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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p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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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17.06.28 19:33
최근연재일 :
2019.02.03 11:5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9,557
추천수 :
11
글자수 :
557,668

작성
18.12.31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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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장 4-14

DUMMY

구구구구구구궁.


크나큰 진동이 어둠만이 가득한 이곳을 뒤흔든다.


"이건···."


'어둠 속의 사람'은 진원지를 향해 올려다보며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바라본다.


구구구구구구궁.


다시 진동이 울린다. 이제는 주기적으로 울려오는 진동. 그리고 점점 커져가는 진동의 소리.


그리고.


"············으흣···!"


위험이 확실한 소리가 울려퍼짐에도, 자신에게 있어 '위험'이란 단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광기를 얼굴에 퍼트린다.


어둠 속에서 '사람'은 웃는다.


그 광기의 정점이 다다를 때.


진동은 이제 폭음이 되어 점점 다가와··· 바로 코앞에까지 이른다.


폭음과 함께 어둠만이 가득한 이곳의.


천장이 무너져내린다.


콰가가가가강!!!!!


무너져내린 천장의 잔해가 바닥을 때리면서, 어둠만이 가득한 이곳에 빛이 들어온다.


거대한 구멍이 뚫린 천장. 그 잔해로 무너져내릴 것만같은 지면. 이제는 공간으로서 구성하는 요소들이 모두 제 역할을 잃어가기 시작하는 이곳에·········.


천장에 뚫린 거대한 구멍을 통해.


빛이.


내려온다.


"늦었군요."


얼굴이 찢어질 기세 웃는 '어둠 속의 사람'은 말한다.


천장을 통해 내려오는.





청백색의 날개를 펼치며 내려오는 '기사'에게.





백색을 바탕으로 청색의 길을 수놓은 갑옷. 단순히 이곳저곳에 보급하기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이 무엇을 지키고 있는지 상징을 나타내기 위해 의미를 부여한 그 갑옷에선 정체를 알 수 없는 광휘가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기사'에겐 청백색의 날개를 뻗어내고 있었다. 단순히 새의 깃털 날개가 아닌, 그저 위로 뻗어난 광체의 날개. 청백색 전격의 날개가 등에서 펼쳐있었다.


절대로 평범하다고 할 수 없는 '기사'는 천천히 내려오며 살포시 지면에 발을 붙인다.


어둠 속의 사람. 빛 속의 기사.


대응되는 극과 극, 서로가 마주하면서 어둠이 지배하던 세상이 뒤로 밀려난다.


"후후후."


작은 웃음소리. 빛의 등장으로 기세가 줄어든 어둠 속에서 '사람'이 먼저 입을 움직였다.


"늦으셨군요. 당신들은 언제나 제 예상보다 빨랐는데 말이죠."


손짓과 함께 조롱섞인 말을 정중히 내건낸다.


그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마치 절대적인 우위에 서있는 것과 같은 행동. 허나 절대 근거가 없었다.


"··················."


표정이 없는 투구는 적을 주시하며 그 분위기는 절대로 열위에 서있다고 할 수 없었다.


그러니 '사람'의 행동은 미쳐있다고 볼 수 있었다. 위험을 앞에 두고 있는데도 웃고있었다.


"흠. 그렇군요."


그러니 얼어붙을듯한 '기사'의 눈길에도 자신의 행동거지를 유지한다.


"아, 이런. 실례를 저질렀군요. 제가 인사조차 하지 않다니요. 어서오십시오. '존재하지 않는 탑'에. 저는 '가능성의 꿈'이자 '드높은 꿈을 끌어내리려는 자' 입니다."


허리를 숙이며 오른팔은 자신을, 왼팔은 외야에 두는 '사람'. 너무나도 완벽한, 예의범절이란 말에 어울린다고 할 수 있는 인사였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눈은 한눈 팔지 않는다.


"···············."


여전히 무대응인 '기사'에게서.


"······하핫."


작은 웃음소리가 괜스레 크게 울렸다.


"그렇군요. 이 '의미'를 모른다는 건, 당신······."


'사람'은 '기사'를 가리키며.


"아직 신참이군요."


파지직. 그 때 처음으로 '기사'에게서 반응이 생겼다. 청백색 전격의 날개가 작게 불을 튕긴 것이다.


"'그들'은 모두 이 '의미'를 듣는다면, 바로 달려들어 제 목을 떨어뜨렸을테니까요."


파지지지직. 청백색 전격이 흔들거리며 열을 뿌려댄다.


"하하핫!"


환기하듯, 전환을 하듯, 웃어보이며 '사람'은 말한다.





"이것 참. 이 시기에 '그들'을 늘리시다니. '그 분'께서도 참으로 짓궃으시군요."





끌끌, 웃으며 '사람'이 말한다.


·········그 때였다.


끼이이이이잉, 하고 전격이 일렁이고.


동시에 '기사'의 전격의 날개가 솟구친다.


끼이이이이이이―――――――쾅!


날개라고 형형할 수 있었던 전격이 그대로 치솟아오른다.


'기사'의 몸집보다 수십배, 아니, 수백수천배 이상으로 비대해진 전격의 날개.


구멍이 뚫린 천장, 이곳을 받쳐주는 벽면, '기사'의 위치보다 높은 곳에 있는 모든 것들을. 엄청난 열량으로 녹여버리며 엄청난 파괴력으로 때려부순다.


콰가가가가가가가가가강!!!


날개라기보다 이젠 손이라고 부르기에 적합한 전격이 건물을 휘젓는다.


굉음이 공간 자체를 짓눌른다. 내장이 파열될 것만 같은 굉음이.


"이런··· '그녀'에게 혼나겠어요. 매번 '탑'을 부셔버먹어서야···."


그 파괴행각을 얌전히 관찰하던 '사람'은.


"··················하하하!"


어둠 속의 '사람'은 몸을 앞으로 꼬면서 배를 움켜잡아 웃기 시작한다. 폭소라고 부를 정도로 웃기 시작한다.


"그래요. 그래야죠. 그게 신참의 반응입니까! 풋풋해서 보기 좋아요···!"


폭음에 작은 소리는 들리지조차 않는 그곳에서.


폭음보다 크게 '사람'은 웃기 시작한다.


그 순간.


쉭.


폭음에 사라진 소리가 지나간다.


"하하하하하!!! 하하하하, 하하············하."


광기에 막을 방법이 없어보였던 웃음소리가 줄어들어간다. 터졌던 웃음은 꺼져가고 소실이 되어버렸다.


"···이런."


웃음이 완전히 꺼져갔을 때.


철퍽, 철푸덕···!


질척거리는 액체가 떨어지는 소리. 그 액체위로 부드럽지만 순식간에 딱딱해진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


"흠···."


고기가 타들어가는 냄새.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간 섬광 하나.


그리고.


섬광의 끝, '사람'의 뒤쪽의 벽면을 녹여내고 뚫어낸 자국.


"이번 신참은 성질이 급하군요. ······커헉!"


목이 막힐 정도로 많은 양의 액체가 '사람'의 입에서 터져나온다.


양팔. 그리고 안쪽, 양팔이 움켜줘고 있었던 복부. 있을 자리에 있어야 할 몸의 일부가, 지금은 존재하지 않은채 훤히 뚫려져 그 너머가 보이고 있었다.


사람에게 필요한, 생명의 의미가 어이없이 땅바닥에 흩뿌려진다.


깔금하게 절단된 팔이 떨어진 피웅덩이 위로.


'사람'은 쓰러진다.


철퍽···!


사람 한 명분의 피가 그 자리에서 크게 튀긴다.


"이런··· 겨우 찾았는데 말이죠."


생명이 꺼져가는데도 멀쩡히 말할려는 목소리. 바닥의 피와 함께 붉은색을 더하여 그 목소리에 광기가 흘러내리지만.


"커, 헉! 이···건··· 말이 좀, 다르지 않습니, 까···."


생명이 꺼져가기에 한계가 존재한다. 아무리 광기가 있어도 막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죽음.


광기조차 끌어내리는 무시무시한 존재 앞에.


"·········아. 그렇습니까······. 이 모든 게."


중얼거리는 입가는.


찢어지듯이 웃어보인다.


"핫!"


그대로.


일말의 두려움 하나없이.


'사람'은 찢어질듯한 웃음을 띄운 채 죽음을 맞이한다.






구구구구구구궁!!!!


청백색의 날개가 본격적으로 탑을 무너뜨리기 시작한다.














······························


그곳에 '이해'는 없었다.


빛을 잃어가던 라인의 눈을 천장에서 내려온 빛이 작게나마 비춰 단순히 볼 수 있었다.


자신을 괴롭히는 어둠 속의 '악마'. 그리고 그에게 천벌을 내리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오는 청백색의 '천사'.


성경에서나 나올 법한 하나의 명장면. 구원이라는 단어가 떠올리게 만드는 명장면.


아마 그것이 청백색의 빛이 라인의 의지에 힘을 불어넣어주는 원리일 것이다.


허나.


그곳엔 '이해'가 없었다.


대화도, 의미도, 분별도,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 게 끝나길 바라는, 구원만을 바라는 그 순간.


철퍽, 철푸덕···!


그 소리에 모든게 변하였다.


'악마'가 '천사'에게 당하는 성경의 당연한 내용.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해피엔딩이 아닌, 또다른 잔혹한 현실임을 알려준다.


끈쩍거리는 붉은 피와 몸에서 떨어져나간 양손.


너무나 잔혹한 현실에서 눈을 돌릴 여를이 없었다.


이해가 없어도 그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


이건 성경의 멋있는 이야기가 아님을.


"핫!"


그때였다.


정신이 나가버릴 것만 현실에 눈앞이 흐릿해 보이지 않을 때였다.


그 목소리. 그 정신나간 목소리.


죽음을 앞두고 있음에도 크게 한 번 웃는 그···.


광기.


라인의 눈앞에.


그 '사람'의 얼굴이 있었다.


천장에서 내려온 '천사'에 의해 더 이상 어둠이 없는 그 얼굴. 죽음이 찾아와 생명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웃고 있는 그 얼굴.


어디에 미쳐있기에 웃으며 웃기 위해 얼굴의 어딘가 찢어지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흉측한 얼굴.


좋아도, 싫어도, 라인의 뇌에 그 얼굴은 밖혀버린다.


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


지금까지와 비교도 할 수 없는 굉음이 울린다. 곧 이곳이 무너진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크게.


"···························으허···!"


아직이다. 끝나지 않았다.


라인은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조차 구해내지 못했다.


라인은 움직이지도 않는 몸을 억지로 끌어올린다.


있는 것 없는 것, 모두 꺼내 눈앞에 모든 것을 다한다.


팔을 뻗는다.





청백색의 갑옷과 청백색의 날개를 가진 '천사'를 향해.





그리고 그 때.


본격적으로 파괴행각에 집중하고 있던, 표정을 알 수 없는 '천사'의 투구가.


기적적으로 라인이 있는 방향으로 돌려졌다.


땅을 기어가면서 손을 뻗고 있는 라인을 향해.


"······읏!"


놓치지 않는다. 보잘 것 없어보일 수 있는 이 크나큰 기회를.


포기하지 않는다. 힘이 들어가질 않는 손을 뻗는 것을.


그리고.


말한다.


"도와줘."


청백색의 '천사'가 라인을 향해 걸어온다.


"···도와줘."


땅을 기고 있는 라인의 바로 앞.


'천사'는·········.


"하르를 도와줘···!"


'천사'는 손을 뻗는다. 라인의 손을 향해.


성경에서 볼 수 있는.


구원을 필요로 하는 어린 양에게 손을 뻗어주는 하느님처럼.






'천사'의 손가락이.


라인의 손가락이.


닿는―――――――――――














쿵!





천벌처럼 내려진 청백색의 번개에.


검은 탑이 무너져내린다.




―검은 탑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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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1장 4-21 19.02.01 55 0 6쪽
128 1장 4-20 19.01.27 54 0 18쪽
127 1장 4-19 19.01.23 53 0 17쪽
126 1장 4-18 19.01.19 53 0 11쪽
125 1장 4-17 19.01.15 44 0 11쪽
124 1장 4-16 19.01.11 59 0 11쪽
123 1장 4-15 19.01.06 61 0 7쪽
» 1장 4-14 18.12.31 32 0 11쪽
121 1장 4-13 18.12.27 128 0 7쪽
120 1장 4-12 18.12.24 53 0 12쪽
119 1장 4-11 18.12.17 51 0 8쪽
118 1장 4-10 18.12.09 52 0 5쪽
117 1장 4-9 18.12.08 50 0 9쪽
116 1장 4-8 18.12.01 39 0 7쪽
115 1장 4-7 18.11.27 63 0 8쪽
114 1장 4-6 18.11.20 51 0 5쪽
113 1장 4-5 18.11.15 59 0 6쪽
112 1장 4-4 18.11.11 46 0 19쪽
111 1장 4-3 18.11.07 87 0 6쪽
110 1장 4-2 18.11.03 67 0 7쪽
109 1장 4-1 18.11.01 72 0 6쪽
108 1장 아이의 시대 18.10.26 41 0 6쪽
107 1장 3-61 18.10.22 45 0 4쪽
106 1장 3-60 18.10.18 39 0 6쪽
105 1장 3-59 18.10.08 58 0 8쪽
104 1장 3-58 18.10.03 82 0 7쪽
103 1장 3-57 18.09.26 54 0 15쪽
102 1장 3-56 18.09.18 54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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