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류으으으크 님의 서재입니다.

몰락한 귀족으로 살아남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류으으으크
작품등록일 :
2023.06.15 11:20
최근연재일 :
2024.02.02 20:00
연재수 :
224 회
조회수 :
487,220
추천수 :
7,417
글자수 :
1,371,797

작성
23.07.24 09:06
조회
3,448
추천
51
글자
12쪽

"완벽한 승리"

DUMMY

한참 동안 치열한 공방을 이은 둘은 이제 소모전을 끝내고 최후의 일격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 순간이 왔음을 직감했다.


알프는 이 이상 시간을 더 지체한다면 언젠가 화살도 다 떨어질 것이고 스위든 백작의 병사들이 우리의 전략에 대응할 충분한 시간이 되었으리라 판단했다.


알몬의 경우도 이번 일격으로 포위를 뚫어내지 못한다면 이미 수세에 몰리고 지친 자신에게 두 번째 기회가 없음을 직감했다. 또한, 빨리 전투를 마무리 지어 이상 자신과 주군이 힘들게 키워낸 병사들을 잃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서로를 겨누는 두 자루의 검에 옅은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번의 일격은 서로 방어를 도외시하고 서로의 숨통을 끊을 일격이라는 걸 검술에 문외한 자라 하더라도 알아볼 수 있었다.


'턱!'


'탓'


팽팽한 긴장감을 깨고 먼저 뛰쳐나간 것은 알몬이었다. 알몬은 바닥을 힘차게 차올리곤 빠른 속도로 달려가 알프에게 좌상단에서 우하단으로 이어지는 사선 베기를 시도하는 듯 보였다.


알프는 비교적 가벼운 소리와 함께 바닥을 치고 나가 찌르기를 준비하는 듯한 자세를 보였다. 그렇게 달려 나간 두사람은 서로의 검의 거리까지 들어와 이내 검이 휘둘러지기 시작했다.


'텅! 쩌저적!'


의지를 실은 검격은 무언가를 베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출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전심전력을 다해 베겠다는 강한 의지로 의지를 실은 검격을 시도했다면, 응당 무언가 베이는 소리가 나야 정상이다.


하지만, 지금은 둘의 공방이 이어진 뒤 들려온 소리는 무언가 부딪히고 부서지는 소리나 났다. 그렇게 둘은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엇갈렸고 그 결과는 금방 눈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바사사삭‘


무언가 부러진 소리의 정체는 바로 알몬의 검이었다. 알몬의 검은 베어진 게 아닌 가운데서부터 부러져 버렸고 이내 부러진 검은 조각조각 나다 못해 가루가 되어 휘날리기 시작했다. 알몬은 허망한 눈으로 손잡이만 남은 자신의 검을 내려다보았다.


한참 동안 이어진 전투로 두 기사는 서로의 전력을 확인했고, 거의 동수라 판단했을 것이었다. 각자 가진 검술의 장단점이 명확했고, 서로가 다다른 경지 또한 대등하기에 몰래 숨겨둔 비장의 수는 따로 없을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알몬의 착각이었다. 나 또한 알프와 알몬은 비슷한 수준의 경지라 생각했었다.


내가 알기로 알프는 꽤 오랜 시간 소드 마스터 초입의 단계에 머문 것으로 알고 있다. 모든 이가 앞으로 나아가는 건 아니지만 아마 알프의 검술이 정체된 건 아무래도 과거의 죄에 의한 자신의 제약일 것이다.


자신의 복수로 인해 무고한 자까지 베어 넘겼던 알프의 검은 그 이후 전투와 결투 전쟁까지 어디에서든 꼭 필요한 곳이 아니라면 살생에 주저함이 생겼다.


그렇기에 그의 검에서 기교와 살초가 빠지게 되었고 그로 인해 검로가 정직해지며 단순해진 경향이 생겼다.


하지만, 잃는 것이 있다면 얻는 것이 있는 법. 알프는 상대를 살생하는 방법보다는 '제압'하고 싶어 했고, 그로 인해 수도 없는 연습과 노력으로 새로 얻은 것이 바로 방금 보여준 '무기 파괴'다.


소드 마스터의 초입에 다다른 자의 기준이 되는 것은 의지를 실은 검격의 사용 가능 여부라 했다. 그럼 그 이후의 단계에 관한 기준은 무엇인가?


흔히 소드 마스터는 그저 소드 마스터란 의미로 두며 대외적으로는 단계를 구분을 짓지 않는다. 하지만 검을 쥐고 검의 길을 걸어가는 자들은 흔히 소드 마스터를 총 네 가지 단계로 구분 짓는다.


초입, 중위, 상승, 달인 이러한 네 가지 단계에는 각각의 특징이 있다. 초입은 말 그대로 주변 마나에 단순히 베겠다는 의지를 담아 절삭력을 얻는 의지를 실은 검격이다.


중위의 단계는 단순히 베겠다는 의지를 통한 절삭력을 얻는 것을 넘어 마나로 자신의 의지를 검격에 담아 담긴 의지에 따른 각기 다른 효과를 가져온다.


가령 방금 알프가 선보인 것 같은 무기 파괴의 경우도 그러하다 그저 적의 전의를 꺾고 적을 제압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검 끝에 마나를 둘러 상대 무기의 한 점을 공격해 그 구조를 부수는 효과를 지니게 된 것 처럼 말이다.


이 외에 상승의 단계에는 일전에 말했듯 '의지 발현'이라는 단계로 아주 잠시간 기세를 쏟아 상대를 압박하는 단계로 흔히 말하는 살기, 위압같이 무형의 기운을 마나의 힘을 빌려 유형의 효과로 가져오는 단계이다.


그리고 마지막 달인의 단계의 경우 도달한 자가 있는지 의문일 정도로 정보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단계로 그저 검의 끝을 상징하는 상징적인 단계인지 아니면 실제로 그에 따른 구분 점이 있는지는 의견이 분분한 상태이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알프는 자신의 저력을 숨기고 있었다. 비장의 한 수란 상대가 인식하지 못할 때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하는 법이다.


알프는 자신의 빠르고 정밀한 검술을 내세워 상대를 효과적으로 제압하고 싶었고, 그 결과가 바로 무기 파괴로 나타난 것이다.


이것은 말처럼 쉬운 기술이 아니었다. 검날끼리 부딪친다면 상대의 검도 그리고 자신의 검도 부서질 것이기에 선택한 것이 찌르기다.


그것도 날아오는 상대의 무기를 검날을 향한 정확한 찌르기 그것이 바로 알프가 새롭게 꿈꾼 자신의 검을 사용하는 법이다.


알몬은 손잡이만 남은 자신의 검을 한번 내려다보곤 자신의 주군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기사다운 결정을 했다.


알몬은 자신의 손잡이만 남은 검을 다시 강하게 쥐고 뒤로 돌았다. 그리고 알프를 보며 손잡이만 남은 검을 휘둘렀다. 그의 결정은 바보 같지만 뉴란드 대륙에서 가장 기사다운 선택이었다.


기사란 주군에게 충성하며 충의를 바치는 자. 그러므로 주군의 다른 명이 없다면, 미련하지만 그저 우직하게 주군의 명을 따르다 죽으면 되었다.


그게 기사의 길이고 그러한 행동이 곧 기사도를 지키는 길이었다. 거기다 알몬은 독기 하나만으로 전대 스위든 백작에게 발탁된 자였다.


손잡이만 남은 검을 휘두르는 알몬의 모습을 보며 알프는 죽여야만 끝이 난다는 생각에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고 이내 어쩔 수 없이 그의 목숨을 취하려 그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만!!!!!!!!"


스위든 백작군 진영에서 여성인지 남성인지 모호한 듯한 중성의 목소리의 외침이 들려왔다. 목소리와 함께 전장에는 침묵이 찾아왔다.


알프와 알몬의 검도 멈추었다. 이미 알프의 검은 알몬의 목 바로 근처에 도달해 있어, 조금만 늦었다면 알몬의 머리와 몸통은 분리되어 나뒹굴었을 것이었다.


"내가 졌소 데일 백작, 항복하겠소. 어떠한 처벌과 대우라도 달게 받겠소. 전투를 멈추어주시오. 전부 투항하라!"


목소리의 주인공은 스위든 백작이었다. 그는 여전히 중성적인 목소리로 완전한 항복과 투항의 의사를 밝혀왔다.


"전군 공격 중지! 투항한 적들을 포박하라!"


스위든 백작의 항복선언에 나 또한 공격 중지 명령을 내리고 전장을 정리하라 지시했다. 투항한 적병들은 순순히 포박받았다.


한창 전장이 정리되는 가운데 생각보다 호리호리한 체형의 스위든 백작이 무리를 가로지르며 내게로 다가오며 투구를 벗었다. 스위든 백작은 외모는 소문대로 굉장히 중성적인 이미지를 풍기고 있었다.


풍성한 금발을 어깨까지 오는 장발하였고, 키는 다소 있었지만 좁은 어깨, 하얀 피부를 본다면 머리를 틀어 올리고 화장한다면 여느 귀족의 규수 같은 느낌이 풍길 것 같은 자였다.


"자비를 베풀어주어 고맙소, 완벽한 내 패배요."

"전쟁의 배상과 책임은 차후 논하도록 하지요."


다가온 스위든 백작은 자기 기사인 알몬이 무사함을 눈으로 확인한 뒤 내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스위든 백작이 알몬을 향한 애틋한 눈빛을 보아하니 그가 남색이 아니라면, 현 스위든 백작이 남장한 여자라는 소문이 사실일 가능성도 있겠구나 싶었다.


스위든 백작가는 역사가 깊은 가문이기도 하고 노른자 땅 위에 있기에 항상 주변의 관심이 많았고, 그리하여 도는 뜬 소문 또한 제법 많았다.


전대 스위든 백작과는 다르게 현 스위든 백작은 대외 활동 참여를 잘 하지 않았고, 30대의 나이임에도 결혼도 하지 않은 독신으로 알려져 있었다.


사실 여부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전 스위든 백작 부인이 딸만 다섯을 낳았고 그로 인해 승계 문제와 세간의 비웃음을 살까 두려워 막내를 남자처럼 키웠다는 소문이 있었다.


또한, 현 스위든 백작과 그의 기사가 서로 애틋한 사이라는 이야기와 밀회를 즐긴다는 소문도 간간히 있었다.


"다시 한번 고맙소, 벌어진 일에 개인적인 감정은 없었소, 그리고 미안하오."

"전군 전장을 정리하라! 아군 적군 가리지 말고 부상당한자, 위급한 자를 치유하라. 시신 또한 온전히 수습할 수 있도록!"


스위든 백작은 다시 한번 나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넌지시 이 전쟁이 자신이 원하는 바는 아니었다는 점을 알려왔고 나는 이미 알고 있다는 듯한 제스쳐만 취한 채 전장의 정리를 지시했다.


병사들에게 지시한 것과 같이 나는 적 아를 떠나,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숨은 소중하다고 생각했고 귀족 간의 이념싸움에 떠밀리듯 참전한 병사들에게는 죄가 없기에 피아 구분 없이 목숨을 구명하며 정리할 것을 지시했다.


이런 내 발언에 스위든 백작은 아주 잠시간 감탄과 놀라움을 나타냈지만 이내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전장의 상황은 생각보다 참혹했다. 아군의 피해는 중, 경상자들이 몇 있었지만, 계획했던 것처럼 사망자는 없었다.


700명대 1500명의 전투라 보기엔 누구도 쉬이 믿지 못할 대단한 업적이었다. 하지만 스위든 백작군의 피해는 생각보다 훨씬 컸다. 화살에 의한 사망자도 많았고, 엄청난 양의 화살 세례로 인해 부상자의 수 또한 어마어마했다.


동이 틀 무렵 시작했던 전투는 점심나절이 훨씬 지나서야 마무리되었고, 숲의 밤은 빨리 찾아오기에 부상자들과 생존자를 먼저 영지로 호송하고 전장 주위에 숲의 야생 동물이 시신들을 훼손하지 못하도록 통제선을 두르고 경계병을 세운 뒤 영지로 복귀했다.


밤늦은 시간이지만 영지민들은 별다른 피해 없이 승전을 거두고 온 우리를 환호했다. 잇따라 제 발로 걸어 들어온 스위든 백작군의 포로 수는 처음과는 무색하게 300~400명 정도에 불과했다.


부상자 또한 300명에 정도에 불과한 것을 본다면 스위든 백작군은 단 한나절의 전투로 약 800명 가까운 사상자가 나온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환호하는 영지민들을 뒤로 하고 연병장으로 향했다. 부상자를 제외한 병사들은 오와 열을 맞추어 도열했고 나는 앞으로 나가 단상에 올랐다.


"오늘의 전투는 모두 훌륭하게 싸워주었다. 오늘의 전투는 승자와 패자가 없다. 살아남은 자와 그러지 못한 자 만이 존재 존재하는 전투였다. 모두 살아주어서 고맙다. 귀족들의 싸움에, 우리들의 싸움에 그대들의 희생을 고맙게 생각한다. 나의 과오로 인해 이전 전장에서 많은 동료이자, 친구이자, 가족들이 사라졌다. 나는 그것을 다시는 반복하고 싶지 않다. 다시 한번 모두들 살아 돌아와 주어서 고맙다."


나는 진심으로 고개를 숙이며 나의 백성이자 병사들인 그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나의 성향을 알고 있는 영지의 병사들은 말없이 발을 구르며 느끼며 동조했다.


이러한 울림은 비단 내 영지의 병사들뿐만 아니라 포로로 잡혀온 스위든 백작군의 병사들과 기사 알몬, 그리고 스위든 백작까지 무언가 차오르는 듯한 표정으로 나와 내 병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승전 선언을 마치고 알프에게 포로의 처우와 병력 해산을 지시한 뒤, 스위든 백작과 알몬만을 이끌고 내 저택으로 향했다.


귀족법에 따라, 흑색 봉투 서신의 전투라 하더라도, 승패가 구분된 뒤에는 귀족과 귀족에 준하는 자 즉, 기사의 경우 포로라 해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억류하되, 귀빈의 대접을 해주어야 했다.


그렇게 나는 저택으로 향했고 저 멀리 가까워지는 저택에서 익숙한 인영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몰락한 귀족으로 살아남는 방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9 "봉인" +2 23.08.07 2,868 40 12쪽
48 "제몬드" 23.08.06 2,872 45 13쪽
47 "문 뒤" +5 23.08.05 2,923 41 14쪽
46 "동굴의 비밀" +4 23.08.04 3,028 46 14쪽
45 "수상한 동굴" +2 23.08.03 3,038 50 12쪽
44 "마을조사" +5 23.08.02 3,138 50 15쪽
43 "마탑주의 의뢰" 23.08.01 3,119 50 12쪽
42 "잉게리움" 23.07.31 3,208 46 13쪽
41 "마탑으로" +2 23.07.30 3,287 48 12쪽
40 "영지의 발전, 그리고?" +6 23.07.29 3,385 46 13쪽
39 "스위든 백작" +3 23.07.28 3,293 49 13쪽
38 "모여드는 사람들" 23.07.27 3,315 47 13쪽
37 "미래를위한계획" +2 23.07.26 3,440 50 13쪽
36 "전쟁의 의미" +4 23.07.25 3,467 53 14쪽
» "완벽한 승리" 23.07.24 3,449 51 12쪽
34 "기습 공격" +2 23.07.23 3,450 49 16쪽
33 "용병 모르단" +3 23.07.22 3,508 47 15쪽
32 "습격자의정체" +1 23.07.21 3,521 47 15쪽
31 "한밤의 습격자" +4 23.07.20 3,628 54 13쪽
30 "흑색 봉투의 서신" 23.07.19 3,775 50 14쪽
29 "정혼자" +2 23.07.18 3,954 48 16쪽
28 "카렌의 눈물" 23.07.17 3,860 52 13쪽
27 "레이디 카렌" 23.07.16 4,025 54 12쪽
26 "오랜 친구" 23.07.15 4,134 58 12쪽
25 "황제" +4 23.07.14 4,283 55 12쪽
24 "마도공학" +2 23.07.13 4,289 55 12쪽
23 "아티팩트" 23.07.12 4,360 59 11쪽
22 "마법용품점" +1 23.07.11 4,547 57 12쪽
21 "미친 난쟁이" +2 23.07.11 4,678 56 12쪽
20 "맥주는 역시" 23.07.10 5,298 58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