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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pray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완결

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17.06.28 19:33
최근연재일 :
2019.02.03 11:50
연재수 :
1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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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7,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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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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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1장 4-20

DUMMY

―에필로그 1






라인에겐 바쁘면서도, 힘든 시간들이 흘러갔고.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도장의 어느 방. 밖이 뻥 뚫린 대련장이 아니었다. 어딘가 어둡게 느껴지는, 빛이 있어야만 눈을 둘수 공간.


"···그럼."


사람이 없는 그 방에 목소리만이 울렸다.


"기사단 입단 시험을 시작한다."


시험장. 그 공간의 의의였다.


"수험생 입장."


창을 통해 에데아의 빛이 들어오고, 방이 밝아진다. 에데아의 빛은 바닥을 비추고, 그리고 이곳에 디디는 사람의 발을 비춘다.


"준비 완료."


이제 어린애가 아닌, 한 사나이가 된 라인은 자신감 넘치게 선언했다.


"···그럼, 마지막 시험인 마력강도 시험을 실시한다."


시험장에 울려퍼지는 목소리와 함께 빛이 새롭게 생겼다. 시험장의 한면을 비추는 빛. 그리고 그 빛이 비추고 있는 것은···.


강도가 높아보이는 유리의 벽이었다.


"간단하다. 저걸 때려부셔라. 얼마나 깨부수는 걸로 점수는 결정된―."


"라인~ 힘내세요~."


"지금까지 해냈던 모든 걸 쏟아부어라! 그럼 해낼 수 있을게야!"


"―너희들 시끄럽다···!"


여러 목소리가 섞인 소란스러움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중요한 순간에 방해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소란스러움.


허나 라인에겐 그 소란스러움이 큰 힘이 되었다. 웃을 수 있었다.


"암튼, 한 방이다. 한 방 때려박으면 그대로 측정하여 점수를 매긴다."


정리를 하는데 피곤한듯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느 때든 시작해도 좋다."


그 목소리를 끝으로 시험장에는 고요함이 흘렀다.


도장도복을 입은 라인. 어느 장비도, 도구도, 어떠한 도움도 없이, 단신의 몸으로 서있었다.


오직 몸 하나를 이끌면서.


자세를 잡는다.


오른주먹을 허리춤까지 낮추고 몸 안쪽으로 끌어당긴다. 오직 그 주먹 하나를 위해 전신의 자세를 낮추며 중심을 맞춘다.


어떠한 소리조차 없이.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기합과 함께 주먹을 내지른다.


쿵!


주먹이 유리벽면을 깨뜨리면서 파고든다.


그리고.


쩌적, 쩌저저적!!! 유리에 균열이 퍼지고 퍼져 유리전면을 모두 채우고.


우두두두두둑!!! 튼튼해보이는 유리벽은 그대로 가라앉아버린다.


"후우."


내지른 주먹을 되돌리고 자세를 고쳐잡으며 라인은 숨을 뱉었다.


"························."


숨죽이는 소리가 조용해진 방 안에까지 들려왔다.


툭, 마지막 유리조각이 벽면에서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수험생 라인, 마력 강도시험 합격."


어디선가 환호의 목소리와 함께 합격선언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


오른주먹을 그대로 하늘로 뻗으며, 라인의 기사단 시험은 끝이 났다.










"대단하네요."


시험장을 정리하러 온 니콜라는 산산조각난 유리조각들을 보며말했다.


"마법장벽을 이리도 깨끗히 깨부수다니요. 도대체 어떻게 한 건가요?"


"뭐, 라인이 열심히 한 거지."


같이 온 헥터는 쉽게쉽게 말했다.


"그냥 유리가 아니라 마법장벽이라고요. 이렇게 산산조각낼 정도로 쉬운게 아니에요. 게다가···."


"이런 형태로 깨진 것도 신기하고, 마나의 흔적도 전혀 남지 않았군."


커다란 청소기같은 기계를 짊어지고 들어온 카넬이 니콜라의 말을 이어받았다.


"음, 그건 말이다. 흠, 기업비밀로 해두마."


뭘 고민하는지 모를 헥터는 말을 회피했다.


"정말···! 라인을 단련시킨 건 헥터지만 마법을 가르치거나 원리나 이론을 가르친건 우리들이라고요!"


"라인도 비밀로 둬야할 필살기란 것이 필요하겠지 않느냐."


"하··· 역시 근육멍청이가 생각낼만한 의견이군."


청소기로 유리조각을 빨아들는 카넬과 뾰루퉁해진 니콜라가 헥터에게 따졌으나, 헥터는 그걸 듣고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뭘 하는건가요, 헥터?"


"···음."


두 명의 불만보다도 헥터는 다른 걸 신경쓰고 있었다.


유리벽의 뒷쪽의 벽면. 그건 벽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주 얇은 천막과도 같은 존재였다.


마력장벽과 같은 원리로 된 그 얇은 벽을 헥터는 천막을 걷어내듯 잡아내렸다.


"······어머."


"············."


니콜라는 입가를 손으로 가리고, 카넬은 눈이 약간 커졌다.


천막의 안쪽.


그 안쪽에.


마력강도시험에 사용하는 마력장벽 유리벽과 똑같은 9개의 유리벽이 찰싹 붙어있었고.


그 9개 전부가 하나같이 똑같이 깨져있었다.


"뭐, 원리는 특이하다면 특이하다만··· 확실히 필살기라고 말할 수 있지."






라인은 기사단 시험에 합격하게된다.





―에필로그 1 end










―에필로그 2






"다녀왔습니다."


라인은 기운차게, 그리고 평소와같이 인사를 하면서 집 안을 들어왔다.


"어서오렴~ 라인."


"어서와라, 라인."


따뜻하게 맞이해주는 목소리가 돌아왔다.


이제는 눈높이가 낮아진 문손잡이를 잡으면서 라인은 목소리가 들려오는 거실로 향했다.


거실 식탁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놓여있었다. 고기가 가득 들어있는 특제스튜는 물론이고 이곳에서 구할 수 있는 최고의 야채들로 만든 샐러드와 더불어 잘 자란 곡식들로 만든 빵들. 네보의 마을 최고의 진수성찬이었다.


"일단 밥부터 먹자구나."


부엌에서 스튜냄비를 통째로 들고오는 르아는 따뜻한 음식과 더불어 따뜻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응."


라인도 식탁에 앉고.


식사시간이 이어졌다.


·········그 식사시간은 조용했다. 스푼을 움직이는 소리만 들릴 정도로.


조용하고도, 따뜻한 음식에 몸이 따뜻해지는 시간이 흘러갔고··· 스푼을 내렸을 때쯤에 끝이 났었다. 그 많던 음식들이 모두 없어지고 난 후였다.


"···선생님들한테서 들었다. 합격했다, 라고."


"···응."


오래 떨어져있었다. 자주 얼굴을 보였지만, 그건 '라인의 세상'에서 보면 오래 떨어져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럼··· 이제 정말로 떠나겠구나."


"···응."


잠시 시간이 흘렀다. 마당으로 이어진 창을 통해 밝다못해 예쁘게 보이는 에데아의 빛이 들어왔다.


따뜻함 넘치는 곳은 너무나도 안심되고··· 매혹적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라인의 눈은 아저씨와 아주머니를 보고 있었다.


"여보는 뭐 할 말 없어?"


"아, 네?"


"그렇게 울고불고 난리를 폈는데말야."


"앗, 그 때는―! 으므―흣!"


하린은 르아를 놀리면서, 르아는 하린에게 놀려지면서, 그러면서도 둘은 웃으면서.


"풋, 아하하하!"


항상 보던 꽁트같은 그 웃음이 번지듯 라인도 웃을 수밖에 없었다.


하린과 르아는 어리둥절하게 라인이 웃는 모습에 고개를 돌렸다. 웃고있는 자신의 아이의 모습에, 그 둘은 서로를 한 번 보곤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하린은 그 웃고 있는 아이에게 마음을 다잡고 입을 열었다.


"라인. 이제부터 너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할거다."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바꾸는 하린을 보고 웃고 있던 라인도 진지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건 네가 '세상'을 나갈 때 중요한 이야기이기하지. '우리'에게 중요한, '세상'의 일부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라."


하린의 입에서 무거운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우리'들의―――――――."


―――――그리고 조금 길어진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하늘을 나는 에데아가 꼭대기까지 올라갈 때까지의 조금 긴 시간동안.


"――――――를 알고 있어라."


이야기가 끝날 때쯤, 라인은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다. 그 이야기의 뒷배경이나 전체도같은, 이해하긴 커녕 보이지조차 하지 않는, 그저 무거운 이야기라고만 머릿속에 들어왔다.


그래도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중요하게 말하는 것이니.


"···응."


대답은 진지하게 했다.


"바로 이해하라는 건 아니다. 들어두기만해도 좋은 이야기니까."


하린은 모두 꿰뚫어보는듯 하였다.


"그저 네가 '세상'을 볼 때 알고 있으면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응."


그렇게 진지한 이야기가 지나고나서, 하린은 아직도 우물쭈물해하는 르아에게 다시 고개를 돌렸다.


"여보, 아직도 그러고 있어? 당신이 이렇게 유유부단한 지 몰랐는걸?"


"아, 기달려봐요, 참!"


닥달하는 하린을 한 대 쥐어박고는 르아는 표정을 다잡고 라인을 바라보았다.


"라인. 처음엔 반대했었어. 라인이 고통받는 모습이나 앞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았을 땐··· 막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지."


고개를 들지 못할 감정이 넘쳤지만, 그럼에도 라인은 똑바로 아주머니를 바라본다.


"라인이 험난한 길을 선택할 때도··· 그렇게 힘들어하던 아이가 잘못해 넘어지는게 아닐까, 넘어져 일어설 수 없게 되는건 아닌가··· 너무나도 걱정되었어."


그 때의 감정이 벅차올랐는지 르아의 얼굴에는 그림자가 끼었다.


"하지만···."


그러나 그것도 한순간.


다음의 말을 입에 머금었을 때, 르아는 확신의 찬 얼굴을 띄워냈다.


"라인이 그 험난한 길을 나아갈 때 그 표정이··· 고통스럽고 힘들었을 때보다도 밝은 걸 알았어. 그러니까······."


르아는 미소를 지었다.


"다녀오렴, 라인."


힘든 걸 알면서도, 그래도 지을 수 있는 최고의 미소를.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땐 돌아와도 되니까."


쓴웃음을 짓는 르아의 모습에 라인은 느낀 바가 있었다. 하지만 그걸 모두 내보내진 않았다. 내보내면 바쁜 오늘의 일정을 모두 날려보낼 것만 같았었다.


"···응."


그러니 대답은 간결하게 했다.


그렇게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라인은 식탁에서 일어났다. 이제 정말로 떠나야 할 시간이 온 것이다.


라인은 떠날려는 자신을 끝까지 바라보는 두 분을 보고 문뜩 떠올린 것이 있었다.


'이런 형태로 말하고 싶었진 않았는데.'


그런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떠올린 '행동'을 실천에 옮긴다.


"············."


떠나다말고 이쪽을 바라보는 라인에게 물음표를 띄우는 하린과 르아.


어리둥절해하는 두 사람에게 라인은 말한다.


"다녀오겠습니다."


숨을 들이고.


"아빠, 엄마."


웃는 얼굴로 말했다.


르아는 양손으로 입가를 막으면서, 하린은 아무렇지 않듯 노력하면서.


""···다녀오렴!""





아이가 처음 불러준 그 호칭에 부모는 눈가에 눈물을 띄우면서 작별인사를 건냈다.





―에필로그 2 end








―에필로그 3





라인은 쌀쌀함이 느껴오는 밭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에데아는 중천에 떴지만 그래도 이 시기는 추웠다.


숨을 뱉어내 하얀 입김이 피어오를 때.


하얀 입김 너머로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할아버지, 안녕."


추운 날씨에도 옷 한장으로 밭을 가꾸는 사람. 케레브, 케스와 카린의 할아버지이자 지금은 그저 밭을 일구는 백발의 할아버지였다.


"오호, 그래, 라인. 안녕하구나."


어떻게 이 날씨에 옷가지 한장으로 버틸 수 있는건지, 처음보면 신기해 할테지만, 노인의 정체를 알고 있는 라인은 그런 순간도 없이 납득했다.


"기사단에 합격했다지?"


"응. 오늘 도시로 갈거야."


"흥. 그렇구나."


"할아버지께도 인사도 하고, 우돌이랑 오돌이한테도 인사해야되니까."


"그 얘들인가. 쓸쓸해하겠구나."


그 말에 살짝 우울한 감정이 들었다.


우돌이와 오돌이. 라인이 새끼 때부터 돌본 그 아이들에게 이별을 말해야된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응. 그래도······."


라인의 말을 전부 듣지 않아도 케레브는 알 수 있었다. 라인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건지, 그리고 그 속의 각오도.


"옛날에도."


그런 라인을 보며 케레브는 차가운 하늘을 보며 운을 뗐다.


"눈 앞의 길만을 나아가는 젊은이가 있었지."


라인은 하늘을 보며 이야기하는 케레브 할아버지가 보여 똑같이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 젊은이는 혈기왕성해서 말이다. 말 그대로 피가 솟구칠 정도로 혈기가 넘쳐 자신의 길을 질주하듯 나아갔단다."


차가운 하늘에 구름이 느리게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다말이다. 넘어지고만게야. 전력질주에서 크게 넘어져 혼자 일어서지도 못하게 말이다."


라인은 그 말에 다시 할아버지에게 고개를 돌렸다.


"넘어져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젊은이는 그 때 알게 되었지. 뒤를 돌아봐도 아무도 없다는 것을. 넘어진 자신을 일으켜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젊은이는 깨달았지. 자신의 길만 달리기위해 자신이 놓쳤던 것들을."


"···그 사람은 어떻게 됐어?"


"···흠."


케레브는 절대 늙어 보이지 않는 눈을 깜빡였다.


"그래도··· 남는 게 있었지. 전력질주했던 젊은이에게도, 뒤에 아무도 없던 젊은이에게도, 아주 작은 보물이 말이다."


케레브는 그 눈으로 라인의 눈을 바라본다.


"그 아주 작은 보물 덕분에 젊은이는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게 됐음에도,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데도, 살아갈 수 있었지."


라인은 정말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것같은 케레브 할아버지를 보며 물었다.


"···그건 누구의 이야기야?"


"흥··· 글쎄구나. 긴 세월 살아가면서 잊었던 누군가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구나."


케레브는 주름진 얼굴로 털털 웃었다.


"껄껄, 그래도 라인에겐 좋은 이야기가 될테니, 내 훈련소 졸업선물은 이런 이야기밖에 없구나. 미안하구나."


"으응, 아냐. 좋은 이야기인 것같아. 고마워 할아버지."


라인도 케레브에 못지않게 털털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할아버지. 난 가볼게."


"그러무냐."


작별인사를 한 라인은 케레브가 서있는 밭을 지나 언덕을 올라간다.


"라인~! 너에겐 작은 보물들이 수없이 많다는 걸 있지말거라~!"


언덕을 향해 멀어져가는 라인을 향해 케레브는 그 말을 외쳤고, 저 멀리 라인은 손을 흔들며 언덕을 올라갔다.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는 아이구나."


입에서 그런 말이 흘러나오는 것을 자각하는데 케레브는 조금 늦어버렸다.







언덕을 오른 라인은 자신의 자칭 농장에 도착했다.


풀이 많이 자라났지만, 어떤 곳은 잘 정돈되어 있었다. 언덕의 꼭대기, 아직 추운 날씨에도 휘향찬란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단 하나의 나무의 주위였다.


'익실의 나무'. 라인이 처음으로 해낸 성과였다.


라인은 그 날로부터 이곳의 관리는 하린과 르아에게 맡겼다. 그렇기에 이곳이 아직도 이렇게 남을 수 있는 것은···.


부스럭부스럭.


무성하게 자란 풀들을 밝는 소리와 함께.


두 마리의 소가 다가왔다.


"움모~." "옴모~."


느긋한 울음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두 마리의 소. 그리고 그 두 소의 얼굴은 동물의 것이 아닌, 사람의 얼굴이었다. 소의 정령이라고 불리는 '우'들이자 라인이 돌봐 키운 아이들이었다.


"우돌아, 오돌아."


이름을 불러주니 다가오는 소들이 쓰다듬어달라고 얼굴을 내밀었다. 뿔이 크게 자라나 라인을 찌른다는 것도 잊어버린채.


"앗, 아얏. 아퍼. 얘들아~!"


그러면서도 열심히 양손을 둘의 머릴 쓰다듬어주었다.


한참 쓰다듬어주니 이제 됐다는듯이 '우'들은 떨어져나갔다. 그리고 그 주위의 풀을 뜯어먹기 시작한다. '익실의 나무', 라인의 성과 주위를.


그렇다. 이곳의 관리는 이 얘들의 공이 가장 컸을 것이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기특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말해야했다.


"우돌아, 오돌아."


이름을 불리니 풀을 열심히 뜯어먹던 '우'들이 일을 그만하고 라인 쪽으로 몸을 돌렸다.


"너희들한테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


'우'들은 울음소리없이 라인에게 다가왔다. 사람의 얼굴이라 구별이 명확한 얼굴로 라인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나, 이곳을 떠나. 한동안 못 돌아올 거야."


그 말이 떨어져나왔을 때.


""음모··· 음모오~!""


'우'들이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얼굴이, 그 얼굴이 너무나도 슬픈얼굴이었다. 그 아이들의 눈에 방울방울 눈물이 맺힌다. 사람의 얼굴이기에 더욱 공감되는 그 슬픔에 라인도 얼굴이 눈살이 찌푸려졌다.


"미안, 미안해."


사과를 계속해서 말하는 라인. 자기가 돌봐야하는 이 아이들을, 그 날 이후로 많이 봐주지 못했었다. 거기에 더해 마지막은 이별의 말이었다. 이 아이들은 똑똑하니까 자신이 말하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이 뻔한데도.


너무나 미안한 마음에 라인은 눈물을 떨어뜨렸다.


그렇지만.


"하지만··· 가야 돼. 너희가 날 소중히 여기듯, 나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을 찾아나서야 돼."


계속해서 울고있던 '우'들이 그 말에 울음을 그쳤다. 하지만 여전히 얼굴은 울고 있었다.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미안, 그러니까··· 꼭 돌아올테니까···."


아이들을 꼭 안아주면서.


"기달려주겠니···?"


라인은 전부 껴안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속삭여주었다.


'아저씨랑 아주머니의, 아니, 아빠랑 엄마의 마음을 알 것같아···.'


흐르는 눈물의 의미가 너무나도 애틋했다.


그렇게 얼마동안 울음바다가 이어졌고, '우'들의 울음소리가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


울음을 그치고 라인의 품을 벗어난 '우'들은 빨개진 얼굴로 단단히 힘을 준 얼굴을 지어냈다.


"무우~!" "모오~!"


슬픔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거기엔 '응원'이라는 뜻이 있었다.


라인은 소의 말은 몰라도 그것만큼은 알 수 있었다. 이 아이들은 소면서 사람의 얼굴을 가진 인면소이자 소의 정령인 '우'였으니까.


그리고.


자신이 돌봐 키운 아이들이었으니까.


"다녀올게."


"무우~!" "모오~!"


라인은 아이들을 쓰다듬어주고.


자칭 농장에서 발을 땠다.







'익실의 나무'에서 휘향찬란한 색의 새순이 피어오르기 시작하고.


'소의 정령'들 또한 어떠한 결의를 한다.





­―에필로그 3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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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1장 3-59 18.10.08 59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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