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제국을 건설해 봅시다
나는 할버드를 그대로 휘둘렀다.
서걱!
마치 짚을 베는 것 같은 감각. 조금의 걸리적 거림도 없다. 힘 18의 위력. 좀비 대가리가 하늘을 날고, 그 몸은 땅에 떨어진다.
그러나 그 뒤로 공포를 모르는 불사자들이 돌진해 왔다.
“다 덤벼 새끼들아!”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나간다. 한 손에는 할버드를 들었고, 다른 한 손에는 망치를 들었다. 몸에는 내가 직접 만든 갑옷을 입었다.
좀비 따위가 벗겨내지도, 부수지도 못할 물건이다.
“크아!”
왼손을 휘둘러 달려든 좀비의 대갈통을 박살낸다. 오른 손을 휘둘러 궤적안의 좀비 놈들의 몸을 반으로 동강 냈다.
몸을 날려 달라 분는 놈의 등짝을 팔꿈치로 찍어서 부러트려 주고, 땅에서 기어오는 놈의 머리통을 금속으로 보강한 워커로 그대로 찍어 버렸다.
“하하!”
그래. 이게 바로 야만전사의 파워지! 속이 다 시원하다 그냥! 요새 계속 앉아서 뭔가 만들기만 해서 몸도 찌뿌두둥 했거든!
뒈져라 이 시체 새끼들아!
소리를 지르면서 싸우다 보니, 시체가 산을 쌓았다. 그러자 달려드는 좀비가 점점 많아 진다. 공덕동안의 좀비란 좀비는 다 나올 기세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서부지방검찰청 앞의 도로는 대로(大路)다. 넓고 큼집해서, 좀비가 물밀 듯이 쏟아져 나오면 수만마리도 나올 수 있다.
물론 그정도로 많이 튀어나오지는 못한다.
로봇의 잔해 수거를 위해서 왔다 갔다 하면서도 꽤나 많은 좀비를 처리했으니까.
그래도 수천 마리 정도는 튀어 나올 만 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랬다.
두두두두두!
여기저기에서 좀비들이 튀어 나온다.
“사냥 개시!”
기이이이잉!
그리고 그런 좀비들을 향해 로봇들이 내 명령에 따라 일제 기동을 시작 했다. 자. 좀비 새끼들아 놀아 볼까!
로봇들은 기본적으로 사족보행으로, 거미 같은 느낌으로 걷는다. 팔도 4개를 가지고 있는데, 키는 4미터 짜리다.
좀비의 키라고 해도, 일반인과 다를바 없다. 신장 차이 두배. 게다가 무게는 열배이상의 차이가 나고, 근력도 마찬가지다.
저 녀석들의 기본 근력은 기본적으로 19. 좀비 정도가 어쩔 수 있는 레벨의 병기가 아니지.
퍽!
4개의 팔이 도리깨처럼 휘둘러 진다. 주먹에 닿은 좀비의 머리가 두부처럼 으스러지고, 탁한 피가 그대로 폭발해 주변에 퍼졌다.
좀비의 육체는 바이러스에 침식 당해 변해버렸지만, 그렇다고 죽은 건 아니다. 그래서 피도 아직 생혈.
썩은 피가 아니라서 피 냄세가 진하게 난다. 좀비 끼리는 서로 공격하지 않지만, 피 냄세는 잠들어 있던 좀비를 깨우는 촉매가 된다.
“키에에에엑!”
“크아아아아!”
좀비들이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나 역시 그런 좀비들에게 달려들었다.
“덤벼 새끼들아!”
일단 숄더 차지!
퍼어어억!
덩치를 믿고 앞으로 돌진. 어깨를 내밀어서 달려가 좀비놈들을 볼링핀처럼 쓰러트렸다. 그리고 동시에 망치를 옆구리에 끼고, 할버드를 두손으로 잡았다.
“으랴랴랴랴!”
게임.
삼국무쌍에 나오는 관우처럼 할버드를 들고 회전 시킨다. 주변에 다가온 좀비들이 그대로 조각나서 쓰러져 버렸다.
이게 바로 좀비무쌍이다 씹새들아!
가르고. 차고. 부순다.
사지를 잘라내고, 주먹으러 복부를 뚫어 버렸다.
“크아! 덤벼! 다 죽여 주마!”
나는 한 동안 그렇게 미쳐 날뛰었다.
***
“후우.”
몸이 묵직하고, 피로를 호소한다. 주변을 보면 시체의 산이 쌓여 있고, 땅은 피로 물든 강이 만들어져 있다.
죽인 좀비의 숫자만 해도 거의 삼천을 헤아린다. 단번에 죽인 숫자 치고는 확실히 대단히 많은 숫자다.
이거 죽이는데 거의 네 시간을 소모 했다. 백병전은 역시 이래서 비효율 적이야. 폭탄이었으면 벌써 깔끔하게 끝났을 텐데.
“그래도 스트레스 해소에는 이만한 게 없지.”
그렇게 말하며 로봇중 하나에게 손짓 했다. 로봇이 다가와서는 내 머리에 물을 부어 준다.
콸콸콸.
정수된 깨끗한 물이 내 몸에 들러붙은 살점. 내장 조각. 핏물을 씻어 주었다. 완전하게 씻겨 나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히 개운하다.
“대박. 진짜 미쳤다...”
“대단합니다. 정말로... 대단합니다.”
그런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유나와 세나였다.
“뭐야. 여긴 오지 말랬잖아. 왜 왔어?”
“좀비가 엄청나게 이동하잖아요. 위험하실 줄 알았죠.”
유나가 경악했다! 라는 표정을 한 채로 시체들을 밟으며 다가왔다.
“싸우는 거 봤어?”
“예.”
“흠. 뭐 보기 좋은 거라고...”
“아니. 너무 대단해서요. 인간 맞아요?”
“인간 맞아. 개조 인간이지만.”
아니. 사실 아직 개조 안했다. 지금 내 육체는 일반적인 인류 중에서도 태어날 수 있는 존재일 뿐이다.
진짜라고? 기네스북에 등제된 육체 데이터를 가져다가 만든 거니까.
즉. 내 육체는 퓨어하다. 나중에 육체 개조를 하게 되면 더욱 더 대단해 질 것이다. 힘 수치는 적어도 20을 맞출 수 있고, 체력 수치도 20까지 도달 시킬 수 있다.
체력 수치 20이면, 뇌가 무사하다면 죽지도 않는 불사의 재생력을 갖출 수 있고, 육체의 방어력은 대물저격총 정도에도 잔 상처를 입는 수준으로 변모한다.
문제는 적들의 수준도 그만큼 강해진다는 것과, 그렇게 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 다는 거?
“가서 할 일 해. 여기 시체들 정리 하고, 관공서 털거니까.”
법원. 검찰청. 경찰서.
셋다 털면 아주 쓸만한 컴퓨터 부품을 얻을 수 있을 거다. 그걸 이용해서... 서버 컴퓨터를 만들고 실시간 광역 로봇 제어 센터를 만들어 낼 수 있겠지.
그렇게 되면.
로봇 제국 건설의 시작이다.
아. 우선 통신 시설도 좀 복구하고요. 인터넷도 좀 하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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