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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으으으크 님의 서재입니다.

몰락한 귀족으로 살아남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류으으으크
작품등록일 :
2023.06.15 11:20
최근연재일 :
2024.02.02 20:00
연재수 :
2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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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7,234
추천수 :
7,417
글자수 :
1,371,797

작성
23.07.11 22:00
조회
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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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글자
12쪽

"마법용품점"

DUMMY

"로날프, 꼭 야금술과 기계공학 두 가지만으로 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조금 넓게 보는 건 어때요?"

"이... 애송이 백작이!! 여태껏 내 이야기 뭐로 들었어!! 이것저것 안 해본 시도가 없다고!!"


내 말에 로날프는 여태껏 자신의 노력이 무시당한다는 생각에 방방 뛰며 성을 내기 시작했다.


"생각해 봐요, 기계공학이 왜 천대받고 있죠? 바로 마법 때문이잖아요. 로날프가 생각하는 이상향은 충분히 알겠어요, 사용자의 적은 힘으로 상대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무구, 근데 그 적은 힘을 꼭 사용자만이 낼 필요가 있을까요? 마법과 마술이 있잖아요."

"내가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게 아니야... 하지만 마법사들이나 마녀들은 이런 기계장치가 필요가 없어, 그들은 애초에 도구나 장치에 의존 하지 않고 스스로 작은 힘으로 큰 힘을 만들어 내는 데 무슨 필요가 있단 게야..."


"이렇게까지 말해줘도 모르면, 너무 눈치가 없는 거 아니에요? '아티팩트'가 있잖아요. 야금술과 기계공학, 그리고 아티팩트를 접목해서 새로운 무구를 만드는 거예요."


나는 로날프에게 내 머릿속에 있는 구상을 설명했다. 맨 처음 로날프가 기계공학 이야기를 꺼내면서부터 내 머릿속에는 한 가지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로날프가 말하는 야금술과 기계공학의 장점을 결합한 무구라면 바로 현대의 '총'이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이 세계에는 화석연료나 화약이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재료가 희귀하고 주기적으로 마나를 수동으로 충전해 주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러나, 아주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거나 고위급 마법 혹은 마술을 내장한 아티팩트는 굉장히 희귀하고 비싸겠지만 불을 피우거나, 무거운 돌을 들어 올리거나 하는 간단한 정도의 '아티팩트'는 일상에 녹아있기에 화석연료나 화약보다는 마법이나 마술의 접근성과 편리성이 높기에 다른 방법 자체가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다.


따라서 화약이 없는 세상에서 총 따위의 무구는 요원한 일이었다. 하지만 조금만 바꿔 생각해 보면 간단한 문제였다.


현대의 총과 같이 적은 힘으로 큰 파괴력을 낼 화약을 대체할 대체품은 이미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아티팩트'를 통한 마법과 마술을 통해서 말이다.


"자네 말은 충분히 일리가 있어, 그래 가능성이 충분해. 근데 중대한 문제가 있지. 연구를 위한 인챈터와 재료는 어찌할 생각이지?"

"그것만 해결되면 제 영지로 와주시는 건가요?"


"한 가지 더, 이 아이디어는 오로지 네 머릿속에서 나온 것이니 백작 네가 큰 그림을 그려와라. 말만 번드르르한 공상가인지 정말 너를 믿고 따라가도 되는지 보고 결정하겠어, 그저 말뿐인 공상가라면 나는 너를 따라가지 않겠어. 그저 막 휘갈긴 그림이라도 좋으니 네 생각을 나에게 보여서 나를 설득해 봐."

"음, 인첸터나 재료는 어떻게든 해볼 수 있을 것 같고... 뭐 좋아요. 도안도 생각해 놓은 게 있거든요."


"허풍 떨지 말고 진지하게 임해라 백작, 한 번뿐이어도 내가 기회를 준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기회니까."

"그럼 내일 다시 보죠, 그때까지 제가 로날프가 반할만한 걸 준비해올 테니까 기대해요."


로날프는 그렇게 말하고선 아이언 보틀을 나섰다 로날프가 나가고 나도 남은 내 찻잔을 비우고는 아이언 보틀을 나왔다.


당당하게 소리치긴 했지만 로날프는 만만한 난쟁이가 아니다. 이것은 일종의 테스트다, 로날프가 나를 진정 믿고 몸을 의탁할 수 있는 상대인지 보는 테스트라고 봐야 했다.


만약 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그는 내가 허풍만 떨며 그저 말만 번지르르한 귀족 놈이라 평가할 것이고 로날프는 절대 내 영지로 향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뭐, 나는 그리 걱정은 되지 않았다. 이 세계에 있어서 내가 한 말은 그저 아직까진 공상이지만, 나는 이것이 실존하는 현대에서 왔기에 대강의 원리와 구조는 머릿속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냥 방심할 수만은 없는 건 내가 아는 '총'과 지금 구상하는 가칭 '마도 공학 총'은 그 결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아티팩트'의 구동 원리를 알아야 했다.


나는 우선 숙소에 들러 미행을 따돌릴 때나 입던 위장용 복색을 벗고 누가 보더라도 이마에 '귀족'이라고 써 붙여 놓을 만한 복색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그대로 당당히 숙소를 나서 수도 중앙 대로변에 있는 마법 용품점으로 향했다.


대륙의 마법사와 마녀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무조건 마탑 소속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원래 마탑이란 조직 자체가 굉장히 폐쇄적이라 마법사와 마녀들의 육성방식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법이나 마술을 배움으로써 마나를 다루는 능력을 제대로 배우기 전 그저 통제 불능의 이능을 부리게 되는데 이 세계에서의 이능은 매우 불길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수천 년 전 마왕의 시대 당시 마왕군이 이러한 이능을 부렸기에 그때의 부정적인 인식이 세대를 거듭하면서 불길함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시간이 지나 이러한 이능이 마법과 마술의 근본이 된다는 사실은 밝혀졌지만 여러 나라의 수뇌부들과 지식인은 일반인에게서도 충분히 발현될 수 있는 이런 마나를 다루는 힘을 통해 피 지배계층이 힘을 갖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에 이능에 대한 사실을 따로 밝히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마나를 다루는 능력을 배우지 못한 채 그저 이능을 부리는 이들이 태어나면 불길함의 상징으로 왕실이나 황실에 보고가 되고, 황실이나 각 왕실은 이러한 사람들을 추려 마탑에 인계했다.


마탑은 그들을 체계적으로 교육해 마법사 혹은 마녀로 키워내었고 이렇게 키워진 마법사들과 마녀들은 제국 및 여러 나라에 파견되어 필요한 마법과 마술들을 제공하며 서로서로 보완하는 전략을 통해 마탑은 영원한 중립으로 남을 수 있던 것이다.


물론, 마탑 자체는 영원한 중립을 표방하지만, 마법사나 마녀들은 간간이 전쟁에서 활약하는데, 이는 전쟁에서의 마법사와 마녀들의 능력은 보다 탁월했기에 전쟁 시 마탑에서 용병 형식으로 고용하여 활약하기도 했다.


어찌 됐든, 나는 제국 수도에 파견된 인챈터를 만나 아티팩트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 중앙 대로변에 있는 마법 용품점에 발을 들였다.


마탑의 마법사들은 여러 부류가 있다. 큰 틀에서 보자면, 현상을 구현하는 마법사가 있고, 현상을 조작하는 마술사 혹은 마녀가, 그리고 아티팩트를 제작하는 인챈터가 있다.


마법 용품점 내부는 꽤 넓고 많은 사람이 있었다. 마법은 일반인들에겐 폐쇄적이고 비쌌지만, 아티팩트는 효율적이었고, 또한 효율적이기에 대중적이기도 했다.


마법 용품점의 1층의 한쪽에는 마탑에서 제작된 인공 마나석을 충전하기 위한 충전 창구가 만들어져 있었고 여러 사람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대기 중이었다.


또 다른 한쪽에는 일상생활에 유용한 각종 기초 마법이 각인된 코너가 선반에 진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반대쪽에는 확연히 보기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진열대에 각종 마법 혹은 마술 보호 마법이 각인된 아티팩트나, 간단한 공격 마법이 각인된 아티팩트가 진열되어 있었다.


고대의 오파츠가 아닌 마탑에서 만드는 현재의 아티팩트는 일상적인 수준의 불을 붙이거나, 바람을 불게 하거나, 적은 양의 물을 만들어내는 등 간단한 수준의 아티팩트들이 대부분이다.


다만, 매우 비싸지만, 귀족들이나 돈이 많은 상인들을 위해 제작된 간단한 보호 마법이나, 공격 주문 등 위급한 상황에서 한 번쯤 목숨을 구명해 줄 수 있는 수준의 아티팩트들도 있었다.


물론, 마탑에서 제공하는 인공 마나석의 경우 천연 마나석에 비해 당연하게도 용량이나 출력 효율이 높지 못하기에 보다 복잡한 고등 마법을 사용할 출력은 되지 못했다.


그렇기에 천연 마나석을 사용한 아티팩트는 보물 대우를 받으며 국가에서 관리 중인 것이다.


내가 상점에 들어와 내부를 둘러보며 두리번거리자 안쪽에서 조금 나이 들어 보이는 지배인이 나와 나를 맞이했다.


마법 용품점은 대체로 하등 한 아티팩트조차 값이 제법 나가기에 많은 돈이 오가는 곳이고 웬만한 사람이 찾아오는 게 아닌 한 엉덩이가 무거운 지배인이 맞이하러 나올 일이 없다.


하지만 현재의 내 모습은 곱상하게 생긴 외모에 딱 봐도 비싸 보이는 복색을 갖추고 있어 지나가는 누굴 붙잡고 내가 하대한다 한들 이상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귀족' 그 자체의 복색을 하고 있기에 그런 내가 들어와 두리번거리고 있자 지배인이 헐레벌떡 마중 나와 나를 맞이했다.


"어떤 일로 오셨습니까? 찾으시는 물품이 있으십니까?"

"'인챈터'를 만나려고 왔소."


"아아 그러시군요 바로 위층으로 모시겠습니다."


마법 용품점은 수도뿐 아니라 지방에도 제법 규모가 큰 도시에는 있었다. 하지만 수도의 본점과 지방의 분점의 차이는 바로 '인챈터'의 상주 유무이다.


지방에 있는 경우에는 분점으로 아티팩트를 '구매'만 할 수 있을 뿐이지만 수도의 본점의 경우는 다르다.


마법 용품점의 1층의 상점 부분을 지나 2층으로 올라오면 효과를 알 수 없는 아티펙트나 오파츠를 얻게 된 경우 효과를 감정할 수 있는 감별소가 있고, 3층으로 올라서면 아티팩트의 주문 제작을 위한 실제 마탑에서 파견 나와 있는 '인챈터'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1층과 2층은 돈만 있다면 누구라도 올 수 있게 일반인에게도 개방이 되어있지만 3층만은 달랐다. 3층은 입맛에 맞는 아티팩트를 주문 제작이 가능한 곳으로 비용을 떠나 일반적으로 보통 귀족들은 한참 전에 예약해야 방문할 수 있을 정도였고 귀족 중에서도 아무 귀족이나 방문할 수 없었다.


지배인은 내 외모나 복색을 보아 보통 귀족이 아님을 단번에 알아보고는 별다른 신원 확인을 거치지 않고 바로 안내했던 것이다.


3층이 유독 입장이 까다롭고 철저한 이유는 아티팩트를 주문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뿐만 아니라 바로 그 익명성에 있다.


앞서 말했듯 모든 마법사와 마술사 그리고 마녀들은 마탑 소속이다. 즉, 각 황실이나 왕실의 입김이 닿지 않는단 이야기다.


아무래도 이런 익명성이 특별한 이유는 일반적인 아티팩트 주문 제작인 경우에는 지배인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고위 귀족들의 경우 어느 때 어떤 순간에 자신의 목숨을 구명할지 모르는 아티팩트에 대한 정보를 흘리고 다니는 게 썩 마음에 들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가문 내 비밀스러운 일로 인해 아티팩트를 사용하는 경우도 여럿 있기에 그 어디의 외압도 받지 않고 익명성이 존중되는 3층의 경우는 아무나 들이지 않지만, 가격을 떠나 모두 들어오고 싶어 하는 곳 중 하나이다.


지배인의 안내를 통해 3층에 올라왔다. 2층으로 올라가는 것과는 다르게 3층으로 올라가는 절차는 꽤 복잡했다. 지배인은 품속에서 열쇠로 사용되는 듯한 아티팩트로 몇 겹의 잠금장치를 풀어내었고, 그렇게 3층으로 입구까지만 나를 안내하곤 내려갔다.


익명성과 보안 유지를 위한 몇 겹의 보안 장치를 통과하여 들어온 3층은 생각보다 소박한 구석이 있었다.


방 한쪽에는 '인챈터'와 면담을 할 수 있는 테이블이 놓여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마법적으로 온기가 유지됨이 분명해 보이는 티포트와 찻잔이 구비되어 은은한 차향을 뿜고 있었다.


안쪽으로는 창고처럼 보이는 공간이었고 선반에는 아티팩트 제작을 위하여 사용하는 듯 보이는 다양한 물건들이 올라가 있었다.


"이쪽으로 앉으시지요, 어떤 것을 제작하고 싶으셔서 오셨습니까?"


내가 주변을 둘러보자 인챈터가 나를 상담을 위한 좌석으로 안내했다. 겉보기에 인챈터는 꽤 젊어 보이는 여성으로 긴 머리를 단정히 땋아 허리춤까지 늘어뜨리고, '나 마법사요'라는 듯한 펑퍼짐한 로브를 입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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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마탑주의 의뢰" 23.08.01 3,119 50 12쪽
42 "잉게리움" 23.07.31 3,208 46 13쪽
41 "마탑으로" +2 23.07.30 3,287 48 12쪽
40 "영지의 발전, 그리고?" +6 23.07.29 3,385 46 13쪽
39 "스위든 백작" +3 23.07.28 3,293 49 13쪽
38 "모여드는 사람들" 23.07.27 3,315 47 13쪽
37 "미래를위한계획" +2 23.07.26 3,441 50 13쪽
36 "전쟁의 의미" +4 23.07.25 3,467 53 14쪽
35 "완벽한 승리" 23.07.24 3,449 51 12쪽
34 "기습 공격" +2 23.07.23 3,450 49 16쪽
33 "용병 모르단" +3 23.07.22 3,508 47 15쪽
32 "습격자의정체" +1 23.07.21 3,521 47 15쪽
31 "한밤의 습격자" +4 23.07.20 3,629 54 13쪽
30 "흑색 봉투의 서신" 23.07.19 3,775 50 14쪽
29 "정혼자" +2 23.07.18 3,955 48 16쪽
28 "카렌의 눈물" 23.07.17 3,860 52 13쪽
27 "레이디 카렌" 23.07.16 4,025 54 12쪽
26 "오랜 친구" 23.07.15 4,135 58 12쪽
25 "황제" +4 23.07.14 4,284 55 12쪽
24 "마도공학" +2 23.07.13 4,289 55 12쪽
23 "아티팩트" 23.07.12 4,360 59 11쪽
» "마법용품점" +1 23.07.11 4,548 57 12쪽
21 "미친 난쟁이" +2 23.07.11 4,678 56 12쪽
20 "맥주는 역시" 23.07.10 5,298 5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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