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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무한의 공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림(琳)
작품등록일 :
2016.09.21 19:02
최근연재일 :
2016.10.20 21:0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226,103
추천수 :
5,283
글자수 :
94,357

작성
16.10.02 21:00
조회
7,435
추천
143
글자
7쪽

무한의 공략자 #14

DUMMY

2425년 5월 4일.

황혼의 탑 3층.


장장 사흘이 걸려 드디어 시련장에 도착했다. 그간 어려운 일은 없었다. 3층 수준이라고 해 봤자, 거기서 거기였다.

반면 일행들은 감격에 젖은 모습이었다. 그들 수준으로는 확실히 강행군이었다. 멀쩡한 내가 이상한 것이었다.

“신력이 괜히 대단한 게 아니네. 오빠는 힘들지도 않아요?”

“나야 뭐, 뒤에서 신력으로 보조만 해 줬으니까.”

“아니야, 자네가 없었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겠지. 그렇지 않은가? 해리?”

나를 못마땅하게 보고 있었던 해리가 흥, 하고 코웃음을 쳤다. 나에게는 그저 어린 놈의 질투로만 보였다.

한 쪽이 부딪히지 않으면 일은 커지지 않는다. 앞으로는 모르겠지만 같이 다니는 입장을 생각해서 그저 무시하고만 있었다.

하지만 오늘, 녀석이 터져버린 모양이었다.

“뒤에서 편하게 왔는데 힘들다고 징징거리면 이상한거지.”

“해리. 그게 무슨 말이야?”

해령이 톡 쏘아붙였다. 나는 재미있다는 듯이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맞잖아. 솔직히 쟤가 한 게 뭐야? 우리를 구해준 건 그렇다 쳐. 그 후로는 그냥 뒤에서 신력인가 뭔가만을 뿅뿅 쏘는 게 다였잖아. 타고나면 다 떠받들어야 되는 건가?”“넌 오빠가 없었으면 여기 있지도 못했어.”

해령은 해리의 편이 아니었나보다.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관망하는 태도를 지켰다. 이런 투닥거림을 보는 건 몇 안 되는 즐거움이었다.

나중에 가서는 말이 아닌 칼로써 갈등을 해결할 테니까.

“너는 대체 누구 편이냐? 어? 그간 같이 있던 건 다름 아닌 나야! 저 건방진 신력꾼이 아니라!”

“함께 있든 아니든, 그간 같이 고생한 건 생각도 안 하는 너가 한심해서 그래.”

해령의 마음이 완전히 돌아서려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재미있는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해리가 부르르 떨며 나를 보았다.

내 시선을 본 것일까, 그가 나에게 삿대질을 해 왔다.

“너, 내가 우숩냐! 어? 뒤에서 신력인가 괴력인가 하는 것만 날리니까, 귀족이라도 된 것 같아? 너 같은 새끼 때문에 팀에 분열이 일어나는 거잖아! 앙!?”

“해리. 그 쯤 하지.”

제임스 역시 내 편을 들고 있었다. 나는 피식 웃고 씩씩거리고 있는 해리에게 말했다.

“탑에서 질투는 곧 재앙을 부르지. 내가 없었다면 넌 과연 나에게 소리나 칠 수 있었을까? 주제를 알고 까불어라.”

나는 그 말을 끝으로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 나갔다. 앞으로는 볼 일도 없을 녀석한테 심력을 낭비하기는 싫었다.

“오, 오빠!”

“자네, 어디 가는 건가!”

“이제 볼 일은 끝났다. 우리가 처음 얘기한 것은 여기까지였지. 저기, 삐진 동료나 잘 챙겨.”

“이 새끼가!”

해리가 나에게 달려들었다. 마지막 양심은 있었는지 검은 뽑지 않았지만, 날 반쯤 패 죽여놓겠다는 살기를 풍겼다.

하아. 이래서 사람 사귀는 건 짜증난다니까.

녀석의 주먹이 매섭게 몰아쳤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엄청 느려 보였다. 슬쩍 몸을 돌려 주멀을 피한 후, 훤히 비어버린 복부를 향해 보디 블로를 먹였다.

팡! 소리와 함께 녀석의 몸이 떴다.

“끄아-”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는 해리. 그는 털썩 무릎을 굻고 부들부들 떨었다.

어휴. 그러게 사람을 봐 가면서 덤벼야지.

“신력꾼이 근접 전투도 못 할 것 같았냐. 예언자들한테 뭘 들은 거야? 멍청한 놈.”

질투 할 시간에 날 앞지를 생각이나 해라, 꼬맹아-. 라는 말을 덧붙인 후, 멀뚱이 나를 쳐다보고 있는 해령과 제임스를 봤다.

두 사람은 내 편을 끝까지 들어주고 있었다. 저런 성격이라면 어디 가서도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거 미안하군. 다음에 언젠가 보자고.”

“정말 가실 거에요?”

“그래. 이 녀석하고 같이 있어봐야 뭐···.”

해령은 고개를 숙이고 이내 사과를 해 왔다. 동료를 관리하지 못한 것은 자신들의 책임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탑의 도리를 아는 편이었다.

“그럼, 난 간다.”

“나중에 꼭 봐요!”

“다음에 만날 때는 더 강해져 있겠다.”

그들의 끝은 나름대로 좋은 편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손을 한 번 흔들어 주고는 시련장으로 향했다.


2425년 5월 4일.

황혼의 탑 3층.

시련장.


드디어 3층의 시련을 받기 위해 문을 열었다.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을 했지만, 검은 공간에는 나 혼자밖에 없었다. 이런 공간은 탑 내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독대를 위한 공간. 혹은 중요한 시련이 있는 공간이었다.

-어서 와라. 이환.-

“가디언?”

-그래. 3층의 가디언이다. 알제라스가 꽤 쓸 만한 놈이 들어 왔다기에 기대하던 중이었지.-

모습을 드러내는 가디언은, 완벽하게 인간의 모습을 취하고 있었다. 거대한 꼬리가 있다는 것만 제외하면 인간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그는 나를 보더니 피식 웃었다.

-확실히 재미있는 친구야. 3층에 있는 녀석이 30층에서나 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군.-

‘······.’

나는 침묵으로 답했다. 과연 가디언들은 뭘 알고 있는 것일까. 가디언은 나를 요리조리 살펴보더니 입을 열었다.

-좋아. 그렇게 된 거였군.-

“혹시, 제 정체를 알고 계신 겁니까.”

-정체? 자네는 인간이잖아. 하하! 이거 농담도 할 줄 아는 친구였군.-

그는 유쾌한 듯 웃었다.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나의 회귀와 관련된 일을 아는 사람 같았는데, 가디언은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자네는 심각한 운명에 처해 있네. 그건 알 수 있어. 그런 의미에서······. 시련을 내리겠네.-

그는 손을 휘저었다. 시련을 위해 가디언이 힘을 쓴 것이었다. 그곳에 나타난 것은, 나에게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천사!?”

-호오? 알고 있나? 천사를?-

휘황찬란한 날개. 백색 갑주. 거대한 장검을 한 손으로 들고 있는 천사. 그것은 모든 사도의 힘이 주인을 찾아갔을 때 나타난 녀석이었다.

“대체······.”

-우리에게 가능성을 보여 다오. 이환.-

“쳇.”

천사. 신의 하수인이라고 불리는 전사들. 해방자들과는 명백한 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훗날에는 예언자들 마저 해방자들에게 등을 돌렸다.

대체 저 가디언이 천사를 소환한 이유가 무엇일까.

‘지금 내가 천사를 이길 가능성은 없는데.’

-자네 힘을 보고자 하는 것이니 이길 필요는 없네. 자네가 천사를 이길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으니까.-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려다 멈칫했다.

저 가디언은 내가 천사에게 진다는 것을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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