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게이머 아포칼립스

대통령

***

치이이이익!

기이이잉. 끼리리리릭!

철을 녹이는 소리. 기어가 회정하는 소음. 나사의 마찰음. 여러 가지 소리가 어우러 졌다.

여러 로봇들이 움직이면서 공사를 하고 있는 광경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박력이 넘치는 풍경이었다.

모든 로봇이 전부 공사에 투입된 것은 아니다. 애초에 공사용도로 개발된 로봇의 수는 적었기 때문이다. 2201기의 로봇을 73일 유지할 전력을 사용.

가동 전력을 30일로 줄였다.

그리고 모아들인 로봇들 중 공사에 적합한 로봇만 조종했는데, 그 숫자가 4608기나 되었다. 그 로봇들의 절반은 청와대에서 대공사를 진행 하는 중이었다.

넓은 빈 땅에 철근을 세우고, 태양광 패널을 설치 한다. 동시에 청와대 근처의 건물들 옥상 까지 전부 태양광 패널로 도배를 해 버렸다.

이미 태양광 패널이 설치 되어 있던 건물들은 태양광 패널을 수리하던가, 컨버터를 교체하여 전력을 생산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는 사이.

나는 여러 가지 재료를 모아서 전기용광로를 만들었다. 규격이 맞지 않는 재료를 가져다가 대충 끼어 맞춰서 만드는 것 보다 새로 만드는게 나으니까.

근처의 자동차. 혹은 쓸데 없는 여러 금속을 가진 물건들을 전부 녹여 버리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숙련도가 아주 그냥 쑥쑥 올랐다.

[뭐든지 만들 수 있다고!]의 스킬 숙련도가 무지막지한 속도로 오르고, 동시에 [고철도 보물이야!]도 올랐다.

둘다 30대의 수준이었는데, 이 노가다를 하고 있으니 무려 70까지 올랐다. 이 게임이 참 고약한 것이, 레벨업으로 얻은 포인트가 아니면 스킬 숙련도 포인트를 올릴 수가 없다.

레벨업도 더럽게 안 되면서.

더러워라.

노가다로 만능이 되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겠지만.

하지만.

천재의 습득력. 이거 때문에 지능 보정을 받는 스킬은 숙련도를 올릴 수 있지비! 사실 천재의 습득령은 1일 1포인트의 스킬 숙련도 포인트를 주는 것이지만, 반복 작업을 할 경우에도 올려 주거든요.

이게 바로 꼼수!

그만큼 노가다가 필요하지만, 생존 앞에 노가다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여하튼 거의 2달간 매달렸다. 간간히 유나와 세나와 통신을 하면서 2달간 매달린 끝에, 청와대와 그 인근 지역을 요새화&생산공장화 하는데 성공했다.

“좋았으! 끝났드아아아!”

생산공장화 라고는 해도, 저쪽 내 본거지인 마포구 공덕동의 요새 아파트에 마련된 것들을 대형화해서 설치한 것에 불과하다.

대형 전기용광로와 대형 로봇수리시설과 대형 발전시설. 그리고 대형 충전시설과 대형대량무기생산설비를 만든 거니까.

그리고 대형대량무기생산설비에서는 뭘 만드냐면...

석궁요.

넵. 닥치고 석궁.

왜냐면 화약도 없고. 광학 레이져 만들 재료도 없거든요. 그건 진짜 제대로 된 공장하고, 자원창고를 털지 않으면 생산할 엄두도 안난다.

아니 제대로 된 공장은 내가 1년 매달리면 어찌저찌 만들 겠다만. 문제는 재료지. 재료가 없어요.

아무리 나라고 해도, 지금 시점에서는 재료 수급이 안돼. 솔까. 원거리는 석궁. 혹은 발리스타를 만들었다.

발리스타!

석궁의 대형화 버전! 이거면, 레벨 5 좀비도 한방이다! 아니. 사실 강화한 석궁이면 레벨 5 좀비도 충분히 대응 가능 하긴 하지만.

“으아. 죽겄다.”

-수고하셨습니다 대통령 각하.

“그래. 지금 상황은?”

-에너지 인게이지 올 그린. 전력수급 문제 없습니다. 현재 태양광 발전 시설이 계속 가동하는 한 6702기의 로봇을 상시 유지 가능합니다.

음! 좋았어. 엄청난 숫자의 로봇을 유지 가능하게 되었다!

-대통령 각하께서 설계하신 ‘만능’ 시리즈는 현재 120기 제작 완료 되었습니다. 계획대로 1000기까지의 생산은 앞으로 112일 72시간 12분이 소요될 예정입니다.

“좋아. 만능 시리즈부터 먼저 만들자고.”

이것이 바로 무한 공돌이 시스템.

내가 일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A라는 걸 만들고, A를 이용해서 다시금 B를 만들고, B로 또 다시 C를 만들고...

실제로 만능 시리즈가 다른 만능 시리즈를 만드는 중이다. 최초의 만능호 로봇은 누가 만들었냐고?

내가요.

내가 직접 3기를 만들었고, 그걸 아라한이 조종해서 늘리는 중이다. 공덕동에 있는 만능1호~5호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그쪽도 일해야 하니까 내버려 두고 여기서 새로 만들었다.

만능 6~8호 까지다.

그리고 이 녀석들이 다른 만능호를 만들고, 그리고 그 만능호 녀석들이 다른 만능호를...

음. 평생 뭔가 만들 각이야 이건.

이건 공돌이의 숙명이니 받아들여야지.

여하튼 나와 거의 동등한 수준의 제작 능력을 가진 로봇인 [만능]호는 일전 아파트에서 혼자 살적에 이미 만든적이 있다.

프로그래밍을 짜는데 1주일이 넘었고, 여러 가지 하드디스크에 CPU를 병렬직렬연결해서 출력을 높인 놈이다.

고도의 AI까지 가지고 있던 놈이었지만, 그래 봤자 단순 AI에 불과하다. 학습하고 인간과 유사한 사고를 하며, 인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연산 능력을 가진 아라한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사실. 만능호가 따로 AI를 탑재할 필요 없이, 아라한이 전부 세부 조작도 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왜 그래야 하는가?

어차피 AI를 따로 만들어 두는 쪽이 아라한에게도 좋다. 아무리 양자 컴퓨터라고 해도 연산능력은 한계가 있다.

굳이 만능호의 무거운 AI연산력을 아라한에게 소모시킬 필요가 없지 않나. 그냥 하드웨어 갖추고 AI를 복제해서 넣기만 하면 되는데.

그런 만능호 녀석들을 아라한이 관리하고 말이야.

그게 더 효율적.

즉. 아라한은 아주 능력 있는 중간관리자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과연 로봇. 이 정도면 사실 인간 따위는 쓸데 없는 존재에 불과하지 않을까.

사실 게임 설정에 보면, 좀비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이미 이런 고도화된 로봇 문명 덕분에 사회 체계가 삐그덕 거리고 있긴 했다.

뭐. 좀비 사태가 나서 아무래도 상관 없어 졌지만.

“현재 상황 보고해.”

-만능 시리즈 120. 공업용 로봇 4512기. 전투용 로봇 2070기. 총합 6702기의 로봇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공업용 로봇의 비중이 높다. 왜냐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동시에 석궁을 여기저기 설치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센서는 여기저기 굴러 다닌다. 각종 주택의 문 앞에 있는 현관등도 센서가 있으니까. 그것들을 꺼내다가 석궁에 부착하는게 조금 귀찮지만, 로봇이 많으니까 빠르게 해결 되었다.

청와대가 자리한 북악산과 밑의 경북궁. 그리고 근처의 학교 건물 까지 해서 약 지름 4km정도의 권역을 전부 커버 했다.

아마 한국 내에서는 내가 최대 규모의 세력이 아닐까?

“계속해서 로봇을 통제하고, 발전 시설을 늘리도록. 확보한 로봇 2만4천기를 전부 움직일 때까지는 세력확장은 하지 않겠다.”

-명령을 실행합니다.

“그리고... 위성 인터넷 연결은?”

-북구 되었습니다.

좋았어. 드디어... 인터넷이 연결 되었군. 에너지를 확보하는 한편, 통신 장비까지 복구를 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쏘아올린 인공위성중 하직 멀쩡한 3기과 통신을 하고, 그 제어권을 가져오라고 지시했었던 것이다.

그게 되었다고 한다. 브라보!

그러면. 가장 먼저 물어볼 일이 있지.

“생존자를 파악해. 대한민국의 정통 수호자인 대통령으로서 이 땅에 남아 있는 국민들을 구출하겠다.”

-대통령 각하의 명령을 실행 합니다.

작가의말

대통령이 되었으니~ 

국민을 수호해야 겠죠.

대통령 고렘. 간드아아아! 

[강현신]

취미로 글쓰는 작가님에게 군만두를 선물하겠다

[멘탈갈림]

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