었다. 우락부락한 체격. 반면 얍삽하게 생긴 동양인의 마스크. 훗날 꽤 유명한 용병집단을 만드는 녀석이었다.

‘남궁주.’

55층에 똬리를 튼 마적단. 그 수장이 바로 남궁주였다. 온통 악독한 짓은 골라서 저지르는 바람에 결국 총알받이로 끌려가는 계략에 걸려들었다.

악독한 명성과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녀석 중 하나.

그리고…….

‘우리 형을 전쟁으로 밀어 넣은 장본인.’

스윽 그의 무리를 살펴보았다. 마적단에서 이름을 날렸던 녀석들도 몇 보였다. 현상 수배지에서 허구한 날 봐왔던 얼굴들.

그 얼굴들이 앳된 버전으로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이 놈들이 마적단의 시초라 이거지.’

…아무래도, 2층에서 머무는 시간이 조금 늘어날 것 같았다.

“어이, 가던 길 가라.”

남궁주가 껄렁하게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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