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의 공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림(琳)
작품등록일 :
2016.09.21 19:02
최근연재일 :
2016.10.20 21:0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226,078
추천수 :
5,283
글자수 :
94,357

작성
16.10.06 21:00
조회
6,793
추천
168
글자
7쪽

무한의 공략자 #18

DUMMY

2425년 5월 6일.

황혼의 탑 4층.

중간지역.


탑은 광활하다. 중심부로 들어갈수록 강하고 희귀한 재료들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커다란 도시는 입구에 있는 곳뿐이었다. 그렇다면 먼 지역에 왔다 갔다 하는 자들은 어떻게 공급을 받는가.

5층 이후부터는 ‘중간지역’과 ‘쉘터’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중간 지점이었다.

이곳에는 해방자들을 위한 물자가 조달된다. 골드를 주고 구입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중간에 있는 마을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내가 왜 이런 설명을 길게 늘어놓았는가.

“와, 4층에도 쉘터가 있었네.”

바로 자그마한 쉘터 앞에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마침 해도 지고 있었다.

시설이 안 좋기로 소문난 황혼의 탑인데 이런 쉘터가 있다는 것에 놀랐다.

나는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곳곳에 있는 예언자들이 경비를 자처했다. 몬스터들이 얼쩡거렸다가는 순식간에 재로 변할 것이다.

예언자들은 나를 환영하지 않았다. 그들도 알고 있는 것이겠지. 내가 그들의 가호를 받지 않았음을.

‘계약 따위.’

계약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나는 가볍게 혀를 차며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여기서 묵으면 될 것이다.

숙소를 잡은 나는 검을 빼서 살폈다.

[적당히 단련된 철검]

날이 많이 상해 있었다.

‘게다가 나하고는 전혀 안 맞다.’

무기도 자신에게 맞는 무기를 써야 하는 법. 아직 잠이 오진 않으니 무기나 하나 구하러 갈 생각이 들었다.

쉘터 안에서 얼마나 좋은 검이 있겠냐마는, 시간이나 보낼 겸, 산책을 나섰다.

“밤공기가 차네.”

맑은 공기를 마신 후 중얼거렸다. 날씨는 꽤 쌀쌀했다. 나는 거리를 나서 공방이 주르륵 있는 곳으로 향했다.

쉘터는 보급과 휴식을 위해서 만들어진 곳. 당연히 무기의 보급 또한 이루어지고 있었다. 나는 적당히 쓸 만한 검을 찾아 공방 거리를 거닐었다.

시끄러운 소리와 후끈한 열기가 몸을 훈훈하게 데웠다.

‘하지만, 역시 눈에 차는 녀석은 없네.’

다양한 무구들이 있었지만, 초 절정에 이르는 무구를 보고 살아온 나다. 당연히 이런 조잡하다시피 한 무구들은 눈에 차질 않았다.

“어차피 기대도 안 했지만······어라?”

나는 익숙한 모양의 검신을 발견하고는 걸음을 빨리 했다. 덩그러니 전시가 되어 있는 검을 빼들었다.

익숙한 그립감. 익숙한 혈조의 모양. 익숙한 검신의 끝처리.

“그 노인이 여기에 있던 거였나?”

정말 우연에 우연이 겹친 행운이었다. 이 검을 만든 사람은 ‘최초의 명장’이자 ‘최고의 명장.’의 칭호를 받았던 ‘히토루 사스케.’ 영감의 작품이다.

확신할 수 있었다. 내가 죽기 전까지 쓰던 검이 바로 사스케 영감의 작품이었으니까. 몇 년을 모아서 간신히 장만했었다.

‘그 후로 불과 6개월 만에 죽어버렸지.’

지금 생각하니 아까웠다. 하지만 이렇게 인연이 닿을 줄이야. 나는 검을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두고 허름한 공방 안으로 들어갔다.

“으음? 누군가?”

노인은 탄탄한 체구를 가지고 있었다. 대장장이들이 으레 그렇듯, 선명한 근육이 꿈틀댔다. 나는 그를 보고는 가볍게 인사했다.

“반갑습니다. 무기를 하나 사려고 왔습니다.”

“흐음?”

그는 나를 위아래로 한 번 훑어보았다. 대장장이로서, 사람의 체형을 보는 것이라고 말한 내용이 기억났다.

그는 나를 지긋이 쳐다봤다. 관찰 시간은 꽤나 길었다.

“여태 만나본 사람 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강한 사람이구먼.”

“그걸 어떻게······.”

탑에서의 강함은 신체적 능력만이 다가 아니었다. 하지만 영감은 그저 눈으로만 보고도 알아냈다.

대장장이의 안목이라는 건가?

“뭘, 정순가 정수긴가 하는 것 덕분이지. 내 이곳에서 있으면서 자네처럼 높은 ‘숫자’를 가진 사람을 본 적이 거의 없는데.”

“호오?”

처음 안 사실이었다. 사스케 영감은 아마 ‘관찰’에 관련된 정수를 개화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는 나를 보더니 대뜸 물었다.

“그나저나 왜 하필 난가?”

“그야 영감님의 검이 제일 제 손에 잘 맞다고 생각해서입니다.”

“허허, 이거 영광이군. 난 내가 졸작을 만들고 있는 줄 알았는데 말이야.”

그게 무슨 소린가.

앞으로 10년 후에는 그가 만든 검 때문에 한바탕 피바람이 불기도 한다. 아마 붙여진 이름이 ‘요도 쟁탈전’이었나. 아무튼 유치한 이름이었다.

그럴 정도로 명인으로 취급받는 사람이었다. 이런 허름한 대장간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이 믿겨지지가 않을 만큼.

“영감님의 검은 상당히 가치가 있습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빛을 볼 날이 올 겁니다.”

“허허, 그렇게 말을 해주다니. 힘이 나는구먼. 그래, 검을 찾는다고?”

노인은 나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간단히 답했고, 영감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한탄하는 어조로 입을 열었다.

“얼떨결에 탑에 들어와 날이 잘 드는 무기를 들고 여기까지 올라왔지만, 더 이상은 무리라고 생각해.”

‘아뇨. 당신은 곧 30층에 자리를 잡게 될 겁니다.’

나는 이 말을 삼키고 점잖이 영감의 말을 들었다. 영감님은 구석으로 걸어가더니 한 자루의 낡은 검을 집어 들었다.

나는 일련의 행동을 말없이 지켜봤다. 사스케 영감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도 사람인데, 내 작품이 인정을 받았으면 하는 욕심이 있어. 그래서 말인데, 내가 자네를 좀 이용해야겠네. 자네가 홍보대사가 되어 줬으면 하는군.”

“홍보대사···?”

염감이 씩 웃었다. 그는 불쑥, 나에게 검을 내밀었다. 검집은 형편없이 낡아 있었다. 직도와 곡도의 사이. 일본도보다는 곧고, 환검 보다는 곡도인 검을 내밀었다.

“검집은 따로 있지.”

그는 나에게 검을 건네 준 다음 주섬주섬 대장간 안을 뒤적거렸다. 나는 그 틈을 타서 검집에 있는 검을 살폈다.

스르륵, 낡고 대충 만든 검집에서 나오는 것인데도 소리 없이 뽑혀 나오는 검신이 눈에 띄었다.

‘요도?’

거무튀튀한 검신. 그 속에 담겨 있는 요염한 물결무늬. 범상치 않은 검이 눈에 가득 들어왔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요도에게서만 나타나는 음산한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요도 참철(斬鐵)]

-속성 공격력 60% 증가-

-신력 보조율 30%-

-불괴-


헐.

나는 홍보대사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홍보용 검이 정도일 것일 줄은 몰랐다. 피바람을 일으켰던 무기의 옵션은 불괴, 속성 공격력 120% 증가, 신력 보조율 50%였다.

지금까지 옵션이 없는 검을 쓰다가 옵션이 화려하게 붙은 검을 보니 신세계를 맛 본 느낌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한의 공략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2 무한의 공략자 #32 +19 16.10.20 4,579 164 6쪽
31 무한의 공략자 #31 +15 16.10.19 4,580 159 7쪽
30 무한의 공략자 #30 +9 16.10.18 5,041 161 7쪽
29 무한의 공략자 #29 +12 16.10.17 5,392 173 7쪽
28 무한의 공략자 #28 +15 16.10.16 5,568 179 7쪽
27 무한의 공략자 #27 +13 16.10.15 5,622 178 7쪽
26 무한의 공략자 #26 +10 16.10.14 5,524 161 7쪽
25 무한의 공략자 #25 +8 16.10.13 5,757 163 7쪽
24 무한의 공략자 #24 +10 16.10.12 5,656 159 7쪽
23 무한의 공략자 #23 +16 16.10.11 6,017 154 7쪽
22 무한의 공략자 #22 +11 16.10.10 5,988 165 7쪽
21 무한의 공략자 #21 +12 16.10.09 6,117 165 7쪽
20 무한의 공략자 #20 +9 16.10.08 6,369 149 7쪽
19 무한의 공략자 #19 +7 16.10.07 6,513 166 7쪽
» 무한의 공략자 #18 +9 16.10.06 6,794 168 7쪽
17 무한의 공략자 #17 +6 16.10.05 6,658 164 7쪽
16 무한의 공략자 #16 +8 16.10.04 6,817 156 7쪽
15 무한의 공략자 #15 +6 16.10.03 6,944 157 7쪽
14 무한의 공략자 #14 +8 16.10.02 7,435 143 7쪽
13 무한의 공략자 #13 +11 16.10.01 7,445 158 7쪽
12 무한의 공략자 #12 +9 16.09.30 7,259 160 7쪽
11 무한의 공략자 #11 +9 16.09.29 7,538 169 7쪽
10 무한의 공략자 #10 +9 16.09.28 7,769 163 7쪽
9 무한의 공략자 #9 +7 16.09.27 7,902 168 7쪽
8 무한의 공략자 #8 +6 16.09.26 7,983 178 7쪽
7 무한의 공략자 #7 +6 16.09.25 8,113 176 7쪽
6 무한의 공략자 #6 +8 16.09.24 8,418 163 7쪽
5 무한의 공략자 #5 +7 16.09.23 8,583 200 7쪽
4 무한의 공략자 #4 +6 16.09.23 9,116 178 7쪽
3 무한의 공략자 #3 +10 16.09.22 9,819 189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