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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무새 님의 서재입니다.

왕의 어사로 살아가는 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추리

공모전참가작

상상무새
작품등록일 :
2024.05.08 10:41
최근연재일 :
2024.05.31 17:3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187
추천수 :
2
글자수 :
122,627

작성
24.05.28 17:30
조회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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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8화. 조각상

DUMMY

흉기 하나 발견되지 않는다니...! 간단한 사건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증거가 많이 없어서 추리만 무성하다.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더니, 천막의 구멍 옆에 실이 삐져나와서 축 늘어져 있었다. 공기가 움직일 때 마다, 매달려 있는 실이 팔랑팔랑 흔들렸다.


실이 꽤 많이 풀려있네. 천막 보수 하라고 말해야겠다. ...그런데 누구한테 말해야 하지?


똑-!


갑자기 누군가에게 딱밤을 맞은 것 같은 충격에 깜짝 놀라며 손을 이마로 가렸다. 축축하고도 투명한 액체가 손에 묻어났다. 천막의 위쪽에는 화로에서 만들어내는 따뜻한 공기와 차가운 바람이 닿으면서 만들어진 물방울들이 잔뜩 매달려 있었다.


아. 또 물 맞은 거야? 아까 관문 아래에서도 고드름 녹은 물에 맞았는데, 여기서도...


...


..


.


“설마!?”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는 생각에 화들짝 놀라서 그대로 법정 밖으로 내달렸다. 내가 갑자기 밖으로 튀어나가자, 등 뒤에서 여러 명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쇳소리가 섞인 걸 보니 경비병들이 뒤 따라 나오는 것이리라. 그것보다도 내 신경은 관문에 고정 된 상태였다.


숨이 차오를 정도로 뛰었더니, 순식간에 관문에 도착할 수 있었다. 거대한 관문을 통과할 무렵, 머리 위에서 ‘똑-!’ 하고 물방울이 떨어졌다. 차가운 느낌에 위를 올려다보았더니, 햇빛을 받아 투명하게 빛나고 있는 고드름이 있었다. 심지어 앞니라도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허전한 고드름 덩어리까지도 발견해버렸다.


...이거다.


그래. 아까 전에는 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하... 하하...!”


내가 관문 밖에서 위를 쳐다보며 웃음을 터트리자, 경비병들이 나의 시선을 따라서 위를 올려다보았다.


“형! 갑자기 왜 그래?”


조슈아가 뒤늦게 합류했다.


“알아차렸어. 피해자를 죽인 흉기를 말이야!”


“뭐?”


하지만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 은화 지름 정도의 상처를 내려면 매우 단단했을 텐데.


고민하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나는 망루에 강렬하게 내리쬐고 있는 햇빛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시선을 돌리자, 얼음 독수리의 날개가 햇빛의 통로가 되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한쪽 날개만 있는 독수리상? 이거구나...!


“검시관과 테오 씨를 불러오세요. 어서요!!”


재촉했더니 경비병들이 신속하게 움직여 그들을 데리고 왔다. 검시관과 테오는 차가운 겨울바람에 적응이 필요하다는 듯 몸을 연신 떨어댔다.


“무,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으으 추워!”


“검시관님. 질문이 있습니다.”


“네.”


“바닥에 있는 혈흔 말입니다. 관통상 치고는 많은 편입니까 적은 편입니까?”


내 질문에 검시관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적은 편입니다.”


“왜 혈흔이 적죠?”


“...아마도, 흉기가 상처에 오래 꽂혀 있었을 겁니다. 흉기가 몸을 관통한 상태로요.”


“흉기는 피해자의 등을 찌르고 이어 가슴까지도 관통했습니다. 둘 다 원형의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등의 상처가 폭이 더 크고 가슴의 상처가 좁을 겁니다. 맞습니까?”


“예. 맞습니다.”


“그렇다면 흉기 역시 끝은 뾰족하고 가늘지만 점점 굵어지는 모양새를 하고 있겠네요?”


“예.”


“내 스키 스톡은 굵기의 변화가 없는 막대기야. 흉기 후보에서 제외란 말이지. 난 범인이 아니야.”


“그렇다고 내 검도 아니지. 검으로 비튼 상처가 없었으니까. 나도 범인이 아니야.”


내가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보이네요.”


“여태까지 재판에서 계속 이걸 이야기하고 했잖아. 이 추운 밖에서까지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해야 돼?”


테오가 덜덜 떨면서 말했다.


“이제 안하셔도 됩니다.”


“응?”


“피해자를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알 것 같거든요.”


“무슨 소리야?”


“둘 다, 진실을 말하고 계셨습니다.”


“둘 다 진실이라고...?”


“경비대장님, 이 루비 단추는 어디서 발견하셨어요?”


“여기, 피해자가 쓰러져 있던 장소입니다. 피가 묻은 눈속에 살짝 파묻혀 있었어요. 색이 비슷해서, 잘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피해자가 쓰러져 있던 바닥의 얼룩은 혈흔입니까? 아니면 고드름과 눈이 녹아서 스며든 물인가요?”


“...둘 다로 보입니다.”


“고맙습니다. 모두들, 제 추리를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까? 제가 생각하는 범인은...! 바로 저기 있습니다!”


내가 가리키는 손가락 끝을 따라서 모두의 시선이 이동했다. 모두가 관문 위를 올려다보았다.


“범인이... 뭐, 어디에 있다는 거야?”


테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형...?”


조슈아도 당황한 목소리를 내었다.


“저게 바로 흉기이자 한스를 살해한 범인이에요!”


“아...! 설마, 고드름 말이야?”


조슈아가 흔들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고드름...? 아아아아앗! 고드름이라면 제가 올린 부검서의 모든 항목에 부합합니다! 원형이고, 길고 뾰족한 무언가 인데다가, 저 높이에서 수직으로 떨어졌다면 사람의 몸을 관통할 수도 있습니다.”


검시관이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다.


“심지어 오랜 시간 동안 피해자의 몸에 박혀 있게 된다면, 고드름이 마개 역할을 하기에 혈흔의 양도 적고, 햇빛을 받아 녹아버리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죠.”


“그리고 보니, 쓰러진 시신 아래에서 얼음 조각이 발견되긴 했습니다...!”


경비대장도 한 마디 거들었다.


"고드름으로 부상을 당한 환자들이 실려온다는 이야기는 종종 의사인 친구로부터 들어본 적 있습니다만, 세상에, 그걸로 목숨까지 잃을 줄이야..."


검시관이 놀라움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형. 고드름이 떨어지면 머리나 어깨에 꽂히지, 등에 꽂힐 수 있어?”


“존경하는 재판장은 피해자가 허리를 숙였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하지만 피해자가 닫혀 있는 관문 앞에서 허리를 왜 숙이지? 라인베르크는 문을 숭상하는 문화도 있는 건가?”


“아뇨. 그런 문화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거 때문에 허리를 숙인 거죠.”


내가 루비 단추를 들어올렸다.


“10캐럿이 넘어 보이는 루비 단추가 길에 떨어져 있었다면요? 저라도 주울 겁니다.”


“아아...”


“게다가 피해자는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애초에 눈 축제에서 조각을 하기로 했던 건 돈을 얻기 위함이었어요. 돈을 얻으려고 했는데 왜 저를 모욕하는 조각상을 만든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뭐, 어쨌든 그는 돈이 궁한 사람이었다는 거죠. 심지어 보리스 씨의 진술에 따르면 피해자는 외상값을 독촉 받고 있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사람의 눈 앞에 루비 단추가 떨어져 있다고 한다면, 당연히 주우려고 하지 않았을까요?”


“그러네.”


조슈아가 수긍했다.


“으음... 하지만 존경하는 재판장. 검시관이 말한 동그란 상처는 꽤 굵었단 말이지? 그 정도 굵기의 고드름은 누군가가 직접 건드리지 않는 한 쉽게 떨어지지 않을 거라 생각하거든. 물론 언젠가는 떨어지겠지. 재판장이 가리킨 저 위에도 분명 고드름이 있었던 흔적이 명백하게 보이기도 해. 하지만, 단순한 이 모든 게 우연히 겹쳐서 발생한 거라고 말하는 거야? 우연히 한스의 앞에 루비 단추가 떨어져 있었고, 한스가 허리를 숙인 순간 우연히 고드름이 떨어져서 사망했다고? 그렇게 재수 없는 일이 실제로 일어날까? 차라리 저 관문 위를 조사해보는 건 어때? 누군가가 한스를 살해한 것일 수도 있어. 루비 단추를 관문 아래에 떨어트려놓고, 그가 허리를 숙이기를 유도한거지. 그리고 그가 숙이는 순간 어떠한 도구를 사용해서 고드름을 떨어트린거야. 어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저희들이 관문 안쪽에서 경계를 서고 있었으니까요.”


경비대장이 입을 열었다.


“그럼, 정말 우연이라고? 하필 재수 없게, 은화만한 굵기의 고드름이 떨어졌다고?”


“저기, 옆에 있는 망루가 보이십니까?”


“응?”


내가 가리키자, 고드름 하나 매달려 있지 않은 망루에 시선이 모였다.


“저기는 관문과 나란히 있는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고드름이나 눈이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기가... 따뜻하니까 그렇겠지. 보니까 저긴 그늘도 없네.”


“네. 반면 관문은 그늘이 생기죠. 그럼 이제 하늘에 해가 어디 떠있나 보죠.”


사람들의 시선이 움직였다. 그리고 다들 표정이 살짝 변했다.


“얼음 독수리가... 빛을 굴절시키는 군.”


“맞습니다. 저 독수리가 렌즈의 역할을 하는 겁니다.”


“렌즈?”


“그러니까, 햇빛을 집중시키는 도구가 되는 겁니다. 그럼 생각을 해보십시오, 여러분. 3일전에 보리스 씨는 독수리의 모습을 진술했었습니다. 양쪽의 날개를 활짝 핀 독수리 상이었다고요. 그러니, 지금은 없는 한쪽 날개에 햇빛이 굴절되어 이 관문을 비추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하필이면 고드름이 강한 빛을 받아 녹아내렸을 것이고, 한스 씨가 허리를 숙였을 무렵에 뚝 하고 떨어져버린 거죠.”


“...정말 그럴까?”


“경비병 여러분들, 저기 있는 독수리가 우리들을 등지고 있을 수 있도록 돌려주시겠어요?”


내 부탁에 그들이 말을 타고 움직여 독수리 얼음상을 돌려주었다. 그랬더니, 남아있는 한쪽 날개가 햇빛을 받아 투과했다. 따뜻한 빛이 관문을 비추었다. 관문에 닿는 햇빛이 독수리로 인해 조금 더 강해졌다는 걸 모두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정확한 위치는 아니었지만, 피해자의 시신이 위에 매달린 고드름 주변에 더더욱 강한 빛이 모아졌다.


“시간이 지났으니 해의 위치도 바뀌었을 겁니다. 조각상의 굴곡이 달라졌다는 변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런 변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 위의 고드름과 참 가깝게 빛이 모아지지 않습니까?”


“... 고작 이 정도의 빛이 모아진다고 고드름이 떨어질까?”


“떨어질 겁니다. 심지어 피해자인 한스 씨는 열흘 동안 관문을 들락날락 거리면서 조각상을 손보았습니다. 그 열흘 동안 해가 떠 있는 낮에는 꾸준히 고드름이 녹았을 것이고, 해가 지면 다시 얼어붙기를 반복했을 겁니다. 그러다가... 하필, 그때 고드름이 떨어졌던 거지요. 독수리상의 날개는 한스가 사망한 뒤에 떨어져 내렸을 겁니다. 그래야 한스의 가슴팍에 꽂힌 고드름이 약 5시간만에 녹아내릴 수 있었을 거예요.”


“그렇군요. 지금도 관문 주변이 굉자히 따뜻해졌으니까요. 아무래도 5시간동안 시신을 비추면서 햇빛이 흉기를 계속 녹였나봅니다. 이렇게 작은 얼음 조각이 될 때 까지 말입니다.”


검시관은 내 추리를 그럴듯하다고 여기며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시간이 더 지나서 발견이 되었다면, 이 얼음조각도 발견하기 어려웠겠네요...”


경비대장과 검시관이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 우연이... ... ... 참... 믿기가 힘드네...”


테오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말했지만, 그의 표정에서는 의심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체념에 가까워보였다.


“믿기 힘들면 믿지 않아도 된다. 고드름을 흉기에서 제외한다면, 재판에 돌아간 뒤 너를 고문하면 돼.”


조슈아의 냉정한 말에 테오는 창백한 얼굴이 되어 할 말을 잃고 고드름을 올려다보다가 얼음 조각상으로 시선을 옮겼다.


“뭐어... 내 마음이 어쨌든 간에, 재판장이 이 주변의 환경과 증거물은 적절히 써서 추리를 했네. 심지어 방금 추가된 루비 단추까지 넣어서 말이야. ...아주 말이 안 되는 건 아니긴 한데...”


“왜 그러지? 사건이 이렇게 해결되면 곤란하기라도 한가? 이 사건을 이용할 명분이 사라져서?”


조슈아의 말에 테오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하게 얼음 독수리 상으로 고개를 돌리며 시선을 피했다. 그 순간, 그의 입에서 다급한 탄성이 터졌다.


“어?! 날개가...!”


동시에 모두의 시선이 돌아갔다. 얼음 독수리 상의 한쪽 날개가 순식간에 뚝- 하고 아래로 무너지더니, 시야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엇!”


그 순간, 내 등 뒤에서 무언가가 쉭-! 하는 소리를 동반하며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아주 가볍게 퍽-! 하고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조슈아와 내가 화들짝 놀라서 바닥에 시선을 두었다가, 바로 관문 위를 올려다보았다. 어느새 관문에 매달려 있던 고드름 중 하나가 떨어져 산산조각 나 버렸다. 관문 위에는 마치 앞니 하나가 빠진 치아를 보는 것처럼 고드름 사이 한 가운데가 뻥 뚫렸고, 딱딱하게 얼어버린 땅에는 고드름이 떨어진 흔적을 남기며 살짝 패였다.


“고드름이...!”


“뭐야?!”


“갑자기 독수리 날개가 떨어졌어!”


“고드름도...!”


주변이 크게 소란스러워졌다.


“햇빛 때문에 녹은 걸까요?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춥게 느껴지는 거지, 햇살만 따지면 뜨거운 봄을 떠올리게 될 정도로 강하니까요.”


검시관과 경비병들이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


저 멀리서 경비병들이 당황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에게 손짓을 해서 다시 돌아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경비병 몇 명에게 관문에 매달린 고드름을 전부 다 제거해달라고 부탁했다. 아까 고드름이 떨어지는 광경을 보고 난 뒤라 그런 건지 모두들 얼굴이 파랗게 질려서 순순히 사다리를 가지고 가서 고드름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일단 우리들은 다시 천막 안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사건을 다시 정리해야 할 것 같았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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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평화로운 하루 24.05.31 4 1 13쪽
20 20화. 돌아가자 24.05.30 5 0 13쪽
19 19화. 폐정 24.05.29 6 0 13쪽
» 18화. 조각상 24.05.28 8 0 13쪽
17 17화. 원점? +1 24.05.27 7 1 13쪽
16 16화. 관문에 대해서 24.05.24 5 0 14쪽
15 15화. 그 사건? 24.05.23 6 0 13쪽
14 14화. 흉기 24.05.22 8 0 12쪽
13 13화. 조사 결과 24.05.21 8 0 13쪽
12 12화. 체포한 근거 24.05.20 5 0 12쪽
11 11화. 개정! 24.05.17 6 0 13쪽
10 10화. 의심과 단서 24.05.16 5 0 13쪽
9 9화. 조사 시작 24.05.15 8 0 12쪽
8 8화. 이방인의 정체 24.05.14 9 0 13쪽
7 7화. 진실을 밝혀봅시다. 24.05.13 11 0 13쪽
6 6화. 억울한 사람 24.05.10 8 0 14쪽
5 5화. 마중을 나가다 24.05.10 10 0 15쪽
4 4화. 소설 속 세상에 적응하기 24.05.09 12 0 13쪽
3 3화. 왜 그랬을까요? 24.05.09 11 0 11쪽
2 2화. 후회와 의문 24.05.08 14 0 12쪽
1 1화. 후회와 빙의 24.05.08 3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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