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협동조합
좀비 50만 마리를 죽여야 얻을 수 있는 수치다. 물론 말이 그렇다는 거고... 코어 얻는 방법은 다종다양하지만.
내 말에 다들 표정이 헬쓱해 진다. 10만 코어라고 하니 벅찬가 보다. 하긴 코어는 전기 생산을 위한 귀중한 재료다.
태양광 발전기나 풍차가 없으면 코어를 이용해서 전기 생산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전기충전지를 충전해서 움직이는 놈들 보다. 코어를 연료로 해서 움직이는 놈들이 더 오래 움직인다.
즉. 코어는 군수물자이기도 하다는 거지.
근데 10만 코어도 없나? 약하구먼... 약해.
아니 있긴 해도, 단번에 방출할 수 없는 수량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절충안을 생각해 봤습니다만...”
내 말에도 그는 나를 조용히 응시한다. 음. 이 아저씨 꽤 하는 아저씨일세. 하긴 조합장이라는게 구시대의 부패한 정치력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닐 테지.
“아까 보니 젖소가 꽤 되던데... 암수로 한쌍 주시고, 돼지도 암수 한쌍 주시면 코어는 그걸로 퉁 치겠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대한 출입권한과 거래권을 주시면 수력발전소를 가동시켜 드리고 교육도 해 드리죠.”
돼지 키워 먹고, 소도 키워 먹자. 그게 바로 내 계획이다.
***
결국 조합장은 내 제안을 수락 했다. 그러자 퀘스트 창이 떴다.
[일반 퀘스트 : 팔당댐의 수력발전소를 가동시켜라]
팔당댐 수력발전소의 가동
일정 성공 보상 : 경험치 100,000
완전 성공 보상 : 매력 +1
실패 조건 : 대상자의 사망.
으아니? 매력을 +1이나 주다니? 매력은 수련이나 반복 훈련으로도 올릴 수 없는 희귀한 능력치다.
그게 올라가다니? 완전 성공이라는 건 팔당댐을 완전히 재가동 하라는 거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즉시 호위 병력과 함께 팔당댐으로 향했고 말이다.
애초에 팔당댐 근처에 인가도 없고, 펜션들 밖에 없다 보니 좀비의 수도 별로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험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바로 지금처럼.
“크아아아앙!”
키가 3미터가 넘어 가는 거대한 늑대가 나타나서는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고 있다. 나와 함께온 병사들이 총탄을 쏴대고 있고, 거대하긴 해도 총탄이 먹혀들어가 상처를 입는 괴물늑대들은 부상을 입으며 넘어졌다.
문제는 그 수가 스무마리가 넘는 다는 점. 그리고 놈들중 일부는 멀쩡한 상태로 근처까지 다가왔다는 점이다.
오메 무서버라. 라고 할줄 알았냐 이 개새끼들아?
“흡!”
할버드를 들고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전면에서 달려드는 놈의 얼굴을 단번에 수직으로 잘라 버렸다.
괴물 늑대의 얼굴이 쩍 갈라지며 피를 쏟아냈고, 그대로 땅에 떨어져 내렸다. 그 모습에 사람들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지어 보인다.
그 사이에 방금 죽인 늑대 뒤를 따라 달려오던 괴물 늑대에게 그대로 할버드를 쭈욱 찔렀다.
콰득! 하고 놈의 두개골을 할버드의 도끼날이 파고드는 감촉이 느껴졌다.
다른 늑대들은 내가 단번에 두 마리를 죽이는 꼴을 보더니 주춤 하더니 물러섰다. 그리고 그런 놈들에게는 총탄 세례가 쏟아졌다.
“아우우우!”
그러자 살아남은 놈들이 소리를 지르며 도주한다. 상처 입은 놈들도 필사적으로 도주하는 것을 보니 이 놈들이 여간 똑똑한게 아니다.
잠깐의 접전에서 죽은 늑대의 수는 여섯 마리. 내 손에 죽은 두 마리를 제외하면 네 마리는 총탄에 죽은 셈이다.
다른 늑대들은 총탄에 맞았지만 피 흘리며 도망쳤다.
“대, 대단해요!”
유나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본다. 내 호위 병력에는 조합장이 노린 건지 유나와 세나가 포함 되어 있었다.
“왜? 너네는 내가 싸우는 거 봤잖아.”
“좀비랑 제트울프랑은 다르잖아요.”
제트울프.
게임에서도 저 괴물늑대를 그리 불렀다.
좀비의 Z자를 앞에 붙인 거다.
좀비 바이러스에 의해서 변이된 거니까.
“머리나 까 봐. 저것들 코어 있잖아.”
“알아서 할 거예요.”
유나의 말대로다. 유나 보다 세 살은 더 어려 보이는 청소년기로 보이는 애가 늑대 머리를 잘라내고 있었다.
힘든 시대다. 정말로.
“이 정도면 100코어는 되겠는데...”
“묵직하네.”
다들 기쁜 표정을 지어 보인다. 하긴. 좀비 보다 이쪽이 돈이 더 되겠지. 좀비는 영 잡기도 힘들고 돈도 안되지.
그리고 같이 따라온 기술자 두명은 벌벌 떨고 있다. 그래. 저게 일반인으로서는 정상이지.
“모두 그만. 이동한다.”
세나가 박수를 짝짝 친다. 재미있게도 세나가 이들의 통솔 팀장이었다. 여하튼 세나의 말에 늑대 머리에서 코어를 챙긴 일행은 다시 움직였다.
팔당댐 까지 이제 얼마 안남았다.
잠시 후.
우리는 팔당댐에 도착 했다. 그리고 나는 팔당댐 내부의 여기저기를 기웃 거리며 돌아 다녔다.
물론 그냥 돌아다닌 것은 아니다. 돌아다닐 때 마다 시스템 판정에 의해서 팔당댐의 구조와 기능. 그리고 현재 파손된 부위를 자동으로 정리 하고 있다.
그리고 결국 전부 돌아 봤을 때 나는 조금 심각한 표정이 되어야 했다.
“이거 참... 가동은 가능 한데...”
“뭔가 문제가 있습니까?”
안석수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큰 문제가 있죠. 중요 부품이 완전히 녹이 슬어서 파손 되었거든요. 그걸 교체 해야 하는데... 교체야 문제가 아닙니다만. 부품이 있어야죠.”
부품이 없다.
아니. 정확히는 내가 부품을 만들 수는 있는데, 그러려면 여러 가지 장비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 덕소리의 협동생존조합에 내가 원하는 장비가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지.
흠...
“일단 시스템은 가동 시켜 드리죠. 간이 수력발전기는 가동 할 수 있습니다.”
수력발전기의 모든 것은 부서진 것은 아니었다. 소형의 작은 발전기는 가동 가능 했다.
그걸 가동하는 전선과 가동 스위치를 찾아내고, 스위치를 올리자 비상전력이 들어와 시설에 빛이 들어왔다.
“오오!”
“된, 된다!”
그리고는 재부팅한 컴퓨터로 가서 즉시 손가락을 두드려댔다. 좋았으. 해킹 성공!
우우우우웅. 컴퓨터를 통해서 수문들 중에서 작은 곳에 있는 작은 간이 수력발전기를 가동 시켰다.
웅웅웅웅웅웅웅!
전력이 생산 되기 시작한다.
- 작가의말
비축분이 떨어져 간디아~ 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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