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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후 유튜브하는 천재마법사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완결

안신아
작품등록일 :
2023.11.01 00:00
최근연재일 :
2023.12.27 00:00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137,861
추천수 :
3,926
글자수 :
313,088

작성
23.11.19 23:59
조회
2,323
추천
63
글자
11쪽

실시간 방송을 해보고 싶다고?

DUMMY

자신감 없는 목소리로 나에게 전화를 준 사람은 진다정이라는 이름의 게임 유튜버였다.


루시가 그러했듯 진다정도 하꼬 유튜버였는데, 오재수가 트롤 행위를 하며 게임을 망치는 짓에 화를 냈다가 타겟이 되어 갈기갈기 물려 찢기고 말았다.


목소리만 들어도 소심한 성격인 것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오재수 때문에 좋아하던 게임도, 방송도 접고 약까지 먹으며 생활한다고······.


그로 인한 정신적 타격이 막심했을 것은 불 보듯 뻔했다.



“비열합니다. 자기보다 체급 낮은 사람만 공격합니다.”



내 이야기를 전해 들은 루시가 얼굴을 찡그렸다.


우리는 진다정을 만나기 위해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처음에는 미팅을 갖자는 내 말에 반대했으나, 루시가 목소리를 내어 설득해 주었다.



“그런데 이렇게 가까운 곳에 살 줄은 몰랐네.”



차로 20분 거리가 채 안 됐다. 게다가 이 동네면 배달을 오곤 하는 곳이다. 건물들이 눈에 익다.



“나 이 근처에서 불 국수 먹었습니다······ 좋은 기억 없습니다······.”



그녀는 질렸다는 표정을 지으며 눈썹을 구겼다. 이내 세차게 고개를 저으며 기억을 떨친다.



“다시 생각해도 신기합니다. 당신은 어떻게 그것을 물 한 컵 마시지 않고 다 먹을 수 있습니까? 나 혼자 우유 다 먹었습니다. 그거 너무 맵습니다. 내 혀를 파괴합니다.”


“그것이, 한국인이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내뱉어 놓고 순간 위기감을 느꼈다.


루시의 개소리가 옮고 있었다.


큰일 났다.



——딸랑.



카페의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찬 바람과 함께 안으로 들어왔다.


롱패딩에 후드를 뒤집어 쓰고 마스크까지 하고 있어서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알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나는 직감적으로 저 사람이 진다정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정 왔습니다! Here!”



루시가 손을 번쩍 들고 그 사람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롱패딩은 흠칫 놀라며 어쩔 줄 몰라 하더니, 이내 갑자기 그대로 도망쳐 사라졌다.



“······.”



상태가 많이 불안정한 것 같다.



“Oh, 아닌가? 똑같이 생겼는데.”


“언제 봤다고 똑같이 생겼대?”



——따르르릉!



내 휴대 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받으니 진다정이었다. 궁금해하는 표정을 짓는 루시와 눈이 마주친 나는 그것을 스피커폰으로 돌렸다.



“혹시 약속 장소에 오셨습니까?”


「ㅈ, 저 저기······ 죄, 죄송해요······ 역시 못하겠어요.」


“저희는 꼭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 보고 싶습니다. 저도, 루시도 오재수에게 공격 당한 피해자입니다. 서로 분명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



그녀는 여전히 갈팡질팡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게임 방송까지 하던 사람인데, 이 정도로 증세가 심각해질 정도면 어지간히 트라우마에 시달린 것 같았다.



“수지! 나 수지 용기 내어 이곳까지 온 것 알고 있습니다. 한 발자국만 더 힘냅니다. 우리 수지 도와줄 수 있습니다. 같이 그 나쁜 놈 쓰러뜨립니다!”


「그, 그······ 으······ 우······.」



전화기 너머에서는 기묘한 고민의 음성이 간헐적으로 들렸다. 그리고 내가 고개를 들었을 때, 루시는 이미 내 앞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



이 녀석 그 새 어디 갔지?



「ㅇ, 여, 역시 안 될 것 같아요······ 정말 죄송······ 꺄악!?」


「잡았습니다!」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전화기에서 루시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나는 설마 하는 마음에 가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근처에서 루시를 찾았다.



“ㅈ, 자 자, 잘못했어요······ 돌려주세요······.”


“역시 수지 맞습니다! 여기입니다!”



루시의 손에는 롱패딩이 하고 있던 마스크가 들려 있었다. 이윽고 나와 눈이 마주친 루시가 방방 뛰며 손을 번쩍 들었다.



“······어?”



그런데 왠지 모르게 낯이 익은 얼굴이다.


어디서 봤지?


나는 천천히 그녀들에게 다가갔다.



“진다정 씨?”



내 목소리에 진다정이 어깨를 움찔거리며 바들바들 떨었다.



“ㅈ, 저, 저는 그 사람 만나고 싶지 않아요······. 그, 그냥 없던 일로 해주세요······.”



그녀는 거의 울기 직전의 얼굴이었다. 루시가 진다정의 허리에 팔을 감싸 거머리처럼 붙어 있었다.



“나 편의점에서 수지 얼굴 기억했습니다! 나 유튜브 좋아합니다. 나중에 수지도 유튜버인 거 알았습니다. 나 수지 돕고 싶습니다!”



나는 편의점이라는 말을 듣고서야 아, 하고 소리를 냈다.


그녀를 어디서 보았는지 기억해 낼 수 있었다.


예전에 루시와 불닭볶음면 촬영을 할 때, 편의점에서 계산을 해주었던 직원이 분명했다.


나는 신기함을 느끼며 루시를 바라보았다.


그때 스치듯 잠깐 봤으면서 명찰의 이름과 얼굴을 전부 기억했단 말인가?



“저 유튜브 그, 그만뒀어요······ 이제 안 할 거예요······.”



진다정은 울먹이며 말하더니 결국 눈물을 쏟고 말았다. 하지만 루시도 그녀의 허리를 붙잡은 팔을 풀지 않았다.



“유튜브에서 수지 얼굴 행복했습니다! 좋아하는 거 하는 게 뭐가 나쁩니까? 수지 행복 다시 되찾습니다! 그 모기 같은 놈 쓰러뜨립니다!”



이어지는 루시의 말에 그녀는 바둥거리던 것을 멈추고 루시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내 시선이 나에게 향한다.


이번에는 내가 그녀를 안심시킬 차례인 것 같았다.



“그놈을 만나실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우리를 도와주시는 변호사 형제님들이 계세요. 법적인 부분도 잘 처리해 주실 테니 걱정 마세요.”


“ㅈ, 저 저 정말 -훌쩍- 그 개새끼 안 만나도 돼요?”



원망, 공포, 불안······.


3음절 단어에 참 많은 감정이 실려 있다.



“예. 그 개새끼 안 만나도 됩니다. 저희가 꼭 좋은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내 말에 불안한 눈동자의 흔들림이 어느 정도 진정되었다.



“아, 알겠어요······.”



그녀가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며 참가 의사를 밝혔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금 카페로 돌아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잠시 후.



“······그게 저희를 도와주시는 변호사님들의 연락처입니다. 그분들 역시 오재수에게 좋지 않은 감정이 있어, 진다정 씨 이야기를 들으면 분명 잘 도와주실 겁니다.”


“고, 고맙습니다······.”



그녀가 고개를 꾸벅 숙이며 내가 되돌려준 스마트폰을 받았다.



“수지 유튜브 다시 시작하면 나랑 같이 방송합니다! 나 그거 꼭 해보고 싶습니다.”


“코, 콜라보 방송이요? 저, 저는 게임 전문인데······ 게임 잘하세요?”


“못 합니다!”



루시가 당당하게 활짝 웃으며 말했다.


웃음이 전염되었는지, 진다정도 우리 앞에서 처음으로 미소를 보였다.


그렇게 우리는 후일을 도모하며 헤어졌다.



“너 그런데 그 사람이 진다정 씨라는 거 어떻게 알았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운전대를 잡은 채 루시에게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Huh? 언제 말합니까?”


“나랑 같이 카페에서 기다렸을 때 있잖아. 그때 꽁꽁 싸매고 있는 사람이 진다정 씨인 거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해서.”


“똑같이 생겼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실속 없는 대답이었다.



“편의점에서 봐서 얼굴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유튜브에서 수지 보았습니다.”


“기억력도 좋다. 잠깐 본 걸 다 기억해?”


“난 천재입니다! 당신 나의 대단함을 계속 까먹습니다. 이거 봅니다.”



루시는 유튜브를 켜더니, 그곳에서 진다정의 채널을 검색해서 나에게 보여주었다.



“무서워서 로그아웃 해놓고 한 번도 안 들어가 봤다더니, 채널은 아직 안 닫아놨던 모양이네.”



곁눈질로 그것을 확인한 나는 신호가 바뀐 것을 확인하고 천천히 엑셀을 밟았다.



“말 더듬는 말투는 똑같지만 행복해 보입니다. 수지 돕고 싶습니다. 당신이 나 도와줬던 것처럼, 나도 수지 돕습니다.”



나는 루시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핸들을 꺾었다. 우리의 몸이 차체를 따라 조금 기운다.



“아까 방송 해보고 싶다 그랬지? 구독자도 꽤 쌓였겠다 슬슬 해봐도 될 것 같은데······ 혹시 생각해 둔 컨텐츠 있어?”


“Oh, 진짜입니까? 나 엄마랑 일할 때 엄마랑 이야기 나눈 것 있습니다.”


“엥? 어머니랑?”



난 갑자기 등장한 어머니란 단어에 눈썹을 들어 올렸다.



“엄마랑 식물 맞추기 게임 하고 있었습니다. 엄마 풀 사진만 보고도 다 맞췄습니다. 너무 신기했습니다.”


“음······ 어머니가 꽃이랑 나무 같은 걸 좋아하시긴 하지.”


“사람들 엄마 귀엽다면서 좋아합니다. 방송해도 좋아할 것 같습니다.”



루시의 말은 사실이었다. 루시의 영상에는 어머니가 잠깐잠깐 나오기도 했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꽤 괜찮았다.


하지만 나는 걱정이 됐다.


그것은 편집된 동영상이기 때문에 다른 이들이 불편함을 못 느끼는 것일 수도 있었다.


실시간 방송은 시청자와의 주기적인 소통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야 어머니와의 느린 의사소통이 습관이 되었지만, 다른 이들이 보기에 글씨로만 이야기하는 것은 많이 답답할 수도 있었다.


혹여나 그런 의견이 채팅으로 올라오면, 어머니가 자신감을 잃거나 상처를 받을지도 모른다.



“걱정되는 게 많긴 한데······ 일단 본인 의사가 가장 중요하니까 이따 여쭤볼게. 혹시 다른 건 또 생각한 거 있어?”



그러자 루시가 검지를 입술에 대고 눈동자를 위로 굴렸다.



“나 저번에 당신이랑 엄마랑 게임 해보고 흥미 생겼습니다.”


“운동에?”


“Never!”



내 말에 루시가 질색하는 표정을 지으며 오만상을 찌푸렸다.



“나 그거 튜토리얼도 제대로 못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도대체 얼마나 체력이 약한 거야?”



나는 피식 웃으며 루시를 놀렸다.



“마법사는 운동 필요 없습니다! 아무튼, 게임 하나 컨텐츠로 방송 해보고 싶습니다.”


“흠. 아무래도 인기가 많은 건 패키지보다는 온라인 게임 방송이지. 넌 머리가 좋으니까 카드 게임류도 잘할 것 같고······.”


“나를 더 칭찬합니다.”



뻔뻔한 루시의 말에 절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지금 제일 인기가 좋은 건 AOS 게임인데······ 그게 5명이 팀을 이루어서 상대방의 건물을 부수는 게임이거든?”


“Oh, 팀플레이!”


“팀플레이······가 맞긴 하지.”



하지만 그곳에 루시가 생각하는 동료애나 우정 같은 것은 찾기 힘들 것이었다.


이윽고 도착한 집에서, 아롱이와 콩이가 뛰어나와 우리를 맞아주었다.


루시가 고양이를 안고 빙글빙글 돌았고, 개가 그 주위를 돌며 뛰어다닌다.



‘방송 전에 한 번 시켜줘 볼까······.’



그리고 그날 밤.


루시가 내 노트북을 부숴버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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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무탈 +10 23.12.15 1,094 48 11쪽
45 닥치고 내 돈 받아 +2 23.12.14 1,140 50 11쪽
44 두 번째 컴퓨터 +5 23.12.13 1,157 46 12쪽
43 낚시 끝 +2 23.12.12 1,232 54 12쪽
42 물고기 잡으실 거 맞죠? +1 23.12.11 1,260 54 11쪽
41 이게 더 좋은데? +2 23.12.10 1,302 50 11쪽
40 새 사장님? +3 23.12.08 1,351 44 12쪽
39 최초공개 +8 23.12.07 1,397 54 12쪽
38 계획대로 +6 23.12.06 1,434 52 12쪽
37 자기 전에는 카모마일 +5 23.12.05 1,472 54 11쪽
36 시청자가 보내준 선물의 맛 +5 23.12.04 1,499 56 12쪽
35 인정받았다 +3 23.12.03 1,513 56 12쪽
34 부모의 마음이란 +5 23.12.02 1,576 5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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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떡볶이엔 계란과 튀김이지! +4 23.11.28 1,797 55 12쪽
29 그땐 그랬었지~ +7 23.11.27 1,831 60 12쪽
28 좋은 친구 +11 23.11.26 1,932 55 12쪽
27 부부가 쌍으로 긁네 +6 23.11.25 2,105 6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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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앞으로, 앞으로 +5 23.11.23 2,028 59 12쪽
24 범재호소인 +5 23.11.22 2,069 58 12쪽
23 웬수덩어리 +3 23.11.21 2,115 58 12쪽
22 멧돼지 잡기 +2 23.11.20 2,224 51 12쪽
» 실시간 방송을 해보고 싶다고? +5 23.11.19 2,324 63 11쪽
20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3 23.11.18 2,393 60 13쪽
19 의뢰 +10 23.11.17 2,513 72 12쪽
18 재도전의 가능성 +4 23.11.16 2,657 66 11쪽
17 과거의 몽상가 +5 23.11.15 2,736 82 11쪽
16 전해지는 마음 +6 23.11.14 2,802 78 14쪽
15 아플 땐 호박죽 +5 23.11.13 2,860 84 12쪽
14 느리게, 하지만 확실하게 +7 23.11.12 2,994 70 13쪽
13 어머니가 계셨구나? +8 23.11.11 3,103 90 12쪽
12 귀농하길 정말 잘했어 +2 23.11.10 3,417 78 13쪽
11 불닭볶음면 +7 23.11.09 3,520 95 14쪽
10 반갑지 않은 재회 +9 23.11.08 3,649 96 13쪽
9 당일 알바 +3 23.11.07 3,683 94 11쪽
8 자, 이제 시작이야! +5 23.11.06 3,967 100 12쪽
7 마법을 배우다 +3 23.11.05 4,285 99 11쪽
6 비 내리는 날은 쉬어요 +6 23.11.04 4,508 119 12쪽
5 그거 맞아? +7 23.11.03 5,249 111 12쪽
4 마법처럼······ +13 23.11.02 6,208 125 13쪽
3 드디어 우리 아들도! +9 23.11.01 7,137 152 12쪽
2 시골 사람들 +14 23.11.01 7,555 169 14쪽
1 앞이야기 +20 23.11.01 9,172 14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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